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78)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78화(78/150)
“전방 몬스터 웨이브 확인!! 오크와 리자드맨이 보입니다!!”
“그거 말고!! 다른 몬스터는? 분명 새로운 몬스터가 생겼을 거다!!”
에이츠의 외침에 망원경을 들고 있던 보초병이 황급히 사방을 훑기 시작했다.
“……!!”
그 순간 오크와 리자드맨들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악어를 닮은 마물이 보였다.
여덟 개의 다리와 녹색의 비늘.
파충류와 용의 중간으로 보외는 마물은 마을을 향해 연신 쉬익―!! 쉬익―!! 거리는 포효를 터뜨렸다.
“바…… 바실리스크입니다!!”
마을 성곽에 서 있던 보초병의 외침과 함께 토른 바흐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바실리스크라니…… 그거 미궁탑 1층의 중간 보스 아닙니까?”
부하의 물음에 에이츠는 빠득― 이를 갈았다.
‘10층이 공략되면서 몬스터 웨이브의 난이도가 올라갈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뜬금없이 바실리스크라니…… 마을을 날려 버릴 셈인가?’
미궁탑 1층.
탑 중에서는 가장 낮은 층이었지만 그렇다고 결코 쉬운 곳은 아니었다.
중앙 대륙의 플레이어 중 미궁탑을 경험해 본 자는 기껏해야 20%에 불과했다.
다양한 칭호나 버프를 가진 탑급으로 구성된 공격대가 아닌 이상, 평범하게 레벨을 올린 플레이어들에겐 기껏해야 2층이 한계였으니까.
빠득.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 이곳에서 미궁탑을 경험 해 본 사람은 에이츠 혼자뿐이었다.
그 역시 겨우 1층만 공략한 것이 전부였지만 그렇기에 바실리스크의 위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토른 바흐의 자경단원은 서른 명쯤. 그리고 내가 데리고 온 창세단이 열 명.’
그들의 평균 레벨은 55~58 정도.
‘미궁탑 1층의 공격대에 들어가기 위한 최소 레벨 조건이 60이다.’
그리고 탑의 공격대의 수는 평균 10명 정도.
‘……이 인원으로는 바실리스크 하나 잡는 것도 버겁겠어.’
이것저것 계산을 해봤을 때 상황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절망적이었다.
“단장, 지원을 받을 순 없나? 지금까지 이 인원으로만 몬스터 웨이브를 막은 건 아닐 텐데.”
“그게…… 왕국에 기사단을 요청하기도 하는데, 너무 오래 걸릴 겁니다.”
“그런 거 말고! 현실적인 방법을 말하라고!”
“플레이어의 도움을 받는 겁니다. 모험가 협회에 포상금을 걸어 마을 방어에 참가하게 하는 거죠.”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자경단장의 말에 에이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둘러 가서 협회에 알리도록 해. 포상금은 지금까지의 2배를 창세단에서 지원한다고 해라! 무슨 일이 있어도 토른 바흐를 지켜내야 해!!”
“알겠습니다. 거기, 너!! 어서 협회에 다녀와!”
“네!!”
달려가는 단원의 뒷모습을 보며 마을 성곽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두두두두…… ··!!
시커먼 흙먼지가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침착하자. 바실리스크만 빼면 나머지는 어둠숲에 있는 하급 몬스터들이야.’
스릉―!!!
에이츠는 검을 뽑았다.
“궁수 부대!! 발사 준비!!”
그의 외침에 NPC로 구성된 경비대들이 일제히 활의 시위를 당겼다.
“발사!!!”
슉―!! 슈슉―!! 슈슈슉―――!!
수십 개의 화살이 일제히 마물을 향해 날아갔다.
[크아아아아――!!] [캬각―! 캭―!!]화살에 맞은 마물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지만, 놈들은 쓰러지는 무참히 동료를 밟으며 진격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기사단!! 돌격 준비!! 자경단은 성곽에서 지원 준비!!”
와아아아아―――!!!
