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the Hero’s Older Brother RAW novel - Chapter (51)
용사의 형으로 산다는 것 51화
51화 수확의 시기 (6)
인류는 하나의 요람이 개방될 때마다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 왔다.
이번 메자이아 대수림만 해도 얻을 게 상당했는데, 첫 번째로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바로 마석 광산이었다.
현 인류의 모든 부분에 들어간다 해도 좋을 정도의 기초 재료인 마석은 던전에서 몬스터를 토벌해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마석 생산량의 20퍼센트 정도를 차지할 뿐 나머지 80퍼센트는 마석 광산에서 채굴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물량이 부족한 탓에 마법사들은 어떻게든 마석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에 매달려 있는 상황이고.
이런 마당에 메자이아 대수림이 개방되면서, 상단을 포함해 수많은 국가기관에서는 과연 메자이아 대수림에 매장된 마석이 얼마나 되는지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누가 보면 우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메자이아 대수림이 개방되었다고는 하나, 인간의 땅은 아니었으니까.
주인인 엘프가 떡하니 있는데, 침은 남이 먼저 흘리고 있으니.
하지만 적어도 셰인은 그럴 자격이 있었다.
가뜩이나 수도 적은 엘프들은 굳이 그 많은 마석 광산을 놀려 두고 있을 이유가 없었고, 그에 대한 권한 중 일부도 프리실라에게 받아 온 참이었다.
“얼마만큼 먹을 수 있는가…….”
“정확히 탈이 나지 않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래. 그래야겠지.”
로웰은 셰인이 어째서 저런 오만한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으나, 그게 헛된 말은 아니라 판단했다.
비록 작년까지만 해도 부족하다는 평을 많이 받아 온 셰인이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클라인과 비교된 평판 문제였지 셰인 스스로가 남들보다 뒤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니.
오히려 머리를 쓰는 데 있어서는 로웰을 닮아 뛰어난 구석이 있었다.
로웰은 잠시 머리를 굴렸다.
얼마 전까지 있던 문제들로 인해 혼잡했던 문제들은 모두 한쪽 구석으로 몰아 두고, 당장 셰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정보들을 토대로 계산에 들어갔다.
‘이 녀석이 도대체 어떻게 그런 부분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로웰이 방금까지 셰인에게 들은 것은, 메자이아 대수림에 매립되어 있는 마석의 총량과 질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는 단순히 탐사대에 속해 있다고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그 넓은 메자이아 대수림에 마석 광산이 얼마나 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이는 필시 엘프들과 긴밀한 이야기가 오간 게 분명했다.
“1등급 마석 광산 2개 정도는 무리 없이 차지할 수 있을 것 같구나.”
“무리하면 3개까진 가능하겠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듯하군요. 그보다는 명분과 실리를 챙기면서 2등급 광산을 챙기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
마석 광산의 주인이 엘프였고 그들의 여왕인 프리실라에게 대부분의 권한은 받을 수 있었으나, 그렇다고 셰인이 전부 차지하려 한다면 당연히 배탈이 나기 마련이다.
크게는 황실이나 귀족 사회의 견제가 시작될 수 있고, 연합국 차원에서 견제가 들어오는 수가 있다.
이럴 때는 적당히 나눠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말 잘 듣는 상단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리라.
“하지만 그것도 많은 감이 있다. 이건 어찌할 테냐.”
그렇다 하더라도 1등급 마석 광산 2개는 상당히 큰 먹이었다.
당장 소화를 하기 위해서는 클레이튼 가문에서도 인력을 총동원해야 할 정도였으니.
거기에 1등급 마석 광산은 황실마저도 고작 8개 정도를 가지고 있을 뿐인데, 그 와중에 일개 백작 가문이 2개나 차지하는 것은 역시 명분에서 부족한 감이 있었다.
“아예 명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다른 이들과 다르게 셰인은 메자이아 대수림의 탐사가 시작되도록 만든 논문의 저자였다.
