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the Mage in the Hero’s Party RAW novel - Chapter (323)
용사 파티의 마법사로 산다는 것-323화(323/374)
324화 입구컷
한 달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 할 새 지나 버렸다.
그사이 베른은 몰라보게 달라진 자신의 육체에 적응하며 시간을 보냈다.
“놀라울 정도로 몸이 가볍구나.”
“음, 그럴 만도 하죠. 저도 놀랐으니까요.”
달라진 것은 베른의 내면뿐만이 아니다. 외견도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50대의 나이에 걸맞는 외모였으나, 지금은 거의 20년은 젊어진 듯했으니.
“내가 얼마나 기겁한 줄 알아?”
“으하핫! 너도 그랬는데 당사자인 나는 얼마나 놀랐겠느냐?”
약 보름 전.
베른은 육체가 신성력의 구체에 둘러싸인 채 발견되었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나타난 현상.
엘레노어는 그 안에서 베른의 육체가 한 차례 해체되었다가 재구성되는 것을 보고 순간 베른이 죽은 줄 알았다고 한다.
그에 엘레노어가 간섭하려던 찰나, 준이 그런 엘레노어를 막았다.
‘무협으로 치자면 환골탈태인가.’
준이 알고 있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자연의 기운, 즉 마력에 의해 발현된 일이 아니었으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베른의 육체는 그 순간 잠시나마 신의 품에 안겼었고, 신의 힘에 의해 재구성된 것이다.
‘신성력을 발현하는 데 최상의 육체가 되었다.’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신성력으로 곱절과 같은 위력을 낼 수 있는 것이니.
과거와 현재의 격차가 얼마나 거대한지 말할 가치도 없던 일.
그러자 새삼 준은 과거가 떠올랐다.
‘도살승을 상대로 잘도 살아 남았었어.’
블랙가드 기사단장, 테어딘과 에이든이 아니었더라면 정말 위험할 뻔한 상황이었지 않은가.
현재 베른은 그런 도살승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안정적인 8레벨이 되었으니.
파티의 안정성이 얼마나 상승됐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한편, 준을 포함한 남은 네 사람은 각종 영약을 먹고, 몸과 영혼을 학대하기 바빴다.
“끄어…….”
“끄, 윽!”
“헉, 허억……!”
에이든과 마야, 엘레노어가 바닥을 지렁이처럼 기어다녔다.
육체를 강제로 성장시킨 대가로 전신의 근육이 녹아내리는 고통을 받고 있을 터.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끝나면, 강제로 성장한 육체를 어떻게든 적응하고 사용해야만 했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컨디션에서, 에이든과 마야는 대련을 펼쳤고…….
“이, 씨…… 이……!”
엘레노어는 베른이 직접 창안한 건강 체조 108호를 소화해야만 했다.
이제와서 엘레노어가 근접전을 배울 필요는 없었고, 그저 육체 자체에 익숙해지기 위한 훈련.
단언컨대 엘레노어는 살면서 육체를 이토록 혹사시킨 경험 따윈 없었다.
에이든과 마야는 육체가 부서지는 고통 속에서도 전투를 치렀던 적이 있었으나, 그게 없던 엘레노어에게는 특히나 힘들었던 고행.
하지만 끝내 이겨 냈고, 그렇게 한 달이란 시간이 흐른 현재.
[언령, ‘울타리의 검은 양’의 영향력을 90% 유지합니다.]데미안의 언령을 일부 변형시킨 준의 언령이 세 사람에게 걸렸다.
“으아아…….”
전신에 필요 이상으로 들어갔던 힘이 단번에 빠져나가고, 엘레노어는 그대로 개구리처럼 바닥에 철퍼덕 쓰러졌다.
지난 보름 동안 전신에 필요 이상의 근육을 쓰고, 그로 인해 근육이 손상을 입고, 그걸 실시간으로 치료하고…….
그 과정이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다 보니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던 것.
반대로 에이든과 마야는 잠깐 흔들렸을 뿐, 곧바로 자세를 잡았다.
“저것들은 괴물이냐고…….”
동생 라인의 두 사람이 금방 자세를 잡는 것을 본 엘레노어도 더 이상의 추태는 보일 수 없다는 듯 후들거리는 팔로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무렵, 준이 말렸다.
