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the Mage in the Hero’s Party RAW novel - Chapter (341)
용사 파티의 마법사로 산다는 것-341화(341/374)
342화 알껍데기(2)
“이 열매. 얼마나 먹을 수 있는 검까?”
마야의 물음에 엘프 여왕, 네르메데스가 웃으며 답했다.
“감당할 수 있을 정도까지지요.”
“하루에 백 개씩 먹어도 되는 검까?”
“네. 감당하실 수만 있다면요.”
별거 아닌 듯 말하는 두 사람의 대화에 엘레노어가 미간을 찌푸렸다.
“난 그렇게 못 버틴다.”
“걱정 마는 검다. 나는 엘레노어랑 다르게 대식가인 검다.”
부족에서는 많이 먹으면 복이 온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렇기에 마야에게 대식가는 나쁜 게 아니라 좋은 의미였다.
물론 그런 의미를 알 리가 없는 엘레노어는 괴상한 것을 보는 표정으로 마야를 바라봤지만.
“아무튼, 가는 검다.”
그렇게 짧은 대화가 끝나고, 일행들은 마야의 기억 속, 다른 시간선의 ‘마야’를 만나러 움직였다.
그곳에서 버틴 시간은 총 3시간.
비탄의 재앙과 마주쳤을 때, 겨우 30분을 버텼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성과이지 않은가.
하지만 기억 속에서 빠져 나온 일행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마야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두 사람 모두, 빠지는 검다.”
* * *
비탄의 재앙을 상대하며 마야는 선조의 영혼들을 부리는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의 한계는 있었으니.
애초에 마야가 알고 있는 전술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평소 주의 깊게 보지 않은 탓도 있었다.
“처음에는 노인네들을 컨트롤하는 데 전력을 다하면 될 줄 알았슴다.”
마야의 성장은 곧 조경족의 힘을 강화시키는 방향이었다.
실제로 다른 시간선의 마야 또한 그러한 길을 걸었고, 성공적으로 8레벨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그 시간선의 ‘나’는 어떻게 8레벨이 되었나?
마야는 직접 봐서 알고 있다.
복수다.
복수라는 감정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그리하여 직접 폼멜의 목을 베어 냈다.
폼멜의 기사단을 선조의 영혼들이 모조리 쓸어버리고.
‘자신’은 영력이 담긴 검으로 폼멜을 쓰러뜨렸다.
그림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마야는 그런 미래를 거절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길은 더 이상 자신이 걸을 수 없게 된 길이다.
왜냐하면, 준의 등장으로 인해 그녀는 더 이상 복수를 그릴 수 없게 되었으니까.
준이 이 세계에 왔기에 자신은 아버지를 정해진 죽음으로부터 구해 낼 수 있었다.
그러니 다른 길을 걸어야 했다.
“나는 요즘 머리가 복잡한 검다. 생각할 게 많아졌슴다. 머리를 비워야 함다.”
그걸 위해서는 싸워야만 한다.
아슬아슬한 전투 앞에 서야만 했다.
하지만 준과 엘레노어가 있으면 불가능할 것 같았다.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혼자서 마주 서야만 했으니.
“그러니 두 사람은 방해가 되는 검다.”
3시간의 전투.
솔직히 말하자면, 일행들은 굳이 3시간씩이나 끌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야 전투를 쉽게 이길 수 있었으니까.
이유는 다름 아닌 엘레노어에게 있었다.
그녀가 가진 신성력은 선조의 영혼들에게 극독이나 다름이 없었고, 마찬가지로 8레벨이 되어 다른 시간선의 마야에게 더 없이 위협적이었다.
그뿐인가?
“대장도 마찬가지임다.”
당장 준 또한 7레벨이지만, 8레벨의 벽을 앞에 두고 있다.
그런 사람의 마법이다.
엘레노어 덕분에 시간은 충분히 벌 수 있었고. 전력을 다한 준의 마법이라면 어렵지 않게 다른 시간선의 마야를 쓰러뜨릴 수 있을 터.
그러니 혼자 가겠다.
그리 말하는 마야의 의견에, 두 사람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필요하다면.”
“그럼 나도 이참에 좀 쉬지 뭐. 대장, 저번에 수백 년짜리 술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어렵게 말을 꺼냈다. 두 사람 모두 자길 도와주려 했지만 그것을 거절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별로 신경 쓰는 기색이 아니다.