당연히 그 부분에 있어서 명분은 결코 부족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부족한 명분은 굳이 셰인이 노력해서 채울 필요는 없었다.
“필요한 명분은 엘프 측에서 채워 줄 것입니다.”
“흐음. 확실하더냐?”
“예.”
“그렇단 말이지…….”
“그 외에도 메자이아 대수림에 만들 지부도 따로 생각해둬야합니다.”
“음.”
하이엘 왕국과 이어진 메자이아 대수림은 지리적으로 봤을 때도 매우 훌륭한 위치였다.
대수림의 북으로 이어진 거대한 산맥을 넘어가면 이후부터는 또 다른 요람과 이어져 있으며, 서쪽으로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지고 동쪽은 암석 지대가 펼쳐진다.
그 암석 지대를 더 나아가면 또 다른 요람이 등장하니, 그야말로 모험가들에겐 최고의 요충지가 탄생하는 셈이다.
그러니 상업적으로 발달할 가능성도 무긍무진했으니, 이에 대한 추진 또한 지금부터 준비해야 했다.
그 말에 로웰은 다시금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으나, 그는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인물이다.
‘이대로 간다면…….’
이번 대수림 건을 제대로 마무리만 한다면, 적어도 제국과 연합국 내에서 클레이튼 상단은 절대적 지위를 얻을 수 있을 터.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남들에게 귀족가의 망나니라 불려오던 셰인이 물고 왔다는 게 여전히 얼떨떨하긴 했으나.
어쨌든 나쁜 일은 아니지 않은가.
“네가 말한 대로 일을 추진하도록 하마.”
“예.”
“그래, 그리고…….”
“……?”
“음.”
이걸 뭐라 말해야 할까.
여태껏 가족들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해 왔던 로웰이었으나, 아무래도 속마음은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셰인과 클라인이 물고 온 기회를 제외하더라도, 두 자식이 그 위험한 요람에서 생존해 왔다는 것이 로웰에게 적지 않은 안도감을 가지고 온 것이다.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리 큰 감흥이 생기지 않았는데, 이렇듯 멀쩡히 살아 돌아온 모습을 보니 마음이 움직였다.
‘……우습구나.’
하나 이제 와서 여태껏 버려두다시피 키워 온 셰인을 걱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또한 위선처럼 보이지 않겠나.
로웰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자신이 가진 감정은 이제 와서 내비칠 만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도저히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비라는 무게감은 이 한마디를 끝내 내뱉게 만들고야 말았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구나.”
“……예. 감사합니다, 가주님.”
“그래. 들어가서 쉬거라.”
셰인도, 로웰도.
여전히 서로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영원히 이 간격이 좁혀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흐른다면.
보다 얼굴을 보고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이 멀게만 느껴지는 거리가 좁혀질 날이 올지 누가 알겠는가.
적어도 둘 중 한 명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그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으리라.
* * *
최근 마법사들의 도시, 메지셔널 위습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메자이아 대수림의 개방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와 별개로 마법사들의 흥미를 끌 만한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엘프들의 마법!
자신들이 전공하는 마법이 아닌 이상에야 별 관심이 없는 마법사들이었으나.
이종족의 마법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해당 이종족의 마법이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그게 자신들의 마법에 어떤 영향이 오게 될지 누가 안단 말인가.
때문에 평소 연구 중 폭발 사고가 아닌 이상에야 소란스러운 일이 없는 도시에는 틈만 나면 마법사들끼리 모여 엘프들의 마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러던 와중에 도시 측에서 오랜만에 학회를 열기로 결심하고 모든 마탑의 탑주들에게 초대장을 보내 왔다.
“드디어!”
“이얏호!!”
본래라면 이런 학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마법사들이 일제히 메지셔널 위습에 모여들었다.
평소 같은 초대장이라면 별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테지만, 초대장에 초청 인물 중 그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평소 발걸음이 무겁던 마법사들이 한달음에 학회 건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오, 매브릭. 오랜만에 보는군.”
“멀린. 자네도 오랜만이구먼. 거의 10년만이던가?”
