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63)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63화(63/150)
“체이슨, 너 지금 뭘 하는 거지?”
“……아빠를 그냥 두세요.”
“배에는 사향이 남아 있지 않았어. 하지만 너도 봤겠지. 그는 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산 것도 아냐. 오히려 네가 네 아버지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싫어요……!!! 내게 이런 짓을 시키려고 억지로 데리고 온 게 아니잖아요!!”
체이슨의 외침에 우진의 뺨이 씰룩였다.
“……미안하다.”
“그러니까…… 다른 방법을…… 켁?!”
그때였다.
“머리 숙여.”
우진이 체이슨의 머리를 있는 힘껏 누르며 자신 쪽으로 잡아당겼다.
부웅―!!!!
거대한 도끼가 체이슨이 있던 자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지나갔다.
3대 가주인 카밀로였다.
[저들을 앞에 두고 말이 길구나.]“초대 가주란 작자가 좀 기다려 줄 줄도 알아야지. 인내심하고는…….”
길버트는 우진의 말에 피식 웃었다.
[대화가 필요한 사이는 아닌 듯하니.]“아버지…….”
위기의 순간에도 하터윈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모습에 체이슨은 원망과 슬픔이 뒤엉킨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한눈을 파는군.]그 순간 로베르토와 플론이 우진의 양옆을 감싸며 검을 찔렀다.
엄청난 속도.
검을 막아내기엔 늦었다.
“훕……!!”
[방벽을 사용합니다.]우진의 주위로 불투명한 보호막이 생겨났다.
콰직―!!
“……!!!”
하지만 그 순간, 카밀로의 도끼가 일격에 그의 보호막을 부숴 버렸다.
-마스터!!!!
두 영령의 검이 우진을 찌르려는 순간,
[세츠나가 단단한 피부를 당신에게 사용합니다.]우진의 피부가 돌처럼 회색으로 변했다.
캉―! 카강――!!!
변한 피부는 가주들의 공격을 튕겨냈다.
[환영 탄막을 사용합니다.] [연사를 사용합니다.]콰가가강―――!!
마치 짠 듯 세츠나와 루엔의 공격이 가주들을 꿰뚫었다.
-됐다!!
시커멓게 피어오르는 먼지 연기에 세츠나가 주먹을 움켜쥐며 소리쳤다.
“아직 아냐!!”
하지만 우진은 그대로 피어오른 먼지 연기 사이로 몸을 날렸다.
[강격을 사용합니다.]카앙―!!!
그가 검을 내려치자 단단한 뭔가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루엔!! 뒤다!!!!”
그의 외침에 루엔이 길버트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그곳엔 뭔가를 시전하고 있는 31대 가주 미누엘이 보였다.
[매의 눈을 사용합니다.]그녀의 눈동자가 빛났고, 시위를 떠난 활이 빠른 속도로 미누엘을 향해 날아갔다.
[크륵!!!]날아드는 화살을 피하려 미누엘이 몸을 돌렸다.
“흐아아아압!!!”
검에 힘을 밀어 넣자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을 막아낸 보호막이 산산조각 났다.
용천(龍天) 1문(門) -절(絶)
사라진 보호막 안에 있던 두 가주를 향해 우진이 검을 횡으로 그었다.
서걱―!!!
날카로운 전격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검이 둘을 양단했다.
화르르륵……!!
검날에 스며들어 있는 화염이 둘에게 옮겨 붙으며 불꽃이 일었다.
[크아아악……!!] [크으윽……!!]괴로운 듯 신음을 내뱉었지만 그들은 물러서지 않고 검을 내질렀다.
[강신술을 사용합니다.]▶ 30초간 공격력이 1.5배 증가합니다.
우진의 등 뒤로 오크의 영혼이 나타났다 사라지자 그는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검을 일제히 튕겨냈다.
[크윽?!]무시무시한 힘에 가주들의 몸이 휘청거렸다.
“이 정도라면 딱히 대단하다 할 것도 아니군.”
[……놈!!!]비틀거리는 둘 사이를 파고들며 카밀로가 우진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연격을 사용합니다.]그 순간 우진의 몸이 흐릿하게 변하면서 카밀로의 도끼를 피하며 옆으로 파고들었다.
