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79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 순간 한제는 불쑥 두 눈을 뜨고 먼 곳을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띠었다.
장자력 역시 뭔가를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나 한곳을 내다보았다. 10여 개의 검광이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장자력은 입술을 핥은 뒤 검은색 빛을 토해냈다.
그 검은색 빛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칼로 변했다. 장자력이 오른손을 한 번 흔들자 그 검은 곧장 앞으로 튕겨나갔고 그와 동시에 그는 음산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죽여라!”
말을 마친 그가 발을 박차고 떠올라 검 위에 안착했다. 사방에 퍼져 있던 제8소대 수련자들도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양측은 말없이 곧장 서로를 죽이려 달려들었다. 선무국에서 온 열다섯 명의 수련자들은 모두 축기 수준이었다. 장자력을 본 그들 중 여덟 명이 기괴한 진을 이루더니 장자력을 포위했다. 순간 장자력은 그 진에 갇혀 옴짝달싹 하지 못한 채 분노에 차 욕지거리만 내뱉었다.
나머지 일곱 명의 수련자들은 제8소대 소속의 수련자들과 함께 전투를 벌였다.
한제는 시간을 허비할 마음이 없었다. 지도와 천리단에 대한 그의 욕망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그가 몸을 살짝 움직이자 비검이 나타나 단박에 축기 수준인 상대방의 가슴을 꿰뚫었고 순식간에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극의 신식을 펼치자 나머지 여섯 수련자들도 분분히 눈에 생기를 잃었고 이어서 비검이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의 가슴팍을 찔렀다.
그 순간, 모든 사람이 넋을 잃었다. 장자력도 그를 붙잡고 있던 적들도 제8소대원들도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한제를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일곱 명의 생명을 앗은 비검은 한제의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돌며 서늘한 한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은 적들이 모두 한제의 비검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이라 여겼으나, 그전에 이미 극의 신식에 죽임을 당한 상태였다.
장자력을 에워싸고 있던 자들은 모두 얼굴이 창백해진 상태였다. 그중 한 명이 외쳤다.
“흩어져!”
이어서 그들은 빠른 속도로 물러나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다.
한제를 바라보는 장자력의 눈에는 두려움이 어려 있었다. 그는 눈 깜짝할 새에 일곱 명의 축기 수련자들을 죽여 버린 한제의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축기 중기 수준에 불과한데…’
그는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어쩌면 이는 기회인지도 몰랐다. 적들은 한제의 낮은 실력에 방심하고 달려들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방금 여덟 명의 축기 수련자들이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결단기 수준인 자신을 가로막았다. 그것도 소대원들 앞에서 그런 일을 당했으니 정말이지 체면 구기는 일이었다.
장자력은 그늘진 얼굴로 그들을 뒤쫓았다. 금방 따라잡을 것 같았지만 적들은 무슨 술법을 사용하는 것인지 갑자기 유백색 기체를 몸에서 피어 올렸고 그때마다 자신의 두 다리를 옭아매는 바람에 속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단의 경계 (1)
장자력은 냉소하며 두 손으로 결인한 뒤 가슴을 쳤다. 순간 짙은 영기의 파동을 일으키는 금단(金丹)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장자력이 오른손으로 그것을 가리키자 금단은 거대한 힘을 일으켰다.
웅웅
그러더니 금단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앞으로 튀어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여덟 명의 수련자들을 따라잡았다. 금단은 연이어 세 명의 수련자들을 공격하고 나서야 돌아왔다.
금단의 공격을 받은 세 사람은 선혈을 뿜어내며 곧장 허공에서 뚝 떨어졌다.
남은 다섯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르게 속도를 올려 달아났다. 장자력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바로 그때, 갑자기 저 멀리 도망가던 다섯 사람의 몸이 뒤틀리는가 싶더니 연이어 허공에서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쪽을 집중하여 살핀 장자력은 한제가 빠른 속도로 저 멀리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그를 본 장자력의 표정이 굳어갈 때, 한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쪽에서 1백 명이 넘는 적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제는 장자력의 곁을 스치고 지나가 저 먼 곳으로 날아갔다. 그 무렵, 장자력도 하늘 끄트머리에 등장한 1백 개가 넘는 검광을 발견했다. 그는 곧장 방향을 돌렸다. 제8소대의 다른 구성원들은 모두 영맥 쪽으로 물러나 있었다.
