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46)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46화(46/150)
쾅! 쾅!
콰아아앙―――!!
루엔의 피를 머금은 정수석들이 폭발하기 사작했다.
“모두 피하세요!!!”
그녀의 외침에 사람들이 뒤로 물러나자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정수석들이 터지면서 만들어진 독구름이 눈 앞에 있는 거대한 먹잇감을 덮쳤다.
[설귀 타이칸이 정수석의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크아아아아아――!!!]독구름에 갇힌 타이칸은 괴로운 듯 비명을 질렀다.
‘효과가 있다.’
녀석은 기다랗게 혓바닥을 내며 거칠게 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정수석의 독기가 몸에 스며들 뿐이었다.
[크륵…… 크륵…….]피부색이 파랗게 변하면서 전신의 혈관이 보라색을 띠기 시작했다.
‘이세계에서 봤던 모습이야.’
그 모습에 우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자신의 예상대로 이세계에서도 타이칸을 죽일 때 정수석을 사용한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런 건 처음 봐요. 제가 알기론 타이칸의 피부는 검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질기다고 했는데…… 이렇게나 피부가 얇다니.”
우진은 이세계에서 박제된 타이칸의 시체를 보며 이루린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정수석의 독 때문에 타이칸이 약화된 거야.’
그는 본능적으로 지금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파앗―!!!
그가 독구름에 둘러싸인 타이칸을 향해 달려들었다.
“자, 잠시만요!!”
“위험해!!”
그 모습에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지만 그는 오히려 더 속도를 높였다.
숨을 참았지만, 매캐한 독기는 몸의 구멍이란 구멍을 통해 온몸으로 파고들었다.
“제길!!”
통각 조절이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심장을 쥐어짜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우진은 있는 힘껏 지면을 밟고 뛰어올랐다.
‘아직 안 돼.’
시야가 흐릿해지고 피부가 따가웠다.
[크륵……?]독안개 속에 몸을 가렸던 우진이 타이칸의 발아래 도착했다.
꽈악―.
그 순간 그는 품 안에 있는 펜던트를 움켜잡았다.
[순례자의 십자가를 사용합니다.]▶ 정화가 발동됩니다.
안내음과 함께 그의 몸에 옅은 빛이 감돌았다.
흐릿했던 시야가 선명하게 돌아왔고 가빴던 숨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주 잠깐뿐, 아직 소멸되지 않은 독구름은 다시금 그의 몸을 침투하기 시작했다.
“후웁―.”
찰나에 불과했지만 충분했다.
숨을 들이마시며 검을 쥔 자세를 바로잡았다.
[강신술을 사용합니다.]▶ 30초간 공격력이 1.5배 증가합니다.
고대 오크의 영혼이 사라지자 전신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강타를 사용합니다.]콰아아앙―――!!!
우진이 있는 힘껏 검을 눕혀 횡으로 긋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타이칸의 다리에 검이 박혔다.
푸우우우――!!!
검을 뽑자 벌어진 상처 사이로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던 처음과 달리, 정수석의 독에 중독된 놈의 피부는 너무나도 쉽게 잘려 나갔다.
[크아아아아―――!!]놈이 비명을 지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타이칸이 크게 분노합니다.]“쏴!!!”
우진의 외침에 가레스가 본능적으로 석궁을 날렸다.
푹―! 푹―!!! 푸푹――!!
연달아 쏘아지는 화살이 타이칸의 팔과 다리에 박혔다.
쿠우우웅―――!!!
화살의 힘에 밀려 타이칸이 그대로 벽에 고꾸라졌다.
용천(龍天) 1문(門) – 절(絶)
치지지지직―――!!!
우진의 검날에서 맹렬하게 전격이 뿜어져 나왔다.
“흐아아아!!!”
머리 위로 든 검을 조금 전 [강타]에 벌어진 상처 부위에 있는 힘껏 내려쳤다.
콰득―!!!
거목이 잘려 나가는 소리처럼, 타이칸의 다리가 그대로 잘려 나갔다.
[크아아아아―――!!]놈은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지르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솨아아악―――!!!
그 순간, 우진이 자른 다리의 살점들이 칼로 베인 것처럼 조각조각 잘려 나가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우진이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김찬이 보였다.
“걱정 마. 이 정도 쓴다고 마력이 모자라진 않으니까.”
우진이 묻기도 전에 김찬은 안다는 듯 먼저 대답하며 지팡이를 쥔 손을 꺾었다.
