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01)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101화(101/150)
ㅍ
웅성― 웅성―.
발란 가문 훈련장엔 때아닌 소란이 일고 있었다.
“얼마 만이지? 단장님께서 검을 쓰시는 걸 보다니…….”
“한 1년만이지 않나? 예전엔 가끔 릴리아나 님을 봐주셨었지만 오러 블레이드를 쓸 수 있게 되신 이후부턴 그것도 접으셨잖아.”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지.”
“그런데 상대가 누구야?”
훈련장 한편에서 눈을 빛내며 대기하고 있는 기사들은 우진을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듣자 하니 도련님하고 같이 온 이방인이라던데…….”
“카르란 도련님?”
“어. 도련님의 검술 스승이라는데?”
“푸핫―!”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린 기사는 화들짝 놀라며 입을 가렸다.
“검술 스승……? 단장님께 배워도 실력이 늘지 않으신 분이…….”
“그래서 혹시 사기꾼이 아닌가 싶어 단장님께서 살펴보려는 것 같아.”
“아하.”
기사들의 시선이 뜨거웠다.
‘사기꾼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미치겠는 모양이군.’
그들의 시선을 받으며 우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가검을 쓰겠나?”
“아뇨. 이걸 쓰겠습니다. 아무래도 손에 익어서 말이죠.”
우진은 자신의 검을 보였다.
[라울의 용잡이 검]은 아무리 검제라도 그저 특색 없이 투박한 철검으로만 보일 뿐이었다.“그러지.”
진검을 쓴다고 해서 실수로 문제가 생길 상대도 아니니 우진은 마음껏 검을 휘두를 생각에 조금은 들떠 있었다.
“그럼 나는 이걸 쓰지.”
검제는 훈련장에 있는 목검을 꺼냈다.
화르륵……!!
검날을 거친 오러가 감쌌다.
‘라울의 것과는 또 달라.’
검제의 오러는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처럼 일렁이는 불꽃 같았다.
“3번의 기회를 주겠네. 납득할 만한 실력이라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처억―.
그가 검을 들었다.
“필요하다면 내 검술도 말일세.”
장내가 술렁였다.
단순히 가르침이 아니라 그의 검술을 하사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강철이여―.”
아스웰은 주문을 외웠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마검사라는 것은 아니었다.
일종의 암시.
공식 홈에 나와 있는 정보론 집중력을 끌어 올리고 정교함을 폭발적으로 상승시킨다고 했다.
‘대련에 주문까지 외울 정도면…….’
콰아아앙―――!!!!
그는 진심이었다.
“……!!”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졌다.
[가속을 사용합니다.] [질주를 사용합니다.]피하기엔 늦었다.
오히려 우진은 검제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검제의 눈빛이 흔들렸다.
‘대담하군.’
부웅―――!!!
목검을 그었을 뿐인데 거목을 뿌리째 들고 휘두르는 것 같은 괴음이 들렸다.
[방벽을 사용합니다.]퍼엉―!!!
풍압만으로 우진의 방벽이 산산조각 났다.
“크윽?!”
동시에 그의 몸이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래도 부웅 떠올라 뒤로 튕겨 나갔다.
“……!!”
그 순간, 아스웰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앞으로 한 번 더 속도를 올렸다.
튕겨 나가는 우진의 몸보다 더 빠르게.
어느새 그의 뒤에 선 아스웰이 목검을 들어 우진의 목에 겨누었다.
“1번.”
승부는 순식간이었다.
“20초로군.”
“…….”
옷이 땀으로 축축했다.
얼마나 집중을 한 건지 체감상 20초가 20분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재밌는 술법을 쓰는군. 마검사였나? 실전에서는 유용할지 모르겠지만…… 기본을 논할 실력은 아닌 것 같군.”
우진은 그의 말에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게 분명했다.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우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웁―.”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볼튼 비기 1식(式) – 풍파
아스웰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콰가가가강―――!!!
