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65)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65화(65/150)
“자, 잠깐……!!!”
십자가에서 흘러나오는 빛을 보며 체이슨은 당황한 듯 소리쳤다.
[체이슨에게 걸린 저주가 해제됩니다.]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검은 안개를 본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흐느꼈다.
“이제 그만 아버지를 보내 드려.”
“전 못해요…….”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그 순간, 하터윈의 손이 그의 어깨를 잡았다.
[……아들아.]죽은 자의 괴상하고 끔찍한 목소리였지만 체이슨의 귀에는 그저 그리운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널 살리기 위해…… 네게 가문의 저주를 씌운 나를 용서해다오.]“아…… 아…….”
[널 다시 볼 수 있어 기뻤다…….]철컥―.
그는 [해수검]의 끝을 자신의 가슴에 가져갔다.
[걱정…… 말거라. 네가 잔혹…… 한 일…… 을 할 필…… 욘 없다. 저…… 주가 풀…… 린 너…… 는 더 이…… 상 가주가 될 수 없…… 으니.]흐릿한 영혼이지만 그의 미소만큼은 또렷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니…… 슬퍼…… 하지 마라. 나…… 는 네 엄마…… 를 만나러 가…… 는 것뿐이…… 다.]푸욱―.
하터윈은 스스로 검날에 몸을 찔렀다.
“아버지!!!!!”
체이슨의 외침과 함께 하터윈의 영혼이 잿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볼튼 가문의 저주가 풀렸습니다.] [파도가 멈춥니다.] [도시가 더 이상 가라앉지 않습니다.]하터윈의 영혼이 사라지자 어두웠던 홀 벽면에 붙어 있던 횃불들이 순차적으로 푸른 불꽃을 일으키며 빛나기 시작했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44 → 46
미개척 지역의 최초 공략이라 그런지 레벨이 무려 2단계나 상승했다.
-우앗!
루엔 역시 이제 44레벨이 되었고 세츠나도 단박에 15레벨까지 올랐다.
[검은 안개가 걷힙니다.] [볼튼 가문의 영지 ‘안개 군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금부터 지도에 안개 군도가 표시됩니다.]언제 그랬냐는 듯 불꽃과 함께 창밖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은 그저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살았다.”
루엔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대로 주저앉았다.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퀘스트명 : 볼튼 가문의 저주]▶ 볼튼 가문 저택의 창고에서 보상을 확인하십시오.
[축하합니다.] [미개척 지역 ‘검은 안개’를 최초로 탐사하였습니다.] [위대한 모험가에게 걸맞는 칭호가 주어집니다.] [안개 개척자]▶ 등급 : 전설
▶ 설명 : 최초로 미개척 지역 ‘검은 안개’를 탐사하고 볼튼 가문의 저주를 푼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 모든 능력치 +10
▶ 특성 : 해왕의 축복
▶ 특성 : 구비치는 검
▶ 스킬 : 원령 베기
‘전설 등급이라니…….’
우진은 창에 적힌 내용을 보고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능력치의 상승도 다른 칭호의 2배인 10인 데다가 특성과 스킬의 효과도 하나같이 모두 보기 드문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특성 : 해왕의 축복
▶ 해상전에서 모든 능력치가 1.5배 상승한다.
▶ 해상전에서 사냥 시 10%의 추가 경험치를 얻는다.
▶ 물속에서 호흡할 수 있게 해준다.
능력치 상승이나 경험치 상승도 좋지만 무엇보다 물속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였다.
미궁탑엔 수중으로 된 층도 존재하는데, 그런 층을 공략할 때 전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몬스터 때문이 아닌 익사였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 보면 호흡을 느리게 해주는 아이템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결국은 숨을 쉬기 위해 수면 밖으로 나와야 한다.
제한 시간을 초과하면 아무리 대단한 랭커라도 즉사(卽死) 하게 되니까.
