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352)
349화
무기를 불법 유출한 ‘하늘의 태양’ 상단은 대놓고 무척이나 과감하게 움직였다.
식량이나 가죽을 거래하기 위해 포니 부족 마을에 들린 카이오와 부족 방문단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며 무기를 건네고 있었다.
무엇보다 카이오와 부족 사람들이 무기를 받고 건넨 대가는 ‘하늘의 태양’에서 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철화였다.
-포니 부족에게도 통용되는 철화가 카이오와 부족한테도 나오다니.
-아마 포니 부족에게 가죽을 판 대가로 식량이 아닌 철화를 받은 것 같습니다.
‘하늘의 태양’ 합동조사단은 대략 어떤 식으로 불법 거래가 진행되는지 대략 예측할 수 있었다.
-좋아. 모든 증거를 확보했으니 지금 즉시 지원 병력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신호를 보내.
-네, 단장님!
합동조사단에서 정보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정보감찰부 조장이 신속하게 뒤로 물러났다.
-포니 부족 측 사람들이 외교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니 잘 설명하고.
-네.
단장의 즉각적인 지시에 합동조사단은 각자 맡은 바의 임무를 하기 위해 신속한 동작으로 움직였다.
* * *
포니 부족 마을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이천 명의 ‘하늘의 태양’ 전사들은 합동조사단의 지원 요청에 바로 출동 준비를 마쳤다.
“지금 즉시 현장에 있는 범죄자들을 체포한다. 혹, 카이오와 부족 전사들과 전투가 벌어진다면 그 자리에서 죽여도 좋다.”
“네, 소장님!”
완전무장한 전사들이 중대별로 움직이며 무기 불법 거래가 일어나는 현장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우리는 최전방에서 범죄자들을 체포하는 임무를 맡았다. 범죄자들이 거칠게 반항하더라도 제압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후방 지원 부대는 우리 중대와 함께 움직인다!”
“우리 중대는 포니 부족 마을 외곽을 통제한다!”
잠시 후, 대평원 한가운데에 크고 작은 티피들로 가득 찬 포니 부족 마을이 소란스러워졌다.
“적이다!”
“저 갑옷은… ‘하늘의 태양’ 전사다!”
“갑자기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왜 쳐들어온 거야?”
티피 안에 있던 포니 부족 사람들까지 다 나와 갑자기 나타난 ‘하늘의 태양’ 전사들을 여러 감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구경하며 쳐다봤다.
“뭐야? 우리 마을을 그냥 지나치잖아.”
“우리한테 딱히 적의는 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일이지?”
한편, 합동조사단 일원인 외교부 직원들이 포니 부족 마을을 다스리는 추장과 원로들에게 지금의 상황을 오해하지 않게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저희 ‘하늘의 태양’에서 아주 큰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극비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추장님과 원로들께서 다시 한 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렇다고 저 많은 전사를 데려오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누가 보면 우리 포니 부족이 ‘하늘의 태양’과 전쟁이라도 벌인 줄 알겠네.”
“죄송합니다. 미리 말씀드려 협조를 받았어야 했는데….”
몇 번이고 사과를 건네며 양해를 구했지만, 포니 부족 추장과 원로들은 여전히 불쾌하다는 듯 씩씩거렸다.
“조만간 ‘하늘의 태양’에서 이번 범죄자 소탕 작전의 협조와 미리 양해를 구하지 못한 사과의 의미로 크게 보답할 예정입니다.”
보답이라는 말이 나오자, 그제야 포니 부족 추장과 원로들의 굳어졌던 얼굴이 펴졌다.
“어험! 우리 포니 부족은 카이오와 부족과 정당한 거래를 했을 뿐이네. 한마디로 이번 사건과는 우리 부족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얘기야.”
“네. 참고하겠습니다.”
외교부 직원들은 속으로 그들을 욕하며 조용히 넘어갔다.
‘처음부터 카이오와 부족이 우리 상단과 불법으로 무기를 거래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모른 척하고 있었군.’
‘뭘 먹었을까?’
‘이놈들이 더 나빠.’
이런 것까지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다 보면 외교적으로 더욱 복잡하게 된다.