“그냥 앉아서 들어.”
“으…….”
괜히 오기 부리지 않고 자리에 앉은 엘레노어.
“먼저 말해 두지만, 이전과 같은 몸 상태는 아니야. 상시 10% 정도는 유지되도록 만들었어.”
“예……. 지금도 느껴집니다.”
“일부러 적응할 수 있도록 한 검까?”
“맞아. 다만, 전투 시에는 언령을 100% 활용해 두는 게 좋아.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고, 더 빠르게 지칠 테니까.”
저 힘은 정말 위험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위급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늘어났다는 의미기도 했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 힘은 진짜 최후의 최후까지 버티다 사용해야 해. 반작용을 감당하기 힘들 거야.”
자칫 잘못했다간, 정말 악령구를 삼킨 자들의 최후처럼 육체가 영구적인 손실을 얻게 될지도 몰랐다.
그렇게 한 달이란 시간을 알차게 사용한 이후, 며칠의 휴식을 두고 준은 검은 숲 요새 밖으로 나왔다.
“다들 클로이에게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제국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한 달이란 시간은 흰고래 용병단에게만 바빴던 것은 아니다.
제국 또한 바쁘게 움직였고, 창천교를 제국의 공적으로 발표하는 등, 많은 일이 일어났다.
당연히 지상은 말할 것도 없었고, 블랙아웃에서도 난리가 났다.
제국이 자신들의 공적을 발표한 것은 근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던 일이었으니까.
마지막으로 있던 것이 메르데인의 디멘션 리버스 사태가 끝이지 않았던가.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그 때문에 블랙아웃에 유입된 이들이 상당수 늘어났죠.”
“맞아.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지.”
제국이 전쟁을 선포했다.
이건 말하자면…….
‘이길 수밖에 없는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지.’
게임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보일 터.
실제로 제국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으며, 준 또한 그 역사를 지킬 생각이었으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바라며 블랙아웃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찾아온 떠돌이 기사, 지상의 용병, 모험가, 성직자 등등.
따지지 않고 모든 이들이 블랙아웃으로 찾아왔으니 그로 인한 혼란이 야기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리라.
“하다하다 모르데나인 백작한테도 편지까지 받았다며. 원망 그득그득 담긴 글을 아주 고풍스럽게 바꿔서 썼다고 들었는데.”
엘레노어의 말처럼.
본래 모르데나인 백작은 작년을 마지막으로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것이 그에게 정해진 5년이란 임기였으니까.
하지만 당장 전쟁을 앞두고 있는 황제로서는 수족이나 다름이 없는 모르데나인 백작의 은퇴가 아쉬운 상황.
그로 인해 강제로 은퇴가 막힌 모르데나인 백작은 작금의 사태를 온전히 감당해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뭐…… 솔직히 그쪽은 내 알바 아니지. 황제가 명령했지, 내가 명령했나?”
이젠 모르데나인 백작조차 쉽사리 흰고래 용병단을 건들 수 없다.
황제가 흰고래 용병단을 챙겨 주고 있었으니까.
아무튼.
현재 검은 숲 요새 밖으로 나온 준은 검은 숲의 외곽 방향으로 쭉 걸었다.
중간중간 고블린이나 플랜트 언데드 등 다양한 몬스터들이 종종 모습을 드러냈지만, 당연하게도 가볍게 정리되었다.
“위치는 그대로네.”
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숲의 풍경에 잠시 눈을 감고 주변의 마력에 집중했다.
[언령, ‘게으른 순례자의 오디세이’의 영향력을 10% 하향합니다.]언령을 풀고 [마신지체]를 사용하니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저기야.”
이상할 정도로 마력의 기류가 형성된 장소.
여전히 아무것도 없는 장소였지만…… 앞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었다.
주변의 동물이나 몬스터도 한 마리 보이지 않았고, 지독할 정도로 고요한 장소.
흰고래 용병단에 있는 이들의 수준이라면 그 기묘함을 곧바로 알아차렸어도 이상함이 없는데, 그게 기분 나쁠 정도로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이전에도 확인했지만, 지독할 정도로 정교한 결계로군…….”
