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80)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80화(80/150)
‘뭐, 뭐야? 이 새끼는!’
‘건방지게 우리가 누군 줄 알고……!!’
‘저런 놈이 꼭 먼저 죽지.’
우진의 한마디에 그곳에 있던 많은 공격대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50레벨?”
누군가 간파를 사용한 듯 우진의 레벨을 확인한 후에는 그 황당함이 비웃음과 조롱으로 변했다.
“어디서 레벨도 낮은 게 건방지게……!!”
“이봐! 헛소리 그만하고 뒈지기 싫으면 당장 빠져!!”
“운 좋은 줄 알아라. 흑룡만 없었으면 넌 이 자리에서 바로 썰렸어!”
서로 말은 안 해도 눈치를 보고 있었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우진의 일침에 뜨끔한 그들은 그의 레벨을 가지고 기다렸다는 듯 걸고넘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들 앞에서 나댈 실력이면 당신이 앞장서시지?”
우진은 스즈키 하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럴 생각이야.”
움찔.
너무나도 당연한 듯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스즈키 하나는 자존심이 상했다.
“빨리 움직여. 마법진을 설치할 곳을 찾아.”
“아, 알겠습니다!”
그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적탑의 마법사들은 황급히 흩어졌다.
[너로구나.]그 순간 벤시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검은 안개를 사라지게 한 자가.]“……!!”
흑룡의 말에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우진을 바라봤다.
‘저 녀석이?’
‘미개척 지역을 공략했다고?’
‘어쩐지…….’
[허나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볼튼 가문이 저주받은 건 그들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인데.]“그런 얘기를 했었지. 선대의 잘못으로 후대가 영원히 고통받을 이유는 없다고. 후대는 후대 나름의 방법으로 그 저주를 끊을 권리가 있다.”
[아니. 그 잘못의 대가라 하기엔 고작 천 년은 너무나도 짧지. 그러니 후대는 선대의 고통에 동참해야 할 의무가 있어.]“설마 검은 안개…… 네가 그런 건가?”
[그렇다.]우진의 물음에 벤시나는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
‘어쩐지…….’
단순히 마법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강력한 저주,
그 흑막에 용이 있다면 가능한 일이었다.
[그들은 탐해서는 안 될 곳을 탐했다.]우진은 그가 말하는 곳이 어딘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황금향?”
[그렇다. 그곳은 그 어떤 존재도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곳이지.]“어째서? 만약 인간이 그곳을 찾는다면?”
꿀꺽―.
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이세계에서 분명 북벽의 섬에 최후의 보루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벤시나의 말이 맞다면 그곳은 인간이 가서는 안 될 곳이었다.
‘그 수집가들 말처럼 북벽의 섬에 대한 소문은 거짓말인 걸까.’
우진은 이세계에 있는 루엔이 걱정스러웠지만 그곳으로 갈 수 있는 방법도 아직 못 찾은 입장에서 그저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곳에 뭐가 있기에 그러지?”
[궁금하다면 가보거라.]“뭐?”
[그 대가가 죽음이라 할지라도…… 그대, 이방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잖은가.]이상했다.
플레이어를 대하는 벤시나의 태도에서 우진은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이곳에 온 이유는 하나다.]화아악―――!!!!
거대한 날개를 펼치자 마치 어둠이 찾아온 것처럼 일대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크아아아아아―――!!!]벤시나의 포효가 하늘을 찌를 듯 터져 나왔다.
“크, 크윽?!”
“허헉…… 헉……!!”
[상급 피어(Fear)가 발동합니다.] [일정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패닉에 빠집니다.]“사, 살려…….”
“숨을 쉴 수가 없어…….”
단 한 번의 포효로 [이블 테일]의 상위 플레이어들은 반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처박으며 주저앉았다.
[용을 굴복시키려 하지 마라.]벤시나는 마치 벌레를 바라보듯 쓰러진 플레이어들을 향해 눈을 내리깔며 우진을 향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안 되겠는데.”
상위 랭커들조차 꼼짝하지 못하는 지금, 놀랍게도 우진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벤시나를 바라봤다.
[특성 : 용맹이 발동됩니다.]▶ 공포로부터 보호됩니다.
