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37)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137화(137/150)
우우우우웅……!!
쥬터가 쓰러졌지만 진법은 여전히 거칠게 일렁이고 있었다.
밀물처럼 쏟아지는 엄청난 정보들.
과연 용이 만든 연금식다웠다.
-헉…… 헉…….
일렁이는 검은 형상 위로 손을 뻗은 세츠나는 힘겹게 숨을 토해내며 의식을 집중했다.
[속독]과 [분석]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미 과부화로 쓰러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피, 피해야 해요!! 당장 폭발할 거예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진법 밖으로 자꾸만 튀어 나오려는 검은 형상을 안으로 집어넣으며 그녀가 소리쳤다.
“제어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
우진이 잘린 쥬터의 머리를 발로 차버리며 세츠나의 옆에 다가왔다.
[키에에에에――――!!!]우진은 검은 형상을 바라봤다.
오싹―.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조여오는 기분이었다.
[죽음].놀랍게도 그 형상을 본 순간 머릿속엔 그 단어 말고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정말…… 죽음을 창조한 건가.’
우진의 몸이 떨렸다.
-연금술은 사용된 재료에 따라 결과물도 달라져요. 그런데…… 지금 여기에 들어간 재료들은 진짜 말이 안 되는 것들이에요.
세츠나의 말대로 쥬터는 주머니 안에 온갖 끔찍한 것들을 진법에 밀어 넣었었다.
하지만 그 재료들 중에 가장 끔찍한 건 역시 놈의 피였을 것이다.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한번 보세요.
세츠나가 우진의 손을 잡았다.
“……!!”
그 순간 우진의 시야가 어두워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그리고,
[키에에에에엑――――!!!]포효와 함께 그의 시야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자 그의 온몸이 축축하게 땀으로 젖었다.
“이, 이게…….”
그건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
게임 속의 죽음과는 전혀 달랐다.
진짜 죽음.
형체가 없는 죽음이 연금술로 인해 존재를 가지게 된 것이었다.
그저 마주 본 것만으로도 죽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끔찍한 창조로군.”
온몸이 저릿저릿한 기분을 떨치려 우진은 이를 악 깨물었다.
“그냥 풀어줘라.”
그때였다.
놀랍게도 잘린 쥬터의 머리가 우진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쿵― 쿵―.
안으로 걸어 들어온 용아병이 바닥에 쓰러져 있던 쥬터의 몸뚱이를 들어 머리가 있는 곳에 세웠다.
나머지 용아병이 마치 마네킹을 조립하듯 머리를 목에 끼워 넣었다.
목이 반쯤 들어간 괴상한 모습이었지만 놈은 별 상관없는 듯 주머니 안에서 다시 약병을 꺼내 들이켰다.
“이미 시작된 연금식이야. 그런 식으로 억눌러 봤자 반발만 더 심해질 뿐이라니까?”
약병을 모두 비우자 잘린 놈의 목이 순식간에 재생되었다.
“푸하―.”
쥬터는 답답한 듯 쓰고 있던 가면을 벗었다.
가면 속 놈의 얼굴은 끔찍했다.
녹아버린 것처럼 일그러진 피부는 뱀의 허물처럼 하얗게 일어나 있었다.
쩌적…….
놈의 피부가 갈라졌다.
그러자 마치 눈곱이 잔뜩 낀 것같이 점액질이 잔뜩 묻은 눈알이 놈의 얼굴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놈의 모습은 어딘가 익숙했다.
인간 골렘이었다.
‘자기 몸에다 실험을 한 건가.’
그래도 골렘은 머리를 자르면 죽기라도 했는데…….
“뭐, 저런…….”
말도 안 되는 광경에 고운은 할 말을 잃고 굳어버리고 말았다.
“쯧, 중요한 순간에 방해를 하다니…… 너, 엘프. 기다리고 있어. 이제 반병신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머리를 끼워 넣은 쥬터가 고운을 향해 걸어갔다.
“주제도 모르고 끼어들긴.”
퍼어어억――――!!!
쥬터가 손을 뻗자, 놈의 팔이 거대하게 변해 고운을 후려쳤다.
“……쿨럭!”
