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353)
350화
이천 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라서 바로 조치가 취해졌다.
마을 회관에서 지시한 긴급 명령에 자경단과 소방대, 소규모의 중대 병력이 즉각적으로 움직였다.
마을 외곽과 출입문에 울타리와 방책이 설치되고, 외부인과 내부인의 출입을 철저하게 금지했다.
“바깥으로 외출할 수 없습니다!”
“상부에서 곧 지원이 있을 테니, 마을 안에서 대기하며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마을을 급하게 떠나려던 ‘하늘의 태양’ 사람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뒤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 조치에 거친 항의를 하며 반항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자경단원과 전사들에게 바로 제압되어 마을 안으로 끌려갔다.
한편, 치료소와 마을 회관 같은 건물에는 전염병에 걸린 환자들로 붐볐다.
“기침이 나온 지는 언제부터였습니까?”
“콜록콜록! 어제 저녁부터 기침이 나오더니··· 입맛도 없고, 온···몸에 기운이 빠···진 것처럼 힘이 없습니다.”
“기침에 피가 묻어 나오네요.”
“치···료사님! 제가 이 고···약한 병에 걸려··· 죽는 겁니까?”
“아니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 치료해볼게요.”
“남편이··· 기절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 환자는 중증 환자로 분류해주세요.”
두꺼운 천으로 코와 입을 막은 치료사와 주술사들은 빠르게 확산하는 새로운 전염병에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무척 두려웠다.
그러나 일단, 상부의 지시대로 환자의 치료에 전념했다.
* * *
‘하늘의 태양’ 수도, ‘아주 큰’ 도시.
저 멀리 봉화가 설치된 산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라왔다.
성벽에서 봉화를 담당하는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당혹감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염병이 맞지?”
“그래. 전염병 신호야.”
“어서 상부에 보고해!”
관청까지 그 소식이 전해진 것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찬란한 노을’은 바쁜 걸음으로 황제 폐하가 업무를 보고 있는 집무실로 향했다.
“전염병이 발생한 마을이 정확한 어디죠?”
“쇼니 지역의 ‘밝은’ 마을입니다. 마을 인구는 이천 명이 조금 넘습니다. 다행히도 전염병에 관한 방역법에 따라 마을을 통제시켰다고 합니다.”
“사망자는요?”
“아직 확인된 게 없습니다. 곧 소식이 전해진 대로 바로 보고하겠습니다. 다만, 최고등급 봉화를 피운 거면 치명률이 꽤 높은 전염병일 가능성이 큽니다.”
‘찬란한 노을’이 그 의견에 일리가 있다는 듯 굳은 표정으로 지시를 내렸다.
“무엇보다 전염병이 다른 마을로 전파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모든 인력과 지원을 급파할 수 있게 바로 조치해주세요.”
“네, 수장님!”
그녀를 보좌하는 보좌진들이 다급하게 뒤돌아섰다.
* * *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한 지 이틀이 훌쩍 지났다.
난 ‘재난 특별조치법’에 따라 즉시 재난 경보를 발동해, 일차적인 조치를 했다.
또한, 모든 행정기구 수장들을 불러 긴급회의가 열었다.
“···인근 주변에서 지원자들로 구성된 주술사와 치료사들을 급파했습니다.”
새로운 전염병을 치료하다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치료사와 주술사에게 알렸다.
그들 중 지원자만 받아 전염병이 발생한 마을로 급히 파견했다.
“···그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사단 병력을 파견해 마을 외곽에 오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치료소를 건설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수도를 중심으로 2차 지원단이 파견됩니다. 현재, 사망자는 오늘로 55명입니다. 위급 환자가 늘어난 만큼 앞으로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거로 추측됩니다.”
‘찬란한 노을’의 보고는 계속됐다.
잠시 후, 숨 가쁘게 돌아갔던 회의가 끝나자, 수장들이 바쁜 걸음으로 회의장을 나섰다.
나 역시도 2차 지원단에 합류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황제 폐하! 꼭 가셔야 하는 겁니까?”
우려와 걱정으로 가득한 ‘찬란한 노을’의 말에 난 잔잔한 미소로 화답했다.
“신력이 약해 하루에 한 번밖에 할 수 없지만, 여기에 있는 것보다 ‘신의 치료’로 한 명이라도 더 살리는 게 낫지 않을까?”
“···알겠습니다.”
이미 결정 난 일이었다.
더는 내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걸 아는지, ‘찬란한 노을’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를 이해해준 가족들과도 인사를 끝낸 상황이다.
난 ‘밝은’ 마을로 떠나기 위해 회의장을 나섰다.
* * *
‘하늘의 태양’, 쇼니 지역 ‘밝은’ 마을.
