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07)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107화(107/150)
[크릉…….]아기 펜릴은 나른한 듯 우진의 품에서 잠들기 시작했다.
-다행이에요. 페어리 퀸께서 주신 옷에 요정의 숲으로 갈 수 있는 문을 열 수 있는 효과가 있어서 말이죠.
“3번 뿐이라 조금 아까운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네 덕분에 빨리 치료할 수 있었어.”
-별말씀을요.
우진의 칭찬에 세츠나는 기분이 좋은 듯 입고 있는 드레스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이름 : 페어리 드레스
등급 : A
설명 : 페어리 퀸이 어린 시절부터 애정하던 드레스. 여왕 거미의 줄에 새벽이슬을 먹여 만든 특수한 실로 짰다고 전해진다.
착용자의 성장에 따라 함께 성장한다.
▶ 방어력 + 150
▶ 자연계 내성이 15% 증가한다.
▶ 스킬의 효율이 10% 증가한다.
▶ 스킬 : 여왕의 기도 -마을에 한해서 요정의 숲으로 갈 수 있는 문을 연다. (2/3)
-이런 일이 생길 줄 아시고 주셨나 봐요. 그쵸?
“그러게 말이야.”
늦은 새벽 테칸 왕국으로 돌아온 우진은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해 굳이 발란 가문의 저택까지 가지 않았다.
도시에 입구에 도착한 것으로도 충분히 여왕의 기도를 사용할 수 있었다.
“다시 돌아갈까?”
-네.
히이잉……!!
우진이 말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비켜라!! 비켜!!!”
그 순간 말을 탄 병사가 우진을 향해 소리쳤다.
다그닥― 다그닥―!!!
황급히 그가 몸을 틀었다.
하마터면 부딪힐 뻔한 순간 아슬아슬하게 우진을 지나친 파발마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이럇! 이럇!!”
딱히 사과를 바란 건 아니지만 오히려 속도를 높여 달려가는 병사를 보며 우진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봤다.
‘……뭐야? 저거.’
달리는 병사의 등 뒤에 작은 흰색 깃발이 보였다.
* * *
“하압……!! 합!!!!”
펜릴의 둥지로 돌아온 우진은 동굴 안에서 들려오는 기합 소리에 깜짝 놀라 서둘러 달리기 시작했다.
콰앙―――!!
콰가강―――!!!
그리고 이어지는 굉음에 행여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괜찮……!”
코너를 돌아 둥지를 본 순간 우진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오……! 왔는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는걸.”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아스웰의 목소리는 한껏 즐거워 보였다.
“……뭐 하십니까?”
“하하, 별것 아닐세. 그냥 기다리기 뭐해서 조금 놀아주고 있었네.”
[크릉―.]펜릴이 아스웰의 뺨을 핥았다.
그의 얼굴보다 더 큰 혓바닥이었다.
“하하, 알겠네.”
어느새 친해진 듯 아스웰이 펜릴의 털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행히 치료는 끝났습니다. 여왕의 말로는 이 약을 한 달 정도 복용하면 완쾌될 거라고 했습니다.”
우진은 아기 펜릴을 둥지 아래에 내려놓고서 여왕에게서 받은 알약을 꺼내 그 옆에 두었다.
“그래, 어쩌다 이리 된 건가?”
“그게…….”
우진은 대답을 머뭇거렸다.
툭―.
그러자 펜릴이 괜찮다는 듯 코끝으로 그의 옆구리를 가볍게 쳤다.
“여왕이 묻길 혹시 아이가 둥지 밖으로 나간 적이 있었느냐고 하더군요.”
“흐음?”
아스웰이 펜릴을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처…… 단순히 자연에서 생긴 게 아니랍니다.”
“그럼?”
우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간이 한 짓이랍니다.”
꿀꺽―.
생각지 못한 답에 아스웰도 당황한 듯 마른침을 삼켰다.
“그럴 리가…… 도대체 어떤 놈들이…….”
“이 근방에 연금술사가 있습니까? 여왕의 말로는 연금술에 의한 상처라고 했습니다.”
“연금술사……?”
우진의 물음에 아스웰은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입을 다물었다.
“최근에 에스텐 왕국에 연금술사들이 대거 들어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네.”
“에스텐 왕국이요?”