멀리까지 날아온 한제는 사방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토둔술을 펼쳐 서쪽으로 향했다.
그가 방금까지 죽인 축기 수련자는 총 12명이었다. 앞으로 38명을 더 죽여야 지도 한 조각을 얻을 수 있었다.
만약 전우와 동행한다면 안전은 보장되겠지만 천리단을 얻을 수 있을 만한 성과는 거두지는 못할 터였다. 그래서 한제는 혼자 행동하는 쪽을 택했다.
1백 개가 넘는 검광이 향하는 곳은 영맥이 있는 쪽이었다. 그들이 자신을 지나쳐갈 때까지 기다린 후, 한제는 깊은 숲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들을 뒤쫓았다.
★ ★ ★
검광은 빨랐지만 한제의 토둔술은 그보다 훨씬 현묘했다.
1백 명이 넘는 사람들은 긴 대열을 이루며 영맥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영력의 파동은 굉장히 컸고 지면은 곳곳이 움푹 패여 있었으며, 도처에 잘린 사지가 널려 있어 진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1백 명이 넘는 수련자가 그곳에 이른 순간, 수많은 화분국의 수련자들이 사방팔방에서 나타나며 전투가 시작됐다. 그와 동시에 여덟 갈래의 두꺼운 검광이 멀리서 날아왔다.
순간 거대한 기운이 사방을 뒤덮었다. 한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두꺼운 검광을 바라보았다. 이곳에 이른 여덟 명은 모두 원영기 고수들이었다.
그들이 등장하자마자 순찰을 돌던 화분국의 원영기 고수들도 달려와 전투가 발발했다. 법보와 비검이 여기저기서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쾅쾅
동시에 여기저기서 거대한 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그때, 천지가 뒤흔들리며 구름과 바람의 기색도 변했다. 이어서 선무국의 또 다른 수련자 1백여 명이 더 나타나 전투에 가담했다.
한제는 냉랭한 시선으로 그 광경을 한참 바라보다가 극의 신식으로 이루어진 붉은 번개를 교전이 벌어진 곳으로 내던졌다. 비검으로 막 적을 죽이려던 선무국의 축기 제자 한 명이 갑작스레 나타난 붉은 번개에 맞아 그대로 허공에서 뚝 떨어졌다.
선무국의 축기 수련자 여덟 명은 진을 이루어 결단기의 고수 한 명을 에워싼 상태였다. 하지만 붉은 번개가 번쩍한 순간, 그 여덟 명은 굳은 표정으로 경련을 일으켰다. 그들의 신식은 흔적도 없이 흩어져버렸고 영혼을 잃은 그들의 육신은 힘없이 떨어져 내렸다.
그들에게 붙잡혀 있던 결단기 고수는 당황했으나 지금은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그는 얼른 방향을 틀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적들에게 달려들었다.
선무국 출신의 결단기 경계에 이른 한 수련자는 원영급 비검의 힘을 빌어 연속으로 몇 명의 동급 수련자들을 죽인 상태였다. 그는 이번에는 잔인한 미소와 함께 축기 초기 수준 여자 수련자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막 여자 수련자의 목을 비틀려던 순간, 붉은 번개가 번쩍였다. 동시에 그는 경련을 일으키며 쥐고 있던 여자 수련자를 놓아버렸고 그의 몸은 마치 진흙덩어리처럼 허공에서 뚝 떨어졌다.
그의 비검은 통제를 잃은 뒤 비행을 멈추지 않고 더욱 빠른 속도로 앞을 향해 내달렸다. 그 비검이 지면에 가까워진 순간, 갑자기 손 하나가 불쑥 땅속에서 솟아나와 잡아채더니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점점 더 많은 선무국 출신의 축기 수련자들이 기척도 없이 하늘에서 뚝뚝 떨어졌다. 선무국의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보라색 옷을 입은 한 결단기 수련자는 지면의 어느 한곳을 노려보다가 오른손을 들어 그곳을 가리켰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열 명의 축기 후기 수련자가 곧장 전장에서 빠져나와 그가 가리킨 곳으로 향했다.
