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48)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148화(148/150)
[구름 걸음을 사용합니다.]솨아아악――!!!
알림과 함께 흐릿하게 변했던 시야가 돌아오자 우진은 조금 전 호수가 아닌 커다란 동굴 안으로 이동되었다.
[정령의 숲의 숨겨진 장소를 발견했습니다.]히든 스팟의 알림처럼 일행은 신기한 듯 동굴 안을 두리번거렸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1층인데 여기에 아직도 숨겨진 장소가 있다니…….”
“위로 올라갈수록 이런 곳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아직도 있다는 거 아닐까요?”
“오……! 그렇지. 그렇지. 어쩐지 탑 1층이라고는 하지만 보상이 포션이란 게 좀 말이 안 됐어. 안 그래?”
“맞아요!!”
페론과 웨든이 기대에 찬 목소리로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나누었다.
“들뜨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이제부터는 다들 집중해. 처음 오는 곳은 뭐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니까.”
우진의 경고와 함께, 루엔이 능숙하게 소환한 정령들을 동굴의 갈림길 곳곳으로 보냈다.
중급 정령과 계약을 맺으면서 부릴 수 있는 하급 정령의 수도 증가한 듯, 그녀가 소환한 물의 하급 정령의 수는 모두 열 마리였다.
“마스터.”
“응?”
“한번 해보시겠어요?”
동굴의 탐색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도중 루엔이 우진에게 물었다.
“뭘 말이야?”
“정령을 다루는 거요. 저번에 정령의 목걸이를 얻으셨잖아요. 혹시 써보셨어요?”
“아…….”
우진은 그제야 갑작스럽게 이세계로 간 덕에 잊고 있었던 목걸이를 깨달았다.
‘맞아. 이게 있었지.’
그는 목에 걸린 펜던트를 살짝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목걸이를 사용하면 마스터와 상성이 가장 좋은 정령이 소환될 거예요. 단순히 정령술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마스터의 속성을 알 수도 있죠.”
“내 속성?”
“네. 다 같은 인간이라도 저마다 가지는 기질은 다르니까요. 저희 엘프들도 마찬가지고요.”
확실히 루엔도 이젠 다른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긴 하지만 ‘수(水)’ 속성의 정령과 친화력이 가장 높았다.
“동굴 내부가 생각보다 넓어서 탐색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이참에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러지.”
정령을 다뤄본 적이 없던 우진이었으니 루엔의 가이드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처음이 가장 중요해요. 눈을 감고 의식을 목걸이에 집중해 보세요. 아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거예요.”
그녀의 말에 우진은 펜던트를 손으로 감싸고서 눈을 감았다.
[정령의 목걸이를 사용합니다.]알림과 함께 검은 시야에 7가지의 빛들이 나타났다.
화르륵……!
솨악……!!
빛은 서서히 자신들의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불꽃, 물방울, 소용돌이, 돌덩이.
그리고 빛과 어둠.
그 순간 우진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것들을 바라봤다.
‘……·왜 7개지?’
세상을 구성하는 원소는 화, 수, 토, 풍으로 4개의 원소라고 할 수 있다.
이건 정령뿐만 아니라 마법의 기초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빛과 어둠.
이렇게 모두 6개의 속성이 대륙에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우진의 앞엔 나머지 1개가 더 남아 있었다.
우진은 아직 형태를 갖추지 않고 그저 빛무리에 불과한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파즈즈즉……!!
우진이 나머지 한 개에 손가락을 가져가자 날카로운 스파크가 일었다.
‘이런 정령이 있었나……?’
따끔한 느낌에 황급히 손을 빼며 우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레의 하급 정령을 발견했습니다.]‘……우레의 정령?’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우레의 하급 정령이 당신과 계약을 맺길 바랍니다.]츠즈즈즉……!!
그러고는 주위에 떠 있던 나머지 원소들을 밀쳐내기 시작했다.
지잉…… 지잉…….
그러고는 맹렬하게 스파크를 내뿜던 조금 전과는 달리, 정령은 애교라도 부리는 듯 우진의 주위를 위성처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당돌한 놈이네.”
우진은 그 모습에 황당한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어느새 목걸이가 만들어낸 공간엔 우진과 우레의 정령 둘뿐이었다.
“이렇게 되면 선택의 여지가 없잖아.”
지잉…… 지이잉…….
우진의 말에 마치 고개를 끄덕이는 것처럼 정령은 위아래로 움직였다.
“좋아. 얼마나 대단한 녀석인지 한번 볼까?”
우진이 손을 뻗자 정령이 그의 손바닥 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우레의 하급 정령과 계약을 맺으시겠습니까?]알림에 따라 우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치직……! 치지지직……!!
그러자 새하얀 전격이 우진의 몸을 가볍게 훑으며 지나갔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 우레의 힘]▶ 우레의 정령과 계약을 맺을 시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위업입니다.] [축하합니다.] [특성 – 정령 성장을 획득하였습니다.]▶ 특성 : 정령 성장 – 계약자의 경험치를 정령과공유하여 정령을 성장 시킬 수 있다. 단, 하나의 정령에게만 사용 할 수 있다.
“흐음, 이건 뭐지?”
생각지도 못한 업적에 우진이 눈앞에 나타난 알림창을 확인했다.
‘일단 업적이 떴다는 건 우레의 정령과 계약을 맺은 건 내가 최초라는 뜻이겠지.’
그 역시도 우레의 정령이라는 것이 있는지 지금 처음 알게 되었으니까.
[정령 성장을 시킬 수 있습니다.] [습득할 정령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지잉…… 지잉…….
알림이 울리자 마치 빨리 자신을 선택하라는 듯 정령이 우진의 주위를 마구 맴돌았다.