“그래. 뭔가 새로운 연구를 시작한 건지 대수림 근처에 커다란 건물을 지었더군.”
“흐음…….”
“만약 그들이 펜릴을 본 거라면 문제가 커지겠어.”
지금까지 세 왕국은 펜릴을 신성시해 왔었다.
그런데 그런 펜릴을 오히려 실험을 위한 도구로 쓰려고 했다면, 영물의 신성함이 그들에겐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였으니까.
“털과 이빨.”
우진은 페어리 퀸이 한 말을 그들에게 전했다.
“추적술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재료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그들이 찾는 건…….”
아스웰은 어미 펜릴을 바라봤다.
“실력 있는 자들을 몇 명 추려서 매복을 하도록 해야겠군. 많은 병력을 두면 오히려 위치가 발각될 테니 말이야.”
“좋은 생각입니다.”
“아이의 치료도 끝났고 나도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성취를 얻었으니…… 돌아갈 수 있겠어.”
‘성취를 얻었다? 설마…….’
“펜릴과 놀아주면서 꽤 재밌는 것이 떠올랐거든.”
말이 놀아준다는 것이지 펜릴의 위력을 생각하면 평범한 사람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잘됐어. 원래는 펜릴과 싸우다가 비기를 깨닫게 되었다고 했으니까.’
그 과정에서 펜릴이 죽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펜릴도 살리고 아스웰의 깨달음도 얻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니, 치료까지 일석삼조였다.
[크릉―.]펜릴이 아스웰이 떠난다는 말에 아쉬운 듯 둥지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이게 뭐지?”
그가 입에 물어 바닥에 떨어뜨린 건 놀랍게도 우진이 가지고 있던 [늑대 반지]였다.
“저건…… 둥지 안쪽에 있는 석벽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초대왕인 칼라의 영혼이 잠들어 있죠.”
우진이 반지를 보며 말했다.
“아마도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됐네. 나는 펜릴과의 우호를 원한 거지 다른 보상을 더 바라고 한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아스웰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흐음―.”
파슥!!
“……!!”
반지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순식간에 그걸 부숴 버렸다.
“무, 무슨…….”
“보상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대왕의 영혼이 있는 곳을 신하 된 도리로 갈 수는 없네.”
생각지 못한 그의 행동에 우진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선왕을 지켜줘서 고맙군.”
펜릴은 그의 행동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드는 듯 연신 그의 뺨을 핥았다.
[아스웰이 펜릴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펜릴이 그와 계약을 맺고자 합니다.]‘허…….’
오히려 보상을 선택하지 않은 덕분일까.
펜릴이 먼저 계약을 맺자고 제안을 한 것이었다.
“위대한 성령이 함께해 준다면 나로서는 감개무량한 일이지.”
아스웰은 펜릴의 행동에 기분이 좋은 듯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펜릴이 아스웰과 계약을 맺습니다.] [성령 계약이 시작됩니다.]아스웰의 주위로 새하얀 빛이 일기 시작했다.
[계약이 완료되었습니다.] [아스웰 발란이 원시 성령 -펜릴의 힘의 일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신기하군.”
충만하게 차오르는 힘에 아스웰은 주먹을 쥐락펴락하며 신기한 듯 자신의 몸을 살폈다.
[크릉―.]그 순간 잠에서 깬 아기 펜릴이 우진의 다리를 파고들더니 뺨을 비볐다.
[펜시르가 당신과 계약을 맺길 바랍니다.]“……어?”
우진은 생각지 못한 아기 펜릴의 행동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네 이름이 펜시르였구나.”
[컁―.]기분 좋게 자고 일어난 모양인 듯 녀석이 제법 씩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와그작―.
우진이 건넨 약을 씹어 먹으며 펜시르가 다시 한 왕! 하고 짖었다.
[성령 계약이 시작됩니다.]우진의 발아래에서 조금 전 아스웰과 비슷한 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기라서 그런지 펜릴의 것보다 훨씬 더 작은 크기였지만, 느껴지는 힘만큼은 오히려 더 활기찼다.
[계약이 완료되었습니다.] [당신은 원시 성령 -펜시르의 힘의 일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성 : 고대 지식 -스킬의 이해도가 높아진다.
▶ 스킬 : 원시 강림 ?일정 시간 동안 성령의 힘을 불러낸다.