파도와 같은 검격이 그의 주변을 둘러쌌다.
순간 아스웰의 눈빛이 달라졌다.
휘휘휘휭!!
놀랍게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우진의 검날을 하나하나 모두 쳐냈다.
잔상이 일 듯 그의 몸이 흐려졌다.
“……·!!!”
검을 겨눌 새도 없이 전신을 후려치는 고통에 우진은 컥! 하고 숨을 토해냈다.
“10초.”
그의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온몸이 욱신거렸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고통이었다.
“……젠장.”
이렇게 호되게 당해본 건 라울의 가르침 이후 처음인 것 같았다.
우진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검을 다시 고쳐 잡았다.
“별것 없는데?”
“역시 기껏해야 모험가 나부랭이니…….”
기사들은 대자로 뻗었던 우진을 보며 피식거렸다.
“그 검술…… 자네 혹시 볼튼가의 자손인 건가?”
하지만 그런 그들과 달리, 조금 전 우진의 검술을 본 아스웰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과연 검제였다.
그는 단박에 우진의 검술을 알아봤다.
“아닙니다. 다만 볼튼 가문의 문제를 도와주고 얻게 되었습니다.”
“볼튼 가문의 문제……? 설마…….”
아스웰의 얼굴에 놀람이 가득했다.
“검은 안개를 공략한 사람이 자네인가.”
“네.”
웅성― 웅성―.
그 순간 우진을 비웃던 주변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미개척 지역을 밝힌 모험가라…… 놀랍군. 사라진 해왕가(家)의 검술을 다시 보게 되다니.”
어느새 그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검술의 성취는?”
“재주가 미천해서 이제 겨우 1식에 불과합니다.”
“그럴 리가.”
아스웰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좀 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다음 단계를 익히기 위한 재주의 수치는 충분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검술이 저절로 배워지는 건 아니었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흐음…….”
아스웰은 뭔가 생각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검을 들었다.
마지막 기회.
“침착하게 하게나.”
오히려 그를 응원하는 듯한 아스웰의 말에 우진이 다시 한번 자세를 잡았다.
카앙―!! 캉―!!
목검과 진검이 부딪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렸다.
“왼쪽이 비었어.”
아스웰의 검이 우진의 옆구리를 노렸다.
“크윽!!!”
하지만 처음과 달리 이번엔 우진이 몸을 틀며 그의 검을 막았다.
하지만 동시에 밑에서 위로 쳐 올리는 공격.
충격에 우진의 팔이 만세를 하듯 위로 튕겨 올라갔다.
“흐아압―――!!!”
벌어진 양팔을 모아 검을 잡은 뒤 우진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쳤다.
부우우웅――!!!
지금까지와는 다른 묵직한 파공음.
자신의 이마를 향해 똑바로 내려친 검을 검제는 가볍게 피했다.
“검이 너무 정직하군. 모험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옆으로 검을 피한 아스웰이 우진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쿵―!!
그대로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자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기분이었다.
촤아악―!!!
그러나 우진은 쓰러진 와중에도 검을 그어 그의 허벅지를 노렸다.
콰직―!!
하지만 발로 검을 밟아 공격을 피한 그는 그대로 우진을 향해 검을 내려찍었다.
그 순간 아스웰의 전신을 불꽃이 휘감았다.
[타오르는 불꽃]이었다.“……!!”
지켜보던 기사들의 얼굴에 놀람이 가득했고, 그 바람에 아스웰이 물러나자 우진은 밟혔던 검을 들어 올려 그를 향해 몸을 날렸다.
“흐아아아―――!!”
카앙―!! 카가가강―――!!!
몰아치는 검격.
검을 내려침과 동시에 몸을 숙여 아스웰의 허벅지를 노렸다.
카드드득……!
검날이 그의 갑옷을 스치자 우진은 그대로 몸을 회전해 두 번째 검을 내리 꽂았다.
측면에서 후위로 돌아선 우진이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아직 느려.”
