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the Hero’s Older Brother RAW novel - Chapter (42)
용사의 형으로 산다는 것 42화
42화 끝나 가는 탐사 (7)
라비아타의 부관, 아르디아 제임스는 자신의 감을 믿는 사람이었다.
한때 대륙에서 가장 유명했던 암살단체의 수장이었던 그는 신중하긴 했으나, 위기 상황이 오면 스스로의 감을 믿고 움직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런 감은 제임스에게 많은 위기로부터 구원을 가져왔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조직에 의한 다크엘프들의 습격으로 탐사대가 찢어진 이후, 제임스는 탐사대에 다시 복귀하기보단 독단적으로 움직이기를 선택했다.
단체가 아닌 혼자라면 충분히 살아남을 자신도 있었거니와, 탐사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라비아타 또한 이런 제임스의 판단을 믿고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았고, 계획대로 홀로 돌아다니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위험.’
순간적으로 다가오는 위기감에 제임스는 그림자 속에 자신을 숨겼다.
음차원의 마력.
한때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암살 단체의 수장답게, 최소한의 신체기능만을 남겨 둔 채 그림자에 스며들었다.
“에잉, 쯧쯧. 역시 급조해서 만든 것치고는 영 힘을 못 쓰는구나.”
꼬장꼬장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위험한 요람에 평범한 노인이 있을 리는 만무할 터.
제임스는 습관적으로 이곳에 있을 법한 인물들을 추려 봤다.
이곳까지 오면서 키메라들의 모습도 확인한 제임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에 있을 법한 인물 중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고든. 그 자인가.’
한때 흑마법사 집단의 수장이었던 고든.
과거 연합국과 전면전을 펼쳤던 흑마법사 집단은 현재 괴멸된 상태였고, 연합국의 수장인 제국에서는 흑마법사를 이끌었던 고든이 사망했음을 공식으로 발표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임스가 이끄는 정보 단체가 주시하고 있는 조직에서 활동 중인 것을 확인했었다.
‘좋지 않은데.’
다른 것은 몰라도 고든의 능력만큼은 진짜였다.
고작 탐사대 하나가 상대하기엔 벅찬 존재였으나, 이내 제임스는 생각을 달리 했다.
제임스가 알고 있는 고든이라면 자신이 이곳까지 온 것을 모를 리가 없다.
그만큼 고든은 다방면으로 뛰어난 존재였고, 음차원의 존재를 모르지도 않았을 테니까.
거기다 그가 다루는 언데드도 없는 것을 봐서는, 메자이아 대수림의 특성상 언데드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듯싶었다.
‘엘프들의 눈을 피하고 있는 건가.’
어쩌면 일이 생각보다 쉽게 흘러갈지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 곧바로 라비아타에게 가기보다는, 탐사대보다 먼저 메자이아 대수림에 찾아온 또 다른 모함단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라비아타도 안심하고 전력을 다할 수 있을 테니.
그리 판단한 제임스가 몸을 빼려던 찰나.
“끌끌. 게 누구냐. 쥐새끼처럼 숨어서 보지 말고 나오거라.”
‘……!’
고든의 시선이 어둠이 일렁이는 방향으로 향했다.
* * *
제임스가 고든의 주거지에 도착하기 한참 전.
[그게 정녕 가능한 겁니까……?]오베른의 물음에 셰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셰인은 이번 탐사대의 주적인 고든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생에도 그랬지만, 고든의 정체가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무렵, 사람들은 그저 그가 미친 연금술사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그 잔혹하리만치 천재적인 면모 또한 부각됐지만, 이미 한 번 연합국에 의해 패배했던 패배자에 불과했으니.
그러나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하나 있었다면, 그의 재능은 고작 천재적이다, 라는 표현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문제였다.
그리고 그런 그의 재능은, 조직과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악마의 꽃을 탄생시켰다.
예를 하나 들면 고든이 만든 키메라 군단은 단순히 흑마법사가 만든 키메라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현재 이종족들이 봉인된 지금, 오로지 인간에게만 허락되어 있는 ‘종의 성장’이 가능한 생명체였기 때문이다.
이를 간단하게 봐서는 안 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고든이 만드는 키메라는 늘어날 것이고, 그 한 마리 한 마리가 다양한 몬스터의 장점만을 추려 만든 생체 병기나 마찬가지다.