“언제 그리 시간이 흘렀는지 원.”
“그러게나 말이야.”
기대감에 부푼 마음 때문일까.
오랜만에 만난 마법사들은 서로의 신변잡기를 해 가며 학회 건물 내부를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그 대화도 얼마 지나지 않다 다른 주제로 넘어갔는데.
“그나저나 발견된 엘프의 마법이 어떨 것 같나?”
“글세? 일단 두고 봐야겠지. 당장 국회에서 내놓은 답은 없으니.”
“그나마 오늘 초청 건으로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크게 기대하긴 힘들겠지.”
“크흠.”
두 마법사는 그리 말하면서도 귀를 붉힐 정도로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
실상 두 마법사들의 대화처럼, 그리 크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일단 엘프들의 마법이니 만큼 그에 대해 파악하려면 엘프에게 직접 배우든가, 긴 시간 끝에 해부하다시피 연구하는 수밖에 없었으니.
전자의 경우에는 엘프가 자신들의 마법을 그 정도로 상세하게 알려 줄 리가 없기에 논외였고, 후자의 경우에도 상당 수준의 마법사가 가야 그나마 파악할 수 있지 않겠나.
그나마 마법사라면 연합국 아카데미 출신의 생도 두 명이 들어갔다는데…….
그래 봐야 생도 출신 아닌가.
심지어 둘 다 마탑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은 터라 큰 기대는 어려운 게 당연했다.
“그러니 우리가 더더욱 나서서 의회에 발의를 해 봐야지.”
“암. 그렇고말고. 듣자 하니 엘프들이 쓰는 텔레포트 마법이 그렇게 은밀하다던데.”
“아마도 엘프 특유의 마력 적응력 때문에 그런 것 같아. 그래도 전체적인 구조만 파악할 수 있다면 탐사용으로도 쓰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로군.”
두 마법사처럼 기대는 크지만 그래도 너무 앞서 나가지는 말자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나.
딱 한 명. 그러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다들 뭘 모르는구먼. 그 녀석은 불세출의 천재야!’
제법 중후한 나이에 콧수염을 기른 그는 카비르 마탑의 장로, 케이든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학회에 초청된 인물과 만나 보고 또 함께 연구까지 진행해 본 유일한 사람이었는데, 다른 이들과 달리 그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당시에는 자신의 후원자에게 온 의뢰였기에 적잖이 귀찮아했지만 그 태도가 얼마나 이어졌던가!
당시 그 인물과 만난 이후로 자신의 제자들이 죄다 오징어처럼 보이기 시작한 케이든은 언제고 그자와 다시 만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메자이아 대수림에서 대어를 낚고 왔으니, 이번에는 자신을 얼마나 놀래킬지 벌써부터 기대가 돼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그러다 이윽고 실내가 어두워지면서 진행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음성 확장 마도구를 통해 진행자의 목소리가 회장을 가득 채웠다.
[아아. 안녕하십니까. 오늘 진행을 맡게 된 마일즈라고 합니다. 거두절미하고 오늘 이렇게 모이게 된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메자이아 대수림의 엘프 마법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번 초청 건에 있어 초대된 분은 마탑 소속이 아니니, 이번 주제와 관련된 질문만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짧은 진행자의 말이 이어지고, 이내 회장의 중앙 계단에서부터 한 사람이 등장했다.
검은 머리카락에, 로즈베리색 눈동자.
짧은 지팡이를 들고 등장한 사람은, 이곳 학회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에 지나치게 어린 소년이었다.
이윽고 단상에 올라선 소년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학회 측에서 준비한 음성 확장 마도구에서부터 들려오는 목소리는, 생긴 것처럼 앳되어 가늘었으나 이 자리의 누구도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알 수 없도록 사람의 시선을 잡아끄는 목소리가 다시금 회장에 울려 퍼졌다.
[이번 엘프 마법과 관련되어 학회에 초청된 클레이튼 R 셰인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훌륭한 선배 마법사님들 앞에 서게 되어 영광입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