나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2차 지원단은 우차와 길들인 들소를 타고 잘 정비된 도로를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렇게 두 달간의 이동 거리를 한 달 만에 돌파한 2차 지원단은 무사히 ‘밝은’ 마을에 도착했다.
“오셨습니까? 황제 폐하!”
이번 전염병 사태에 총 책임자로 임명된 ‘멀리 돌아오는 강’이 나를 맞이했다.
“전염병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는 밝혀졌어?”
의료 최전선에서 주술사와 치료사를 진두지휘해서 그런지 피곤함에 찌든 ‘멀리 돌아오는 강’이 순간 희망이 깃든 눈빛으로 대답했다.
“네,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칠면조에서 발생한 병이 사람으로 옮겨 간 거죠.”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축을 길들일 때부터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은 했었다.
단지, 이렇게 새로운 전염병이 빨리 나타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뿐.
다행히도 이런 사태를 대비해 미리 법을 만들고 대책을 세운 게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됐다.
현재까지 ‘칠면조 폐병’으로 명명된 이 전염병은 주변 마을을 세 곳에서만 발생하고 있었다.
“···칠면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기 같은 병으로 사람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전염력은 여섯 배, 치사율이 네 배로 늘어난 것 같습니다. 환자들의 동의하에 제가 만든 치료제로 처방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살아날 확률이 반반입니다.”
‘멀리 돌아가는 강’은 마을 외곽 지역에 건설된 임시 치료소로 나를 안내하며 ‘칠면조 폐병’의 현 상황에 대해 계속 보고했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372명입니다. 이 마을 인구 절반 정도가 ‘칠면조 폐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칠면조 폐병’에 걸린 지 확인할 수 없어서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거로 보입니다.”
90%에 가까웠던 ‘칠면조 폐병’의 치사율은 임시방편으로 만든 치료제 덕분에 50%로 낮아졌지만, 암울한 소식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엄청난 감염 속도를 고려하며 모든 사람이 ‘칠면조 폐병’이 걸려 내성이 생기지 않은 이상 이 전염병은 끝나지 않을 듯합니다.”
결국, ‘하늘의 태양’ 절반 가까운 인구가 죽어야 ‘칠면조 폐병’ 전염병 사태가 끝이 난다는 의미.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한편으로는 침략자인 유럽인에 맞서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는 것 같기도 해서 다행이기도 했다.
‘천연두 바이러스 대 칠면조 폐병 바이러스라···.’
유럽인이 가지고 온 전염병에 그냥 허무하게 죽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침략에 대가로 유럽인도 크나큰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천연두 바이러스나 다른 전염병에 관한 대책과 해결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황제 폐하! 여기가 중증 환자들이 있는 곳입니다.”
아직 ‘칠면조 폐병’에 걸리지 않은 나를 보고 ‘멀리 돌아오는 강’이 망설이며 말했다.
“괜찮아. 들어가지.”
‘신의 치료’가 있는 나는 ‘칠면조 폐병’에 걸려도 치료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의료 옷으로 갈아입은 난 당당하게 중증 환자로 가득 찬 병실로 들어갔다.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다들 고생하십니다.”
“······아낌없는 지원을 할 테니 어서 쾌차하십시오.”
“······완벽한 치료제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의료 최전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주술사와 치료사들을 치하하고, 또 환자들을 위로했다.
그렇게 난 ‘멀리 돌아오는 강’의 안내를 받으며 임시 치료소를 돌았다.
* * *
‘밝은’ 마을에 머문 지도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나갔다.
그 사이에 사망자는 더 늘어났고, ‘칠면조 폐병’의 확산은 멈추지 않았다.
‘칠면조 폐병’이 발생한 마을은 열 개로 늘어났다.
‘하늘의 태양’의 각 행정기구는 ‘칠면조 폐병’의 확산 방지에 촉각을 세우며 매일같이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
‘11시 50분!’
난 지도 창에 표시된 시간을 확인한 뒤, 거의 죽을 듯한 시체 모습으로 옅은 숨을 내뱉고 있는 중층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료!’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내 몸에서 흘러나온 신성한 빛이 중증 환자의 몸을 감쌌다.
[띠링!] [모든 병을 치료했습니다.]머릿속에 반가운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
난 매일 같은 시간에 ‘신의 치료’로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주위에서 지켜보는 주술사들과 치료사들을 의식해 신께 기도하는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나름 큰 보람이 있었다.
“무, 물 좀···.”
중증 환자가 깨어나면 제일 먼저 꺼내는 말.
치료사 중 하나가 그에게 물을 갖다 주고 난 후, ‘칠면조 폐병’을 치료한 나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다.
“······황제 폐하께서 나를 치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뒤범벅이었다.