“……고마운 검다.”
정말 순수하게,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오롯이 마야를 위했기에 저런 반응이 돌아오는 것이다.
자신들이 빠지면 그것 자체로도 마야에게 도움이 됐으니.
그렇게 마야는 다시금 네르메데스에게 찾아갔다.
“바로 들어가실 건가요?”
“맞슴다.”
거기까지 들은 네르메데스는 그저 조용히 열매를 넘겼다.
한 입 씹은 열매에선 별다른 맛이 느껴지지 않았고.
“…….”
그렇게 마야는, 재차 자신의 기억 속 다른 시간선으로 침잠했다.
* * *
3분이 조금 넘는 시간.
그것이 마야가 다른 시간선에 홀로 넘어가 버틴 시간이었다.
앞서 3시간을 버텼던 것과 비교하면, 더없이 초라한 기록이었다.
“핫.”
하지만 기억 속 세계에서 빠져 나온 마야는 더 없이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대화로 1분.
‘마야’가 이쪽을 파악하면서 걸린 시간이 또다시 1분.
간 보듯 서로의 영혼들로 싸우길 30초.
마야가 먼저 검을 뽑아 상대에게 달려들기까지 5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아직 파악이 끝나지 않은 ‘마야’의 반응이 정리되기까지 27초.
나중가선 귀찮다며 일검에 마야를 베기까지 걸린 시간, 1초.
자신이 그 공간 안에 들어가서 겪은 것이다.
8레벨의 벽.
“높은 검다.”
6레벨이었을 당시, 7레벨의 적을 만났을 때도 이런 암담함 따윈 없었다.
사실 그녀의 목적은 이미 이뤄졌다.
머리를 텅 비우는 것.
그러기 위한 시도였다.
그리고 그 시도는 아주 훌륭하게 먹혀들었다.
까마득한 산을 당장 올라가란 소릴 듣는다면, 누구든 잠시나마 머리가 새하얗게 변할 테니까.
마야가 겪은 감정이 바로 그런 감정이었다.
* * *
벽을 보았다.
하지만 마야는 그 벽에서 암담함을 느낌과 동시에, 즐겁게 웃었다.
“드디어 보인 검다.”
여태까진 벽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조차 없었다.
분명 앞에 길이 보이는데, 보이지 않는, 인지할 수 없는 투명한 길이 가로막은 것만 같았다.
막지도 않으면서, 길을 헷갈리게 만드는 안개처럼.
그건 아주 개 같은 기분이었다.
아마 그것은 시간이라는 이름의 벽이었을 것이다.
‘어차피, 저쪽의 ‘나‘는 지금 이길 수 없는 검다.’
그랬다.
마야는 엘레노어와는 경우가 다르다.
엘레노어가 상대하는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몸을 차지한 라네리우스였다.
반대로 마야는 미래의 자신을 이겨야만 한다.
더 이상 자신이 걷지 못하는 복수라는 길을 걷는 ‘자신’을 이겨야 하는 것이다.
여태까지 마야를 가로막고 있던 투명한 벽의 정체는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현재 자신에겐 없는 시간과 복수라는 감정.
어떻게 없는 것을 지니고 8레벨로 나아간단 말인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8레벨로 향하는 길이 더 없이 요원하게만 보였다.
어떻게든 다른 시간선의 ‘나’와 대등할 수 있도록 선조의 영혼들을 부려 봤지만 한계가 있는 것은 매한가지.
그렇기에 마야는 길을 잃었고, 헤맸으나.
처음으로 온전히 마주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깨달았다.
너무도 당연해서 오히려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저것은 내가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다.
다른 누군가를 내 미래라고 멋대로 착각하고 갈 수도 없는 길을 억지로 따라 걸으려고 했다.
그러니 이런 꼴이지 않은가.
그것을 마주하니, 그제야 안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다른 길이 보였다.
자신이 걸어야 하는 길이 하나가 아님을 깨달았다.
“나만의 기술을.”
선조의 영혼도. 바사이의 비전도 필요 없다.
오로지 자신만의 길이 필요했다.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길이었으니.
준의 말이 맞았다.
에이든의 선택이 맞았다.
