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21)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121화(121/150)
[축하합니다.] [9번째 웨이브가 종료되었습니다.] [다음 웨이브 웨이브까지 앞으로 3분 남았습니다.]“……됐다.”
마지막 위습이 폭발하며 사라지자 우진은 지친 기색으로 벽에 기대었다.
켈두안의 위장 벽이 꿀렁이며 마치 소파처럼 그의 몸이 푹 들어갔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57 → 58
‘이만큼 잡았는데 1업이라…… 확실히 갈수록 레벨 올리는 게 녹록지 않네.’
미궁탑에 가면 상황이 나아질까 싶지만 가기 전에 해야 할 일투성이었다.
‘카이샤의 무덤을 빨리 가고 싶긴 한데…… 정보가 없으니 당장을 어렵고, 떠나기 전에 펜릴의 둥지는 꼭 들러야지.’
“끄응―.”
1분 남짓 남은 시간을 확인하며 우진이 몸을 일으켰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단은 여길 나가야 되는 거니까.”
드디어 마지막 웨이브였다.
[꺼억―.]그때였다.
촤아아악―――!!
우진이 기대고 있었던 위장 벽들이 갈라지며 녹색의 알 수 없는 액체들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켈두안이 소화를 시작합니다.]바닥에 고여 있던 물과 액체가 닿자 수증기같이 새하얀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남아 있던 부산물들이 순식간에 녹아들었다.
우진은 황급히 코를 막으며 주위를 훑었다.
[켈두안이 괴로워합니다.] [켈두안이 소화하지 못한 음식물을 게워내려 합니다.]쿠르르륵……!!
갈라진 위벽에서 소화액이 아닌 다른 것들이 밀려 나오기 시작했다.
“저건…….”
우진은 갈라진 위벽에서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그것들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마도 저것들이 켈두안이 오염된 이유일 것이다.
[크륵―.]그건 다름 아닌 연금술사들의 건물에서 봤던 인간 골렘들이었다.
[실패작들이 등장합니다.]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소환된 몬스터를 모두 처치하시기 바랍니다.]▶ 제한 시간 5분
▶ 남은 몬스터 웨이브 횟수 : 10/10
모두 3개의 인간 골렘.
그리고 그놈들의 몸에 붙어 있는 사람들의 머릿수는 수십 개가 넘었다.
[살려줘…….] [엄마…….]골렘의 몸에 붙어 있는 머리들은 녹색의 소화액으로 뒤덮여 입만 뻐끔거리며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실패작이라니…… 너무하네.”
우진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라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Lv.79 실패작 No.1]▶ 켈두안의 살점을 먹으며 변이되었다.
▶ 위장액을 뒤집어쓰고 있어 독성을 가지고 있다.
선두에 서 있는 인간 골렘의 머리 위에 적혀 있는 레벨이었다.
나머지 두 녀석도 80, 83레벨이었다.
지금까지 기껏해야 60레벨 정도의 몬스터들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이도가 맞지 않는다.
“이걸 깨라고 만든건가?”
어쩌면 켈두안의 웨이브는 9번째가 끝이었던 걸지도 모른다.
켈두안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 오염된 상태.
연금술사들이 호수에 내다 버린 시체와 괴물들 때문에 변이를 일으킨 상태다.
그러면서 지금 이 웨이브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일지도 몰랐다.
“……제길.”
소화액 때문에 생긴 매캐한 연기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우진은 고개를 저으며 검을 잡았다.
이길 수 있을까.
[쿠우우우우우―――!!!]골렘들이 우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상념을 떨쳐내고 우진은 놈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
-어떻게 해요……! 어떡해!! 루엔 님을 돌려주세요!! 어서요!!!
세츠나는 나이아드의 주위를 맴돌며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소리쳤다.
[환요의 아가야. 너무 그렇게 조급해할 필요 없다. 너와 함께 있던 엘프는 자신의 시험을 치르러 간 것뿐이니까.]-그걸 어떻게 믿어요!! 아무런 말도 없이 마스터를 거북이한테 잡아먹히게 하고! 루엔 님을 사라지게 하고!! 이 거짓말쟁이!!
나이아드는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 것처럼 소리치는 그녀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페어리 퀸이 어째서 네게 그 옷을 주었는지 알겠구나. 아마도 불안해서였을 거다.]-흐이잉, 네?
[너는 저 둘과 달리 한없이 어리고 어린 아이니까.]-무, 무슨 소리예요!!
나이아드가 손가락을 뻗어 그녀의 가슴에 가져갔다.
우우우웅……!!
그러자 옅은 빛이 세츠나의 드레스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옷엔 요정의 숲으로 갈 수 있는 힘이 담겨 있지?]-그, 그걸 어떻게…….
[아무래도 여왕은 네가 아주 마음에 든 모양이구나. 어떻게 해서든 너를 보살피고 싶어 하는 걸 보니 말이야.] [요정의 숲으로 가는 문이 열립니다.]-에……? 여긴 마을도 아닌데…….
세츠나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차원문에 깜짝 놀라며 그녀를 바라봤다.
-놀랄 것 없다. 정령과 요정은 함께 태어난 존재니 그녀가 옷의 힘을 쓸 수 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란다.
그 순간, 차원문 안에서 페어리 퀸의 모습이 나타났다.
세츠나는 황급히 뒤로 물러나 허리를 숙여 그녀에게 인사했다.
-나이아드. 짓궂은 장난을 하셨군요. 루엔은 충분히 정령과 계약을 맺을 자격이 있는 엘프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허나 그 엘프가 인간과 함께 왔다면 자격을 논할 가치도 없는 것이지요.]-여전하군요.