침착하게 방향을 튼 한제는 토둔술을 써 먼 곳으로 도망쳤다. 열 명의 축기 수련자 중 하나는 손에 나침반을 든 채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한제를 뒤쫓았다.
10리가 넘는 거리를 움직이고 나서야 움직임을 멈춘 한제는 극의 신식을 발산했다. 축기 수준의 수련자들 사이에서 한제는 신과 같은 존재로 다른 이들의 생사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열 명의 선무국 수련자는 반응할 틈도 없이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들의 신식은 파괴되고 두 눈의 빛은 사라져버렸다.
지금 한제는 이미 더 이상 이전의 그 산골 소년이 아니었다. 더 이상 그에게 자비 따위는 없었다. 앞길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죽일 뿐이었다.
극의 경계의 속성은 한제에게 힘만을 준 것이 아니라 성격까지 바꿔놓았다.
극의 경계의 힘을 가진 자가 정도 소속이라면 이름 높은 협객이 되어 악을 제거하는 데 앞서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 반면 마도 소속이라면 만악의 왕이 되어 마왕이라고 불릴지도 몰랐다. 극의 경계가 가지는 속성 하에서 착하면서 나쁜 성격이란 있을 수 없었다.
이전의 순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던 한제였다면 분명 협객이 되려고 했을 것이었다. 허나 사도환의 출현은 그의 성격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켰고 그런 변화는 갈수록 커지면서 마침내 극에 달한 죄악의 근원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조상과 가문을 빛내는 일을 꿈꿨지만 조상도 가문도 잃은 한제에게 이름을 날려서 좋을 일이 무엇이겠는가? 만인의 공경을 받는 협객이 될 수 없다면 만인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마왕이 되는 편이 나았다.
한제는 자신을 뒤쫓던 자들의 저물대를 챙긴 뒤, 시체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몸을 날려 다시 땅속으로 숨어든 후 다시 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한제는 곧 다시 돌아왔고 땅에서 나와 전장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러다 몇 개의 영석을 꺼내 땅에 진을 만들더니 잠시 후 열 개의 시체를 하나하나 진 안에 던져 넣었다. 각각의 시체는 진 안에 던져진 뒤 곧장 터져나가며 피안개로 변해버렸다. 진은 그 피안개를 흡수했다.
마지막 시체까지 터뜨려버린 한제는 손가락 끝을 물어 진을 이룬 영석에 자신의 피 한 방울을 묻혔다.
순간 진에서 일어난 보라색 기체가 몇 바퀴 도는가 싶더니 천천히 흩어져 사라졌다. 땅에 놓여 있던 영석들도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모든 작업을 마친 한제는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 전장으로 향했다.
이때 양측의 전투는 이미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원영기 수련자들의 전투가 격렬해지면서 그 영향이 갈수록 넓은 범위에 미쳤고 다른 수련자들은 그 기세에 분분히 뒤로 밀려났다.
바로 그때, 선무국의 축기 수준 수련자들이 연이어 허공에서 이유도 없이 뚝뚝 떨어져 곤죽이 돼버렸다. 점점 많은 축기 수준 수련자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어나가자 선무국의 대열에는 한 차례 혼란이 일었고 화분국은 이 기회를 틈타 적들을 죽였다.
아까 한제를 죽이기 위해 사람을 보냈던 보라색 옷의 선무국 수련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눈을 번득이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더니 다시 한곳을 주시하다가 오른손을 들어 그쪽을 가리켰다. 순간 그의 곁에 있는 한 결단기 초기 수준의 수련자가 두 말 않고 그곳으로 내달렸다.
결단기 수련자가 접근한 순간 한제는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결단기 수준의 수련자는 냉소하며 낮게 소리치더니 오른손을 아래쪽으로 내리 눌렀다. 순간 지면에 손바닥 모양의 자국이 생겼다.