더구나 당분간은 내정에 집중하겠다는 황제 폐하의 지시에 따라 외교부 직원들은 지금 사안에 대해 따지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다.
* * *
“젠장!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다!”
“들켰다! 다들 도망쳐!”
후방에서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나타나자 상단주와 상단 직원들이 혼이 나간 것처럼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쳤다.
하지만, 그들의 도망칠 경로까지 이미 다 예상한 듯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어김없이 나타나 범죄자들을 포위하며 신속하게 제압하기 시작했다.
“불법 무기를 유출한 혐의로 너희를 체포한다!”
“다들 무기 버려!”
“이 지역은 전부 다 포위됐다. 그냥 포기해.”
말이 안 통하면, ‘하늘의 태양’ 전사들은 즉각적으로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퍽! 퍼퍼퍽! 퍼퍼퍽!
“아! 때리지 마…십시오!”
“항…복! 항복하겠습니다!
온몸을 곤봉으로 두들겨 맞은 상단 직원들이 피를 흘린 채 하나같이 바닥에 나뒹굴며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체포 완료!”
“제압 완료!”
곳곳에 배치된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연달아 좋은 소식을 보내왔다.
“단장님! 범죄에 관련된 자들을 모든 체포했습니다.”
“신속한 지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하늘의 태양’ 연대장의 보고에 합동조사단의 단장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운 시선으로 정면을 바라봤다.
“위대한 카이오와 부족 ‘개’ 전사인 ‘하얀 곰’이 여기에 무슨 일이지?”
비꼬며 말하는 ‘사나운 늑대’의 얘기에 ‘하얀 곰’은 여전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제대로 대답을 못 했다.
현장에서 불법으로 ‘신의 무기’를 거래하는 모습을 발각돼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신의 무기’를 건네받은 ‘하얀 곰’과 그와 함께 온 카이오와 부족 전사들은 ‘하늘의 태양’ 전사들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있었다.
“우리 카이오와 부족은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신의 무기’를 얻었다. 설마, 뺏을 생각은 아니지?”
“…….”
전사 수에서 엄청난 차이가 났다.
까딱하다간 이 자리에서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하얀 곰’은 간신히 용기를 내어 뻔뻔하게 행동했다.
마치 이 모든 게 너희 ‘하늘의 태양’ 사람들이 잘못했다는 식으로.
“우리 카이오와 부족은 ‘하늘의 태양’의 내부적으로 일어난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우리 카이오와 부족은 지금처럼 ‘하늘의 태양’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을 뿐,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이만 물러가겠다.”
카이오와 부족을 내세워 이 자리를 피하려는 ‘하얀 곰’의 비열한 행동에 합동조사단 단장인 ‘사나운 늑대’가 어이없다는 듯 미간을 씰룩거렸다.
“어디 가? ‘신의 무기’는 놓고 가야지.”
“좀 전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뭐? 우리 ‘하늘의 태양’과 전쟁으로 치르고 싶다는 건가? 나야 좋지. 황제 폐하의 지시가 아니면 이 자리에서 너희들을 싹 다 죽여 버리고, 지금 당장 카이오와 부족으로 쳐들어가고 싶어.”
그게 거짓이 아니라는 듯 ‘사나운 늑대’의 기세에 ‘하얀 곰’이 움찔하며 그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
“그러니까 조용히 ‘신의 무기’를 내려놓고. 꺼져! 그게 너희들에게 베푸는 마지막 자비이니까.”
카이오와 부족 전사들을 포위한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사나운 늑대’의 공격 명령을 기다리며 무기를 고쳐 잡았다.
좀 전과 다른 살벌한 분위기에 ‘하얀 곰’은 고민이 가득한 표정으로 ‘검은 다리’ 전사들을 힐끔 쳐다봤다.
“짐을 내려라. ‘신의 무기’를 놓고 간다.”
‘검은 다리’ 전사들도 현재 자신들이 죽을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라는 걸 아는지, 군말 없이 등에 멘 짐을 내려놓았다.
“듣던 것보다 바보는 아니군.”
‘사나운 늑대’는 ‘발 빠른 사슴’이 ‘하얀 곰’을 평가했던 얘기를 떠올리며 비아냥거렸다.
