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the Hero’s Older Brother RAW novel - Chapter (24)
용사의 형으로 산다는 것 24화
24화 준비 (2)
클라인의 검술은 본능을 기반으로 한 변칙적인 검이다.
과거, 처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을 때부터 클라인은 어떻게 검을 잡아야 밸런스가 깨지지 않는지, 검의 경로를 어떻게 해야 효율적인지를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신이 내린 축복.
그 말에 가장 어울리는 천재 중의 천재.
그런 클라인에게 검술보다 뛰어난 재능이 있었으니, 바로 마력 감응력이었다.
클라인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마력을 다루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고, 아카데미는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클라인의 파괴적인 마력에 대항할 자는 그리 많다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클라인의 검술은 어느 순간부터 성장을 멈추고, 압도적인 마력을 보조하는 식으로 격하되기 시작했다.
셰인은 바로 그 점을 콕 집었다.
분명 클라인의 마력은 대단하나, 그게 통하지 않는 상대도 있는 법.
훗날 클라인이 성검을 얻기 전까지, 셰인은 클라인의 검술을 보다 성장시킬 생각이었다.
-끼익!
선두에 선 덩치 큰 랫맨이 먼저 달려들었다.
놈들은 성인만 한 덩치도 위협적이지만, 강철과도 같은 내구성을 지닌 손톱 또한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놈이 먼저 손톱을 휘두르며 클라인에게 공격을 가했다.
클라인은 그런 랫맨의 공격을 뒤로 물러나 피하고 일격에 랫맨의 심장을 꿰뚫었다.
-찌직?!
무리 중에서 제법 덩치가 큰 녀석이 한 번에 죽은 것을 보고 남은 네 마리의 랫맨이 움찔거렸으나, 이내 동시에 공격해 왔다.
두 마리는 사족 보행으로 몸을 낮추고, 벽과 천장을 타며 달려들었고, 다른 한 마리는 아까처럼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그에 클라인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최소한의 마력으로 강화된 다리에 힘을 싣고 단숨에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러나 최소한의 마력으로 강화할 수 있는 것으로는 랫맨의 동체 시력을 속이기 힘들었다.
-끼이익!
잠깐 당황한 두 랫맨이 위아래로 손톱을 휘둘러 오는 것을, 클라인은 벽을 타는 것으로 회피하고 그대로 정면에 있는 랫맨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우와. 화려하네.”
디라일라의 말처럼 클라인은 화려한 동작으로 랫맨을 넘어뜨림과 동시에 검으로 놈의 심장을 꿰뚫고 그대로 뒤돌아 쉬지 않고 움직였다.
자신들의 공격이 빗나가자마자 남은 두 마리가 서로 눈치를 보며 뒷걸음질쳤으나, 그들의 뒤에는 셰인과 일행이 있는 상황.
이에 두 마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한번 동시에 달려들었다.
이번에도 클라인은 어렵지 않게 한 마리의 목을 베며 공격을 회피했으나.
-찌지직!
뒤에서 상황을 관망하던 랫맨이 울었고, 클라인의 검에서 살아남은 랫맨도 함께 울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주를 선택했다.
이미 다섯 마리의 동료 중 셋이 당한 상황.
랫맨은 여기서 모두 죽기보다 다른 동료들을 더 불러 온다는 선택지를 택한 것이다.
-찌직?! 케헥!
그러나 그걸 지켜보고 있을 셰인이 아니었다.
어느새 소환된 마탄이 두 랫맨의 머리에 정확히 명중했고, 놈들은 눈을 까집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클라인.”
“예, 형님.”
“형편없구나.”
“……!”
클라인의 가슴에 그 말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 * *
반나절 정도 이어진 토벌 이후, 일행들은 그럭저럭 쓸 수 있는 안전지대를 발견한 뒤에야 전진 캠프를 설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냄새가 최대한 나지 않는 전투식량으로 식사를 마친 후에야 셰인의 입이 열렸다.
“우선, 클라인. 너부터 시작해야겠다.”
“……예.”
셰인의 말에 일행들은 그가 꺼내는 마도촬영기를 바라봤다.
셰인이 마도구에 마력을 부여하자, 마도구 위로 입체영상이 떠올라, 오는 길에 치렀던 클라인의 전투를 투영했다.
“여기서 클라인의 문제를 파악한 사람이 있나?”
