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33)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33화(33/150)
“크아아아!!!”
“이런 빌어먹을……!!”
“죽여!!!”
언제나 서로 죽고 죽이느라 소란스러운 동굴 안이었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동굴 안에 있던 하이에나들이 이렇게나 합심이 된 적은 말이다.
‘어떻게……?’
‘왜 맞질 않는 거야!!’
한때 커뮤니티에서 하나의 주제로 갑론을박을 벌인 적이 있었다.
현실의 능력이 가상에 적용이 되는가?
개발사에서는 모든 캐릭터의 초기 능력치가 똑같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라고 말했지만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알 수 있었다.
신체 능력이 똑같아도 몸을 움직이는 감각, 스킬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거나, 지혜, 그리고 게임을 배워 나가는 습득력은 분명 현실의 능력이라는 것을 말이다.
현실에서 검도를 했던 사람이 게임에서 조금 더 검을 잘 다루고, 양궁을 배웠던 사람이 활을 더 잘 다루는 것처럼.
촤아악―――!!!
“크아아악!!”
“커헉!!”
그리고 사선을 넘나드는 전투를 겪어본 자만이 ‘진짜’ 전투를 아는 법이었다.
“헉…… 헉…….”
우진은 바닥에 쓰러진 채 자신을 향해 거친 숨을 내뿜는 하이에나를 바라봤다.
“너…… 도대체 그 괴상한 검술은 뭐지?”
“알면? 뭘 하려고?”
“명심하는 게 좋을 거다…… 우리가 왜 괜히 공용 스킬만 쓰는지 알아? 눈에 띄는 놈은 결국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곱게 게임할 생각은 버…….”
서걱―.
우진은 가볍게 남자의 목을 베어버렸다.
“그러든가 말든가.”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 피의 길]▶ 살인 첫날 100명 살인
[지금까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위업입니다.] [축하합니다.] [칭호 – 도살자 → 광마를 획득하였습니다.]“음?”
보스 룸 앞에 살인범들을 모두 해치우자 그의 앞에 알림이 나타났다.
“운이 좋네. 이런 업적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당연한 일이었다.
앞선 알림의 로그처럼 지금까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위업이었으니까.
[광마]▶ 등급 : 영웅
▶ 설명 : 첫 살인 이후 하루 동안 100명 이상을 죽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칭호
▶ 힘 +5
▶ 민첩 +5
‘영웅 등급치고는 별다른 게 없어 보이지만…….’
우진은 설명창 마지막 줄을 보며 낮게 탄성을 터뜨렸다.
▶ 업적 : 최초의 살인의 효과가 변경됩니다.
▶ 업적 : 최초의 살인 효과의 효율이 4배로 증가합니다.
“대단한데, 이거…….”
▶ 영구적으로 살인으로 얻는 경험치가 8배가 됩니다.
▶ 하루 동안 살인한 수의 1.5배만큼 능력치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진짜 PK만 해서 랭커에 들 수 있겠어.’
아마도 장령이 얻은 칭호가 도살자였을 거라 생각되었다.
도살자의 효과는 살인으로 얻는 경험치가 4배로 증가하고, 유지 시간이 한 달로 제한된다.
‘장령이 단시간에 폭업을 할 수 있었던 건 중앙 대륙으로 옮긴 이후에 시작한 PK였으니까. 죽인 플레이어들의 레벨도 높아 살인 경험치도 많았던 거겠지.’
그에 비해 우진은 아직 초심자 지역이었다.
죽여도 얻을 수 있는 경험치의 절대량은 장령이 얻은 것과 비교할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영구적으로 변한 순간, 완전히 달라진다.
‘중앙 대륙으로 가게 되면 대규모 전쟁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길드전을 비롯하여 각 왕국에서 발생하는 전쟁 퀘스트까지.
무차별 살인이 아니더라도, 그런 이벤트를 통해서까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가 아닐 수 없었다.