전신을 휘감던 화염을 털어내며 어느새 아스웰은 자신을 향해 내려치는 우진의 검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때였다.
공격을 튕겨 내려던 아스웰의 목검이 미묘하게 느려졌다.
검날에서부터 시작된 살얼음이 순식간에 그의 상반신을 뒤덮었다.
아주 미묘한 뒤틀림.
퍼석―!!
아스웰은 [한파]로 인해 굳어진 몸을 강제로 풀어버렸다.
새하얀 연기 같은 얼음 가루들이 우수수 떨어졌고, 그 뒤로 즐거운 듯 그가 웃고 있었다.
“재밌는 발상이다만…… 결국 이런 건 잡기술일 뿐이지.”
쉬익―!!!!
빠르다.
분명 우진이 먼저 공격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곡선으로 휘어지는 아스웰의 검은 어느새 그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이 많아졌다.
“생각하기 전에 몸이 움직이도록 단련하거라.”
하지만 그마저 알아차린 양 아스웰은 우진의 틈을 노렸다.
쉬익――!! 카앙―!!!
목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후려쳐 뿌리치며 물러섰다.
‘제길! 손목이 나갈 것 같잖아!!’
막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우진은 검을 쥐기 힘들 정도로 파르르 떨리는 팔에 인상을 찡그렸다.
드래곤의 비늘을 때릴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야말로 엄청난 힘이었다.
이를 악물었다.
딱 한 번.
한 번만 성공하면 된다.
“흐아아아―――!!!”
우진이 다시 아스웰을 향해 달려들었다.
“좀…… 이상하지 않아?”
검제를 상대하는 우진은 죽을 맛이었지만 정작 두 사람을 보는 기사들의 반응은 묘했다.
처음에는 사기꾼을 혼내주려 자리를 만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저 이방인과 검을 섞으면서 아스웰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는 걸 기사들은 알 수 있었다.
‘즐거워 보이신다.’
오랫동안 그를 모셔온 자들이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저 모습은…….’
‘마치 제자를 다루는 것 같잖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들은 혼란스러웠다.
“쓸 수 있는 검술은 그것뿐인가?”
아스웰의 물음에 우진은 대답 대신 검을 내질렀다.
카가강……!!
검과 검 사이에서 불꽃이 튀었다.
뒤로 밀려날 것 같았지만 우진은 억지로 몸을 더 밀어 넣었다.
물러서는 순간 끝이다.
“흐아아아!!!”
우진이 있는 힘껏 검을 찔렀다.
용천(龍天) 1문(門) – 절(絶)
“……!!”
아스웰의 표정이 달라졌다.
‘검술이…… 두 가지?’
카가가가강―――!!!
검날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격이 그대로 그를 덮쳤다.
오싹.
그 순간 아스웰의 얼굴이 굳어졌다.
“후웁……!!”
조금 전과는 달리 검이 살아 있는 것처럼 자신의 급소를 노리자 아스웰은 황급히 검을 틀었다.
퍼억―!!!
그의 검이 우진의 쇄골 정중앙을 찔렀다.
“……컥!!!”
마지막 일격 역시 막혔다.
충격과 함께 우진이 바닥에 쓰러졌다.
“……!!!”
그 광경을 본 기사들의 눈이 커졌다.
“방금 봤어?”
“스승님께서 검술을 쓰셨어?”
“놀랄 일이군. 부단장들과의 대련에서도 기본기만 쓰시는 분이신데…….”
“어째서…….”
“방금 그건…… 누구의 검술이지?”
혼란스러워하는 기사들을 뒤로한 채 아스웰은 뻗어 있는 우진을 바라봤다.
“헉, 헉…… 헉…… 스승…… 스승님의 것입니다.”
바닥에 뻗은 채 숨을 고르며 우진이 힘겹게 대답했다.
“이상한 일이로군. 자네…… 미래에서 오기라도 한 건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네?”
당황하는 우진을 아스웰은 굳은 얼굴로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