그런 제약이 사라진다는 건 공략의 성공 가능성을 월등하게 높여주는 일이었다.
특성 : 굽이치는 검
▶ 볼튼 가문의 비기를 꺠우친다.
▶ 등급 : 유니크
▶ 1식(式) -풍파(風波)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재주 수치가 부족하여 검식을 익힐 수 없습니다.
▶ 2식(式)부터는 일정 수준의 재주가 필요합니다.
▶ 요구 재주 수치 : 2식 -70 3식 -80
‘새로운 검술이라…….’
비록 1식뿐이지만 용천 한 가지만 가지고 있었던 우진에게는 그야말로 단비와 같은 일이었다.
게다가 볼튼 가문의 검술은 용천과는 정반대인 기교가 섞인 검술이었다.
‘여러모로 쓸모가 있겠어.’
다만 아쉬운 것은 재주 수치가 부족해서 나머지 검식을 익히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흐음.”
재주를 올리면 조금 전에 썼었던 반응 같은 특성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단순히 몇 가지 특색을 위해 올릴 수 있는 다른 능력치를 포기한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레벨 업 포인트 말고 능력치를 올린다면…….’
방법은 하나.
룬(Rune)이었다.
‘이세계로 가서 룬을 얻는다면…….’
그런 생각을 하자 그는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도 제정신은 아니군, 죽다 살아났던 걸 벌써 잊은 거냐. 김우진.’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욕심 때문은 아니었다.
소원을 이뤄준다는 이세계의 탑 마지막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라도 결국은 그곳에 가야 하니까.
‘만약 다시 가게 된다면 이번엔 우선적으로 룬을 모아야겠어.’
게임에서는 최하급 룬을 구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곳은 어둠숲에서 사냥을 해도 얻을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 스킬은 뭐지…….’
우진은 마지막으로 얻은 스킬을 확인하며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스킬 : 원령 베기
▶ 영혼 계열의 몬스터에게 사용하면 영혼을 벨 수 있다.
‘영혼을 벤다라…… 무슨 의밀까?’
소멸시킨다는 걸까?
아니면 정화시킨다는 걸까.
다른 스킬 설명과 달리 명확한 효과를 알 수 없는 꽤나 불친절한 설명이었다.
“1층에 밴시가 남아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
공략이 끝난 저택은 더 이상 몬스터가 남아 있지 않았다.
몬스터가 리스폰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굳이 그러기엔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볼튼 가문의 저주받은 군도는 단일 던전입니다.] [오직 하루에 1번 개방됩니다.] [던전 재활성 시간 -23:58]‘하루에 1번 오픈이라…… 미개척 지역의 던전은 일반 던전과는 또 다르군.’
“앞으로 박터지겠어.’
우진은 커뮤니티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다.
[축하합니다.] [볼튼 가문의 저주받은 군도를 공략했습니다.] [던전 보드의 1위에 도달했습니다.] [1위 ???의 파티 (2명) 24분 32초] [2위 없음] [3위 없음] [던전 보드 1위에 도달했습니다.] [칭호 ? 볼튼의 영웅을 획득하였습니다.]‘세츠나와 체이슨이 인원에 포함되지 않은 건 좋지만…… 시간이 아쉽네.’
우진은 던전 보드의 기록을 보며 생각했다.
[순례자의 십자가]의 리셋 시간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 것이었다.‘이 정도면 금방 기록이 깨지겠는걸.’
하루 더 기다렸다가 리셋되면 던전을 재공략해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띠링―!
알림음과 함께 새로운 메시지 창이 나타났다.
[특수 NPC ‘체이슨’과 함께 던전을 공략하였습니다.] [절대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이후 갱신되는 타임 어택 시간과 상관없이 현재 플레이어의 기록이 1위로 고정됩니다.] [더 이상 특수 NPC ‘체이슨’은 검은 안개를 공략하지 않습니다.]“……허?”