마을의 문이 열리면서 창세단원들이 마물을 향해 진격했다
콰앙―!! 쾅!!!
창세단이 선두에 선 오크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열 명밖에 되지 않지만 30~40레벨의 몬스터들은 수십 마리가 덤빈다 한들 그들에게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다.
‘그래, 이거지!’
‘우리가 약한 게 아니라고!’
‘그 빌어먹을 괴물…….’
조금 전 우진에게 쓸렸던 그들은 몬스터들을 베어 넘기며 조금씩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목표는 바실리스크다! 우리가 아니면 저놈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에이츠는 부하들의 표정이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빠르게 소리쳤다.
[에이츠가 파티원 전원에게 고양을 사용합니다.] [모든 파티원의 능력치가 1씩 상승합니다.] [모든 파티원이 하급 용맹의 효과를 받습니다.]“오오오……!!”
그의 주위로 빛이 뿜어져 나오자 단원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레어 스킬 [고양].
말 그대로 파티원의 능력치와 사기를 올려주는 버프 스킬이었다.
전투 능력이 떨어지는 그가 창세단의 기사단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돌파하라!!”
그의 외침에 부하들이 몬스터를 가로지르며 바실리스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화르륵……!!
창세단의 마법사가 불꽃을 일으켰다.
쾅―! 쾅―!! 콰강――!!
사방으로 흩어지는 불길을 뚫고 에이츠가 검을 움켜잡고서 몸을 날렸다.
“바실리스크의 약점은 이마에 있는 핵이다!! 그걸 부수면 된다!! 모두 집중!!”
[강격을 사용합니다.]에이츠의 검이 핵을 노렸다.
카앙―!!
하지만 눈치챈 바실리스크가 온몸을 둥글게 말며 그 안으로 머리를 숨겼다.
혼신을 다한 일격이었지만 단단한 비늘엔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다.
[크르르르르―――!!]바실리스크가 화가 난 듯 그를 향해 날카로운 이빨을 보이며 으르렁거렸다.
“성문 왼쪽에 함정을 설치하겠습니다. 그쪽으로 유인하십시오.”
에이츠는 단장과 했던 말을 떠올렸다.
“후웁―!!”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바실리스크를 보며 에이츠는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취리리릭……!!
바실리스크가 기다란 혀를 내뱉으며 그를 쫓기 시작했다.
“헉……! 헉……!!”
뒤를 돌아보자 지척까지 쫓아온 바실리스크에 에이츠는 미친 듯이 달렸다.
“자경단!!! 준비해!!”
마을의 성벽이 보일 때쯤 그는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크르르르르―――!!]바실리스크가 그를 잡아먹기 위해 거대한 입을 벌리는 순간,
푸욱―!!
내디딘 발이 바닥으로 들어가며 녀석의 몸이 휘청거렸다.
“지금이다!!”
단장의 외침에 자경단원들이 일제히 활을 쏘았다.
쾅!!
콰가가가강―――!!!
설치되어 있던 함정들에 불이 붙자 일제히 폭발이 일어났다.
[키에에엑――!!!]바실리스크가 기괴한 비명과 함께 그대로 산산조각 나며 구덩이 속에 파묻혔다.
“……돼, 됐다!!!”
[바실리스크를 처치했습니다.]와아아아아―――!!
와아아――!!!
성곽을 수비하던 병사들도 알림에 환호성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바닥에 쓰러졌던 에이츠가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구덩이에 파묻힌 바실리스크를 보며 히죽 웃었다.
“하, 하하……! 그래! 나도 한다면 한……!”
퍼억―!!!
그 순간, 그의 몸이 뭔가에 짓눌렸다.
“다, 단장님!!!!”
황당할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그의 죽음에 창세단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흐, 흐이익?!”
오히려 그를 죽인 뭔가를 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크르르르르…….]거대한 황금빛 눈동자가 주위를 훑었다.
그 시선에 닿는 순간, 그들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미개한 것들.]쇠를 긁는 듯한 굵직한 목소리가 공기를 찌르는 듯 퍼졌다.
“드, 드래곤?!”