그대로 수미터를 튕겨 나간 고운이 벽에 부딪히며 쓰러졌다.
쥬터는 자신의 키만큼 거대해진 팔을 질질 끌며 우진을 향해 걸어왔다.
즈륵― 즈륵―.
마치 드래곤의 앞발처럼 변해 버린 놈의 팔은 검은 비늘로 뒤덮여 있었고, 손가락마다 날카로운 갈퀴가 튀어나와 있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활을 당기는 루엔과 마법을 시전하려는 이루린을 보며 쥬터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파앗―!!
하지만 놈의 경고 따위에 그들이 멈출 리 없었다.
콰가가가강―――!!
시위를 떠난 화살이 빛을 뿜어냈다.
그녀의 마스터 스킬 중 하나인 [비전 화살]이었다.
[크아――!!]하지만 그 순간, 용아병이 팔을 벌리며 쥬터를 막아섰다.
콰드드드득……!!
엄청난 위력이었지만 용아병은 꾸역꾸역 루엔의 마력을 먹어치웠다.
“……제길.”
이루린은 그 모습을 보며 이를 바득 갈았다.
비전 화살을 먹어치울 정도라면 그녀의 마법은 통하지 않을 테니까.
‘아까 찾은 마법을 써야 하나……?’
그녀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보고 안에 들어와 놈을 경계하면서 운 좋게 그녀는 마법서가 진열된 곳을 발견했다.
다양한 마법서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그녀의 눈에 띈 것은 1등급 마법서인 [공간 왜곡]이었다.
상대의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마법.
1등급이라는 최상위 마법답게 살상력은 두말할 것 없이 엄청났다.
하지만 문제는 대단한 마법인 만큼 시전자에게 오는 반발력도 엄청나다는 것이었다.
‘팔 하나쯤 내어주면 되려나…….’
그야말로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마법.
꿀꺽―.
그녀는 만일의 경우까지 생각했다.
‘그래. 어차피 균열석으로 이곳을 거점으로 만들려고 했잖아.’
던전의 보스가 된다는 것.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던전 자체에 귀속된다는 의미기도 했다.
영원히 말이다.
“어이, 너. 쓸데없는 짓 하지 말랬는데?”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기류를 감지한 쥬터가 망설임 없이 팔을 뻗었다.
거대한 팔이 순식간에 그녀를 붙잡았다.
“꺄아아악……!!!”
이루린은 뼈가 으스러질 것 같은 고통에 비명을 터뜨렸다.
“멈춰……!!!”
루엔이 쥬터를 향해 화살을 쏟아냈다.
하지만 수십 다발의 화살은 모두 그를 지키는 용아병들에 의해 사라지고 말았다.
[카아아아아아―――!!!]오히여 마력을 먹어치운 놈들은 더욱 맹렬하게 포효하며 그녀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흐응―.”
이 상황에서 콧노래마저 부르며 쥬터는 붙잡고 있던 이루린을 힘껏 던졌다.
퍼억―!!
내동댕이쳐진 그녀가 벽에 부딪치며 정신을 잃은 듯 쓰러졌다.
온몸이 으스러진 고운.
의식 불명의 이루린.
그리고 용아병에게 둘러싸인 루엔까지.
상황은 순식간에 최악으로 치달았다.
“아 진짜. 그냥 조용히 말을 따랐으면 너희는 진짜 그냥 보내줄 생각이었거든?”
쥬터는 어깨를 으쓱하며 우진을 바라봤다.
“진짜 너희는 관심 없었다니까. 저 쪼그마한 애만 데리고 실험해 보려는 거였는데 자꾸 건드니까 마음이 바뀌잖아.”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었지만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 생각을 안 했다.
하찮은 연기.
처음부터 돌려 보내줄 생각 따윈 없었다.
“……해보자.”
그러니 이쪽도 처음 계획대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하지만…… 쓸 만한 재료가 없어요!
“오우거의 눈알, 미노타우로스의 뿔, 키메라의 머리, 음, 그리고 뭐더라…….”