[……건방진.]벤시나는 그런 그의 모습에 송곳니를 보이며 으르렁거렸다.
“흐아아아……!!!”
짓누르는 공포를 떨쳐 버리려는 듯 고함을 지르며 우진은 흑룡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시작해!!!”
그의 오침과 함께 등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
파아아앙――!!!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는 화살의 끝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카앙―!!!
하지만 화살은 흑룡의 비늘을 뚫지 못했다.
“계속해!!”
슈슉―!! 슈슈슉――!!!
이어지는 다발의 화살들이 계속해서 흑룡을 공격했다.
단 한 발도 단단한 비늘을 뚫지 못하고 모두 튕겨져 나갔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발사!!!!”
루엔의 화살이 일으킨 전의는 무너진 성벽 아래에 있던 자경단들에게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콰앙!!! 쾅!!!!
자경단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던 발리스타를 다시 세워 벤시나를 향해 쏘았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씨발……!! 어서 쏴!! 용을 잡아서 떨군 경험치나 복구하자!”
우진의 모습에서 뭔가를 느낀 걸까.
가슴이 뜨거워진 단장은 부하들을 재촉하며 연신 검을 휘둘렀다.
콰앙―!! 콰가가강―――!!
사방에서 쏟아지는 발리스타의 화살이 벤시나를 노렸다.
푸욱―!!
거대한 화살이 펼쳐진 날개의 끝자락을 뚫고 바닥에 꽂혔다.
[……크륵?!]날개의 뼈 사이에 붙어 있는 피부는 비교적 약한 부위였지만 인간의 공격에 당했다는 사실이 벤시나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크아아아아아―――!!!]벤시나가 있는 힘껏 꼬리를 휘둘렀다.
콰앙―! 콰앙――!!!
채찍처럼 휘둘러진 꼬리가 발리스터가 있던 자리를 강타했다.
단 일격에 그곳에 있던 자경단원들이 즉사했다.
“빌어먹을……! 계속 쏴!! 뭣들 하고 있어!! 함정이든 뭐든 다 가져와!!”
죽어가는 부하들을 보며 단장이 소리쳤다.
파앗―!!
그사이에 우진은 어느새 벤시나의 발아래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솨아악―――!!
우진을 본 순간 벤시나가 발을 들어 올려 그를 향해 있는 힘껏 내리쳤다.
기다란 발톱이 우진을 노렸다.
부우웅―!!
몸을 웅크리며 우진이 옆으로 몸을 날렸다.
콰앙―!!
아슬아슬하게 흑룡의 공격을 피한 우진이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화아아아악―――!!
흑룡의 브레스가 그가 있던 자리에 뿜어졌다.
[안개 걸음을 사용합니다.]우진의 몸이 흐릿하게 변하더니 브레스가 닿기 바로 직전 사라졌다.
[질주를 사용합니다.]사라진 그가 벤시나의 무릎 위로 안착하자마자 있는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타닥……! 타다다닥……!!
[굶주린 낙인을 사용합니다.]계단을 오르듯 흑룡의 몸통을 밟고 튀어 오른 그가 공중에서 손을 뻗었다.
벤시나의 머리 위로 표식이 나타났다.
그 순간 펼쳤던 날개를 꺾어 벤시나가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치직……! 치지지직……!!!
그러자 감싼 날개에서 스파크가 일더니 그의 머리 위에 찍힌 낙인이 부서졌다.
[벤시나의 마력이 굶주린 낙인을 상쇄합니다.] [굶주린 낙인이 소멸되었습니다.]“……!!”
과연 드래곤이었다.
우진은 부서진 낙인을 보며 살짝 인상을 찡그렸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한파를 사용합니다.]차가운 냉기가 벤시나를 덮쳤다.
머리를 감싸던 날개가 새하얗게 얼어붙었다.
파앗―!!
우진이 벤시나의 목덜미를 향해 검을 찔렀다.
[캬아아아악―――!!]그 순간 벤시나의 목이 기형적으로 꺾이며 우진의 검을 날카로운 이빨로 깨물었다.
부웅―!!
검을 잡은 채로 우진의 몸이 그대로 딸려 나갔다.
“스승님!!!”
카르란이 황급히 떨어지는 그를 받으러 달려왔다.
“오지 마!!!”
