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the Mage in the Hero’s Party RAW novel - Chapter (136)
용사 파티의 마법사로 산다는 것-136화(136/374)
137화 성장(3)
먼저 에이든과 마야는 꽤나 자잘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큰 공격은 모두 쳐내거나 회피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리한 자이언트 하이에나는 자신들의 공격이 제대로 통하지 않자 거대한 발로 흙을 걷어차 공격해 온 것이다.
대부분은 방어구에 떨어져 나갔지만, 개중에는 관절 사이 등 비교적 방어력이 약한 부분이 맞을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자세가 무너지고, 그 틈을 노려서 들어오는 공격은 상당히 섬뜩했습니다.”
“맞슴다. 그리고 놈들 겁나 빨랐슴다. 거기에 똑똑한 놈들임다.”
마야의 경우에는 [혼령질주]를 통해 자잘한 공격들을 흘려 낼 수 있었다.
거기에 주변과 동화된 상태로 엇박자 공격을 펼쳐 자이언트 하이에나를 혼란에 빠뜨려 일격을 먹였지만.
“한 번 공격을 당하니까 그 뒤부턴 시간을 주지 않았슴다.”
거대한 덩치에 걸맞지 않게 굉장히 영리한 전투 방식을 가진 자이언트 하이에나.
거기에 놈들의 큰 덩치는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기 딱 좋았다.
조금만 대처가 늦어도 거대한 크기에 짓눌릴 위험이 있던 것이다.
“그나마 이번에는 쉬운 편이었어. 자이언트 하이에나는 그리 힘이 센 녀석들은 아니었으니까.”
물론 크기가 크기인 만큼 물리적인 파괴력이 대단했지만,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시킨 두 사람이 대처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녀석들이 지금보다 튼튼하고, 체력 재생력도 대단했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트롤 같은 상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드물게 4계층에도 출현하고, 보통은 5계층에서도 등장하는 몬스터, 트롤.
거대한 덩치에 길쭉한 팔다리를 가진 녀석의 가장 무서운 점은 어마어마한 재생력에 있었다.
“지금처럼 소모전으로 간다면 불리해지고, 더구나 아까 그 자이언트 하이에나처럼 물러서지 않았을 거야.”
에이든이 신성 마법으로 치료되자마자 자이언트 하이에나는 준과 엘레노어에게 덤벼들려 했으나, 에이든과 마야의 마크로 실패했다.
하지만 만약 트롤 같은 괴물이 상대라면, 녀석은 십중팔구 에이든과 마야의 공격을 허용하는 대신 준과 엘레노어를 노렸을 것이다.
“그런데 뭐…… 솔직히 이 부분은 어쩔 수가 없어. 우리 조합의 한계거든.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전투 방식에서 아쉬운 부분을 짚어 준 거고. 염두에 두라는 의미해서 한 말이야.”
“으음…….”
“알겠슴다.”
그렇게 에이든과 마야에게 이번 전투에 대한 평가를 남기고, 준은 엘레노어를 바라봤다.
“어때, 엘레노어. 직접 내 마법에 마력을 부여해 보니까.”
“머리 깨질 거 같던데?”
“그렇지?”
엘레노어는 몇 번 준의 마력을 통해 신성력으로 [변환] 시킨 만큼, 준의 마력을 흉내 내어 그가 일으킨 마법에 충분히 간섭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마법이란 것은 그녀의 생각보다 훨씬 더 섬세한 것이었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마력 과부하로 마법패턴에 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설마, 나 마법도 배워야 하는 거냐?”
“전부는 아니지만 마법패턴의 방식 자체는 배워 볼 만할 거야. 신성 마법과 여러모로 비슷한 구석이 있으니까.”
“끄응…… 이런 건 주교쯤 돼서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엘레노어는 질색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신성 마법 중 일부는 현대의 마법에서 여러 인용을 거쳐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마법 공부에 들어간다.”
“벌써부터 토 나와…….”
그 뒤로 엘레노어는 준이 가장 자주 쓰는 마법의 패턴 강의를 받았고, 에이든과 마야는 자이언트 하이에나와 있었던 전투를 상기하며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해 의논했다.
* * *
“흰고래 용병단이라…….”
헤르텍스 모험단의 단장, 헤르텍스는 자신이 영토로 삼고 있는 에르반토스의 오염구역에 찾아온 흰고래 용병단의 이름을 곱씹었다.