세츠나의 말을 들은 듯 쥬터는 오히려 자랑하는 것처럼 연금식에 넣은 재료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아, 맞다. 내가 넣었던 그 팔 말이야. 그거 엄청 유명한 사람의 것이었는데…… 검제였나? 아, 너희는 모르려나?”
쥬터는 엉성하게 팔을 휘저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손을 잘 쓰더라고. 좀 다를까 싶어 잘라서 가지고 있었지.”
우진은 본능적으로 이루린을 바라봤다.
다행이었다.
기절해 있는 상태라 놈의 헛소리를 듣지 못했을 테니까.
등가교환(等價交換).
연금술의 가장 절대적인 규율이었다.
사용된 재료의 가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
그 말은 지금 발동된 술법을 억누르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바쳐야 한다는 의미였다.
툭―.
쥬터가 우진의 앞에 서서 말했다.
“그러니까 포기해. 용의 시체를 집어넣어도 아무런 소용 없어.”
분하지만 놈의 말이 맞다.
지상 최강종이라 하더라도 용은 결국 하나.
놈이 때려 박은 수많은 종족들의 가치와 비교한다면 결코 높다고 할 수는 없었다.
“아, 맞네! 그러고 보니 나 용도 넣었네. 그래도 주인장도 궁금해할 것 같아서 말이야. 같이 보자는 의미로 흑룡의 눈알도 넣었거든.”
놈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애초에 용의 시체를 구할 수도 없지만……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짓밟아주었다는 기쁨에 놈은 배를 부여잡고 낄낄거렸다.
자만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쥬터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실컷 웃어라.’
상대를 얕볼수록 틈이 생기는 법이니까.
“그래. 네 말대로 무슨 시체를 넣어도 네 재료를 이길 순 없겠다.”
우진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당장…….”
하지만 쥬터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래서 난 살아 있는 걸 넣어보려고.”
[켈두안의 알]이었다.“너, 그, 그걸…… 어디서……!!”
“알 거 없어. 새끼야.”
우진이 알을 당장에라도 폭발할 것 같은 진법 안으로 밀어 넣었다.
쿠그그그그――――!!!
그러자 검은 형상 안쪽에서 새하얀 빛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아, 안 돼……!!!”
그 순간, 세츠나의 영창과 함께 거대한 손아귀가 바닥에서 솟구쳐 놈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비켜……! 이런 빌어먹을……!!!
쥬터의 비명이 들렸다.
꿀꺽―.
하지만 이미 우진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제발…….’
연금술에 살아 있는 생명체를 넣는 것.
어쩌면 자신이야말로 가장 미친 짓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미친 짓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연금술은 등가교환(等價交換).’
한 번 결정된 결과물에 다른 것을 첨가한다면 절대로 앞선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조금 전 쥬터가 [쇠약]의 효과가 발동된 연금식에 재료를 넣어 바꾼 것처럼 말이다.
‘더 높은 상위의 재료를 써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그것만 만족시킨다면 확률조차 확정으로 바꿀 수도 있었다.
[쇠약]과 [죽음].지금까지 발동된 효과는 모두 2개.
‘적어도 그 둘은 나오지 않는다.’
[연성진이 재시전됩니다.]▶ 5개의 효과 중 하나가 발현됩니다.
▶ 조작, 성장, 쇠약, 소생, 죽음.
▶ 사용된 재료가 바뀌어 앞선 [쇠약]과 [죽음]의 효과 이외에 다른 효과로 정해집니다.
그리고 게임이었다면 아마도 이런 식의 메시지가 떴을 것이다.
[흑색 연성 -성장의 효과가 발동됩니다.]‘……됐다!!’
마치 머릿속에 울리는 듯 연금술의 결과가 우진에게 느껴졌다.
‘……어?’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발동된 연금식을 바라보고 있던 우진은 이상함을 느꼈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간질거림.
‘뭐지……?’
솨아아아아악――――!!!!
연금진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진은 처음 보는 이 현상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게임에서도 발동하지 않았던 하나의 특성.
바로,
[행운]이었다.“하, 하하……. 잭팟이네.”
우진은 창백해진 쥬터의 얼굴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
[쿠오오오오오오오――――!!]그 순간, 거대한 거북의 머리가 진법을 찢어버리며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