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44)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144화(144/150)
“자, 들어오게나.”
가레스의 안내에 도착한 곳은 울드아 연합의 클랜 하우스였다.
그의 등장에 순간 하우스 안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저 남자…… 그 사람 아냐?’
‘맞는 것 같은데.’
‘왜 저 친구가 왜 여기에 온 거지?’
“미안하구먼. 조금 소란스럽지? 특성 변환 건물이 우리 연합의 클랜 하우스에 있어서 말일세.”
미궁탑을 공략하는 공격대 위주의 클랜과 달리, 제작이나 채집과 같은 생산 작업을 하는 클랜들은 클랜 하우스 안에 판매를 위한 건물들을 갖추기도 했다.
“어서 오세요!!”
긴장한 클랜원들과 달리 우진의 방문 소식을 들은 제인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리로 오세요!! 칸 님이 이 마을에 계실 줄은 진짜 꿈에도 몰랐는데……!! 삼촌, 웬일로 이런 큰일을 한 거예요??”
“웬일은. 크흠.”
가레스는 특유의 헛기침을 하며 제인을 향해 헛웃음을 터뜨렸다.
“괜히 기대 말고. 칸이 오늘 여기 온 건 특성 변환을 하러 온 게다.”
“ 나참, 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영입하고 싶어서 눈이 반짝반짝거리는 거 다 보인다. 녀석아. 어서 가서 준비나 하거라.”
“연합장을 너무 막 대하시네요.”
제인은 입술을 삐죽거리면서도 우진에게 인사를 하는 걸 잊지 않았다.
“바로 준비해 드릴 테니까 내려오세요.”
“특성 변환 레시피를 울드아 연합이 보유하고 있는지는 몰랐네요.”
“정확히는 저 녀석의 스킬이지. 사실 말일세. 제인은 인간이 아니거든.”
“……네?”
우진은 그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히든 종족이라고 혹시 들어봤는가?”
“종족 변환입니까?”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일세. 종족 변환은 유료 아이템을 써서 원하는 종족으로 바꾸는 거네만, 히든 종족은 오직 캐릭터를 처음 만들 때 고를 수 있는 거거든.”
“그게 무슨 말이죠? 캐릭터 생성에서는 오직 인간만 고를 수 있는 게 아니었나요?”
“맞아. 99.99%는 인간이지. 하지만 0.001%의 사람들에겐 아주 간혹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난다고 하더군.”
“아…….”
우진은 기억을 떠올려 봤다.
로그아웃이 되지 않아 광장에 머물던 시절, 주야장천 커뮤니티를 뒤지다 그런 글도 본 것 같기도 했다.
‘그냥 뜬소문인가 싶었는데…….’
“제인의 엘더 드워프라고 하네. 고대 종족 중 하나지. 사실 어떻게 종족 선택이 되었는지는 녀석도 모르겠다고 하더군. 정말 그냥 운인 건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는 그의 목소리엔 왠지 부러움이 서려 있는 것 같았다.
“드워프의 종특이 손재주인 건 자네도 알지? 마도공학 레시피 중에 특성 변환을 배우려면 손재주 특성을 최대로 올려야 하는데.”
가레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엘드 드워프는 손재주 특성 자체가 처음부터 최대치거든. 특성 변환기를 제작할 수 있는 건 코브리안 왕국을 제외하곤 우리가 유일할 걸세.”
“대단하네요.”
“그렇지. 어후, 종족 변환에서도 뜬다는 소문이 있어서 나도 몇 번이나 돌려봤었는데 말이야.”
가레스는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며 말했다.
“뭐…….”
값비싼 종족 변환을 몇 번이나 한 가레스도 어떤 면에서는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말이다.
“삼촌! 언제까지 수다 떠실 거예요! 준비된 지 한참인데!! 나한테는 말도 못 걸게 하면서.”
“어이쿠, 우리 연합장님께서 뿔이 나셨군. 클클, 어서 가세나.”
지하실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며 제인이 핀잔을 주자 가레스는 황급히 우진의 등을 밀었다.
“그런데 바꿀 특성은 결정했는가? 특성은 보통 몇 개 되지 않으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네.”
“혹시 특성이 몇 개이신지 물어봐도 괜찮으십니까?”
“나 말인 겐가? 현재 8개로군. 드워프로 종족 전환을 하면서 손재주와 함께 강골을 얻어 남들보다 조금 많은 편이지.”
“으흠…… 그렇군요.”
모험가, 고독함, 용살, 불굴, 축각, 살귀…….
현재 우진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모두 18개였다.
“자네는?”
“음…… 10개 정도입니다.”
“뭐?!”
일부러 수를 줄였지만 놀라는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두, 두 자리 수 특성이라고? 자네 지금 레벨이 몇인데 벌써…….”
가레스는 부러워할 겨를도 없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우진을 바라봤다.