그런 존재들이 성장마저 가능하다면, 이 얼마나 불합리하단 말인가.
[그중에서도 넘버링이 붙은 녀석들은 까다롭지.]넘버링.
고든이 특히나 애정하며 자신의 친자식이라 부르기까지 하는 키메라 생명체들.
아직은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으나, 미래에는 그러한 키메라 생명체들이 하나하나 군단을 다루는 수준까지 성장하면서 인류에게 공포로 다가온다.
[그러한 개체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녀석은 알파지.] [알파, 말입니까.] [그래. 놈은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실패작이다. 군단으로 활용하기엔 불가능한 놈이니.] [한데 왜 가장 까다로운 겁니까?] [반대로 말하면, 단일 개체로도 조직에서 쓰일 정도로 강하다는 말이니까.]고든의 첫 키메라인 알파는, 고든이 한참 제국을 향한 적의가 가득했을 당시에 만든 키메라였다.
당시 제국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연합국의 토벌대에 의해 자신이 이끌던 흑마법사 단체가 전멸했을 때.
고든은 자신이 당한 수법 그대로 제국에게 돌려주고자 했다.
다만 군단을 원했던 조직의 의도와는 달랐기에 단 한 마리에 만족했어야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는 까다로운 상대였다.
[놈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반마력 파장을 일으키는 키메라니. 생명의 근원인 마력을 거부하는 상대가 어찌 까다롭지 않을까.] [반마력…… 그런데, 왜 그런 존재를 탐사대에만 맡겨 두시는 겁니까?]앞으로 나아가던 길.
현재 셰인이 가고 있는 방향은 탐사대가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오베른의 그런 의문에, 셰인은 한마디로 정리했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마력을 주축으로 성장한 인류에게 마력을 흩트리는 반마력 생명체는 위협적이나.
아직 알파는 완성된 존재가 아니었고, 더군다나 그곳에는 그런 알파의 최대 천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 * *
“히히히, 우리 같이 놀자아아!!”
알파의 괴성과 함께 다시 한번 램퍼트 모험단원들의 방패가 크게 흔들렸다.
그들의 오러가 언제 끊길지 모르듯 위태롭게 휘엉청거리자, 더 이상 방어만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클라인이 앞으로 달려들었다.
‘저 속도를 눈으로 따라잡긴 힘들어.’
키메라, 알파는 클라인의 동체 시력으로도 따라잡기 힘들 만큼 순간가속의 속도가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응? 네가 놀아주게?! 좋아!”
아까 기습에 실패했던 클라인이 앞으로 나오자, 너무도 쉽게 알파의 시선이 끌렸다.
그런 알파가 다시 한번 제자리 멈춰 도약 자세를 취하자, 클라인은 그대로 뽑아 든 검의 경로를 정했다.
하지만.
씨익.
직전에 보인 알파의 웃음에 황급히 검을 휘수하고 방어 자세를 취했다.
콰앙-!
본래는 알파가 도약하는 순간에 맞춰 그 경로에 검을 휘두를 작정이었다.
한번 도약을 시도하면 도중에 경로를 바꾸지 못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보인 알파의 웃음에 클라인은 본능적으로 무언가 틀어졌음을 느끼고는 자세를 바꿨고, 다행히 그 감은 틀리지 않았다.
본래라면 정면에서 들어왔어야 할 공격이 측면에서 날아왔다.
살기를 느끼고 대비하고 있던 덕에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지만, 그 묵직한 무게감에 클라인이 들고 있던 검에서 좋지 않은 소리가 들려왔다.
“흐읍!”
그 순간 검을 비틀어 알파의 주먹을 흘리고, 마력으로 강화된 발차기를 녀석의 복부에 쑤셔 넣었다.
“키헤헥!”
“……!”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다.
그런 느낌이 들기 무섭게, 알파가 뒤로 몸을 피했다.
“아으, 아파, 아파! 히히…… 근데 재미있다. 어떻게 알았지?”
그런 알파의 물음을 뒤로하고, 클라인은 녀석의 뒤에서 움찔거리는 무언가를 바라봤다.
그것은 성인 몸통의 크기만 한 사이즈의 꼬리였다.