최근 여러 계기로 인해 이름이 급부상한 용병단이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헤르텍스는 그들의 이름을 다른 이의 입에서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론 님이 말씀하신 그 용병단이로군.”
론 카일러.
7레벨 유저가 운영하고 있는 알타스 모험단의 주인이자, 일전 준과 함께 바베른의 찬사에 참가했던 인물이었다.
최근 데이다스의 대신전을 발견하면서 엄청난 유명세를 얻기도 한 그녀는, 과거 헤르텍스와 연이 있었다.
“실력이 상당하다던데. 굳이 우리 의뢰를 받으러 온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
“그렇다면 정보 길드에 정보를 파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때 옆에 있던 그의 부관이 조언을 올리자, 그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안 그래도 현재 1계층인 검은 숲의 페어리 퀸 공략전 때문에 그들을 찾는 이들이 상당수 있지 않았던가.
그 정보만 팔더라도 꽤 넉넉한 돈이 손에 쥐어질 것이다.
의외로 이런 정보 판매는 꾸준한 수입이 되곤 했다.
“관두지. 굳이 알타스 모험단과 연이 있는 이들에게 책잡힐 행동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저희를 후원해 주고 있는 귀족에겐 따로 연락을 줘야지 않겠습니까?”
“아서라. 몰텡 님은 귀족파도 아니시지 않나.”
“으음. 확실히 그렇습니다.”
현재 귀족파들은 블랙아웃 내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꽤나 큰 힘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
그런 만큼 페어리퀸 공략전에서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을 흰고래 용병단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으나, 헤르텍스 모험단과는 크게 연이 없는 이야기였다.
“뭐, 굳이 욕심을 부려서 큰일을 만들 필요는 없겠지. 부관. 언제나 말하지만 삶은 가늘고 길게 봐야 하는 법이야.”
“명심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이제 다음 안건으로…….”
“다, 단장님!”
그때 복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한 모험가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그, 그놈이 등장했습니다!”
정확한 명사도 아니었으나, 헤르텍스는 금방 그 말을 알아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평년보다 시기가 빠른데……? 위치는!”
“산맥 입구 근처에 있다고 합니다!”
“당장 영토에 찾아온 녀석들한테 전해라. 놈이 오고 있다고!”
“알겠습니다!”
“부관! 당장 필드에 나가 있는 단원들을 불러 모아라. 놈을 토벌하러 간다.”
“알겠습니다!”
* * *
“후우…… 꽤나 끈질긴 녀석들이로군요.”
또 한 마리의 자이언트 하이에나가 입자화 되며 사라지고, 에이든은 다시금 물러서기 시작하는 녀석들을 바라보며 질렸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도 덕분에 나름 의뢰는 낭낭하게 수행하고 있네. 놈들만 주의하면 다른 몬스터들의 시선도 신경 쓸 필요는 없고.”
훈련을 시작하고 이틀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준과 일행들은 안개를 벗삼아 주변을 은밀히 겉도는 자이언트 하이에나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놈들은 준과 일행들이 움직일 때마다 일대의 다른 무리들까지 합세해 덤벼들었기에 일행들은 쉬는 사이에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이건 꽤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여정이었다.
“확실히 5계층에서 생존했다고 너무 만만히 봤던 모양입니다.”
에이든의 푸념에 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보름 정도 더 있다가 탑으로 가자.”
“알겠슴다. 그런데 오늘 저녁은 뭠미까?”
“아까 사냥한 사슴 고기 스튜.”
“오.”
그렇게 저녁 식사까지 끝났을 무렵이었다.
“놈들이 또 움직이는 건가?”
“식후 운동 제대로 시켜 주는 놈들임다.”
배불리 먹은 마야가 이쑤시개를 바닥에 뱉으며 말했다.
“놈들의 숫자가 어떻게 됨미까?”
“어…….”
그러자 돌아오는 준의 대답이 모호했다.
“왜 그럼미까?”
“얘들아.”
“예?”
뒤처리를 돕고 있던 에이든도 준을 바라봤고, 엘레노어는 무언가 예상이 된다는 듯 주변을 둘러봤다.
“숫자가 좀 많은데…….”
사방에서 붉은 안광이 새하얀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도망치자.”
필드에 이변이 생겼음을 직감한 준은 과감히 후퇴를 결정했다.
* * *
“놈들이, 왜 저렇게, 움직이는 겁니까?!”
엘레노어를 등에 엎고 달리는 에이든이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물었다.