“최상급 랭커들이나 두 자리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정말 자넨 알면 알수록 놀랄 일투성이로군.”
가레스는 고개를 저었다.
“과연 무슨 특성이 나올지 내가 다 기대되는구먼.”
쿠그그그…….
단단한 지하실 철문이 열렸다.
***
“방법은 간단해요. 저 안에 들어가서 바꾸고 싶으신 특성을 고르면 돼요.”
“그게 끝……?”
“네. 들어가면 아마 바로 아실 거예요. 그리고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어서 특성이 알려질 일은 없으니 편하게 하세요.”
“으음…… 금액은 얼마입니까?”
“1회당 100골드예요.”
한화로 따지면 1,000만 원이 넘는 금액.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까?”
“그럼요. 스폰서가 있는 상위 랭커들은 현재 공략하는 층에 맞춰서 특성을 계속 변화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주로 버퍼 계열의 플레이어들이죠.”
우진은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소가 아니더라도 울드아 연합에서는 하루에도 수천, 혹은 그 이상이 오간다고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이블 테일]에 왜 그렇게 목을 매는지도 이해가 가는군.’
꼭 사냥이 아니더라도 제작 스킬로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었으니까.
물론, 그만큼 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지만.
[이블 테일]이 일확천금의 기회를 사람들에게 제공 한다는 것은 사실이었다.“아 참, 그리고 몇 가지 아셔야 할 사항이 있어요.”
“뭐죠?”
“특성은 한 번 바꾸면 한 달 뒤에 다시 바꿀 수 있구요. 그리고 바꿀 수 있는 특성은 3개까지예요.”
“3가지 특성을 오늘 모두 바꾸면 그다음은 한 달 뒤에 3개를 바꿀 수 있다는 거군요?”
“네. 맞아요. 아, 그리고 전환한 특성을 다시 초기화시킬 수도 있어요.”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였다.
전혀 쓸모없는 특성이 나왔을 때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었으니까.
“단, 특성 초기화는 모든 특성을 통틀어서 딱 두 번뿐이에요.”
“알겠습니다. 금액은 끝난 뒤에 드리죠.”
“어휴, 무슨 소리세요. 칸 님은 당연히 무료로 이용하셔도 됩니다!!”
제인이 극구 말렸지만 빚을 두고 싶지 않은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끄응, 알겠습니다. 일단 시작할까요?”
쉽게 넘어갈 리 없는 우진이었기에 그녀도 빠르게 인정하고서 장치의 문을 열었다.
철컥―.
장치 안으로 들어가자,
우우우웅…….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우진의 눈앞에 새로운 창이 하나 나타났다.
[특성을 확인 중…….] [완료되었습니다.] [교체를 원하는 특성을 선택하십시오.]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빛이 한 번 훑고 나자 화면에 나타난 안내 문구와 함께, 그가 보유하고 있는 특성들이 나타났다.
[보유 특성]▶ 모험가, 고독함, 용살, 불굴, 신속, 기척, 오행, 질긴 생명, 축각, 살귀, 냉정한 겨울, 비옥한 겨울, 구원자, 해왕의 축복, 굽이치는 검, 중급 소드 마스터리, 행운, 고대 지식 사실 특성들의 효과를 놓고 본다면 그가 가진 것들은 하나같이 최상급들이었다.
우진은 곰곰이 자신의 특성들을 살폈다.
‘일단 특성의 효과가 서로 상충하는 것을 바꿔보는 것이 좋겠지.’
바꿀 수 있는 특성의 수는 3개.
그중에서 가장 먼저 고른 것은 [냉정한 겨울]과 [비옥한 겨울]이었다.
체력의 보유량에 따라 두 개의 특성이 번갈아 가며 발동되며 체력이 낮을 때는 공격력이, 체력이 높을 때는 방어력이 오르는 형태였다.
체력이 낮아지는 위험한 상황에서 적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공격력이 높아지는 것은,
‘설명만 보면 좋아 보이지만…….’
사실상 오히려 효과가 반대가 되었으면 더 좋았던 것들이었다.
애초에 체력이 높은 상태에서 공격력이 상승해야 전투에서 더 안정적일 테니 말이다.
[특성 : 냉정한 겨울을 선택했습니다.] [특성 변환이 시작됩니다.]알림과 함께 그의 앞에 검은색의 구체가 나타났다.
아마도 [냉정한 겨울]이 봉인되어 있는 특성구(球)인 듯싶었다.
쩌적……! 쩌저적……!!
구체가 빛에 일렁이며 금이 가더니 조각조각 부서지기 시작했다.
솨아아악……!!
조각으로 나뉜 파편들이 우진의 눈앞에 나타났다.
[원하는 특성을 고르시기 바랍니다.]파편의 숫자는 모두 다섯 개.
“이런 식이구나.”
일대일로 변화는 것이 아니라 후보 중에 고르는 일종의 뽑기 형식이었다.