머리를 비웠더니, 비로소 길이 보였다.
아그작.
그것을 깨달았더니, 분명 아무런 맛도 향도 없어야 할 세계수의 열매가 무척이나 달콤하게 느껴졌다.
* * *
시간을 역행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처음 관찰 대상이었던 부족민이 아련하게 보였다.
그는 평소 마야를 괴롭히며, 마지막엔 결국 몬스터의 아가리에 머리가 씹혀 죽은 사내였다.
처음 마야가 검을 배운 것도 그 사내에게서 몰래 훔쳐 배운 것이었다.
부족의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검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부족장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는 한 부족을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었고, 따뜻한 아버지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으니.
마야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멀리서 몰래 보고 배우는 것이었다.
마야는 그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검 대신 바닥에 널부러진 나뭇가지를 든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대각선을 그리며.
다시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
이번에는 가상의 적을 둔다.
자신을 괴롭히던 사내다.
그 사내 또한 곧잘 가상의 적을 두고 검술을 연마했다.
어쩌면 제국민이었을 수도 있고. 몬스터였을 수도 있다.
그를 따라 했고, 그의 검술을 훔쳐왔다.
과거와 똑같이.
가상의 적이 내려치면 받아치고.
올려치면 내려친다.
대각선을 그리면 흘려 내고.
검으로 칠 수 없다면 다리나 팔을 쓴다.
그리고 거기서 멈췄다.
“불편해.”
평생을 써 왔던 검이다.
하지만 반대로 불편함을 느꼈다.
재차 검로를 수정한다.
내려치는 검을 받아 내기엔 자신의 힘이 약하다.
그러니 흘려 낸다.
올려 치면 뒤로 물러선다.
상대의 동작이 컸으니 빈틈을 찔러 넣는다.
대각선을 그리며 내려친다면, 그래. 파고들자.
촤악-!
‘내’가 던지는 비수에 맞았다.
마야는 목에서 피가 꾸역꾸역 흘러나오는 와중에도 방금 자신이 펼친 검술을 떠올렸다.
여전히 미숙하다. 하지만 이전보다는 편했다.
죽음이 그녀를 찾아왔고.
“하핫.”
1분 29초를 버텼다.
도리어 더 짧아졌지만, 오히려 좋았다. 이번에는 아무런 대화도 없었으니까.
‘내’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덤벼들었다.
그렇기에 시간을 단축했다.
‘내’가 나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들이려 했다.
그렇기에 살기를 터뜨렸다.
다른 시간선의 ‘나’는 살기를 결코 허투루 흘리지 않는다.
상대가 누가 됐든, 살기를 터뜨리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다시 시간을 단축했다.
“좋아.”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진짜 벽 앞에 섰다.
벽을 부수든, 타고 넘든.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 * *
“……대장. 저거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엘레노어는 방금 막 다시 열매를 씹어 삼키며 스르륵 잠에 빠져드는 마야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우리도 하루에 두 알 이상은 안 먹었잖아. 근데 쟨 지금 벌써 몇 개째야…….”
“우리랑 다르게 정신력이 다르니까.”
비단 이곳에 있는 이들 대부분이 죽음을 경험해 봤다.
하지만 횟수로 따지자면, 단언컨대 마야가 가장 많은 경험을 했다.
그녀는 영차원을 열게 되면서 수시로 삼문 너머의 영혼들과 싸워 왔을 테니까.
그녀에게 죽음이란 결국 하나의 벽에 불과했고, 고통스러워도 반드시 넘어야 할 시련일 뿐이었으니.
“우리랑은 여러모로 다르지.”
세계수의 정기 덕분도 꽤 있을 것이다.
고대의 탑에 들어오고, 네르메데스의 기억으로서 존재하는 세계수 덕분에 동료들 사이에 연결되어 있는 세계수의 정기 또한 크게 강화된 상태였으니.
“마야에게는 다신 없을 기회가 되겠지.”
“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한 번씩 내가 봐줘야겠다.”
엘레노어는 죽음이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반대로 죽음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두려운 것이다.
죽음의 신, 라네리우스의 기억을 보며 죽음이 얼마나 덧없고 허무한지 알고 있다.
죽음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지만.
내 죽음으로 다른 무언가의 시작을 알려 봐야 무엇이 좋단 말인가.