우르릉
그러더니 그 손바닥 모양의 자국이 그대로 아래로 움푹 꺼졌다. 한제는 흙 속에서 얼른 빠져나와 땅을 살짝 박차고 진을 설치해둔 곳으로 내달렸다.
결단기 수련자는 한제를 비웃었다. 그는 한제가 그렇게 많은 축기 수준의 수련자를 죽인 것은 엄청난 위력을 가진 법보 때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결단기에 이른 자신은 조심하기만 하면 상대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가 두 손을 흔들자 금색 망치 하나가 회전하며 그의 두 손 사이에서 나타났다. 잠시 허공에 머물러 있던 망치는 곧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너무도 빠른 속도에 사방에 파문이 일었다.
한제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화분국에서 나눠준 계륵 같은 법보를 내던졌다. 그리고 그 법보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 단보는 곧장 은색 주먹으로 변하더니 망치를 향해 휘둘러졌다.
은색 주먹에 부딪힌 망치는 더욱 격한 회전과 함께 그 주먹을 부수어 버리면서 뚫고 나갔다. 색은 조금 어두워졌지만 망치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한제를 뒤쫓았다.
한제는 망치가 자신을 급습하려는 그 순간 다시 땅속에 숨어들었다. 토둔술을 펼친 그는 10여 장을 움직인 뒤에야 다시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식으로 그는 점점 진이 있는 곳을 향해 이동했고 결단기 수련자는 그를 뒤쫓았다. 그는 이제 대놓고 한제를 비웃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쥐새끼 같은 놈! 땅속으로 숨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무엇이냐?”
한제는 대꾸 없이 진을 지나쳐 그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한참 뒤에서야 멀찍이서 움직임을 멈춘 그가 고개를 돌렸다. 이때 결단기 수련자는 이미 진이 설치돼 있는 곳 상공에 이르러 있었다.
“열려라!”
한제가 냉랭한 눈빛으로 차갑게 외쳤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결단기 수련자 아래의 진이 활성화되며 엄청난 양의 보라색 기운을 뿜어냈다. 이 기운은 수련자를 꽁꽁 감쌌다. 멀리서 보면 짙은 보라색 안개만 보일 정도였다.
한제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주진이 준 원영기 법보 옥패를 꺼냈다. 그러자 원형의 파문이 그 옥패에서 발산돼 한제의 몸을 감쌌다. 이때 결단기 고수가 던진 망치는 한제 근처에 이르렀지만 그를 감싼 파문은 약간 흔들리기만 할 뿐 깨지거나 부서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한제는 이제 망치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보라색 안개만을 주시했다. 저물대에서 비검을 꺼내어 오른손으로 그것을 문지르자 마혼의 붉은 그림자가 나타나 흥분한 눈빛으로 보라색 안개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 들어있는 수련자를 삼키고 싶으면서도 망설이는 듯한 눈치였다.
한제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두 말 않고 두 눈을 감았다. 신식의 바다에서 미친 듯한 파도가 몰아치면서 붉은 번개가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그 붉은 번개들은 하나로 이어져 붉은 구름을 이룬 뒤 다시 신식의 바다로 들어갔다.
극의 신식이 처음으로 남김없이 발휘됐다. 그 붉은 구름이 한제의 머리에서 튀어나온 순간, 마혼은 곧장 겁에 질린 표정을 드러내며 몸을 덜덜 떨었다.
붉은 구름은 나타나자마자 한 자루의 비검이 되더니 한 바퀴 돈 뒤, 마혼을 데리고 보라색 안개 속으로 향했다. 안개 속의 결단기 고수는 그 안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는데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다.
그의 곁에서는 하나의 조롱박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는데 보라색 안개가 천천히 옅어지면서 그 조롱박에 흡수되고 있었다.
이것은 서혈천마진(樨血天魔陣)이라고 불리는 진으로 한제가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악독한 진이었다. 이 진의 구조는 복잡하지 않았지만 수련자들의 피를 미끼로 써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