“……어?”
그 순간, 우진의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아스웰이 놀란 게 이 때문일까?
▶ 스킬 : 볼튼 비기의 등급이 1단계 상승합니다.
▶ 재주 수치를 충족하였습니다.
▶ 2식이 개방됩니다.
▶ 2식 -격랑(激浪)을 익혔습니다.
▶ 스킬 : 용천의 등급이 1단계 상승합니다.
▶ 레벨을 충족하였습니다.
▶ 2문(門)이 개방됩니다.
▶ 2문(門) -격(擊)을 익혔습니다.
“자네도 눈을 뜬 모양이군.”
“네…….”
“성령의 지혜가 놀랍군. 칠살은 더 이상 손볼 곳이 없는 검술이라 생각했는데…….”
아스웰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그건 우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새로운 스킬이다.’
[제한 시간 3일 안에 검술의 승급을 성공시켰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명 : 검제의 수련]스킬의 승급이 끝나자 알림이 다시 한 번 더 울렸다.
[2개의 스킬 모두 승급이 완료되었습니다.] [기준 이상의 효과를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의 단계가 올라갑니다.] [보상 ? 특성 : 예민한 감각]특성 : 예민한 감각
▶ 사각 지대에서 찾아오는 위기를 감지한다.
신나는 보상의 연속에 우진은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잘 부탁한다.”
[캉캉――!!]펜시르도 덩달아 신이 난 듯 그의 주위를 깡총깡총 돌기 시작했다.
“넌 당분간 치료에 전념하도록 해. 알겠지?”
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녀석은 여전히 기운차게 뛰어다녔고, 그런 녀석 대신 펜릴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우리도 이만 가는 게 좋겠군.”
아스웰의 말에 우진 역시 그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펜릴과 펜시르가 배웅을 하듯 꼬리를 흔들며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솨아아악――!!
펜릴의 둥지를 나오자 우진은 입구에 세워진 던전 보드를 발견했다.
손을 가져가자,
[현재 미공략 던전입니다.] [던전 보드에 순위가 없습니다.]알림이 떴다.
‘사람들이 타임 어택 때문에 어쩌면 펜릴을 공략하러 올 수도 있겠어.’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펜릴과 펜시르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나중에 펜릴의 거처를 옮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
“으흠, 그래. 그가 원하면 하도록 하지.”
“네. 이왕이면 왕국과 더 가까운 곳으로 말이죠.”
“알겠네.”
‘그나저나 아스웰 때문에 석벽에 다시 가보지 못했는데…….’
그곳의 문을 여는 열쇠인 반지를 부숴 버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한 일이니까.
아마 반지를 써서 석벽에 들어갔다면, 보상을 얻는 대신 펜릴과 계약을 하진 못했을 것이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플레이어라면 무조건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예외지만.’
이세계에서 가져온 반지가 하나 더 있었으니까.
‘나중에 따로 시간이 되면 다시 석벽으로 돌아가서 보상을 받아야지.’
아스웰은 거절했지만 우진의 생각은 달랐다.
얻을 수 있는 걸 포기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니까.
그런 의미로 아직 남겨놓은 맛 좋은 던전의 보상을 하루빨리 알아내야 했다.
‘마을로 돌아가면 오전엔 카이샤의 무덤에 대해서 조사를 해봐야겠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나쁘진 않았다.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였으니까.
“아 참.”
함께 길을 달리던 중 우진은 아스웰에게 새벽에 있었던 일을 말했다.
“파발마가…… 있었다고?”
“네. 어찌나 세게 달리는지…… 큰일 날 뻔했습니다.”
“혹시 그자가 깃발을 꽂고 있었나?”
“네. 흰색 깃발이었습니다.”
그의 물음에 우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둘러야겠군.”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테칸 왕국 국경에서 사용하는 신호 깃발은 모두 4개가 있네. 초록은 평온, 노랑은 경계, 그리고 빨강은 전투를 의미하지.”
그리고 마지막.
흰색 깃발은 위급을 의미했다.
“국경 수비대에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야.”
이럇―!!
아스웰은 말의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쿠그그그그…….
동이 트는 아침. 어쩐지 태양보다 먹구름이 더 먼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전운(戰雲)의 기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