“어…… 잘 모르겠는데. 잘한 거 아냐? 전부 일격에 깔끔하게 죽였는걸. 도중에 몇 마리 놓치기는 했지만.”
디라일라의 평가였다.
그녀의 말처럼, 클라인은 일검에 적을 죽이며 조금의 빈틈도 없이 적을 상대했다.
때문에 아까 셰인이 클라인에게 형편없다 말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한편, 클라인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고 이어서 아네이스가 입을 열었다.
“상냥하네.”
“엥?”
“검이 상냥해.”
아네이스의 말에 디라일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냥해?
적을 일격에 죽이는 검의 어디가 상냥하다는 말인가.
“마치, 몬스터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반드시 일격에 죽이려고 고집하고 있어. 그게 아니었다면 저렇게 놓치는 랫맨도 없었을 거야.”
추가적인 아네이스의 말에 셰인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디라일라 또한 그 말을 알아들었다.
“엑. 그래서 상냥하다는 거야? 뭔 비유가…….”
좀 고통스럽더라도 더 오래 살고 싶은 디라일라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클라인. 너는 머리가 나쁜 게 아니니 굳이 더 설명하진 않으마. 하지만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팀에 얼마나 위험을 끼치는지는 잘 알고 있겠지?”
“……명심하겠습니다.”
이는 클라인의 착한 심성에서부터 나오는 나쁜 버릇이다.
“비단 팀에 위해를 끼치는 것뿐만이 아니다. 너의 검에는 망설임이 있어. 그 망설임이 있는 한 너는 육체적 혹은 마력이 성장하더라도 검술에 있어서는 더 이상 진보할 가능성이 없다.”
“…….”
“나는 내 동생이 그런 반푼이가 되는 걸 바라지 않아.”
물론,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전생의 클라인은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
필요 이상으로 잔인해지지는 않았으나, 반대로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않았다.
그럴 수 있던 이유는, 그러한 망설임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는 것을 눈앞에서 겪었기 때문이다.
셰인은 굳이 그 지경이 되어서야 클라인이 성장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리고 아네이스. 너도 클라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내가?”
마도촬영기에서 나오는 영상이 이번에는 아네이스의 전투를 보여 줬다.
아네이스의 전투는 말하자면, 예술에 가까웠다.
아네이스의 검은 상대를 일격에 죽이기보단, 틈을 만드는 데 특화됐다.
적에게 빈틈이 나오면 굳이 죽이기보다는 부상을 입혀 전투에서 배제시키고, 다음 행동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른다.
덕분에 클라인과는 다르게 놓치는 랫맨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클라인의 눈에는 그녀가 가진 문제가 여실히 보였다.
“클라인의 검이 상대에 대한 동정심이 있다면, 너의 검에는 생각이 많다.”
“…….”
셰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대강 알아차린 아네이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셰인의 말을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평가를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확실히, 그 덕분에 네 검술은 ‘예지’에 가깝다 할 수 있지. 하지만 그게 과하다는 말이다.”
“동감하지 못하겠어.”
그저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에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다.
진심으로 셰인의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일단 이 전투 장면부터 보도록 하지.”
셰인이 보여 준 영상은 처음 클라인의 전투에서처럼 다수의 랫맨을 상대하는 아네이스의 모습이었다.
랫맨은 맨손으로 싸우지만, 그 손톱으로 흙벽을 파고 달리며 다방면에서 공격을 가해 온다.
아네이스는 그런 랫맨들의 전투방식을 금세 습득하고, 다양한 패턴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상대했다.
검을 크게 휘둘러 벽과 천장에서 오는 랫맨들을 경로를 파괴한다.
경계심이 많은 랫맨은 단순히 자신들의 이동경로에 검이 훑고 지나갔다는 것만으로 움직임이 느려졌고, 동시에 앞으로 뛰쳐나간 아네이스가 정면의 랫맨 두 마리의 다리와 얼굴을 베고는, 동시에 뒤로 몸을 돌렸다.
마력이 실리지 않은 평범한 철검이라 방금의 공방에서 죽은 랫맨은 없었으나, 아네이스는 차질없이 움직이며 랫맨들에게 크고 작은 상처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이 도주에 방해가 되는 상처들이었다.
다리를 베거나, 발목을 베거나, 얼굴을 베어 앞을 보지 못하게 하거나.