분명 처음에는 본 적 없던 꼬리가, 클라인과 눈이 마주치고 도약한 순간에 나타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몸뚱이인지.
클라인은 한 차례 넘긴 고비를 뒤로하고 외쳤다.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한 공격이 놈에게 먹혀듭니다!”
방금 막 자신이 파악한 정보를 탐사대에 알린 후에도 클라인은 최전선에 서서 일렉사 모험단에 가해지는 부담을 조금씩 덜어 줬다.
“히히, 조금 답답하지만, 이런, 이런 방법도 재미있어. 응. 히히히.”
하지만 탐사대가 무작정 유리해지지도 않았다.
반마력 파장으로 인해 알파의 공격의 대부분을 가담하고 있던 일렉사 모험단원들이 빠르게 지치기 시작했고, 처음과 다르게 방패에 유지되던 오러 또한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바람 앞에 놓여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꽃처럼.
이미 그 사실을 진작에 파악한 알파는 굳이 클라인이나 황실 기사단원들을 노리기보단 앞장서서 방패를 들고 있는 이들을 노렸다.
그나마 그중에서 가장 위협적인 이는 아네이스였는데, 그녀의 오러는 반마력 파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아네이스는 뒤에서 모체가 낳는 키메라들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바쁜 상황.
그러던 중.
“끄윽……!”
아까부터 알파의 집요한 공격을 담당하고 있던 모험단원 중 한 명이 부들거리는 팔을 늘어뜨렸다.
정신력과 관계없이 이미 팔 근육이 괴사하기 시작하며 더 이상 뇌의 명령을 듣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히히, 친구, 친구 아파 보인다. 그런데 더 못 놀겠네. 히히.”
마치 일방적으로 개미를 학살하는 이유 없는 악의를 지닌 아이의 표정처럼.
순수한 악의로 무장한 알파의 주먹이 또 한 명의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
“젠장, 타일렉!”
“씨발!”
방패를 늘어뜨린 동료를 대신해 자리를 메우던 단원 한 명이 빈틈을 보였고, 짐승과 같은 본능을 가진 알파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방패 사이로 자신의 꼬리를 우겨넣어 단원의 머리를 후려쳤다.
그것만으로도 단원의 얼굴은 뭉개진 채로 바닥에 쓰러졌고, 더 이상의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썅!”
결국 일렉사의 입에서도 욕이 터져 나왔다.
특히 그는 도미닉과 황실 기사단을 노려봤는데, 아까부터 그들은 소극적으로 움직이며 틈만을 보고 있었다.
‘이딴 게 황실의 기사단원이라니!’
북부의 성벽을 지키고 있는 고향의 기사들보다도 못한 그 모습에 일렉사가 분노를 터뜨릴 때쯤.
죽은 동료를 기릴 틈도 없이 알파가 다시금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공격이 통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방패 밖으로 나온 클라인이 일렁이는 오러에 휩싸인 채 알파의 주먹을 막은 것이다.
그러나 검에 부담되는 충격으로 인해 검이 부러진 순간, 알파는 자세를 잃지 않기 위해 꼬리를 놀려 클라인의 심장을 노렸다.
“키힛?!”
생전 겪어 본 적 없는 화끈한 통증이 꼬리로부터 느껴지자, 알파가 뒤로 크게 물러섰다.
어느새 잘려 나간 꼬리.
탄탄한 근육으로 외피를 단단하게 보호하고 있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알파의 신체는 오러로 감싸인 검을 막을 수 없었다.
한편, 클라인은 뒤로 크게 물러선 알파를 쫓지 않았다.
“잠시 빌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카르로트도 스스로 도움이 된 걸 좋아했을 거예요.”
클라인의 손에 들린 검은 알파의 첫 기습에 당한 모험단원의 검이었다.
그에 클라인은 잘린 상태에서도 버둥대는 알파의 꼬리를 다시 한번 가르고, 일렉사에게 말했다.
“이제부터는 제가 앞서겠습니다. 외람되지만 단장님께서는 녀석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형식으로 방진을 짜 주십시오.”
“……괜찮으시겠어요? ……아니, 제가 잘 못 물었네요. 알겠어요. 당신을 믿어 보도록 하죠.”
어느새 용오름이 피어오르는 클라인의 모습을 보며 알렉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이 말씀하신 기회는 이런 거였나.’