“진정해. 네가 다른 정령들을 다 사라지게 해서 어차피 너 말고는 할 수 있는 정령도 없으니까.”
우진은 하급 정령 주제에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 같은 정령의 모습에 그저 헛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의지를 가지는 건 분명 중급 정령부터일 텐데.’
신기한 눈빛으로 우레의 정령을 보며 우진은 창에 나와 있는 하나뿐인 선택지를 골랐다.
[우레의 정령을 선택하셨습니다.] [앞으로 계약자가 획득하는 경험치를 공유합니다.]▶ 계약자가 몬스터에게서 얻는 경험치의 양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둥글게 생긴 공과 같은 우레의 정령이 기분이 좋은 듯 샛노란 스파크를 뿜어댔다.
계약 때문일까?
조금 전에는 손가락만 닿아도 찌릿했던 정령의 스파크가 아무렇지 않았다.
“잘 부탁한다.”
정령이 답하듯 위아래로 몸을 움직였다.
“마스터? 괜찮으세요? 정신이 드세요?”
“응? 아아…… 응. 이제 괜찮아.”
눈을 뜨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루엔이 보였다.
“갑자기 우두커니 서 계셔서 깜짝 놀랐어요.”
“미안, 정령을 고르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더라고.”
“정령을 골라요?”
루엔이 우진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한데요. 마스터는 정령 친화력이 없으시잖아요. 그럼 보통 자기 기질에 가장 어울리는 정령 하나만 나올 텐데요?”
“음…… 그래? 모든 속성이 다 나오던데. 날 선택한 녀석이 좀 특이한 놈이지만.”
“선택이요?”
루엔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만.”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우진이 손을 펼쳤다.
치직……! 치지지직……!!
그 순간 그의 손바닥 위로 새하얀 빛과 함께 스파크를 내뿜는 작은 구체가 나타났다.
“……!!!”
그 모습을 본 루엔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이게…… 어떻게?”
“왜?”
“이거 우레의 정령이잖아요!!”
“아는구나? 난 사실 처음 보는 정령이라서.”
“처음 보는 게 당연하죠! 저도 정령계에서 사라진 정령이라고 알고 있었는걸요!!”
루엔이 정령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소리쳤다.
“그래?”
특이한 정령이라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딱 그 정도였던 우진은 루엔의 격한 반응이 더 신기할 따름이었다.
“네. 우레의 정령은 좀 특별해요.”
태초에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4대 원소 정령왕.
폭염왕 라미느.
거암 군주 막툰.
해일의 여왕 에테랄.
광풍 사미아드.
그리고 2대 광야(光夜).
빛의 라시스, 어둠의 두아트.
정령계를 지배하는 정령왕은 이렇게 여섯이고, 정령왕의 아래 각 등급에 맞는 정령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우레의 정령은 이들과는 궤가 달랐다.
“우레는 번개를 통해 빛과 열을 가졌으며, 물에서는 자유롭고, 먹구름을 몰아 어둠과 바람을 지닌 존재죠.”
쿠르르르…….
그녀의 말에 우레의 정령이 우쭐거리는 것처럼 둥근 구체의 형태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천둥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령왕이 없다는 건 무슨 말이야?”
“음…… 그냥 전해지는 이야기인데 우레의 힘이 폭주하면 때론 다른 정령왕이 가진 본질의 힘마저 뛰어넘는다고 해요. 그래서 자신들의 옥좌에 위협을 느낀 왕들이 정령왕을 소멸시켰다고 했어요.”
“소멸이라…….”
우진은 자신의 주위를 빙빙 도는 정령을 잠시 바라보다 루엔에게 물었다.
“혹시 정령이 성장해서 정령왕이 될 수도 있을까?”
“정령왕이요? 으음…… 뭐, 태어날 때부터 등급이 정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하급 정령이 성장해서 중급 정령이 되는 거니…… 불가능한 건 아니겠죠?”
그렇게 대답하던 루엔은 뒤늦게 우진의 생각을 읽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그냥 물어본 것뿐이야. 혹시 모르니까.”
하지만 우진의 눈빛은 이미 뭔가를 계획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신기하네요. 어째서 소실되었다고 알려진 우레의 정령이 마스터에게 모습을 드러낸 걸까요? 혹시 마스터께서 천둥이나 번개와 관련된 적이 있으세요?”
“천둥과 번개라…….”
그 순간 우진은 펜시르가 떠올랐다.
펜릴은 원시 성령 중에 유일하게 번개를 다룰 수 있는 존재였다.
“펜시르와의 계약이라…… 어쩌면 그게 정령을 불러온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
“운이 좋았던 거군.”
“네. 하지만 정령을 성장시키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특히 우레의 정령 같은 경우는 어떠한 정보도 없으니까요.”
“괜찮아. 도전하는 건 이제 이골이 났으니까.”
딱―!
우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우레의 정령이 물방울 터지듯 잔상을 남기며 사라졌다.
“여긴 것 같아요.”
동굴의 끝에 도달하자 물의 중급 정령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동굴 안에 몬스터는 없는 모양이지?”
보스룸으로 보이는 단단한 석벽 앞에 선 우진이 루엔을 향해 물었다.
“네. 히든 스팟의 일종이라…… 전투를 해야 하는 던전이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던전의 숨겨진 장소에 몬스터가 없다는 건…….”
쿠그그그그…….
우진의 말을 들으며 루엔이 석벽에 손을 가져가자 석벽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보상만 얻어갈 수 있는 곳이든지. 아니면 잡몹 따윈 필요 없는 최악의 마물이 있든지.”
둘 중 하나일 터.
스릉―.
우진과 일행은 각자의 무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