클라인의 전투와 다르게 혈향이 땅굴 내부에 진동했고, 영상 속 디라일라는 속이 안 좋다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나 끝내 아네이스의 전투에서 살아 돌아간 랫맨은 없었다.
“음, 내가 봐도 깔끔하기만 한데?”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이건…… 제가 펼치기엔 힘든 검술이로군요.”
본능에 맡기듯 검을 휘두르는 클라인과 다르게 아네이스는 정교한 검술을 선보였으니, 디라일라나 클라인이나 또 다른 천재를 보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아네이스, 너의 검은 정교하다. 지금 본 것처럼 약한 상대가 너를 이길 확률은 0에 수렴할 거다. 하지만 너와 비슷한 수준의 상대와 겨루게 된다면 네가 질 확률이 높아지지. 왜 그런지 아나?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
“아직 그런 경험이 없기에 이런 검술을 펼쳤을 거다. 보다 강한 적이 나타나면 그저 보다 강했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있었을 것이고, 약한 적에게는 기술을 고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고.”
“……아.”
셰인의 말처럼.
아네이스는 여태까지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적을 상대한 경험이 없었다.
저지먼트 기사단의 일원들은 그야 다들 강한 게 당연했고, 반대로 아카데미에서는 아네이스와 견줄 정도의 상대는 없었다.
몇 번은 클라인과 대련을 한 적도 있었지만, 압도적인 클라인의 마력은 아네이스도 어쩔 방법이 없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네이스는 여태까지 자신과 동등한 상대와 싸워 본 적이 없었고, 보다 자신의 명확한 한계를 깨닫는데 어려움이 있던 것.
그 말을 들은 아네이스는 뭔가 깨달은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이 던전에 괜찮은 상대가 있더군. 녀석과 겨뤄 보고, 클라인과 대련을 펼쳐 봐라. 마력을 쓰지 않은 상태로. 그럼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알았어.”
아네이스는 순순히 셰인의 말을 받아들였다.
어쨌든 팀에 들어온 이상 리더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았고, 아네이스가 듣기에도 셰인의 판단이 아예 틀렸다고 생각되지도 않았기에.
“그럼, 디라일라.”
“윽.”
한편, 디라일라는 무언가 찔리는 게 있다는 듯 셰인의 시선을 피했다.
여태까지 다른 사람들의 영상을 보며 이래저래 참견하긴 했지만, 실상 여기서 가장 무력이 뒤처졌던 것은 바로 디라일라였다.
실제로 그녀는 지금도 옷 여기저기 구른 흔적으로 인해 흙투성이가 된 상태였고.
“굳이 영상을 보기보다 스스로가 잘 알겠지만, 그래도 일단 봐 보도록 하지.”
“아니, 굳이 그럴 필요 없는데…….”
“그래도 봐라. 직접 보는 것과 아닌 것은 다르니까.”
“끄응…….”
이어서 마도촬영기에서 디라일라의 모습이 비춰졌다.
-이런 씨발!
“크흠!”
시작부터 디라일라는 욕지기를 내뱉으며 랫맨의 공격을 피해 바닥을 굴렀다.
“전투에선 감정이 격해지기 마련이니 욕을 한다는 것 자체로 뭐라 하진 않아. 하지만 적에게 눈을 떼고 저렇게 구르는 건, 그것도 다대일 전투에서 저러는 건 자살행위다.”
클라인과 아네이스하고는 다르게 디라일라에게는 전술적으로 해 줄 조언이 많았다.
어쨌든 셰인 또한 마법사였고, 기본적으로 디라일라도 셰인처럼 시동어 없이 마법과 비슷한 이적을 행사하는 사람이었기에.
“한 줌의 흙을 사용해 랫맨의 내부로 침투시키고 안에서 헤집는 것은 좋은 공격 방식이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다대일 전투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전투법이다.”
셰인의 말처럼 영상 속 디라일라가 조종하는 한 줌의 흙이 랫맨의 입과 코에 들어가 내부를 헤집고 나오는 장면이 있었으나, 그 때문에 디라일라가 이어지는 다른 랫맨의 공격을 대응하지 못하고 바닥을 구르게 된 것이다.