“으흠―.”
별생각 없이 시작한 특성 변환인데 괜히 뽑기를 하려니 우진도 은근히 떨리는 기분이었다.
“이걸로 해볼까.”
어차피 조각의 모습은 모두 똑같았다.
확률도 아니고 그야말로 운에 기대어야 하는 것.
툭―.
우진의 손끝이 다섯 개의 조각 중 하나에 닿자,
띠링―.
갑자기 머릿속에 알림과 동시에 그의 시야가 가볍게 흔들렸다.
언젠가 겪었었던 느낌.
‘설마……?’
그건 루엔의 용병 보드를 봤을 때 겪었던 느낌이었다.
[껍질눈이 발동됩니다.]▶ 가려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순간 그의 시야가 흑백으로 변하면서 조각의 색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검은색 조각 4개와 푸른색 조각 1개.
특성 : 껍질눈
▶ 가려진 것을 볼 수 있다.
효과 : NPC의 레벨 상한선을 볼 수 있다.
효과 : 특성 조각의 등급 색상을 볼 수 있다.
효과 : 잠금
“이럴 수가…….”
우진은 생각지도 못한 [껍질눈]의 효과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검은색이 많다는 건 아무래도 일반 특성일 가능성이 높겠지. 그렇다면…….’
검은색 조각 말고 나머지 하나.
우진은 푸른색 조각을 선택했다.
촤아아아악……!!
[특성 : 전투 의지를 획득하였습니다.]▶ 첫 번째 공격 시 5%의 추가 대미지를 입힌다.
▶ 첫 번째 공격 이후 공격력이 10% 상승한다.
“오…… 이거 괜찮은데?”
완벽하게 사냥을 위한 특성이었다.
게다가 보통은 1개뿐인 효과가 2개나 붙어 있었다.
보이지 않았지만 특성도 등급이 존재했던 것이다.
‘모험가 특성 같은 경우는 효과가 4개나 붙어 있었으니까…….’
우진은 게임을 시작할 때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특성들을 가지고 시작한 것인지 새삼 느꼈다.
“좋아. 그럼 다음은…….”
[특성 : 비옥한 겨울을 선택했습니다.]쩌적……! 쩌저적……!
다시 한번 특성구가 갈라지며 5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졌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걸까.
아쉽게도 부서진 조각들은 모두 검은색이었다.
“으음…….”
우진은 조각들 중 하나를 골랐다.
[특성 : 오우거의 체력을 획득하였습니다.]▶ 체력 +15
“이거…… 약간 애매하네.”
우진은 설명을 읽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레벨 3개만큼의 체력을 올려주는 특성은 결코 나쁜 게 아니었지만, 방어력을 올려주는 [비옥한 겨울]과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비등비등한 성능이었다.
“나중에 다시 바꿀 수 있긴 하지만…….”
뽑기란 것 자체가 운에 맡겨야 하는 일이었다.
“으흠…….”
우진은 마지막으로 전환하려고 했던 [고독함] 특성을 바라보며 잠시 고민했다.
효과 2개가 붙어 있으니 레어 등급의 특성.
하지만 전환을 했을 때 과연 같은 등급으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오히려 검은색의 일반 특성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
‘나머지 특성들은 버리기 아까운 것들이 많아. 그리고 일단 초기화란 보험도 있으니…….’
미궁탑을 오르기로 생각한 시점에서 파티 플레이는 필수가 되어야 했으니, 효율성을 생각해서는 당분간 새로운 특성을 익히는 것이 좋다 생각했다.
[특성 : 고독함을 선택했습니다.]검은색이 아닌 푸른색의 구체.
꿀꺽―.
우진은 앞선 두 번째와는 달리 긴장된 눈빛으로 부서지는 특성구를 바라봤다.
쩌적……! 쩌저적……!!
구체에 금이 가며 새하얀 빛이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어?”
우진의 눈빛이 흔들렸다.
부서진 조각들이 뭔가 이상했다.
“……이게 뭐야?”
보라색의 조각들.
지금까지 나온 조각들과 색이 달랐다.
‘고독함이 푸른색이었는데…… 그것보다 더 높은 등급이라는 건가?’
못해도 3개의 효과가 붙은 에픽 등급의 특성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진의 눈을 사로잡은 건 다른 것이었다.
붉은색.
다른 조각들과 달리 붉은색의 빛이 일렁이고 있는 단 한 개의 조각이었다.
[특성 : 행운이 발동하였습니다.]마치 메아리처럼 우진의 귓가에 알림이 울렸다.
그리고 가레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행운이 따르면.”
솨아아악……!!
붉은색 조각에 손을 가져가자 일렁이던 빛이 순간적으로 우진을 휘감았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이펙트.
[복합 특성 : 영웅심을 획득하였습니다.]“……!!!”
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붙어 있는 효과의 수가 무려…….
6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