콰강―!!!
단순히 반응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가속과 달리 승급한 영격은 회피와 함께 반격까지 보정해 주는 스킬이었다.
콰가강――!!!
우진의 공격을 막기 위해 다급히 카밀로가 도끼를 들었지만 [신속] 특성을 가진 우진이 조금 더 빨랐다.
푸욱―!!!
검이 카밀로의 옆구리를 찔렀다.
[크흑……!!!]깊게 파고든 검날에 카밀로는 마치 감전된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화르르륵……!!!
박힌 검에서 피어오른 화염이 그의 몸 안에서부터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악!!!]카밀로의 비명을 들으며 우진은 박아 넣은 검을 비틀어 더욱더 깊게 박아 넣었다.
퍼엉……!!
그 순간 카밀로의 몸이 불꽃과 함께 사라졌다.
파스스스…….
들고 있던 도끼가 바닥에 떨어지며 맥없이 재가 되자 그의 두위에 있던 가주들이 긴장한 듯 뒤로 물러섰다.
“체이슨.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저들을 소멸시킬 순 있지만 정화할 순 없어.”
저벅― 저벅―.
우진은 로베르토와 플론을 향해 걸어갔다.
몸을 뒤덮던 불꽃이 사그라진 둘은 다행히 소멸되진 않았지만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선대를 위한다면 검을 들어라.”
스릉―.
그러고는 자세를 잡았다.
[크아아아아――!!!] [하아압!!!!]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 둘이 비명과도 같은 고함을 터뜨리며 우진에게 달려들었다.
[한파를 사용합니다.]차가운 냉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고, 둘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질주를 사용합니다.]얼어붙은 둘을 남긴 채 우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누엘을 향해 달려갔다.
슈욱―!!! 슉――!!!!
그 순간, 날아든 화살이 얼어붙은 둘을 부숴 버렸다.
[흐, 흐이익……!!]저항을 할 새도 없이 미누엘의 등에 우진의 검이 박혔다.
[……커헉!!!]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미누엘의 영혼이 그대로 소멸되었다.
“약해.”
역대 가주들을 제압한 우진이 남긴 평가는 차가웠다.
“너무 약하단 말이지. 너희들.”
차라리 얼음굴의 타이칸이 더 강했다.
“어째서 약하지?”
그리고 우진은 체이슨을 바라봤다.
“그건 저들이 그냥 들러리에 불과하기 때문이겠지.”
“무슨…….”
“이 던전을 만든 개발자는 정말 성격이 고약한 인간인 게 틀림없어.”
[굶주린 낙인을 사용합니다.]“피도 눈물도 없긴…… 게임은 재밌으라고 하는 건데 이따위 꼴같잖은 시련을 주다니.”
아니, A. I가 만든 건가?
“그럼 말이 되긴 하네.”
▶ 하터윈에게 낙인이 찍힙니다.
우진은 보스 룸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낙인을 누구에게 찍어야 할지를 고민했었다.
상황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초대 가주인 길버트에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주들의 영혼을 상대하면서 그는 깨달았다.
‘검은 안개는 단순히 보스를 사냥하는 던전이 아니다.’
이 던전의 진짜 목적은…….
[크아아아아아―――!!]‘아버지와 아들의 싸움.’
콰아아아―――!!!
하터윈의 대검이 우진을 향해 날아들었다.
지금까지 상대한 가주들과 달리 그의 대검은 눈으로 좇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 가장 높은 능력치(재주)의 1/3을 빼앗습니다.
▶ 당신의 재주가 40 증가합니다.
▶ 하터윈의 재주가 40 감소합니다.
‘재주가 100이 넘는 거였나.’
그야말로 천재.
‘하지만……!’
우진은 자신의 스테이터스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 재주 50(+20) → 90(+20)
룬의 효과까지 더해져서 이제 그의 재주가 100이 넘는 상태가 되었다.