[잔여 포인트를 입력하시기 바랍니다.]동굴 안에 있던 하이에나들을 모두 죽이고 쌓인 포인트는 칭호의 효과가 더해져 무려 150포인트나 쌓여 있었다.
‘하루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30레벨을 올려야 얻을 수 있는 포인트야.’
우진은 상태창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레벨 : 34]그는 남은 포인트를 빠르게 올렸다.
종합 포인트 : 535
“하…… 하하…….”
아이템으로 얻는 부가 효과를 제외한 그의 능력치였다.
능력치 포인트로만 본다면 107 레벨과 같은 수준.
[적색오공(赤色蜈蚣) 리스폰이 완료되었습니다.] [보스 룸이 생성됩니다.]알림과 함께 벽이 허물어지며 새롭게 문이 나타났다.
크드드드드드드…….
우진은 문을 있는 힘껏 밀었다.
‘비록 하루뿐이지만…….’
그는 지금 대륙 최강이다.
* * *
“그 새끼 어디 있어!!”
“그, 그게…….”
[적색오공(赤色蜈蚣)이 처치되었습니다.] [남은 리스폰 시간 – 60:00]핏빛 동굴의 공략을 알리는 알림이 던전 내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울렸다.
“쳇…….”
‘지금도 다른 놈들은 이딴 일에 열심히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니…….’
핏빛 동굴은 그에게 경험치도 주지 않는 저렙 던전이었지만, 보스가 사냥되는 알림을 듣고 있자니 콜슨은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페론. 네가 말해봐라. 저 새끼는 영 못 미더워서 말이야. 그놈 확실히 잡은 거 맞냐?”
“……네?”
“설마 의뢰를 실패했는데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그의 물음에 페론의 낯빛이 회색으로 변했다.
“저. 절대 아닙니다.”
“잘 들어. 창세단에 널 소개한 건 나다. 의뢰 성공만 하면 중앙 대륙의 든든한 뒷배를 얻는 거란 말이야.”
툭―.
콜슨은 그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찍으며 말했다.
“그런데 의뢰를 제대로 못한다? 그럼 네놈들은 최악의 적이 생기는 거다. 중앙 대륙엔 발도 디딜 생각하지 마라.”
“무, 물론입니다. 지금 안쪽에서 부하들이…….”
“똑바로 하란 말이야. 알겠어? 어디서 같잖은 수작 부리지 말고!! 실패했으면 실패했다고 말하는 게 그나마 어둠숲에서라도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콜슨의 일갈에 페론과 그의 부하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저…….”
그때였다.
동굴 입구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콜슨이 고개를 돌렸다.
“데, 데리고 왔습니다.”
어정쩡한 자세로 동굴의 입구에서 나오는 남자의 뒤에 포박된 우진이 있었다.
“네놈이냐? 오크 성채에서 난동을 부린 놈이.”
콜슨이 포박 줄을 잡고 있던 남자를 거칠게 밀치고는 우진의 앞에 섰다.
“네가 무슨 짓을 한지 알아? 감히 창세단이 진행하고 있던 퀘스트를 깡그리 날려 먹었단 말이다!”
‘퀘스트?’
우진은 콜슨의 말에 살짝 눈을 흘겼다.
‘하긴…… 퀘스트가 아니면 괜히 그런 짓을 벌일 이유가 없었겠지.’
어쩐지 10대 클랜이 초심자 지역에서 그런 짓을 벌이는 창세단을 막지 않았는지 이해가 갔다.
퀘스트는 게임 세계의 플레이어들에겐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뭐?”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우진은 귀찮은 듯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이러니저러니 쓸데없는 설명은 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저 미친놈.’
‘설마 몰라서 저러는 건 아니겠지?’
우진의 도발에 페론과 부하들은 그야말로 가시방석이었다.
“이 건방진 새끼……!! 넌 오늘 게임 접는 줄 알아!!”
콰아아앙―――!!!
콜슨의 주먹이 거침없이 우진의 얼굴에 꽂혔다.
