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73)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73화(73/150)
“너무 늦으시는데…….”
식사가 끝난 빈 테이블에서 루엔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게요. 한 바퀴 돌아보신다고 했는데 너무 오래 지난 것 같네요. 우리 찾으러 가볼까요?”
카르란의 물음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는 게 좋겠어요. 아무래도 중앙 대륙은 처음이라…… 걱정돼서요.”
“하긴 그러네요. 실력이 출중하시긴 하지만 이곳엔 강자들이 많으니까요. 어둠숲은 제약이 있어서 이방인들은 서로 싸우지 못한다죠?”
그는 슬쩍 주위를 훑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여긴 제약 없이 살인을 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맞아요. 제약이 없으니 더 큰일이죠. 제발 사고가 나지 않아야 할 텐데…….”
“하하, 너무 걱정 마십시오. 설마 칸 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요.”
“제가 걱정하는 건 칸 님이 아닌데요.”
“네?”
루엔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칸 님한테 걸린 상대죠.”
* * *
콰아아앙―――!!!!
감옥의 문이 산산조각 났다.
“으…… 으아아악!!!”
“살려줘!!!”
그 안에 있던 단원들은 마치 괴물을 본 것처럼 허둥지둥 도망쳐 나오기 시작했다.
“크악!!”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단원의 허벅지에 검이 꽂혔다.
쩌적……! 쩌저적……!
동시에 감옥 안에서 퍼져 나가는 새하얀 냉기가 그를 순식간에 잡아먹었다.
“컥…… 커헉…….”
얼어붙은 단원의 허벅지에 박힌 검을 뽑아내자 마치 유리가 부서지듯 그의 몸이 산산 조각 났다.
“빨리 단장께 알려!!”
땡땡땡―――!!!
감옥 밖에 있던 비상종이 울렸다.
“저 괴물 새끼……!!”
“이제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 막아야지!”
하지만 소리치는 기색과는 달리 남아 있는 단원들의 얼굴엔 공포가 가득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제기랄……! 어디서 저런 놈이 나온 거야?”
동료들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단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우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죽어……!!!”
선두에 있던 단원이 검을 휘둘렀다.
카앙―!!!!
하지만 그의 검은 허무하게 막혀 버렸다.
우드득―!!
우진이 단원의 팔목을 비틀더니 품 안으로 파고들며 역수로 고쳐 잡은 검을 그의 허리와 허벅지에 순간적으로 꽂았다.
“커, 커헉…….”
고통에 벌어진 입으로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며 단원은 그 자리에서 몸을 부르르 떨고는 쓰러졌다.
“말도 안 돼…….”
단원들 중 한 명이 우진을 보더니 입을 다물지 모샜다.
[간파(Lv2)를 사용합니다.] [목표의 레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표의 레벨이 사용자보다 높을 시 간파가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49레벨……?! 어떻게 50레벨도 안 된 놈이 중앙 대륙에 있을 수가 있는 거지?”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맞아. 50레벨도 안 된 놈이 저런 말도 안 되는 힘을 가졌다고?”
그 한마디는 남아 있던 사람들을 패닉에 빠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자경단의 단원들은 기본적으로 55레벨 이상이었다.
그런 자신들이 50레벨도 안 되는 사람에게 밀리고 있다는 건 그들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특성 : 살귀가 발동합니다.]오싹.
그 순간, 온몸이 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 이건 또 뭐야?’
‘다리에 힘이…….’
악귀라도 본 것처럼 남아 있던 단원들은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감옥 열쇠는?”
“모, 몰라…….”
서걱.
우진은 단원의 목을 잘라 버리고,
“감옥 열쇠는?”
그 옆에 있던 자에게 물었다.
“미친 새끼……! 누가 보면 진짜로 감금한 줄 알겠네. 고작 게임 가지고 생난리는……!!”
그는 악에 받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자신을 바라보는 우진의 차가운 눈빛뿐이었다.
“그러게.”
소리치는 단원을 향해 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푸욱―.
검이 사선으로 단원의 쇄골을 뚫고 들어갔다.
“크, 크아아아악!!!”
빠그그그극……!
어깨에 박아 넣은 검을 비틀자 뼈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그는 미친 듯이 발버둥을 쳤다.
“다시 묻는다. 감옥 열쇠는?”
“다, 단장님이…….”
반항하던 그는 결국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진에게 대답했다.
퓨― 퓨슈슈――!!!
박아 넣은 검을 뽑아내자 분수처럼 피가 뿜어져 나왔다.
“사, 살려주…… ·.”
“누가 보면 진짜 사람 죽인 줄 알겠네.”
그런 그를 향해 우진은 차가운 목소리로.
“고작 게임 가지고 생난리는.”
조금 전 그가 했던 말을 고스란히 다시 돌려주었다.
건물 안쪽이 소란스러웠다.
아마도 조금 전 종소리를 듣고 몰려오는 단원들임이 틀림없었다.
우진은 쓰러진 단원의 옷으로 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 * *
“밖이 시끄러운데.”
“니센을 찾아온 자가 소란을 피우는 모양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이 감옥 모습만 보고 날뛰는 것일 테죠.”
“하여간 초짜들은…… 우리가 마을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러게 말입니다.”
콰앙―――!!!
그때였다.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단장실의 문이 박살이 났다.
“뭐야!!”
단장의 옆에 있던 부하가 검을 뽑으며 부서진 문을 향해 소리쳤다.
“나도 궁금한데. 너희가 마을을 위해서 뭐 얼마나 대단한 걸 하길래 사람을 가두고 매타작을 해도 되는지 말이야.”
“이런 미친……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다들 뭣들 하고 있어!! 당장 저 새끼 안 잡아?!”