“전사도, 마법사도 둘 다 멀티태스킹이 중요하지. 전사는 전투 중에도 외부의 위험요소가 없는지 미리 파악해야 하고, 마법사 또한 비슷하게 마법을 준비하는 동안 다른 위험이 없는지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전사는 가능하고 마법사가 불가능한 이유를 아나?”
“어, 모르겠는데.”
“전사와 다르게 마법사는 제5감각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5감각?”
“미각, 촉각, 후각, 청각. 그리고 그 모든 것이 합쳐져 만들어진 기감이다.”
누구나 한 번쯤 ‘타인의 시선을 느낀다’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시선에는 그 어떠한 물리적 법칙이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어떻게 타인의 시선을 눈치챌 수 있을까?
바로 인간이 타고난 다섯 번째 감각, 기감 때문이다.
“전사는 최전방에서 타인의 기감에 가장 많이 노출된다. 때문에 살기에 민감하지.”
하지만.
“후방에서 마법을 쏘는 마법사는 그 기감이 무딘 편이다. 그 차이가 전장에서 생과 사를 가르지.”
그러면서, 셰인은 평소처럼 무뚝뚝한 표정으로 디라일라를 바라봤다.
“그러니, 몸소 살기를 느껴 보고 그 편린을 기억해라.”
“아……?”
그 직후 디라일라는 서 있던 자세 그대로 움직임이 멈췄다.
손과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가슴은 묵직한 돌덩이라도 올려 둔 듯 자유롭지 못 했다.
숨 한 번도 들이쉬지 못하는 갑작스러운 상황.
그리고 그 현상이 어디로부터 발생됐는지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바로, 셰인에게서부터 폭사되어 나오는 살기 때문이었다.
“이게 바로 살기라는 거다. 지금 느끼는 그 감각을 잘 새기도록.”
“흐극.”
‘잘 새기라고? 이런 미친!’
이건 뭐라 해야 할까.
새기고 싶지 않더라도 알아서 세포 단위로 새겨지는 듯한 감각이었다.
과도한 공포에 몸이 경직되고, 그로 인해 도망치라는 뇌의 명령을 다리가 거부한다.
절대적인 포식자 앞에 선 피식자의 감각.
그렇게 30여 초 더 지속되고 나서야 셰인은 살기를 거뒀고, 디라일라는 그대로 주저앉아 부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았다.
“시, 씨발…….”
“디, 디라일라 양?”
그 사이, 아네이스와 검과 관련해 대화를 주고받던 클라인이 당황하며 다가왔다.
아네이스 또한 무슨 일인가 고개를 갸웃하며 디라일라를 바라봤다.
고작 30초.
그사이 디라일라의 구릿빛 피부가 창백해지고, 어마어마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우으, 씨발! 지릴 뻔했잖아!”
“지, 지리다니 그게 무슨…….”
그 말에 클라인이 얼굴을 붉혔으나 디라일라에게는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방금 네가 느낀 것 보다는 미약하지만, 전방의 전사들은 그러한 기감을 느낀다. 그러니 다가오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고.”
“으…….”
그러자 디라일라는 클라인과 아네이스를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
쟤들은 이런 걸 경험하면서 산다고?
물론, 방금은 셰인이 디라일라에게 살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새기기 위해 과하게 선보인 것이지만, 최전선의 전사들은 적과의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며 천천히 그 살기에 익숙해지는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억울한 건 억울한 거다.
도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고 자신에게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그런 살기를 사람이 뿜을 수 있다는 것도 경악할 일이었지만, 그보다는 사람들 보는 앞에서 지릴 뻔했다는 게 더 빡쳤던 디라일라가 외쳤다.
“이씨.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야! 그럼 너는? 말로만 보여 주지 말고 실천으로 해 봐!”
그 말에 클라인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셰인을 바라봤고, 아네이스는 대놓고 디라일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리더의 말은 따르긴 따르겠자만, 그래도 뭐 하나 보여 줘야 보다 믿음이 생기지 않겠는가.
분명 형님을 존경하는 클라인이었지만, 적어도 팀장이 됐다면 다른 팀원들에게 그 부분을 납득시켜야 하는 것은 분명했기에.
클라인 또한 셰인을 바라봤다.
“리더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 줘야지!”
그런 디라일라의 말에, 셰인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소화나 시킬 겸 보여 주도록 하지. 따라와라.”
그리 어려울 것 없는 일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