“치료는 끝났지만, 지금부터 중요합니다. 당분간 안정도 취해야 하고, 쇠해진 기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하셔야 합니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황제 폐하!”
며칠 전, 내가 걸린 ‘칠면조 폐병’을 치료한 것만 빼고, 매일같이 이 시간에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낮에는 ‘멀리 돌아오는 강’과 연구자들을 도와 ‘칠면조 폐병’의 치료제를 만드는데 전념하고 있다.
나름대로 결과가 좋아,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올 듯했다.
그때, 자정에 넘는 시간에 누군가가 하나가 병동 안으로 다급히 들어왔다.
“황제 폐하! 완벽한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치료제를 연구하는 그의 얼굴에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연구소가 있는 것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 * *
병동 연구소.
완벽한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어쩔 수 없이 환자의 동의하에 생체 실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생체 실험에 동원된 환자들은 거의 중증 환자였다.
몇 달 동안의 생체 실험.
환자 3분의 1 가까이가 끝내 숨을 거두었다.
지금도 병동 연구실에는 그들의 마지막 숨결이 남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치료제를 투입한 지 삼 일째, 조금씩 증상이 좋아지더니 오늘은 환자가 기력을 회복한 듯 식사도 하고, 편하게 잠도 청하고 있습니다.”
보고하는 ‘멀리 돌아오는 강’도 완치된 환자를 지켜보고 있는 연구자들도 하나같이 흥분되어 있었다.
조금은 그 흥분에 제동을 걸 필요는 있었다.
“후유증은?”
“며칠 간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아직까진 없습니다.”
‘칠면조 폐병’은 폐렴과 가까운 증상을 가진 전염병이었다.
난 ‘멀리 돌아가는 강’과 내가 알고 있는 약초 지식을 다 동원해 최대한 인간의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치료제로 개발했다.
그것도 몸에 흡수가 잘되도록 가루로 먹는 치료제로.
어쨌든 이번 생체 실험에 동원된 환자는 열 명 모두 상태가 무척 좋아 보였다.
“좋아. 한 달간은 더 지켜본 뒤, 치료제를 발표했으면 해.”
“알겠습니다. 황제 폐하!”
* * *
한 달이 훌쩍 지났다.
‘하늘의 태양’ 전 지역에 ‘칠면조 폐병’의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더불어 생약 치료제의 대량 생산을 지시하고 난 뒤에야 ‘밝은’ 마을에서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다.
“······치료제가 있다 해도 어차피 모두가 한 번은 걸려야 합니다. 그래야 내성이 생겨 끝이 납니다.”
치료제를 개발한 연구자들과 함께 나를 배웅하는 ‘멀리 돌아오는 강’의 얘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밝은’ 마을은 전염병으로 아직도 통제되고 있지만, 그 통제도 조만간 끝이 날 것이다.
“저번에 얘기했지만, 칠면조 고름으로 한 번 백신을 한 번 만들어봐.”
“알겠습니다. 황제 폐하!”
‘칠면조 폐병’ 치료제를 개발해서 딱히 백신은 필요 없을 것 같지만, 앞으로 새로 발생할 전염병을 대비해 백신 제조 기술은 꼭 필요했다.
운이 좋아서 그렇지, 다음에도 ‘칠면조 폐병’ 치료제를 개발한 보장은 없었으니까.
잠시 후, 마을의 주요 인물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난 친위대 전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수많은 사람의 뜨거운 배웅 속에 수도로 향했다.
“조심히 가십시오. 황제 폐하!”
“우리의 목숨을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늘 신과 정령들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그렇게 ‘하늘의 태양’ 내정, 정치, 외교에 집중하는 사이···.
10년이 훌쩍 지났다.
* * *
‘하늘의 태양’, 최서남단 항구 쿠메아이 마을(샌디에이고)
항구에는 최신식으로 건조된 범선 열 척이 태평양을 항해하기 위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 번 연임을 끝으로 황제 자리에 물러난 난 네 번째 황제로 뽑힌 ‘용감한 늑대’의 명을 받아 새 항로를 개척하는 탐험대의 선장이 됐다.
-1424년 봄.
지도 창에 표시된 날짜를 확인한 나는 양쪽으로 ‘우직한 곰’과 ‘세찬 눈보라’를 호위를 받으며 기함에 올라탔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며 황제로서 지난 일들이 머릿속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균형 발전을 위해 여러 행정부서 협력 하에 내정에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농업, 무기, 과학, 교육, 예술 등등.
또한,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개척영토부의 활약으로 북미 지역 대부분 영토가 ‘하늘의 태양’에 편입됐다.
로키 산맥을 넘어 캘리포니아 지역과 서부 해안 지역은 워낙 많은 부족이 있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그들을 복속시키기로 했다.