“이…제 가도 되는가?”
또다시 ‘하늘의 태양’ 전사에게 큰 치욕을 당한 ‘하얀 곰’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사나운 늑대’의 허락이 떨어지자, ‘하얀 곰’은 찬 바람이 불 듯 카이오와 부족 전사들과 함께 뒤돌아섰다.
“다들 뭐해? 증거품을 챙겨.”
“네, 단장님!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사나운 늑대’의 지시에 카이오와 부족 전사들이 놓고 간 ‘신의 무기’를 챙겼다.
“종류가 다양하네.”
“딱 열 명 정도 완전무장할 수량이군.”
그때, ‘사나운 늑대’가 깜빡 잊었다는 듯 뒤돌아가고 있는 ‘하얀 곰’과 카이오와 부족을 멈춰 세웠다.
“잠깐!”
“…….”
“황제 폐하께서 카이오와 부족 대추장께 전해달라는군. 앞으로 ‘신의 무기’가 불법으로 유출되는 일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카이오와 부족을 이 대평원에서 영원히 땅도 밟지 못하게 한다는군.”
“협박인가?”
‘하얀 곰’이 심하게 불쾌한 듯 으르렁거렸다.
“이런 건 협박도 아니야. 어쨌든 황제 폐하께서 인내심이 한계치에 다다랐거든. 그러니까 그대의 대추장께 잊지 말고, 꼭 전해.”
“…그러지.”
잠시 후, 포니 부족 마을에서 카이오와 부족 방문단이 뒤꽁무니 빼듯 서둘러 떠나갔다.
“뒷정리도 끝났으니 우리도 돌아간다.”
“네, 단장님!”
포니 부족과의 관계가 상하지 않게 잘 설명했고, 또, 불법 무기 유출 사건도 깔끔하게 처리한 ‘사나운 늑대’는 합동조사단과 함께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늘의 태양’ 영토로 향했다.
* * *
‘하늘의 태양’ 수도, ‘아주 큰’ 도시.
관청 집무실에서 난 불법 무기 유출 사건을 마무리한 합동조사단의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그 사건에 관련된 범죄자들을 다 잡아들였다.
조만간 범죄자들은 공개 재판을 받게 되어, 죄질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무기 기술자가 연관되어 있을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군.”
내 맞은편에 서 있는 ‘찬란한 노을’이 그에 관해 추가적인 설명을 했다.
“……남은 재료로 무기를 만들어 빼돌렸다네요. 그래서 무기 제작소에서 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고요.”
“근데, 왜 이런 비리를 저지른 거야? 기술자의 대우도 좋을 텐데. 형편이 안 좋나?”
“그건 아니었습니다. 자백 내용을 보니 개인적인 야망이 제법 크더라고요. ‘하늘의 태양’을 떠나 다른 부족에서 자리를 잡아 대추장이 되고 싶었나 봐요. 까딱했으면 ‘신의 무기’ 제조 방법까지 유출됐을 뻔했어요.”
정말 식겁했다는 듯 ‘찬란한 노을’이 말하면서도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신의 무기’나 여러 가지 기술에 관해 보안을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찬란한 노을’의 계획에 동의하며 그녀의 설명을 계속 들었다.
“……각 지역의 중심 마을에 이번 ‘신의 무기’ 유출 사건에 관해 경각심을 가지기 위해 벽보로 대대적으로 알렸어요. 또, 관청에 신고한 모든 상단에게 협조문을 보내 전략 자산 불법 유출에 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고요.”
난 흡족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내가 직접 현장에 가서 처리하지 않아도, ‘하늘의 태양’은 각 행정기구 조직들이 서로 협조하며 스스로 알아서 잘 돌아가고 있었다.
“깔끔하게 잘 처리했군.”
* * *
‘하늘의 태양’, 쇼니 지역 대평원.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왔다.
또다시 해가 바뀌며,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드넓은 대평원에도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가축과 목축업을 주업으로 한 쇼니 부족 마을에서 똑같은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치료소에서 그들을 치료하던 주술사와 치료사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결론을 내렸다.
“……전염병입니다. 수도에 급히 보고하고 오늘부터 마을 출입을 통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