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917
검은 원숭이가 방향을 틀어 저 먼 곳으로 향하자 흉수 무리 역시 산골짜기를 뛰어넘어 계속해서 그 뒤를 쫓았다. 개중 몇몇 흉수는 한제에게 달려들었으나, 가벼운 손짓 한 번에 모조리 숨이 끊어져 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흉수가 검은 원숭이를 쫓아 이 산골짜기를 벗어났다. 저 멀리 부옇게 피어오르는 모래 연기를 통해 대략적인 거리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한제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면서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여덟 개의 두개골을 덤덤하게 바라보다가 가까이 다가가 결인을 그린 손으로 그중 하나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러자 두개골은 바르르 진동했고 어스름한 빛을 발하며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주먹만 한 회색 두개골로 변한 그것은 꼼짝도 하지 않고 허공에 떠 있었다.
한제는 같은 방식으로 나머지 일곱 개의 두개골 역시 봉인했다. 이 여덟 개의 두개골은 진을 배치하는 법기인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한제는 그것을 거두는 대신 봉인만 해두었다. 이 산골짜기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제는 조심스레 산골짜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리 크지 않은 산골짜기로 들어선 순간, 한 구의 해골을 볼 수 있었다. 온몸이 썩은 해골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 주인이 사내였으리라는 사실 뿐이었다. 짙게 풍기는 썩은 내가 고약했다.
다시 걸음을 옮긴 한제는 곧 산골짜기의 중앙에 이르렀다. 그 자리에서 조심스레 신식을 펼친 한제는 1천 척 앞에 가부좌를 튼 한 사내와 그 주위에 독으로 인해 죽은 것으로 보이는 네 구의 시체를 볼 수 있었다.
“구해줘서 고맙네!”
뒤이어 가부좌를 튼 사람으로부터 허약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제는 덤덤한 얼굴로 천천히 사내에게 다가갔다. 곧 눈앞에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주위의 시체 네 구는 모두 썩어 있었다. 그 눈은 모두 탁한 빛을 띠었고 아까 보았던 시체에서 풍기는 것과 같은 고약한 썩은 냄새를 풍겼다.
가부좌를 튼 중년 사내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고 미간에 검은 선이 어렴풋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그 원신도 죽음의 경계에 놓인 듯했다. 그를 통해 그 역시 독에 깊이 중독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데 아무래도 보통 독은 아닌 듯했다.
‘정열기 후기!’
한제는 눈을 번득였다. 정열기 후기에 이른 수련자를 이런 상태에 이르게 만든 독이라면 욕선욕사(欲仙欲死)에 비견할 만한 독일 터였다.
“도우가 이곳에 온 것은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을 손에 넣기 위해서인가? 어느 종파의 소속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그렇겠지. 내가 넘겨주지 않으려 해도 내 저물공간을 열 방법을 알고 있을 테니 넘겨주겠네. 그러니 부디 나를 죽여 천자충선독(千紫蟲線毒)의 독으로 인한 고통을 끝내주게.”
한제는 묵묵히 주위에 널린 네 구의 시체를 그리고 다시 중년의 사내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내 제자들이네. 나를 보호하려다가 오독문의 노파에게 당해버렸지.”
사내의 눈에 슬픔이 감돌았다. 이들은 만약 살아남았다면 문파의 중책이 될 이들이었다.
“독으로 인해 체내의 원력을 가동할 수도 없군. 저물공간을 열 원력 한 줄기만 빌려주겠나? 자네가 원하는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을 내놓겠네. 그것을 취한 뒤에는 최대한 빨리 날 죽여주게. 이것들을 위해 제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이런 꼴을 당하다니⋯⋯.”
중년 사내의 얼굴에 드러난 씁쓸한 빛이 짙어졌다.
한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손을 들어 올렸다가 내리쳐 한 줄기 원력을 쏘아 보냈다.