단장의 옆에 서 있던 부하가 소리쳤지만 그의 부름에 답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머리가 안 돌아가는군. 내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왔다는 게 무슨 의민지 모르나 보지?”
우진의 물음에 부하의 얼굴이 굳어졌다.
‘말도 안 돼. 스물이 넘는 단원들을 혼자 쓰러뜨렸다고?’
빠득―!!!
부하는 눈을 부라리며 우진을 향해 달려들어 이리저리 주먹을 휘둘렀다.
콰가가가가―――!!!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건틀릿에서 맹렬한 소용돌이가 일었다.
“죽어!!!”
하지만 그의 주먹이 닿기 직전,
우진은 날뛰는 소용돌이 안에서 너무나도 쉽게 그의 공격을 피해 버렸다.
‘콜슨의 것보다 약하군.’
같은 권투사라도 이미 레어 스킬인 [권풍]을 상대 해 본 우진에겐 별 볼 일 없어 보였다.
레어 등급보다 낮은 매직 등급의 스킬일 가능성이 높았다.
“……컥!!!”
품 안으로 파고든 우진은 검을 뺄 가치도 없다는 듯 손바닥을 들어 부하의 턱을 후려쳤다.
와장창―!!!
그 충격에 튕겨 나간 부하는 그대로 유리창을 깨고 창 밖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으, 으아아악!!!”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 부하의 몸이 꿈틀거리다 서서히 재가 되어버렸다.
“너…… 뭐야?”
부하의 죽음을 보며 단장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했다.
“알 것 없고, 감옥 열쇠나 내놔.”
“못 주겠다면?”
“답은 너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단장은 허리춤에 달려 있는 검에 슬그머니 손을 얹으며 우진을 향해 냉소를 지었다.
“내가 너 같은 녀석 한두 번 본 줄 알아? 스킬 몇 개 현질 좀 해서 영웅 행세 좀 하고 싶은 모양인데…… 다 죄가 있으니 가둔 거라고.”
“그러니까 그 죄가 뭔지 갇힌 녀석에게도 들어보려고 열쇠를 달라는 거 아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기회를 노렸다.
먼저 움직인 건 단장이었다.
하지만 의자에 앉아 있던 그가 일어나려 하는 순간, 우진이 그의 앞에 있던 책상을 발로 찼다.
퍼억―!!!
그 바람에 일어서려던 단장이 책상과 함께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크윽!!”
자신을 누르고 있는 책상을 거칠게 던져 버리며 몸을 일으키려 하자 순간 그의 몸이 휘청거렸다.
“……어?”
중심이 맞지 않는 이질감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있어야 할 다리 한쪽이 없었다.
“으, 으아아악!!!”
그는 비명과 함께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열쇠.”
“이런 미친 새끼……!!”
부웅―!! 붕―!
바닥에 쓰러졌던 단장이 벌떡 일어나 쩔뚝거리며 우진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우진에게 닿지 못했다.
[출혈 상태입니다.] [체력이 30% 미만입니다.] [치료가 필요합니다.]얼마나 흐른 걸까.
귀를 때리는 알림도 이제 잘 들리지 않았다.
창백해진 얼굴로 간신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지만 처음과 달리 속도는 현저하게 느려져 있었다.
“다, 단장…….”
“어떻게 해야 하죠?”
사당에서 부활해 돌아온 자경단원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쪽 다리가 잘리고, 전신엔 크고 작은 상처들로 엉망이 된 단장의 모습은 부하들의 전의를 상실케 만들기 충분했다.
“어, 어떡하긴 뭘 어떻게 해!! 당장 공격해!!”
우진에게 날려 창 밖으로 떨어져 즉사했던 부단장이 씩씩거리며 건물로 들어와 소리쳤다.
하지만 부하들 중 선뜻 나서는 자는 없었다.
일대일로 붙었던 부단장과 달리 떼로 덤볐는데도 쓸려 버린 그들은 이미 우진의 강함을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저건 괴물이야…….’
우진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모두 똑같았다.
“이, 이익…….”
아득바득 소리 질렀지만 싸늘한 우진의 눈빛을 보자 부단장 역시 크게 다를 순 없었다.
“제길! 제길!!!”
거친 숨소리와 함께 맹렬하게 몰아치던 공격도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했다.
“…….”
그런 그를 우진이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열쇠 내놔.”
“이거나 먹어. 새끼야.”
단장은 우진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피를 머금은 입으로 히죽거렸다.
서걱―.
“크아아아악……!!”
손가락을 세웠던 왼쪽 팔이 그대로 잘려 나갔다.
바닥에 뒹구는 단장의 머리를 들어 올리며 우진은 말했다.
“이봐.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감옥 안에 들켜서는 안 되는 다른 것이라도 있나?”
“X까…… 크, 크큭…… 기다려라. 곧 단(團)에서 원군이 올 거니까. 넌 이제 뒈졌어.”
“단(團)?”
“그래!! 창세단이 올거 다. 그들이 오면 네놈쯤…… 으…… 커컥!”
퍼억―!!!
우진은 단장의 머리를 바닥에 찍어 누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던가.”
[칭호 : 광마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획득 경험치가 4배 상승합니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49→50
그의 주위로 새하얀 빛이 일렁였다.
‘미친…… 진짜 50레벨이 아니었잖아?’
‘……뭐 저런 놈이 다 있지.’
일반적인 레벨 업과 달리 50레벨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이펙트를 보며 단원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창세단이라…….”
끼익―.
우진은 쓰러진 의자를 바로 세우고 걸터앉아서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쪽지를 발송합니다.] [수신자 : 콜슨]“어떻게 나오는지 한번 볼까.”
쪽지를 보내고 난 뒤, 그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태연하게 눈을 감았다.
“…….”
수십 명의 단원들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우진을 바라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