‘미친.’
‘레어 스킬은 다르구나…….’
‘끝났네. 머저리 새끼. 다행이다. 조용히 죽어줘서.’
페론과 부하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 백정 콜슨 파웬.”
그때였다.
“커뮤니티에서 보긴 했는데 과연 중앙 대륙에 있는 놈들은 다르네.”
“……!!!”
동굴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런 생각하면 안 되는데…… 너 보니까 자꾸 나도 빨리 중앙 대륙으로 넘어가고 싶네.”
“이 새끼…….”
콜슨의 얼굴이 굳어졌다.
‘뭐지? 내 붕권을 맞고도 안 죽었다고?’
여긴 초보 지역인데?
그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촤르륵……!
우진의 앞을 두르고 있던 방벽이 사라졌다.
‘저건 또 뭐야?’
시그 엘릭의 스킬을 플레이어가 쓸 수 있다는 걸 알 리 없는 콜슨은 애꿎은 페론을 노려볼 뿐이었다.
“저 새끼…… 분명 전사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마법을 쓰는 거지?”
“그, 글쎄요…….”
‘젠장, 의뢰는 너희들이 했잖아! 그런데 왜 나한테 묻고 지랄이야!!’
페론을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면서도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무슨 술수를 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까지 헛소리를 할 수 있는지 보마. 저 새끼! 잡아!!”
그의 외침에 뒤에 있던 단원들이 일제히 우진을 향해 뛰어들었다.
“2차 스킬을 개방한 자들이다. 날고 긴다고 해봐야 초심자 지역에 있는 놈이…….”
콰앙―!! 쾅―!!!
퍼버버버벅―――!!!
자신만만한 콜슨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악!!”
“커헉!!!”
달려들던 단원들이 하나둘 비명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뜨, 뜨거워!!!”
“살려워…… ·!!”
저벅. 저벅. 저벅.
“흠, 이거 꽤 쓸 만하네.”
어둠 속에서 걸어 나온 우진은 콜슨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뭔가를 살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저게…… 뭐지?’
콜슨은 우진의 모습을 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신을 휘감고 있는 불꽃.
엄청난 열기에도 불구하고 우진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지네 군주]▶ 등급 : 영웅
▶ 설명 : 2인 이하 플레이로 필드 던전 – 핏빛 동굴 타임 어택 1위를 달성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 모든 능력치 +5
▶ 특성 : 축각 – 두 다리가 지면에 닿아 있을 시 공격력이 10% 상승
▶ 스킬 : 타오르는 불꽃 – 받은 대미지에 일부를 상대에게 돌려주며 화염을 일으킨다.
(타임 어택에서 얻을 수 있는 단 1개의 적색 오공의 심장을 먹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엔 단순히 화염 공격과 반사 대미지를 주는 반격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우진의 상태는 반사 대미지만으로도 50레벨의 플레이어들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충분했다.
“아무도 내성 수치가 붙은 갑옷을 입은 사람이 없나 보지? 하긴…… 초심자 지역에 애송이를 상대로 누가 그런 것까지 챙기겠어.”
푸욱―.
우진은 온몸에 붙은 불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있는 힘껏 검을 밀어 넣었다.
“커…… 커헉…….”
옅은 비명과 함께 단원의 시체가 사라지자 그의 몸에 붙어 있었던 화기만이 바닥에 남았다.
“괜찮네.”
죽음과 동시에 들어오는 경험치를 보며 우진은 콜슨을 바라봤다.
“너는…….”
마치 먹잇감을 바라보는 맹수의 눈빛으로.
“경험치를 얼마나 줄까?”
띠링―.
[새로 갱신된 던전 보드의 기록이 비석에 적용됩니다.]그 순간,
알림이 울렸다.
[던전 보드의 기록이 비석에 적용되었습니다.]이제 새로 갱신된 타임 어택의 기록을 모두가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1위 ???의 파티 (2명) 17분 32초]그의 압도적인 기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