그 원력은 중년 사내에게 다가갔다. 한데 그로부터 3촌 정도 떨어진 곳에 이른 순간, 원력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 속에서 한제가 쏘아 보낸 원력은 거대한 산이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을 풍기며 곧장 중년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그 원력과 충돌하기 직전에 고개를 번쩍 쳐든 중년 사내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파멸적인 기운을 끌어올려 폭발시키려 했다.
폭풍전야
시종일관 냉랭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한제는 저물공간에서 철검을 꺼내 휘둘렀다.
검광이 번득이자 자폭하려 했던 중년 사내의 목에 한 줄기 상처가 생겨나면서 선혈이 뿜어져 나왔고 그의 육신과 허약해진 원신까지 숨을 거두었다.
눈을 부릅뜬 채 한제를 죽일 듯 노려보던 사내의 목이 이내 뚝 떨어져 내려 바닥을 굴렀다. 두 눈은 그때까지도 분노를 담은 채 뜨고 있었다.
죽기 직전에 짜낸 책략이었으나, 이는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몰라도 한제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한제가 산골짜기에 들어오자마자 본 첫 번째 시체와 중년 사내 주위의 시체들 사이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었는데 워낙 신중한 한제는 그 작은 차이를 간파했다.
처음 본 시체들은 정말로 독에 의해 숨을 거둔 것이 맞았으나, 나머지 네 구의 시체는 달랐다. 그들은 먼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뒤 독에 썩어 들어간 것이었다. 특히나 그 네 구의 시체가 놓여있는 위치를 통해 한제는 그 추측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더구나 원력이 전혀 남지 않았다는 중년 사내의 말도 거짓이었다. 한데 죽음에 다다른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제는 망설임도 없이 그를 죽일 수 있었다.
‘어차피 곧 죽을 목숨이었다. 조금 앞당긴 것뿐이야.’
고개를 숙여 목이 떨어진 중년 사내의 육신을 바라보며 한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피를 분수처럼 뿜어대던 사내의 몸은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고 옷 역시 조각나 흩어지고 있었다.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이라⋯⋯.”
한제는 그 노파가 이 사내를 가두어둔 목적이 바로 그것이라고 짐작했다.
“대체 어떤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이기에 정열기 중기 수련자가 감히 정열기 후기에 이른 수련자를 가두어놓았단 말인가? 자폭을 하려 한 것은 저물공간까지 흩어 없애기 위함이었겠지. 허나 충분히 높은 수준의 수련자라면 죽음으로 봉인된 저물공간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 그 안의 물건을 취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테지.”
한제는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게다가 저자의 말로 미루어 이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을 둘러싸고 여러 종파가 갈등을 빚은 모양이군. 좀 전의 노파가 오독문의 소속인 것은 확실한데⋯⋯. 그 노파가 나를 보자마자 죽이려 한 것도 내가 다른 종파에서 보낸 수련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더구나 그 노파는 나를 보고 생각보다 일찍 왔다고 말했다.”
한제는 고개를 번쩍 쳐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바짝 졸아들어 있었다.
“여러 종파의 수련자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건가? 정말 그렇다면 종파 간의 전쟁을 야기한 그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의 가치는 상당할 것이다!”
한제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두 눈을 번득였다.
“만약 그렇다면 그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에 대해 저자는 엄청난 신경을 썼을 터. 누군가가 자신의 저물공간을 열어볼 것도 짐작했으니 어쩌면 그 두 물건을 저물공간 안에 넣지 않았을 수도⋯⋯.”
고개를 숙여 산골짜기 안을 둘러보던 한제의 시선이 시체들에 닿았다.
“만약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방법을 취했을까? 계속해서 저물공간에 그 물건들을 넣어놓았을까, 아니면 다른 곳에 숨겼을까?”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던 한제는 잠시 후 두 눈을 번쩍 떴다. 그 눈에서는 기이한 빛이 번득였다. 뒤이어 그는 신식으로 네 제자들의 시체를 훑어보았지만 아무런 발견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실망하지 않고 한 덩어리의 화염을 일으켜 그 네 구의 해골 주위를 태웠다.
화르륵!
