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948
노파는 표정이 급변해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려 보랏빛의 거대한 방패를 생성했다. 방패는 무척 오래된 듯한 기운을 뿜어냈는데 그 안에는 한 줄기 마기도 깃들어 있었다.
콰쾅!
일곱 자루 장검이 거칠게 방패에 충돌하자 노파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피를 토해냈다. 그녀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이마를 두드렸고 이내 몸을 바르르 떨더니 원신이 빠져나왔다.
그때, 동굴을 빠져나온 청의의 노부인과 아름다운 여인 역시 원신을 내보냈다.
세 사람의 원신은 순식간에 허공에서 융합하더니 전광석화처럼 창송자를 향해 돌진했다.
“이런!”
창송자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시커멓게 부어오르기 시작한 왼손으로 옥병을 쥐고 오른손을 휘둘러 구슬 하나를 소환했다. 그리고는 곧장 자신에게 달려드는 원신을 향해 구슬을 던졌다.
“소환, 역행자(逆行者)!”
창송자가 큰 소리로 외치가 구슬은 어스름한 빛을 발산하면서 일곱 색채의 빛을 끌어올리더니 순식간에 흡수했다. 그러더니 곧장 붕괴했고 일곱 빛깔의 번개 한 줄기로 원신을 향해 날아갔다.
“크아악!”
원신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지르며 세 갈래의 금제를 발휘했다. 그러자 곧장 하늘의 색이 변했고 금제의 막 역시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생사금 중 가장 높은 금제였다.
“생생사(生生死)!”
신념을 통한 외침에 세 갈래의 금제가 곧장 융합하면서 파멸적인 위엄을 형성했고 그 순간 일곱 빛깔의 번개와 충돌했다.
콰콰쾅!
땅이 진동하고 산이 흔들리면서 산봉우리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외부의 안개도 몰아치면서 안개 속을 표류하던 깨달은 자들이 일제히 멈춰 섰다. 그러더니 동시에 방금 충돌이 있었던 곳으로 달려들었다.
그 무렵, 세 개의 원신은 투명해진 채로 갈라져 각자의 육신으로 돌아갔다.
좀 전의 금제가 이 정도로 강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창송자 역시 그 충격에 뒤로 밀려나가서 피를 뿜어냈다.
이미 뼈까지 녹아내리기 시작했던 팔은 방금 전의 충격에 뜯어져 나가 소멸되어 버렸다.
왼손에 쥐고 있던 옥병은 금제의 막에 남은 10척 가량의 균열을 향해 날아갔다.
창송자는 이를 악물고는 옥병을 향해 몸을 날렸고 청의의 노부인이 그를 추격했다.
한데 바로 그때, 한 줄기 빛이 번쩍하고 나타나 곧장 청의의 노부인을 관통하고 창송자를 추월해 옥병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균열 밖으로 달아났다.
균열을 빠져나간 순간, 빛은 하나의 인영으로 변해 균열을 후려치면서 금제를 소환했다. 그러자 균열은 훨씬 빨리 맞물리기 시작했다.
“여자호!!”
인영을 발견한 창송자가 분노에 찬 고함을 내지르며 균열을 빠져나와 한제를 뒤쫓으려 했다. 허나 바로 그때, 한제가 미리 배치해두었던 금제가 활성화됐다.
콰쾅!
거대한 소리와 함께 금제들이 창송자의 발목을 붙잡았다.
한제는 옥병을 저물공간에 넣으려 했으나 어째서인지 그럴 수 없었다. 허나 이미 그 점에 대해서는 눈치채고 있었다. 창송자가 손에 들고 다닌 것만 봐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그는 옥병을 쥔 채 곧장 도망쳤다.
그 무렵, 청의의 노부인은 세 사람의 육체를 하나로 합치더니 번개처럼 달려들어 금제를 뚫고 한제를 뒤쫓았다. 하지만 두 장의 부적을 몸에 붙인 한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랐기에 두 사람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다.
한편, 옥병을 쥐고 안개를 관통하던 한제의 귓가에 기이한 속삭임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고 전방에서는 허상의 그림자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내 것을 훔치려 들면 반드시 죽여주마!”