지난 한 달 동안 준은 틈틈이 시간이 나는 대로 공중 마차를 타고 이곳에 찾아왔다.
그리고 이 결계를 해결하기 위해 가뜩이나 바쁜 시간까지 쪼개 가며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곳은 다름 아닌 고대의 탑이다.
성장에 필요한 준비는 모두 갖췄으므로, 더 이상 시간을 끌 필요가 없어 찾아온 것.
그러나 현재 보고 있는 고대의 탑은 보이지 않는 결계에 가로막힌 상태였다.
아마 덱스터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아직 처리하지 못 했다고 한 것이 바로 이 결계일 것이다.
‘여길 찾아낸 인물은…… 아마 높은 확률로 인도자겠지.’
공간술사인 그자라면 이곳에 펼쳐진 기묘한 결계를 곧바로 알아봤을 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와도 대화를 나눠 보고 싶었지만, 인도자의 존재는 황실에서도 극비 사항인 인물.
준이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아무튼 이걸 해결해야 한다는 건데…….”
덱스터에게 결계가 펼쳐져 있다고 듣고 어느 정도 자신감을 비추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 제법 어려웠다.
아니, 지난 한 달 동안 머리를 꽁꽁 싸매며 고생해야 했을 정도.
하지만 그 덕분에 어느 정도 해결책은 나왔다.
“엘레노어. 신성력 좀 빌려줘.”
“알겠어.”
지금부터 준이 펼치는 마법은 진짜 마법사가 본다면 대경실색할 종류의 것이다.
왜냐하면, 진짜 마법은 아니었으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마법과 주술을 뒤섞은 혼종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음, 그런데 진짜 사악한 술법은 아니지?”
“아니라니까. 그랬으면 그냥 주술만 썼겠지.”
준에게 주력이 있는 것은 아니니 애초에 주술만 쓰는 것도 불가능했지만, 준은 그 부분을 마법으로 대체했다.
쉬운 방법은 아니다.
보통 주술에 들어가는 세 가지의 힘이 준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주력이고, 둘째는 제물이며, 셋째는 제물을 받을 영적 존재다.
준은 주력과 제물을 자신의 마력으로 처리했고, 제물을 받을 영적 존재는 신성력으로 대체했다.
일반적인 신성력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엘레노어가 가진 신성력은 신의 힘을 직접적으로 하사받은 종류의 것.
따라서 얼추 흉내만 내는 주술 마법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란 계산이었다.
“좋아, 그럼 시작한다.”
한 달 전부터 구상해 두었던 마법진을 그리고, 그 위에 자신의 마력을 정제시켜 올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엘레노어가 신성력으로 준의 마법진을 발동시키자.
후우우웅-!
무형의 기운이 파도처럼 출렁거리며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꺼림칙함을 느낀 것인지 다수의 새들이 화들짝 놀라 하늘 위로 퍼드득 날아오르고, 일행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건…….”
“마치 균열이 일어난 것 같은 모습이네요.”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결계가 기운의 파동에 의해 흔들리며 원형을 되찾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균열.
그 찰나의 순간, 준이 외쳤다.
“들어가자!”
즉시 베른이 앞장섰고, 에이든과 마야가 뒤따라 갔으며, 엘레노어도 날개를 펼쳐 안쪽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주변을 경계한 준이 들어섰고.
균열은 언제 생겼냐는 듯 사라지며, 다시금 검은 숲의 풍경을 비췄다.
* * *
“예전 그 모습이랑 다르지 않군요.”
과거 모래바람 언덕에서 발견했을 때처럼 하늘 높이 치솟은 고대의 탑.
그 입구 앞에 선 베른이 거대한 탑의 문을 열자.
“음……?”
이상하게도,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베른의 몸을 막았다.
“응……?”
그제야 동료들은 베른의 모습을 보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전에는 없던 현상에 당황한 것이다.
“어째서……?”
베른으로서는 처음 보는 고대의 탑이었기에 나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입장이 막혀 버린 어처구니 없는 상황.
동시에 모두의 시선이 준에게 쏠렸고, 준은…….
“뭐지?”
마찬가지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용사 파티의 마법사로 산다는 것 32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