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49)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49화(49/150)
“어서 오게!!!”
무역회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찰슨이 두 팔을 벌려 우진에게 달려왔다.
“약속은 지켰어.”
“그럼! 그럼! 약속뿐이겠는가. 지금 백화곡이 들썩이고 있는걸! 얼음굴까지 공략을 해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찰슨은 우진을 향해 함박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B등급 – 찰슨의 의뢰]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B등급 이상의 퀘스트를 완료 하였습니다.]▶ 라울의 정수에 경험이 쌓입니다.
▶ 남은 횟수 : 2/3
‘이제 한 번 남았군.’
노움의 손을 잡자 알림이 울렸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의 옆에 있던 체이슨이 꾸벅 인사를 했다.
“앞으로는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체이슨은 그의 말에 얼굴이 굳어졌다.
형에 대한 경쟁심에 얼음굴에 갔던 일로 아마 찰슨에게 호되게 혼이 난 모양이었다.
“타이칸과 싸우고 있을 때 먼저 빠져나가려고 했지? 이기고 싶다면 적을 앞에 두고 도망치지 마.”
“……네?”
“그게 몬스터든 형제든.”
우진은 아무렇지 않게 그에게 한마디를 남기고 찰슨을 따라 창고로 걸어갔다.
“가…… 감사합니다!!!!”
그의 말을 곱씹던 체이슨이 환한 표정으로 그의 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고맙군.”
“뭐가?”
“둘째 녀석을 응원해 줘서 말일세.”
창고로 향하던 찰슨이 슬쩍 그에게 말했다.
“응원이라고 할 것도 없어. 너무 당연한 사실을 얘기한 거니까. 그리고 당신이 바라던 거 아닌가?”
“내가?”
“이번 일로 녀석이 주눅 들면 형제간의 경쟁이 끝나 버릴 테니까.”
“클클…… 둘째를 위한 게 아니라 나를 위한 거였단 말인가?”
“물론이지. 거래 상대는 녀석이 아니라 당신이잖아.”
찰슨은 그의 말에 못 당하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도 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자네가 인간이라 아쉽군. 노움이었다면 두 아들보다도 더 후임으로 삼고 싶었을지 몰라.”
“꼭 후임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더 좋은 방법이라니?”
우진은 창고 앞에서 찰슨을 향해 말했다.
“파트너.”
우진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 보상에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 우리가 거래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크, 크큭…….”
찰슨은 그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
“좋아. 중앙 대륙도 못 밟은 애송이가 아젠 무역회와 손을 잡게 될 줄은 누구도 몰랐던 일이겠지.”
[아젠 무역회와의 외교가 형성됩니다.] [현재 외교 단계 : 우호] [신뢰를 높여 외교 단계가 오르면 더 높은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우진 역시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쿠그그그그그―――.
찰슨이 자신의 개인 창고의 문을 있는 힘껏 열었다.
“그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가져가게. 나 역시 거래에 대해서는 확실한 사람이니까.”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나는 보물들.
어둠숲, 아니, 중앙 대륙에서도 이만한 보고는 없을 것이다.
“천천히 살피게.”
찰슨은 열쇠를 그에게 건네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이제 나와도 돼.”
그가 떠난 뒤 우진이 오른쪽 가슴 위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겼다.
-푸하!!
그러자 주머니 속에 숨어 있던 세츠나가 갑갑했던지 얼굴을 쏙 내밀며 입을 벌렸다.
-우아……! 재미난 것들이 많아요.
그녀는 옷깃을 팔랑거리며 찰슨의 창고를 이리저리 날며 살피기 시작했다.
“열심히 구경해. 그게 네가 할 일이니까.”
우진이 그녀를 이곳에 데리고 온 이유는 하나였다.
중앙 대륙만큼 많은 보물이 잠들어 있는 이곳엔 고대 유물들도 적지 않게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세츠나의 레벨을 올리는 데 여기만 한 곳도 없지.’