저 멀리서 노부인이 악에 받친 목소리로 외치더니 손을 휘둘러 독 안개를 소환했다. 그러자 하늘에는 눈 깜짝할 사이 한 마리의 거대한 독 전갈의 허상이 나타났다. 전갈의 허상은 길이가 수만 척에 달했고 나타나자마자 꼬리를 휘두르며 한제를 향해 돌진했다.
한제는 몸을 휙 돌리더니 서늘한 눈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콰쾅!
공간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전갈의 허상이 바르르 진동하더니 곧장 무너져 내렸다.
그때, 금제에서 벗어나 뒤쫓아 오던 창송자가 저물대에서 구슬을 하나 꺼내며 힘껏 내던졌다.
“소환, 역행자!”
하늘에 드리운 일곱 색채의 빛이 구슬로 녹아들었고 구슬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구슬이 무너진 순간 하늘에서는 일곱 색채의 빛이 격렬하게 번득이기 시작하면서 줄기줄기 파문을 일으켰다. 그 빛은 빠른 속도로 파문 안에 응집되더니 거대한 손가락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천운일지! 이곳은 역시 천운자와 관련이 있는 곳이었구나!”
하늘에 나타난 거대한 손가락을 본 한제의 눈이 바짝 졸아들었다.
콰쾅!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거대한 손가락이 한제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때, 청의의 노부인이 두 눈을 번득이더니 결인을 그리며 앞을 가리켰다. 순간 그녀의 미간에서 금제가 나타나 앞으로 쏘아져 나왔다. 이는 생사금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금제였다.
“생사생(生死生)!”
노부인의 거친 목소리가 퍼지자 세 갈래의 금제가 하나로 융합되어 한 줄기 생사금의 기운이 되었다. 생사금의 정수를 지닌 그 기운은 한제를 향해 돌진했다.
위에서는 거대한 손가락이, 뒤에서는 세 갈래의 생사금으로 이루어진 마기가 끊임없이 한제에게 다가왔다.
두 명의 쇄열기 중기 수련자의 연합 공격에 한제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허나 호랑이의 아가리에서 먹잇감을 빼앗은 만큼 이미 각오한 일이었다.
그때, 한제의 몸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면서 줄기줄기 짙은 고신의 기운이 퍼져나갔다.
한제를 중심으로 파문이 일어나더니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3천여 척에 이르는 거인으로 변했다.
미간에는 다섯 개의 또렷한 별 모양 반점이 빠르게 맴돌고 있었고 흐릿한 여섯 번째 반점도 보였다.
거대한 몸통 위의 피부는 거칠었고 문양과 같은 무늬로 뒤덮여 있었다.
“헛!”
“저게 뭐지?”
창송자와 청의의 노부인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았다.
고신으로 화한 한제는 곧장 천운일지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강력한 고신의 주먹에 한제는 하늘에 거역한다는 역천(逆天)의 의지까지 깃들인 상태였다.
콰르릉!
거대한 소리가 하늘과 땅을 흔들었고 거대한 주먹과 손가락이 충돌한 순간 형용할 수 없는 충격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천운일지는 순간 광풍에 휩쓸린 듯 끝에서부터 빠르게 무너져 내리더니 수많은 일곱 색채의 빛으로 흩어져 소멸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제는 곧장 거대한 몸을 날려 저 멀리 성벽과 같은 산맥 아래쪽에 이르더니 단숨에 뛰어넘었다. 생사금의 기운은 어느덧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산맥 위에 오른 한제가 오른손으로 허공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칠채계에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칠채계에는 거대한 균열이 생겨났고 그 안에서 새카만 삼지창이 하나 튀어나왔다. 길이가 4천여 척에 달하는 삼지창은 하늘을 떠받칠 것처럼 거대하고도 묵직한 위용을 떨쳤다.
한제가 삼지창을 움켜쥐고 휘두르자 세 갈래의 검은 기운이 그 끝에서 튀어나오면서 쉭 하고 허공을 가르는 듯한 소리를 내며 금제의 기운에 맞섰다.
금제의 기운은 곧장 세 갈래로 갈라져 다시 돌진했지만 그 순간 한제 체내의 고신의 힘이 삼지창으로 밀려들었다. 삼지창은 검은 빛을 번득이며 금제의 기운을 갈랐다.
삼지창의 검은 빛은 더욱 격렬하게 번득이며 세 마리 흑룡이 되더니 흩어진 금제의 기운을 집어삼켰다.