고요한 산봉우리에 시체 태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네 구의 시체는 마침내 완전히 타올라 재가 되었다.
한제는 그 재 안에서 옥패 하나와 손바닥만 한 짐승 뼛조각을 발견했다.
그는 기대감 어린 얼굴로 그 옥패와 뼛조각을 쥐고는 신식으로 살폈다.
“8급 파천종!”
찬 숨을 들이마신 한제는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시킨 후, 이번에는 뼛조각을 살폈다. 그 뛰어난 자제력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요란하게 쿵쾅댔다.
잠시 후, 한제는 거의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눈으로 뼛조각을 내려다보았다.
“열공단⋯⋯.”
그는 열공단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열과 공이라는 두 글자가 높은 수준의 수련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특히 그 단약 제조 방법에 적힌 글에 한제는 거의 넋이 나갔다.
이 단약을 복용하면 1할의 확률로 규칙을 본원으로 전환시켜 수련자들이 세 번째 단계라 말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고 5할의 확률로 한 번의 천쇠를 통과할 수 있으며, 8할의 확률로 시(始)의 경지를 파악할 수 있다.
잠시 후, 한제는 정신을 차리고 뼛조각과 옥패를 챙겨 넣었다. 자세히 살펴볼 시간은 없었다. 이 두 물건은 수련계 전체를 뒤흔들 만큼 엄청난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다. 아직은 이 단약 제조 방법에 대한 소문이 멀리 퍼지지 않은 듯했지만 곧 알려질 것이고 자칫하면 운해성역 전체가 요동칠 터였다.
침착함을 되찾은 한제는 산골짜기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모조리 정리한 뒤 중년 남자와 다른 제자의 시체까지 한 구 챙겼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제는 긴 빛을 그리며 산골짜기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던 끝에 과감하게 여덟 개의 두개골 중 하나를 폭발시켰다. 두개골은 산산조각이 나 산골짜기 안팎에 뿌려졌다.
이어서 저물공간에서 아까 거두었던, 독으로 인해 사망한 제자의 시체를 꺼내 제자리에 돌려놓고는, 산골짜기 안팎에 뿌려진 두개골 조각까지 세심하게 정리했다. 이어서 그중 한 조각만을 은밀한 장소에 숨겨두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한제는 은시와 일곱 개의 두개골을 챙겨 넣은 뒤 저 멀리서 여전히 요란을 떨고 있는 검은 원숭이에게로 향했다.
“오독문 노파의 원신이 죽게 둬서는 안 된다. 그녀가 죽지만 않는다면 오늘의 일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를 테니까. 오독문 노파가 옥패와 단약 제조 방법을 챙기고 혼자 몰래 어딘가로 숨었다고 생각하겠지. 어찌됐든 이 산골짜기에는 하나의 법보 조각과 독으로 인해 죽은 이들의 시체가 남아있으니까.”
다른 종파의 제자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니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는 없었다. 더 많은 약초를 손에 넣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는 한 걸음 내딛어 축지성촌을 발휘해 검은 원숭이 곁에 나타났다.
원숭이는 한제를 보자마자 흥분한 듯 꽥꽥 소리를 지르며 옆쪽의 산봉우리를 가리켰다. 그곳에도 약초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는 듯했다.
그러나 한제는 허공을 움켜쥐어 원숭이의 몸에 붙여둔 노란 부적을 거두고는 녀석을 저물공간에 집어넣었다. 뒤이어 안개를 뚫고 솟아올랐다. 그리고는 원숭이에게서 떼어낸 노란 부적을 자신의 몸에 붙였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 짐승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부적까지 꺼내 붙였다. 이에 그는 절정의 속도로 이 황량한 대륙을 빠져나가 그대로 우주를 가로질렀다.
여태까지도 심장이 쿵쾅쿵쾅 요란하게 뛰었다. 꿈을 꾸는 듯한 느낌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었다. 도무지 실감나지 않았다.