그리고 그의 기대대로 그녀는 진열되어 있는 보물들을 살필 때마다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세츠나가 ‘숨겨진 독니(C급)’에 담겨 있는 기억을 흡수합니다.]▶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축하합니다.] [세츠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1→ 2
[세츠나가 ‘이프란의 항아리(B급)’에 담겨 있는 기억을 흡수합니다.] [세츠나가…….] [세츠나가…….]유물들 위에 손을 가져가자 옅은 빛들이 그녀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축하합니다.] [세츠나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9 → 10
[더 이상 흡수할 수 있는 유물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츠나가 새로운 스킬을 익혔습니다.]▶ 골렘 스킬 : 단단한 피부
▶ 엘프 스킬 : 환영 탄막
▶ 성령 스킬 : 안개 걸음
[10레벨이 되어 스킬 트리가 개방됩니다.] [앞으로 5레벨 단위로 특성에 따른 스킬을 익힐 수 있습니다.]‘초반 스킬 3개 이후에는 5레벨당 1개씩 스킬을 배우는 건가.’
과연 SS급다웠다.
[이블 테일]은 기본 스킬이 매우 적다.초기 캐릭터를 생성할 때 각 직업당 2개의 스킬 이후 30레벨에 새로운 스킬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이후엔 50레벨이 되어 2차 스킬 트리를 개방해야 한다.
즉, 중앙 대륙까지 가는 동안 4개의 스킬이 전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궁탑을 공략하거나 그렇지 못하는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거래소에서 비싼 가격에 스킬북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99레벨까지 20개가 넘는 스킬을 개방할 수 있는 세츠나는 엄청난 메리트를 가진 것이었다.
▶ 스킬 : 단단한 피부 –단일 개체의 피부를 돌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즉사 피해 시 1의 체력을 남기고 생존시킨다.
▶ 스킬 : 환영 탄막 -마력의 소모에 따라 3~10개의 마력탄을 발사한다.
▶ 스킬 : 안개 걸음 -단일 개체의 위치를 반경 10m 이내로 순간 이동시킨다.
‘이거…… 엄청난데?’
스킬의 내용을 확인한 우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골렘 스킬은 방어, 엘프 스킬은 공격, 그리고 성령 스킬은 유틸기 계열인가 보군.’
스킬 어느 것도 쓸모없는 게 없었다.
“너 빨리 레벨을 올려야겠다.”
앞으로 세츠나의 성장이 기대 되는 그였다.
-꺄욱!
그렇게 유물에서 흘러나오는 빛을 모두 흡수한 세츠나는 우진을 보며 묘한 소리를 냈다
“왜 그래?”
-……맛없어요.
그녀의 말에 우진은 피식 웃고 말았다.
“참아. 그래도 어둠숲에서 이만한 장비들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걸.”
-아닌데요. 저기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거 같은데…….
“흠? 맛있는 냄새?”
킁킁―.
세츠나가 코를 벌리며 창고 안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여기예요!!
그녀가 가리킨 곳은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벽이었다.
“여기에 뭐가 있는데?”
-모르겠어요. 하지만 달콤한 냄새가 나요.
세츠나는 벽을 만지작거리며 꼴깍 하고 군침을 삼켰다.
“흐음……?
우진은 천천히 벽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벽돌 틈 사이로 미세한 균열이 느껴졌다.
‘뭐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우진은 있는 힘껏 벽을 밀어봤지만 단단한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런 걸로 열릴 리가 없지.”
딱히 기계 장치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뭔가 마법적인 제약이 걸려 있는 모양이었다.
“여긴 포기해. 비밀 창고라도 해도 지금 상황에서는 들어가 볼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방법은 있어요.
“어떻게?”
그때였다.
[안개 걸음을 사용합니다.]솨아악―.
세츠나의 몸이 흐릿하게 변하더니 우진의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
놀란 것도 잠시 다시 벽을 통과해 나타난 세츠나가 커다래진 눈으로 그에게 소리쳤다.
-마스터! 어서 와보세요!!
그녀가 우진의 손을 잡는 순간 시야가 흐릿하게 변했다.
“우악!!”
흐릿한 시야가 다시 돌아왔을 때, 누군가 뒤에서 민 것처럼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진 우진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여긴…….”
낡고 어두운 창고 안.
퉁― 퉁― 퉁―.
그가 들어오자 창고 안에 불이 켜졌다.
‘안개 걸음이 결계까지 뚫을 줄이야…….’
우진은 자신의 뒤에 여전히 닫혀 있는 벽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예상대로 벽 뒤쪽에는 3개의 마법진이 각인 되어 있었다.
‘여러모로 대단한 능력이야.’
우진은 세츠나의 스킬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천천히 주위를 훑었다.
그곳엔 박물관 전시품처럼 제단 위에 씌워진 유리관에 3개의 보구가 각기 놓여 있었다.