솨아아아악――!!
다시 한번 그의 주위로 바람이 일었고, 타이칸 주위에 있던 독구름이 그가 일으킨 바람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윈드 커터.”
시동어와 함께 독을 머금은 바람 칼날이 또다시 타이칸의 잘린 다리를 노렸다.
‘마법이 어떻게 통하는가 싶었더니…… 저런 식으로 공격을 한 건가.’
우진은 김찬의 센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법사들이 희귀한 이유는 영창 자체의 어려움도 있지만 더불어서 마법을 컨트롤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공을 던져서 목표물을 맞히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마법은 그보다 더 어려웠다.
자동으로 타깃을 맞히는 마법도 있지만, 고위급 마법으로 갈수록 마법사의 컨트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대부분 완성된 마법을 그대로 쓰기 바빴다.
하지만 김찬은 독에 닿지 않는 거리에서 바람을 흘려 독구름을 머금은 윈드 커터를 만들어냈다.
‘나이안 클랜이 스카우트할 만한걸.’
그저 위로 올라가고 싶은 욕심 많은 녀석이 아닌, 그에 걸맞은 재능을 가진 녀석이었다.
“흐음.”
우진은 김찬을 훑었다.
[쿠우우우우우우―――!!]그때였다.
자리가 잘린 타이칸이 마치 마지막 발악을 하는 듯 두 팔로 땅을 짚어 뛰어올랐다.
“조심하세요!!!”
타이칸의 몸이 부웅 떠올라 김찬의 머리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큭!!”
김찬이 있는 힘껏 달리기 시작했지만 순식간에 그의 머리 위로 생긴 그림자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머리 숙여!!!”
타앙―――!!!!
[이블 테일]과는 어울리지 않는 총탄 소리가 던전 안에 울려 퍼졌다.츠으으으윽…….
석궁의 끝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
파슥―!!!
겨누고 있던 석궁이 그대로 산산조각 났다.
[크륵……!]타이칸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며 거대한 몸이 공중에서 튕겨 나갔다
“그래, 끝까지 가보자고.”
가레스는 손잡이 부분만 남은 석궁을 던지며 허리에 채워놓은 두 자루의 도끼를 뽑았다.
[크륵…… 크륵…….]우진은 바닥에 쓰러진 타이칸을 바라봤다.
‘정수석의 독 때문에 피부가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한 방에 머리를 관통해 버리다니.’
엄청난 위력이었다.
단순히 사냥꾼이라는 히든 클래스의 힘인지, 아니면 그가 들고 있던 저 특수한 석궁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놀랄 힘이었다.
“흐, 흐이이익!!!”
그때였다.
방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체이슨이 타이칸이 쓰러지자 기다렸다는 출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멈춰!!!”
그 모습에 사람들이 황급히 소리쳤지만 녀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달렸다.
“저 괴물이 쓰러졌잖아요!! 지금 도망쳐야 한다고요!!!”
노움의 외침에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크아아아아!!!]하지만 머리가 꿰뚫렸음에도 타이칸이 거센 포효와 함께 벌떡 일어났다.
“……!!!”
체이슨이 그 광경에 놀라 굳어버리고 말았다.
“저런 멍청한 놈……!!”
타이칸의 바로 앞에서 멈춰 버린 녀석을 보며 가레스가 몸을 날렸다.
“……컥!!”
괴물의 손이 체이슨을 찍어 누르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가레스가 그를 밀쳤다.
“크아악!!”
녀석의 손에 붙잡힌 가레스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터뜨렸다.
[크륵…….]그 모습에 타이칸의 입술이 들썩였다.
입술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운 이빨이 분노를 느끼게 했다.
퍼억―!!!
손아귀에 힘을 주자 가레스의 몸이 그대로 터져 버렸다.
[파티원 ‘가레스’가 사망하였습니다.] [신성 부활 가능 시간 – 3분] [그 이후는 자동적으로 사당에서 부활하게 됩니다.]“흐, 흐익……!!”
체이슨은 두 다리를 벌벌 떨며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녀석이 죽으면 퀘스트는 실패야.’
“치잇……!!”
할 수 없이 우진이 타이칸을 향해 뛰었다.
“형님! 머리 숙이십쇼!!”
그때였다.
문 밖에서 들리는 페론의 목소리에 우진이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다.
촤르륵……!
쾅―! 쾅아앙―!!