자신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생명체에 마을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화아아아악―――!!!
드래곤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브레스가 마을 성곽을 순식간에 불태웠다.
“크아아악!!”
“사, 살려줘!!!”
플레이어, NPC 할 것 없이 성곽에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재가 되었다.
“이, 이게 무슨……!”
“저런 걸 어떻게 잡으라는 거야!!”
“제길!! 도망쳐!!!”
포상금을 노리고 전투에 참가했던 플레이어들은 흑룡의 등장에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다, 단장!! 저흰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우리가 무슨 수로 용을 잡아!! 뒈지기 싫으면 당장 튀어!!”
자경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장의 말에 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마을을 버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야.”
그때였다.
“이거나 데리고 있어.”
도망치던 단장의 앞에 뭔가가 날아왔다.
묵직한 그것을 받아 들고서 그는 멍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봤다.
“코, 콜슨 님?!”
자신의 품 안에 쓰러져 있는 낯익은 얼굴을 보고서 단장은 깜짝 놀랐다.
“네, 네가 왜……?!”
그리고 그를 데리고 온 사람이 우진이라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길바닥에 쓰러져 있더라.”
“……뭐라고?”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단장이 되물었지만, 흑룡은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시간을 주지 않았다
콰아아앙―――!!
흑룡이 꼬리를 휘두르자 토른 바흐의 성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커헉……!”
“사, 살려줘!!!”
성벽에 있던 경비병들이 잔해에 묻혀 허우적거리는 순간 마물들이 달려들었다.
“크아악!!”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다.
“자, 잠깐만……!”
단장은 흑룡을 향해 걸어가는 우진을 보며 소리쳤다.
“설마 싸울 생각인 거냐? 미쳤어? 당신이 아무리 대단해도 혼자서 용을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그렇겠지.”
“그, 그럼 어떻게…….”
“그래서 당신이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내가……?”
우진은 날뛰는 흑룡을 바라보며 검을 고쳐 잡았다.
“지금 당장 커뮤니티에다 토른 바흐에 용이 나타났다고 글을 올리도록 해. 도배를 해도 상관없어.”
지금껏 소문은 무성했지만 단 한 번도 용이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런 용이 드디어 나타났다?
분명 공포의 대상이지만, 반대로 탑 플레이어들에겐 사냥하고 싶은 1순위이기도 했다.
‘용과 관련된 히든 클래스가 있다는 건 그들도 잘 알고 있으니까.’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는 순간 너도나도 눈에 불을 켜고 이곳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내로라하는 탑 플레이어들이 모두 모인다면…….’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들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텐데 그때까지 무슨 수로…….”
“그건 나한테 맡겨.”
후웁―.
우진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성벽을 밟고 서 있는 흑룡 역시 그의 존재를 의식한 듯 서로의 시선이 교차되었다.
[크아아아아아―――!!!]기다렸다는 듯 흑룡이 그를 향해 거대한 입을 벌리며 날아왔다.
파앗―!!!
그 순간 잔상을 남기며 우진도 용을 향해 몸을 날렸다.
콰앙―!!!
흑룡의 꼬리와 그의 검이 부딪혔다.
굉음과 함께 어마무시한 힘에 우진의 몸이 그대로 튕겨 나갔다.
[…….]한데, 그대로 몰아붙일 것 같았던 흑룡의 공격이 신기하게 멈췄다.
피익―!
그 순간, 꼬리에 핏방울이 맺혔다.
“서, 설마…….”
사람들은 그 광경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손톱 만큼 작은 생채기에 불과했지만 분명 그의 공격이 용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다.
[특성 : 용살이 발동됩니다.]▶ 용 계열의 마물을 사냥 시 5% 추가 경험치를 획득한다.
▶ 용 계열 마물을 사냥 시 공격력이 10% 증가한다.
“봐라. 놈도 불사신은 아냐.”
벽에 처박혔던 우진이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결국 사냥감이다.”
그의 목소리가 도망치기 바빴던 토른 바흐의 플레이어들에게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