반마력의 원리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클라인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주변에 퍼진 마력이 마치 그물에 걸린 물처럼 흐트러지는 것을 보고, 클라인은 자신의 폭발적인 마력을 피워냈다.
여전히 이 폭력적인 마력량을 한 번에 통제하기엔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미적거리다간, 방금처럼 또다시 희생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아파, 아파아아악!!”
8개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굉음을 내뱉는 알파의 모습을 보면, 무슨 이변이 일어날지 모른다.
실제로 아까보다 반마력 파장이 더욱 거세게 일었으나.
고작 그물 따위로는 몰려오는 거대한 파도를 이겨 낼 수 없는 법이니.
잔잔한 호수가에 잠들어 있던 용이 승천하듯, 클라인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압도적인 마력량은 그러한 반마력의 그물조차 거둬내기 충분했다.
이윽고 탐사대는 거둬져 가는 반마력 파장에 편안함을 느꼈다.
흔들리는 촛불처럼 불안정했던 오러는 다시금 단단한 방패의 형상을 만들어 냈고, 그제야 반격의 시간이 찾아왔다.
* * *
클라인의 활약이 시작되자 전투의 흐름이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오러를 되찾은 일렉사의 모험단은 이전과 다르게 알파를 포위하는 형식으로 방진을 만들어 놈이 쉽사리 도약을 하기 힘들도록 공간의 제약을 만들었다.
그때마다 클라인은 놈이 도약하기 전에 앞서 달려들었고, 반대로 답답해진 알파가 억지로 공격에 들어가면 반드시라 해도 좋을 정도로 클라인의 반격이 들어왔다.
어느새 놈의 속도에 클라인이 익숙해진 것이다.
“왜, 왜?! 왜 너희는 안 죽어어?!!”
그 사이 알파의 신체에 여기저기 상처가 쌓였다.
생전 처음 느껴 보는 격통도 알파의 불안정한 정신을 갉아먹었지만, 그보다는 여태까지와 다르게 자신에게 순순히 죽지 않는 적들의 존재는 알파의 내면 깊이 뿌리 잡은 악의가 그의 정신을 더욱 크게 흔들었다.
“후우…….”
그러나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는데, 확실히 알파는 무언가를 죽이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
불리한 지금의 상황에서도 탐사대의 빈틈을 찌르고 들어오는 공격은 하나같이 위협적이었다.
조금의 실수만으로 죽음에 내몰리게 만들 정도였기에.
하지만 그러한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기회를 만들어 낸 덕분일까.
“주거어어어엇!!”
모험단원의 방패에 내쳐진 알파가 괴성을 내뱉으며 크게 도약하며 램퍼트 모험단원에게 달려들자, 단원은 크게 뒤로 물러서면서도 자신의 오러를 분출시켜 놈이 허공에 뜨도록 만들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클라인과 아네이스가 동시에 달려들어 알파의 어깻죽지와 옆구리를 크게 베어 냈다.
“캬아아악!”
끝내 알파가 바닥에 쓰러지고, 그제야 일행들은 긴장 섞인 한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단일개체 하나가 이만한 인원들을 상대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렇게 드디어 끝났다고 판단됐을 무렵.
클라인이 알파의 마무리를 위해 다가가기 직전.
뒤에서부터 짧은 섬광이 터져 나왔다.
“아?”
“……?!”
방금까지 용오름을 피워 내던 클라인의 오러가 사라지고, 동시에 아직 방패를 내리지 않은 램퍼트 모험단의 오러 또한 순식간에 사라졌다.
동시에 신체 균형이 어그러진 일행들이 고개를 뒤로 돌리자, 그곳에는 멀쩡하게 서 있는 도미닉이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안하게 됐구먼.”
그런 도미닉의 손 위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섬광을 뿌려 대는 육각면체 오브가 놓여 있었다.
그런 오브에서 퍼지는 섬광은, 방금까지 알파가 만들어 낸 반마력 파장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게 일대의 마력을 동결시켰다.
“자네들은 여기서 이만 사라져 줘야겠네. 황실의 미래를 위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어느새 검을 뽑아 든 도미닉은 자신의 기사단원들과 함께 일행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런 도미닉의 그림자 밑으로 일렁이는 어둠을 본 사람은, 클라인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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