물론, 후임 황제인 ‘용감한 늑대’에게 그것을 포함해 다른 계획들도 인수인계가 끝난 상태였다.
문제는 아스테카 제국.
외교적으로 공을 들였던 아스테카 제국은 다행히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세 도시를 적절히 지원하며 지금까지 계속 균형을 유지한 게 주효했다.
그때, 부선장으로 임명된 ‘세찬 눈보라’가 선실로 들어왔다.
“······모든 물자를 실었고, 대포와 총기, 무기도 이상 없습니다.”
“좋아. 바로 출항하지.”
“네.”
잠시 후, 항구에 모인 ‘하늘의 태양’ 사람들의 열렬한 배웅 속에 열 척의 범선이 기함을 따라 드넓은 바다를 향해 차례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실에 있던 난 조용히 상태 창을 켰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십 년 동안 꾸준히 레벨을 올렸던 스킬.
[중급 – 항해술(15/20)]고급 항해술에 올라가는 것도 그리 멀지 않았다.
한때, 쿠메아이 부족 사람들의 터전이었던 마을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바라봤다.
최종 목적은 새 항로 개척.
그 외에도 천연두 같은 전염병 해결책, 새로운 기술 도입, 타 국가와 교류 등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었다.
“조선이라···.”
유럽 대륙으로 갈지, 아니면 아시아 대륙으로 갈지 고민했지만, 결국 아시아 대륙으로 결정했다.
“······지금은 세종대왕께서 다스리고 있겠지.”
위대한 성군인 세종대왕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하늘의 태양’과 조선의 만남.
과연 이 만남이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뒤바꿀지 전혀 예상이 안 됐다.
“······최선을 다하자.”
상념에서 깨어난 난 하늘 한가운데에 떠오른 태양을 쳐다봤다.
그리고 어느새 열 척의 범선은 바다의 작은 점이 되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었다.
·········
······
···
에필로그
2015년, 대한제국 수도, 중학교.
조선을 이어 강대국으로 거듭난 대한제국.
“아메리카 대륙이 제일 먼저 교류한 나라는 어디라고?”
“조선입니다.”
“정답.”
역사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 중요한 만남으로 조선은 현 최강대국인 ‘하늘의 태양’과 함께 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거야.”
그렇게 ‘하늘의 태양’과 조선에 관한 역사가 끝나자, 몇몇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역사 선생님의 답변이 계속 이어졌다.
“유럽인은 아메리카 대륙을 언제 발견했습니까?”
“······1492년 10월 12일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이끄는 함대가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밟았지. 하지만, ‘하늘의 태양’ 사람들에게 처형을 당해 안타깝게도 유럽으로 돌아가지 못했어. 그리고 한참 후에 아메리카 대륙이 유럽에 전해진 것은 1554년 6월 8일. ‘하늘의 태양’ 최초의 황제이자,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불리는 ‘신의 아들이자 전사인 아주 큰 이천일’의 손자인 ‘푸른 바다’가 방문단을 이끌고 유럽 대륙을 밟으며 본격적으로 아메리카 대륙이 알려졌지.”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있는 이천일은 자신의 이름과 비슷하지만, 다른 ‘이천일’이라는 이름이 또 나와서 왠지 모르게 친숙함을 느꼈다.
때마침, 점심을 알리는 종이 울려 퍼졌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세계사 주제는 ‘하늘의 태양’ 초기 역사를 다룰 거야.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이 많으니까 다들 기대해도 좋아.”
장래에 격투기 선수가 꿈인 중학생 이천일은 다음 역사 수업을 기대하며 전속력으로 식당을 향해 달려갔다.
– 完 –
#작가 후기
부족한 글인데도, 지금까지 ‘신대륙 인디언으로 살아가다’를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불규칙한 주기 연재로 짜증나고 마음 상한 독자님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신대륙 인디언으로 살아가다’
원래 제가 구상했던 내용까진 다 쓰지 못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쯤에서 완결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열린 결말로서 1부 완결 아닌 완결을 하게 되었네요.
먼 훗날이겠지만, 2부를 쓸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이번 소설을 완결하면서 작가로서, 개인으로서 뒤돌아보며 많은 걸 배우고, 또 깨닫고 갑니다.
대부분 반성하고 개선할 것들이지만, 작가로서 가져야 할 자세 중 하나는 확실하게 터득한 것 같습니다.
소설이 재미가 없어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도,
성적이 저조해도,
악플에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꾸역꾸역 쓰면서 어떻게든 완결할 수 있다는 점.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차기작은 작가로서 ‘성실 연재’라는 능력을 장착해 조만간 이른 시일 내로 독자님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의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