[히든 조건을 성공하였습니다.] [특수 NPC ‘체이슨’을 죽이지 않고 검은 안개 공략.]띠링―.
[공략 인원이 2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위대한 경지에 도달한 사냥입니다.] [유례없을 이 기록은 모험가들에게 알려질 것입니다.] [칭호의 효과가 변합니다.] [볼튼가의 은인 → 볼튼가의 영웅]“허!”
끝없이 이어지는 알림에 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볼튼가의 영웅]▶ 등급 : 영웅
▶ 설명 : 2인 이하 플레이로 미개척 지역의 던전 -볼튼 가문의 저주받은 군도 타임 어택 1위를 달성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 체이슨 생존 보정 효과 추가
▶ 모든 능력치 +5
▶ 특성 : 소드 마스터리
전설급 칭호를 봐서 그런지 보상으로 얻는 특성이 1개뿐이라 밋밋한 느낌이었지만, 우진은 특성의 설명을 보자마자 속으로 쾌재를 지르고 말았다.
특성 : 소드 마스터리
▶ 검을 사용 시 공격력이 10% 증가한다
▶ 검을 사용 시 크리티컬 확률이 5% 증가한다.
‘내게 딱 필요한 특성이야.’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만큼 보상도 확실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보상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탈칵―.
우진은 하터윈이 사라진 장소에 남아 있는 상자를 열었다.
▶ 선장의 낡은 제복 x 1
▶ 중급 포션 x 5
▶ 최하급 룬 (민첩) x 1
▶ 최하급 룬 (체력) x 1
▶ 최하급 룬 (재주) x 2
▶ 15골드
▶볼튼 가문의 창고 열쇠
‘진짜 보상은 창고 안에 있겠군.’
우진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낡은 열쇠를 쥐며 생각했다.
“이건 네가 가지고 있는 게 좋겠다.”
우진은 보상 상자에서 얻은 제복을 체이슨에게 건넸다.
코스튬에 딱히 관심 있지도 않거니와, 그런 걸 좋아 하는 사람들에게 비싸게 팔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돈이 궁하지도 않았다.
‘적어도 이걸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갖는 게 맞지.’
떨리는 체이슨의 눈빛을 보니 묘하게도 NPC라는 생각이 자꾸만 사라지는 것 같아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감사합니다…….”
체이슨이 제복을 받아 품 안에 꽉 끌어 안았다.
“흑…… 흐흑…….”
뺨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우진은 한동안 그가 울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려 주었다.
“언젠가…… 이 은혜를 갚겠습니다.”
“은혜는 무슨…… 언제 또 만나게 될지도 모르고. 그냥 각자 열심히 살면 된다.”
“감사합니다.”
우진의 대답에 체이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띠링―.
[체이슨의 호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백화곡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따금 그가 당신에게 소식을 전할 것입니다.]‘……흠?’
생각지 못한 알림에 우진은 창을 바라봤다.
[이블 테일]에는 딱히 호감도 개념이 없기에 여타 다른 게임처럼 NPC들의 호감도를 올리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그런데 저번에 찰슨도 그렇고…… 이런 알림이 뜨는 건 분명 호감도라는 게 있는 것 같은데…….’
단순히 퀘스트를 반복해서 올리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진짜 인간 관계처럼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필요 해 보였다.
그 순간 우진은 슬쩍 루엔을 바라봤다.
‘NPC 중에서도 가장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부류가 용병이겠지.’
중앙 대륙으로 넘어가면 용병을 고용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그저 고기 방패로 사용하기 위함이었으니까.
“……?”
루엔이 우진의 시선을 느끼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냐. 아무것도. 그냥 고맙다고.”
“……네?”
영문을 모르겠다는 루엔의 어리둥절한 표정에 세츠나는 키득거리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철컥―.
우진은 홀 뒤에 있는 거대한 철문에 열쇠를 밀어 넣었다.
[볼튼 가문의 창고를 열었습니다.]“어디 한번 볼까.”
천 년 가문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