페어리 퀸은 그녀의 말에 살짝 뺨에 바람을 넣으며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여왕이여, 인간들이 호수에 무슨 짓을 했는지 당신도 알 겁니다. 당신이 소개한 인간은 그들과 다르겠지만…… 그가 옳은 자인지는 제가 확인을 해봐야 할 일입니다.]나이아드는 그녀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페어리 퀸은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
-……화나신 거 아니죠?
둘의 대화를 듣던 세츠나가 걱정스러운 마음에 페어리 퀸을 향해 물었다.
-그럴 리가요. 그리고 너무 걱정 마세요. 나이아드, 그녀는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정령이니까요.
-저분이요……?
-드레스의 힘을 빌려 요정의 숲의 문을 열어주었잖아요. 그녀가 저를 이곳으로 불러낸 건 당신들을 도와주라는 의미거든요.
세츠나는 여왕의 말에 힐끔 나이아드를 바라봤다.
팔짱을 낀 채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지만 어쩐지 자신들의 대화를 잔뜩 신경 쓰는 느낌이었다.
-당신은 마스터와 계약을 맺었고, 동시에 울딘의 피를 통해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여왕의 말에 세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분명 당신이 그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무, 무리예요! 제가 가진 능력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는걸요!
-당신의 능력이 무엇이죠?
-……네?
세츠나는 나이아드를 바라봤다.
-당신은 어립니다.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할 때죠. 분명 배움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여왕은 세츠나의 뺨을 가볍게 쓸며 말했다.
-고대의 지혜…….
오래된 물건이나 고위급 물건으로부터 기억을 흡수하는 힘.
-하지만 여긴…… 아무것도 없는데요?
-저기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존재를 두고 왜 없다고 생각하나요?
-어…….
-그녀가 두른 모든 것이 태초에 만들어진 것들뿐인데.
여왕은 나이아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쩐지 그녀의 뒷모습이 살짝 떨리는 것 같았다.
***
퍼억―――!!!!
우진의 허리가 꺾였다.
“……컥!!!”
비명을 토해내듯 터뜨리며 그가 바닥에 처박혔다.
[쿠오오오오―――!!!]고릴라처럼 골렘이 고개를 쳐들고 포효를 지르더니 망치 같은 거대한 주먹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쾅―!! 쾅―!! 콰광――!!!
두 마리 골렘의 주먹이 위아래로 내려쳐질 때마다 밑에 깔려 있던 우진의 몸이 맥없이 들썩거렸다.
[특성 : 검은 수호자가 발동합니다.]그의 몸이 흐릿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골렘이 그가 있던 자리를 내려치자,
“……컥!!”
우진의 몸이 다시 나타나며 튕겨 올랐다.
[배고…… 파…….] [응애앵…… 으애앵……!!] [맛있…… 겠…… 다…….]골렘의 몸에 붙어 있는 머리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는 말들로 우진은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지속적인 정신 공격으로 인해 더 이상 용맹이 발동되지 않습니다.]▶ 정신 공격에 취약해집니다.
“우…… 우엑……!!”
비틀거리며 일어선 순간, 그는 구역질을 하며 피가 섞인 토를 뱉어냈다.
[집에 가고 싶어…….] [보…… 내주세요…….] [여긴…… 여긴 어디야…… 나를 가뒀어…….] [싫어……! 싫어……!!! 엄마……!!!]“아―.”
우진은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멍하니 골렘들을 바라봤다.
‘……그 말은 반칙이잖아.’
집.
평범한 사람에겐 별 타격이 없을지 모를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우진은 맥이 빠지고 말았다.
차라리 흑룡이 나았을지 모른다.
적어도 놈은 그의 정신을 휘젓지는 않았으니까.
골렘들의 레벨은 흑룡보다 낮았지만, 미친 듯이 울려대는 비명 소리와 울음소리는 우진을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가까스로 그를 버티게 해주던 용맹 특성마저 사라지자 그의 정신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쿠우우오오오오―――!!!!]남은 인간 골렘은 2마리.
놈들은 우진의 상태를 보더니 승기를 잡았다는 키킥!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특성 : 불굴이 발동됩니다.]▶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신체 능력은 올라갔지만 무너진 정신력에 그의 전의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부웅―――!!!
골렘의 주먹이 다시 한번 우진을 노렸고, 그의 몸이 충격에 튕겨 나갔다.
키킥……!
키키키킥……!!
“좀…… 닥쳐!!”
용천 2문(門) -격(擊)
툭―.
우진의 검이 멈췄다.
스킬이 발동되기 전에 골렘이 먼저 우진의 팔을 가로막은 것이었다.
콰직―――!!!
골렘이 우진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크아아악……!!!”
그가 비명을 터뜨리며 골렘의 등을 두들겨 댔지만 그럴수록 놈들은 그를 더욱 물고 늘어질 뿐이었다.
와드득……!!
맹수가 먹잇감을 물어뜯는 것처럼 골렘이 우진의 살점을 뜯어내자 그의 어깨뼈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극심한 체력 저하입니다.] [특성 : 질긴 생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시야가 붉게 변했다.
지쳐 버린 육체와 흔들리는 정신은 더 이상 검을 들 수 없게 만들었다.
부우우우웅―――!!!
골렘의 주먹이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제길…….”
피하고 싶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우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특성 : 고독함이 취소되었습니다.]그때였다.
“……!!!”
솨아아아아악――――!!!!!
그 순간, 날아오는 화살 하나가 골렘의 머리에 박혔다.
[쿠아아아아―――!!!]“마스터……!!!”
환각을 보는 걸까.
루엔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정신 차리세요!!”
자신을 흔드는 루엔을 보며 그제야 우진은 환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어리둥절한 그의 얼굴.
그녀의 뒤로 세츠나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