흑룡들은 끊임없이 몸을 뒤틀면서 매서운 눈으로 창송자와 청의의 노부인을 바라보았고 한제 역시 서늘한 눈으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순간, 창송자와 노부인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보물은 손에 넣은 사람의 것이 아니던가? 더 욕심을 부리려 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말을 마친 한제는 몸을 돌려 멀어져갔고 창송자와 청의의 노부인은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 이건⋯⋯.”
창송자는 한동안 안정을 찾지 못했다. 긴 세월을 수련해온 그조차도 상대가 어떤 신통력을 발휘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몸을 거대하게 불릴 수 있는 술법이야 그렇다 쳐도 그게 허상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니!
그때, 창백해진 얼굴로 저 멀리 사라지는 거대한 인영을 노려보던 청의의 노부인이 이를 악물고 뒤쫓기 시작했다.
그러자 창송자 역시 두려움에 떨면서도 무려 천 년간 손에 넣으려 계획한 보물을 포기하지 못하고 움직였다. 그가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연달아 두드리자 일곱 색채의 빛이 응집돼 새로운 팔이 생겨났다.
한편, 산맥을 넘어 성큼성큼 걷던 한제는 이내 금제가 배치된 산골짜기에 이르자 곧장 돌진했다.
그 순간, 그를 뒤쫓던 노부인이 악에 받친 듯한 눈으로 두 손으로 결인을 그려 산골짜기 밖에 배치해둔 금제를 활성화했다. 그러자 산골짜기 밖 풀밭의 풀들이 급속히 시들어 검은 재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라 거대한 회오리 형성했다.
그렇게 생겨난 회오리가 자신을 감싸려 하자 한제는 진 위에 잠깐 멈춰 섰다. 그러는 동안 검은 재로 이루어진 회오리가 그에게 달려들었고 노부인 역시 산골짜기 밖의 진 위에 이르렀다.
이어서 창송자도 긴 빛을 그리며 달려들었지만 그는 진 위에 이르기 직전에 우뚝 멈춰 섰다. 뭔가를 알아차렸기 때문이 아니라 청의의 노부인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었다.
“내 말을 우습게 아는군!”
한제는 몸을 홱 틀며 오른손으로 앞을 가리켰다. 순간 그를 쫓아오던 검은 회오리가 뒤로 밀려나더니 진 위의 노부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뒤이어 산골짜기 밖의 진에서 수많은 금제의 빛이 번득였고 연달아 콰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게 무슨 일이지?’
노부인은 알 수 없는 예감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러는 사이 금제의 문양들이 지면으로부터 떠올라 눈 깜짝할 사이 노부인의 주위를 맴돌며 그녀를 감쌌다. 언뜻 보기에도 그 수가 수만에 달했다.
금제들은 어스름한 빛을 번득이다가 생사금과 파멸금에 융합되더니 엄청난 위력을 형성했고 노부인이 소환한 금제를 흡수하더니 그녀에게로 달려들었다.
“헛!”
노부인이 경악한 순간, 검은 재로 이루어진 회오리까지 덧씌워졌고 그 너머로 무언가 폭발하는 듯한 소리와 노부인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땅이 진동하고 산이 흔들렸다. 금제 안에서는 노부인의 분노에 찬 고함이 울렸고 폭발하는 듯한 소리도 더욱 요란해졌다.
이를 지켜보던 창송자는 꿀꺽 침을 삼켰다. 그는 이곳의 금제가 청의의 노부인이 배치한 것이지만 지금은 한제에 의해 통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뛰어난 책략과 금제술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창송자와의 혈전
‘저자는 금제에도 매우 능통하군!’
창송자는 진에 갇힌 노부인을 통해 금제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제에게 빼앗긴 옥병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조 도우가 갇힌 것은 잘된 일이다. 여자호만 상대하면 되니까. 그때가 되면 이곳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나를 어느 누가 찾아낼 수 있겠는가!’
창송자는 결단을 내리고는 금제를 빙 돌아가더니 오른손으로 결인을 그려 수많은 금빛을 소환하면서 한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사실 한제는 내심 이 기회를 기다려오고 있었다. 쇄열기 중기 수준의 수련자라도 한 명이라 충분히 처리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창송자에게는 본래 감정이 좋지 않기도 했다.
“결국 죽음을 택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