우진의 외침에 순간 멈칫한 그를 웨든이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피하세요!!”
솨아아아악―――!!
언제 그랬는지 흑룡의 발아래에서 퍼져 나간 검은 기운이 서서히 영역을 넓혀 카르란의 발까지 닿아 있었다.
치이이익……!!
황급히 뒤로 물러서자 바닥은 고약한 냄새와 함께 시커먼 연기가 솟구쳤다.
[벤시나가 암흑 지대를 시전합니다.] [일정 시간 암흑 지대에 머물게 되면 각종 디버프가 발동합니다.] [상급 화염이 발동합니다.] [상급 저주가 발동합니다.] [상급 독이 발동합니다.] [상급 무력화가 발동합니다.]“으, 으아아악……!!”
“살려줘!!!”
지대 안에 발이 닿았던 플레이어들이 여기저기에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온몸이 불타는 사람, 징그러운 수포가 전신을 뒤덮거나 사지가 마비가 되는 등 끝도 없는 디퍼프들이 발동되었다.
촤자자작……!!
암흑 지대 위로 떨어질 뻔한 우진의 발아래 반투명한 발판이 나타났다.
“괜찮으세요?!”
니센의 마법이었다.
우우웅……!
계단처럼 그의 앞으로 투명한 발판이 만들어졌고,
[가속을 사용합니다.]우진이 속도를 올리며 니센이 만든 발판을 밟고 다시 흑룡을 향해 들렸다.
[암흑 지대가 삼킨 생명을 뱉어냅니다.] [암흑 지대에서 야인(夜人)들이 태어납니다.] [크르르르…….]죽은 플레이어의 시체가 검게 변하더니 그 자리에서 검은 진흙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사람 형태의 괴물들이 나타났다.
“헉, 헉…….”
카르란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거친 숨을 토해냈다.
“괜찮으세요?”
창백해진 얼굴을 보며 웨든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네…… 네. 죄송합니다.”
처음이었다.
사람의 죽음을 본 것이.
‘아버지는…… 이런 광경을 몇 번이나 보신 거겠지.’
검제라는 위치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아버지가 겪었던 피의 길은 생각지 않고 그저 검제의 이름에 짓눌려 시기했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꽈악―.
카르란은 검을 고쳐 잡았다.
“저도 돕겠습니다.”
웨든은 어쩐지 그의 모습이 조금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르란이 ‘자기 불신’을 극복했습니다.] [저주의 강도가 약해집니다.] [저주로 억제 되어 있던 능력치가 회복합니다.] [모든 능력치 +10] [카르란이 특성 : 기사도를 깨우칩니다.]특성 : 기사도
▶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상대와 싸울 시 공격력이 1.5배 증가한다.
▶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상대와 싸울 시 모든 능력치가 1 증가한다.
“크아아아아―――!!”
카르란이 고함과 함께 암흑 지대에 만들어진 야인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우리도 간다.”
“네? 하지만 아직 위험하지 않을까요.”
“랭커라면 모를까…… 50레벨짜리가 앞장서서 싸우고 있어. 쪽팔리게 이대로 손가락만 빨 순 없잖아!”
[노른 공격대]의 단장인 찰스는 우진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의 필사적인 저항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모두 가지고 있는 저항 세트를 착용한다! 원거리 부대는 벤시나를 공격!! 근접 부대는 암흑 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부터 구출한다!!”
“알겠습니다!!”
찰스의 외침에 공격대의 궁수와 마법사들이 일제히 벤시나를 향해 공격했다.
솨아아악―――!!
불꽃과 화살이 하늘을 가로지르자,
“간다!!!”
“모두 공격해라!!!!”
그것이 신호탄이 되어 다른 공격대들도 일제히 흑룡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눈치껏 막타를 노려 보상을 독식하려던 공격대들이 이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흑룡을 사냥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바뀌었어.’
암흑 지대에서 튀어나온 괴물들을 공격대들이 빠른 속도로 제압하기 시작했다.
[네놈…….]벤시나의 눈높이에서 우진은 검을 아래로 내려 잡고서 자세를 취했다.
용천(龍天) 1문(門) – 절(絶)
치지직――!!
그 순간, 날카로운 전격이 전장의 폭음처럼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