“나도 몰라! 확실한 건 여기 있어 봐야 좋은 꼴은 못 본다는 거지!”
방금 준이 펼친 [스캔]에 의해 탐지된 몬스터들의 숫자는 대략 열댓 마리가 넘어갔다.
대형 몬스터, 그것도 특성상 무리 지어 다닐 리가 없는 대형 몬스터들이 한데 뭉쳐 준과 동료들을 뒤쫓았다.
[그리스]바로 뒤까지 쫓아 온 자이언트 워 보어의 발 밑으로 마찰력이 사라지자 놈이 순식간에 넘어졌다.
거대한 녀석의 덩치가 마치 바위처럼 뒤에서 추적 중이던 몬스터들을 쓰러뜨렸다.
그러고도 재빠른 반사신경으로 자이언트 워 보어를 뛰어넘은 네 발 달린 짐승들이 뒤쫓아왔다.
[아이언 렘파트]급한대로 ‘몽환’을 활용하여 마법을 일으켜 온전히 녀석들을 떨치고 나서야, 준은 도주를 멈췄다.
길게 이어진 [버닝 스텝]의 흔적이 지워질 때까지 몬스터들의 추적이 이어지질 않자, 그제야 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둘러. 우리 체취를 없애야 해.”
“알겠습니다.”
과거 검은 숲에서 그랬던 것처럼, 최대한 주변의 풀이나 흙 등으로 체취를 가린 일행들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귀를 기울였다.
“도대체 무슨 난리가 난 거야?”
“아무래도 필드 보스가 등장한 모양인데.”
“필드 보스?”
“어. 에르반토스의 오염구역에 필드 보스라 하면…….”
쿠가루가아아아아――!!
때마침 저 멀리서 들려오는 피어의 소리에 준이 혀를 찼다.
“젠장. 트롤이다.”
“트, 트롤이면…….”
“주로 5계층에서 등장하는 단일 개체 몬스터야. 얼마 전에 말했던 녀석이지.”
“그놈이 여기 나왔단 말입니까?”
트롤에 대한 악명은 에이든도 들어 봤을 정도로 유명했다.
드물게 4계층에서 목격되기도 하는데, 5계층에 있는 개체들보단 약한 편에 속했다.
그에 엘레노어가 제법 심각해진 표정으로 답했다.
“드물지만 이 필드에서 한 번씩 등장하는 놈이라고 아저씨한테 들었어. 그런데 이걸 헤르텍스 모험단이 미리 알리지 않은 이유가 뭐지?”
“아마 예측하지 못한 거겠지.”
“아니, 그러고도 영토를 다스리는 놈들이라고?”
경악한 엘레노어가 그리 되물었지만, 사실 이런 사태는 그렇게 드문 편은 아니었다.
블랙아웃이라는 곳이 아무리 철저히 대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으니.
예를 들어 필드 보스인 트롤이 나타난다고 해도 1년 내내 놈에게 대응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트롤을 상대할 만한 실력자들을 그렇게 놀리는 것도 모두 돈이 빠져나가는 행위였다.
“끄응……. 그래도 시기 자체는 어느 정도 파악해 뒀을 텐데.”
“아마 그 시기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 드물지만 필드 보스의 등장 시기가 앞당겨지는 경우도 제법 있으니까.”
“하긴. 작년 검은 숲에서도 그랬다고 했지.”
다만 준은 엘레노어와 다른 시각으로 현 사태를 분석했다.
“문제가 있다면, 분명 헤르텍스 모험단 측에서도 발빠르게 대응했을 텐데, 왜 저놈들이 이렇게 사정없이 치고 들어오느냐야.”
준과 동료들이야 필드의 꽤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서 소식이 닿지 않았다 칠 수 있지만, 이 근처에 있는 유저들은 아니지 않은가.
놈이 등장했다면 가장 먼저 소식을 듣고 빠졌어야 할 터인데 왜 아직까지 주변에서 전투하는 소리가…….
“젠장, 헤르텍스 모험단이 쓰러졌다!”
“물러서! 괴물 새끼들이 다가온다고!”
“크아악, 살려 줘!”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준은 무심코 동료들의 눈치를 봤다.
다행히 이전처럼 그에게 핀잔을 주는 사람은 없…….
“…….”
“…….”
그 순간 마야와 눈이 마주친 준은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소리가 들린 방향부터 먼저 가 보자.”
용사 파티의 마법사로 산다는 것 13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