그의 머리를 넘어 페론이 던진 뭔가가 타이칸의 발아래 굴러들어갔다.
콰직―――!!!
바닥에서 거대한 철가시들이 튀어나왔다.
[크아아아아!!]철가시들이 타이칸의 하나 남은 발목에 교차로 박히자 놈은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터뜨리며 그대로 바닥을 굴렀다.
“비켜!!”
우진이 체이슨을 뛰어넘으며 놈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흐아아아아!!!”
그가 타이칸의 가슴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쩌적……! 쩌저적……!!!
검이 천천히 아래로 움직였고, 단단했던 피부가 갈라지자 그 안에 있던 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쓰러진 타이칸은 더 이상 반항할 힘도 없는 듯 거친 숨을 들썩일 뿐이었다.
“언제 덪까지 준비했지?”
“그냥 쓰고 남은 게 있었습니다.”
“아, 그때?”
“하하…….”
머쓱한 표정을 짓는 페론을 보며 우진도 피식 웃었다. 자신을 죽이려고 준비한 함정들이 이렇게 사용될 줄이야.
“잘했어. 페론.”
중앙 대륙에서 가져온 함정은 사용 레벨 제한은 없지만, 위력은 50레벨 이상의 플레이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함정을 던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몬스터를 함정으로 죽이면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타이칸은 달랐다.
심장을 마법으로 파괴해야 완전히 죽는 것이었으니까.
“중앙 대륙의 함정을 사용할 수 있으면…… 레이드 던전이 어쩌면 너무 쉬워질 것 같은데요?”
“딱히 그렇진 않을걸. 그 전에 정수석으로 놈을 약화시켰기 때문에 함정이 먹힌 거니까. 우리가 쓴 공략법이 정석 플레이는 아닐 거야. 히든 스팟은 처음 발견하고 나면 사라지잖아.”
“아하, 그렇겠군.”
우진의 대답에 페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정수석이 뭡니까?”
“아, 그건 말이죠.”
루엔이 기다렸다는 듯 페론의 물음에 달려와 마법진을 가리켰다.
“마무리 짓자.”
두 사람을 뒤로한 채 우진이 김찬에게 말하자 그는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서걱―.
우진은 남아 있던 팔과 다리를 잘라냈다.
여전히 심장이 뛰고 있었고, 언제라도 날뛸 수 있었으니까.
“후웁…….”
김찬이 붉은 핏물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심장 위로 손을 가져갔다.
우우우웅……!!
그의 마력이 심장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쿠륵…… 쿠륵……!!]타이칸은 우진의 예상대로 미친 듯이 몸부림치기 시작했지만, 이미 팔다리가 잘린 녀석의 움직임은 그저 애처로울 뿐이었다.
퍼억―!!!!
시뻘겋게 달아오른 심장이 점점 부풀어 오르더니 풍선처럼 터져 나갔다.
[설귀 타이칸을 처치하였습니다.]“돼, 됐다……!”
귀를 울리는 알림에 김찬이 두 손을 번쩍 들며 소리쳤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49 → 50
김찬의 주위로 새하얀 빛가루가 흩날렸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중앙 대륙으로 갈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더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십시오.]“축하해. 어둠숲도 이제 졸업이군.”
“고, 고마…….”
퍼엉―!!
그때였다.
갑자기 들린 폭음에 두 사람은 황급히 무기를 잡았다.
“하, 하하. 죄송합니다. 이게 갑자기 터지더라구요.”
마법진 주위에 남아 있던 정수석을 가리키며 페론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우엑?!”
“조심해.”
그의 뒷목을 우진이 잡아당겼다.
“터진 정수석에선 독이 나와. 조금만 맡아도 즉사 할 수 있어.”
“헉…….”
그의 말에 페론이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보다 빨리 보상부터 확인해 주지 않겠나? 궁금해서 미치겠는데.
파티창에 가레스의 말이 올라왔다.
백화곡에 있는 사당에서 부활한 그였지만, 입구에 깔린 아이스 트롤 때문에 다시 얼음굴로 들어올 수 없었다.
어둠숲에 생성된 최초의 레이드 던전.
과연 저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모두가 궁금해하는 일이었다.
저벅― 저벅―.
우진은 타이칸의 시체 앞에 놓인 보상 상자를 향해 걸어갔다.
확실히 지금까지 본 상자들과 달리, 철제로 된 상자는 갖은 문양들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보상 상자를 확인하시겠습니까?]우신은 천천히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