그는 단약 제조 방법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이 발각된다면 자신은 운해성역에서도 수많은 이들의 추격을 당할 것은 물론이고 다른 성역으로 도망가도 마찬가지일 것임을 알고 있었다. 이 단약 제조 방법은 수련자라면 누구나 탐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오랫동안 폐관수련을 한 끝에 쇄열기 후기 절정에 이르러 천쇠를 겪게 된 수련자라면…
“누구도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 돼.”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질주하던 한제는 이 성역 안에서 수많은 수련자들이 그 황량한 대륙으로 향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꼈다.
‘조심해야 한다. 너무 빨리 이동했다가는 저들이 저 황량한 대륙의 상황을 보고는 나를 의심할지도 몰라. 큰일을 마주할수록 냉정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벌린 뒤 검은 원숭이를 소환한 한제는 녀석의 어깨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막라 대륙으로 향할 것을 명했다.
이곳에서 막라대륙까지는 며칠이 걸릴 터였다.
몇 시진 뒤에는 좀 전의 그 황량한 대륙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상태였고 그 사이에 몇 개의 황량한 대륙이 더 있었으니 지금부터 마주치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의심하지는 않을 터였다.
한데 그때, 한제의 두 눈동자는 바짝 졸아들었다가 곧 원상태를 회복했다.
멀리서 쉭 하는 소리와 빛줄기들이 그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화청종의 장로인 전귀종, 언뜻 흔해 보이는 이름이었지만 6급 성역에서 이 이름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의 수준은 이미 쇄열기 초기에 이르러 있었기 때문이다.
신통력이 뛰어난 데다가 성격까지 거칠어 그를 건드린 자에게는 죽음뿐이었다.
실제로 1천여 년 전, 그는 자신의 제자를 실수로 다치게 한 작은 종파를 말 그대로 쓸어버렸다. 그때 피가 강을 이루고 시체가 산을 이루었다는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6급 성역에서는 그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의 얼굴은 지금 매우 어두웠다. 용처럼 생긴 거대한 구렁이 머리 위에 가부좌를 튼 그는 5급 성역 안을 질주하고 있었는데 그의 뒤로는 화청종의 제자들이 따르는 중이었다.
“그 단서가 진짜였다니!”
화청종에서는 몇 개월 전 우연히 전설 속의 열공단 제조 방법과 파천종의 핵심 제자가 될 수 있는 옥패에 관한 단서를 손에 넣은 바 있었다.
전귀종은 1만 8천 년 전 운해성역 안에서 발생했다는 놀라운 사건을 떠올렸다.
1만 8천 년 전, 가장 높은 등급인 9급 성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조건을 갖춘 8급 성역의 파천종은 이주를 두 달 앞두고 우연히 온갖 금제와 위험으로 가득한 공간의 균열을 발견했다.
이에 파천종에서는 천쇠를 겪을 정도로 수준이 높은 장로들을 앞세우고 대량의 수련자를 동원하여 그곳을 탐색했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어나갔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공간의 균열 가장 깊은 곳에서 한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 시체 옆에는 세 개의 물건이 놓여 있었다.
단약 하나, 부러진 검 한 자루, 그리고 동물의 뼈 한 조각. 그 물건들을 손에 넣은 파천종 장로들은 얼른 공간의 균열에서 빠져나와 최대한 빨리 파천종으로 돌아가려 했다.
어쩌면 이번 발견을 통해 파천종은 9급의 신종(神宗)을 뛰어넘어 운해성역 최고 종파로 거듭하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들 중 배신자가 나타났다. 그는 이 일을 외부로 흘렸고 그들은 다른 8급 종파의 표적이 됐다. 오랜 세월 두문불출 폐관수련만 하던 수준 높은 수련자들조차 이 쟁탈전에 참여했다.
하지만 9급 성역에 진입할 예정이었던 파천종은 8급 성역에서 가장 강력한 종파였던 만큼 8급 성역에는 피바람이 불었다.
이 쟁탈전에는 7급 성역은 물론이고 6급, 심지어는 5급 성역의 몇몇 종파도 발을 들이밀면서 그야말로 운해성역 전체를 아우르는 전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