[재주 수치가 레벨 상한을 뛰어넘었습니다.] [특수 보정 효과가 발동합니다.] [보정 효과로 인해 ‘특성 : 반응’을 획득하였습니다.] [연계 스킬 : 꿰뚫어 보는 눈을 획득하였습니다.] [특성 : 반응이 발동됩니다.]▶ 적의를 가진 대상의 공격에 대해 반응 속도가 5초간 100% 증가합니다.
‘……?!!’
그 순간 놀랍게도 하터윈의 검이 움직이는 궤도가 우진의 눈에 그림자처럼 이어졌다.
그리고 그 궤도를 따라 그는 하터윈의 공격을 피했다.
반응.
50레벨을 기점으로 재주 수치가 100이 넘어갈 때 얻을 수 있는 특성.
적의 공격을 예측하고 궤도를 읽는 특성.
초기 능력치 포인트가 20인 것으로 감안했을 때 100에 도달하기까지는 총 14레벨의 능력치가 필요했다.
적의 공격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사기적인 특성 같지만 사실 제약이 많은 특성이었다.
가장 큰 단점은 50레벨 이상이 되면 반응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재주 수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60레벨까지는 120, 그리고 70레벨에선 150.
이런 식으로 요구 수치가 증가하는데, 레벨이 오를수록 [반응]을 위해 재주 수치에 포인트를 투자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반응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 그동안 올린 재주의 포인트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기에, 사람들은 아예 처음부터 재주 수치를 올리지 않는 편이었다.
‘이거…… 엄청난데?’
우진도 당연히 그런 생각이었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효과의 능력치들이 더 중요했으니까.
하지만 [반응]을 경험한 순간, 그의 생각이 달라졌다.
[꿰뚫어 보는 눈을 사용합니다.]마치 슬로모션처럼 모든 것이 느리게 보였다.
부웅―!
허리를 숙여 하터윈의 검을 피하고서 그가 한 걸음 더 앞으로 튀어나갔다.
[반응이 종료됩니다.]화아아악―――!!
멈췄던 바람이 그의 얼굴을 때렸고, 느리게 보였던 모든 게 빨라졌다.
촤아아악……!!
한 손으로 지면을 움켜진 우진의 몸이 미끄러지며 하터윈의 뒤를 잡았다.
[……!!!]하터윈은 황급히 몸을 돌렸다.
푸욱―!!!
그러나 이미 늦었다.
우진은 하터윈을 향해 있는 힘껏 검을 찔러 넣었다.
“아…….”
하지만 그 순간, 우진은 한 가지 놓치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재주 수치가 100이 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체이슨?”
우진의 검날에 영령을 찌르고 나와야 할 검은 연기 대신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버지…….”
복부에 박힌 우진의 검을 밀어내며 그는 힘겹게 하터윈의 앞에 섰다.
그는 하터윈을 지키려는 듯 비틀거리며 그를 등지고서 두 팔을 벌렸다.
“물러서.”
“아버지를…… 죽게 놔둘 수 없어요.”
촤르르르륵……!!
그 순간, 길버트가 바닥에 떨어진 [해수검]을 발로 차 체이슨에게로 밀었다.
하터윈을 지키기 위해 급히 몸을 날린 바람에 검을 떨어뜨린 모양이었다.
마치 어서 싸우라는 듯 싱긋 웃는 비열한 웃음이 가증스러웠다.
“……진짜 잘 만든 게임이긴 하네.”
우진은 그런 그를 보며 이를 갈았다.
프로그램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까지 사람 기분을 X같이 만들다니.”
그런 생각이 들자 [에단]이 자신이 경험했던 이세계를 보고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유일하게 자신을 그곳에 보낸 존재였으니까.
“……알게 뭐람.”
지금 중요한 건 눈앞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였다.
“체이슨, 멍청한 짓 그만해.”
“멍청한 짓이라 해도 어쩔 수 없어요. 눈앞에서 가족이 죽는 꼴을 보고 있으라고요? 아니, 가족을 내 손으로 죽이라고요?”
우진의 경고에도 그는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전 그렇게 못해요!!”
솨아아아악―――!!!
체이슨의 검날에 맹렬한 물살이 피어올랐다.
“당신은…… 그럴 수 있어요?”
지독한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