창고 안에 있는 물건들도 대단한 것들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그것들과 비교할 수 없는 물건이라는 걸 우진은 알 수 있었다.
“세츠나.”
-네?
“이것들 중에 가장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게 뭐야?”
-이거요!!
그녀의 대답에 우진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 * *
“괜찮을까요. 그에게 찰슨 님의 창고를 그냥 내어주셔도 말입니다.”
“클클, 상관없어. 냄새가 나. 녀석은 거물이 될 거야.”
창문 밖으로 보이는 창고를 바라보며 찰슨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대답했다.
“이건 투자야. 녀석이 고이다 못해 썩어버린 중앙 대륙을 뒤집어놓을 때 우리 아젠은 그 바람을 타고 더 깊숙이 자리 잡을 테니까.”
조심스러운 부하의 물음에도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가 무엇을 가져올까요?”
“글쎄. 전사니까 역시 무기겠지. 내 창고 안에는 군침 도는 무기들이 잔뜩 있으니 뭘 가져가야 할지 고민 중일걸.”
찰슨은 키득 웃으며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설마 거길 열어보진 않겠죠.”
“절대 그럴 리 없어. 거긴 내가 적탑의 마법사들을 고용해서 특별히 만든 곳이라고.”
끼이익―.
문이 열리자 찰슨은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오!! 왔는가!!”
한달음에 달려온 그는 우진의 앞에 서서 소리쳤다.
“그래. 마음에 드는 건 있었나?”
“모두 훌륭하더군.”
“클클, 그럼, 그럼. 내 평생을 걸쳐 모은 보물들인데! 한 개라고 야박하게 생각하지 말게. 가치는 어마어마 한 것들뿐이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쿵―.
우진이 들고 있던 무언가를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낡은 상자였다.
“이걸 가져갈까 싶은데.”
그 순간 찰슨의 얼굴이 굳어졌다.
“운이 좋았지. 벽 뒤에 이런 게 있더라고?”
“자, 잠깐. 자네 지금 내 비밀 창고에 들어갔다는 말인 겐가? 어떻게?”
“업계 비밀인데. 알고 싶다면 그에 맞는 대가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
“대가?”
“창고 안에 있는 물건 두어 개 더 챙겨주면 생각해 보지.”
찰슨은 그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주 그냥 상인이 다 되셨군. 무슨 요술을 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정말 그걸 원하는 겐가?”
그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뭔지는 알고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군. 괜히 욕심을 부렸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찰슨은 우진이 내려놓은 물건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저주받은 물건이야. 한때 중앙 대륙의 모험가들이 흥미를 가졌지만 결국은 모두가 포기해서 헐값으로 데리고 왔거든.”
“그럼 오히려 내게 고마워해야겠군. 저주받은 물건을 처리해 주는데 서비스는 없나?”
“하여간…… 마음대로 하게. 그건 밀수품도 아니라서 허가서를 쓸 필요도 없겠군.”
찰슨은 손을 내저으며 우진에게 말했다.
이름 : 헤르만의 마술 상자
등급 : AA
설명 : 대마도사 헤르만이 만든 마술 상자.
▶ 등급과 상관 없이 상자 안에 물건을 넣으면 10% 확률로 물건의 등급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다.
▶ 등급 상승 실패 시 넣은 물건이 파괴된다.
▶ 악마의 상자라는 소문이 있다.
▶ 등급 상승에 성공한 물건은 다시 넣을 수 없다.
▶ 한 사람당 3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그걸 어디에 쓰려고?”
“무기를 바꿀 때가 되어서 말이야.”
스릉―.
우진은 검집에서 검을 뽑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설마 그 보잘것없는 검을 상자에 넣겠다는 겐가? 차라리 창고 안에 있는 물건이 그 검보다 훨씬 좋을 텐데?”
“지금은 보잘것없지만 이건 용의 목도 벨 수 있는 검이야.”
하지만 찰슨은 그의 말에 오히려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 낡은 검이 그리 대단하다 해도. 파괴되면 어쩌려고?”
“걱정 마.”
이름 : 라울의 용잡이 검
등급 : D
설명 : 용사냥꾼이었던 모험가 라울의 애검. 검에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매우 단단하다.
▶ 공격력 +50
▶ 파괴되지 않는다.
▶ 라울의 정수가 담겨 있다.
우진은 검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절대 그럴 리 없으니까.”
퉁―.
상자 안에 검을 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