그렇기에 그녀는 죽음이 두려웠다. 그 죽음에 의해 마야가 망가질까 걱정됐다.
엘레노어는 조심스럽게 마야에게 다가가, 자신의 무릎 위로 마야의 머리를 올렸다.
“좋은 동료를 두었군요.”
네르메데스는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준에게 다가와 말했고, 준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동료다. 자신에겐 과분할 정도로.
“블랙아웃의 본체를 지운다면.”
그때였다.
나무 위에서 줄곧 눈을 감고 명상에 빠져 있던 에이든이 입을 연 것은.
“당신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에이든의 물음이 있었고.
네르메데스는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답했다.
“지워집니다. 나라는 존재는.”
“…….”
“그리고 그로써, 자유를 되찾게 되겠죠.”
충분한 답이 되었냐며, 네르메데스는 에이든을 바라보았고.
에이든도 충분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화살을 만들 겁니다. 블랙아웃의 본체를 죽일 수 있는 화살을.”
그것이, 오랜 시간 고민에 빠져 있던 에이든의 답변이었다.
* * *
시간이 되감긴다.
하지만 시간이란 녀석은 손으로 잡고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 시간은 더욱 빠르게 현실로 돌아오고 있다.
마야는 죽음이란 경험을 통해서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단 한 순간도 안주하지 않았다.
전력 질주로 벽에 무딪혔다.
머리가 깨져 죽는다고 힘을 줄이지 않았다.
그렇게 깨져서 쓰러지면, 코피를 닦고 다시 일어나 거리를 벌려 내달린다.
몬스터에게 죽은 사내의 시간이 끝나고.
그 다음은 사내를 죽인 몬스터의 시간이다.
몬스터는 그 존재 자체로 흉흉했다.
사내가 검을 잡고 있다면, 몬스터는 존재만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다.
살기를 퍼뜨리고, 상대가 미처 대항하지 못하는 순간에 달려들었다.
마야의 살기는 그 몬스터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그저 터뜨릴 줄만 알았다.
어느 누구에게도 그것에 대해 배우지 못했고, 그저 터뜨리고, 상대를 찍어 눌렀다.
“불편해.”
처음 사내의 검을 다시 배웠을 때처럼 불편했다.
전혀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은 것만 같았다.
그녀에게 살기란 상대를 죽이기 위한 용도로 사용됐지만, 이제 와선 불필요한 행위다.
왜냐하면, 그녀에겐 살기가 상대를 죽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몬스터는 살기를 터뜨릴 때 사냥감을 잡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작 대적할 수 없는 적을 만났을 때, 몬스터는 살기를 감췄다.
도리어 발톱을 감추고, 상대가 방심하길 바랐다.
하지만 상대는 몬스터에 대해 알고 있었고, 방심하지 않았다. 끝내 몬스터는 사냥꾼들에게 사냥당했다.
“저렇게 쓰면 안 돼.”
저게 틀린 방식임을 깨달았고, 자신에게 맞춰 활용하기 시작했다.
2분 19초를 버텼다.
조금 더 늘어났다.
총 28번을 죽으면서 얻은 결과다.
그렇게, 마야는 계속해서 자신의 시간을 되감았다.
자신이 상대했던 무수한 적들.
그리고 그 적들을 상대했던 스스로의 움직임.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몇 번을 죽었는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매 순간순간을 진심으로 받아들였기에,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512번.
마야는 ‘나’에게 512번을 죽었고.
“후우.”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을 때. 마야는 더 이상 ‘나’에게 죽지 않게 되었다.
[의념화-성찰(省察)]알껍데기를 깨기 위해서는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야 한다.
그 준비란 것은 온전히 나 자신을 알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마야는 그렇게 자신을 되돌아보았고. 속박하는 모든 것을 깨부쉈다.
아직 폼멜의 목은 베지 못했다.
여전히 그녀는 아버지를 되살리길 바란다.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속박으로써 존재하지 않았다. 포기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저 그 또한 그녀가 걷고 싶은 길이었고.
속박이 아닌 소망이었으며.
“이제 만족스러운 검다.”
그 길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이었다.
알껍데기 너머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인 셈이었다.
용사 파티의 마법사로 산다는 것 34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