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ing Out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81)
로그아웃이 너무 어렵다-81화(81/150)
“크아아아아―――!!!”
우진이 질주하듯 날아오르며 벤시나의 향해 검을 찔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하얀 전격이 맹렬하게 뿜어져 나오며 흑룡의 역린을 노렸다.
‘드래곤의 유일한 약점.’
그는 흑룡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며 목 아래에 거꾸로 돋아나 있는 비늘을 바라봤다.
검의 기억을 읽을 때 라울이 벨리안의 역린을 잘라냈던 것을 떠올렸다.
[크아아아―――!!!]벤시나 역시 우진이 자신의 역린을 노린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향해 입을 벌렸다.
[세츠나가 환영 탄막을 사용합니다.]브레스를 내뿜으려는 순간 새하얀 구체가 벤시나의 입으로 쏟아지며 폭발했다.
[큭……?!]생각지 못한 공격에 그가 주춤하는 사이 우진의 검이 놈의 역린을 찔렀다.
푸욱―!!!
용천의 힘을 머금은 검은 단단한 드래곤의 비늘을 뚫고 깊숙이 박혔다.
‘제길.’
하지만 공격이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 우진의 얼굴은 굳어졌다.
그 짧은 순간 벤시나가 몸을 틀어 아슬아슬하게 역린을 비껴 나간 것이다.
“위험해요!!!!”
루엔의 외침과 함께 우진은 있는 힘껏 검을 뽑으며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방벽을 사용합니다.]벤시나가 거대한 앞발을 휘두르자 우진의 몸을 감싸던 방벽이 종잇장처럼 찢어졌다.
-마스터!!
[세츠나가 단단한 피부를 사용합니다.]부서진 방벽을 부수고 그를 향해 날아오는 발톱이 우진의 몸을 꿰뚫기 직전, 우진의 피부가 돌처럼 회색으로 변했다.
퍼억―!!!!
우진의 몸이 기역자로 꺾였다.
“……커헉!!!”
마치 껍질이 깨지듯 몸을 덮고 있던 회색빛이 산산조각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즉사 피해를 입었습니다.]▶ 단단한 피부가 소멸되고 죽음에서 벗어납니다.
▶ 체력이 1 남았습니다.
[특성 : 불굴이 발동됩니다.]▶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 체력이 5% 이상 회복되면 특성 효과가 사라집니다.
[특성 : 냉정한 겨울이 발동됩니다.]▶ 공격력이 10% 상승한다.
▶ 체력이 절반 이상으로 회복되면 특성 효과가 사라집니다.
“크아아아아―――!!!!”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우진은 비명과 함께 바닥을 움켜쥐며 몸을 일으켰다.
[극심한 체력 저하입니다.] [특성 : 질긴 생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체력이 3% 미만이 되었을 시 정신력을 소모하여 순간적으로 10%의 체력을 회복시킨다.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우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질긴 생명을 쓰면 불굴 특성이 사라진다.’
그는 인벤토리에서 남아 있는 최하급 포션을 꺼내 입에 털어넣었다.
3개쯤 포션을 마시고 나자 그의 체력이 3% 정도 회복되었다.
‘……여기까지.’
여전히 위험을 알리는 경고가 귀를 때리고 시야는 피가 흐른 듯 붉게 변해 있었지만, 우진은 더 이상 포션을 마시는 것을 중단했다.
[목숨을 건 도박? 쯧쯧. 아둔한 발버둥일 뿐이지. 고작 이 정도로 용의 위에 서겠다 했느냐.]벤시나는 우진을 향해 냉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도발에 우진은 넘어가지 않았다.
“크큭, 제일 먼저 쫄아서 날 찾아온 녀석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놈!!!]화아아악―――!!!
벤시나가 위압적인 날개를 편 순간,
“공격 개시!!!”
노른 공격대의 찰슨이 후방에서 기병창을 들고 돌진했다.
와아아아아―――!!!!
와아아――!!
그를 선두로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벤시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콰앙――!!
콰가가강――!!!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폭음이 흑룡을 덮쳤다.
“이봐! 당신 대단한데?”
“50레벨이 이 정도로 싸우다니 말이야!”
“이제 우리에게 맡기라고!”
벤시나를 향해 돌격하며 우진을 지나치는 플레이어들이 그에게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자가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손가락으로 호각을 만들어 부르며 그를 응원하기도 했다.
드래곤을 앞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겐 더 이상 공포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자―――!!!!”
오히려 앞다퉈 흑룡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후방에 있던 웨든이 그의 옆으로 달려왔다.
“……저렇게는 안 돼.”
활기를 띠는 전장의 분위기와 달리 우진은 오히려 달려드는 그들을 보며 굳은 얼굴로 말했다.
“네?”
분위기는 분명 바뀌었다.
짓눌렀던 공포도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아마 자신 때문일 것이다.
그의 전투를 보고 분명 자신들도 용을 사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한 걸 테니까.
하지만 오히려 그게 문제였다.
“용을 얕보고 있어.”
사냥에 있어서 자만은 독이다.
우진이 라울과 함께 마물을 사냥하며 가장 깊게 배운 것이었다.
‘그 또한 나 때문이겠지.’
이곳에 모인 자들 중에 우진보다 레벨이 낮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간파로 우진의 레벨을 본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50레벨도 밀리지 않잖아?’
‘할 만해 보이는데?’
하지만 그들은 우진의 레벨만 알 뿐 능력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칭호뿐만 아니라 [광마]의 효과로 능력치가 상승된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모험가, 고독함, 용살 등등…….
각종 특성이 발동 중인 것도 컸다.
단순히 레벨로 그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사람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콰아아아앙―――!!!!
그리고 섣부른 공격은…….
“크악!!”
“아아아악……!!”
끔찍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고 우진의 앞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커…… 커헉…….”
“살려…….”
벤시나의 일격에 질주하던 공격대들이 무참히 쓰러지고 말았다.
‘뭐, 뭐야…… 이 말도 안 되는 힘은…….’
‘이걸 맞고 버텼다고?’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우진을 바라봤다.
마치 이유를 대답해 달라는 듯한 눈빛.
하지만 설명 따윌 할 여유는 없었다.
콰직―!!!
벤시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던 사람들을 마치 벌레 밟듯이하 나하나 거대한 발로 짓이겼다.
“헉…… 헉…….”
흑룡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노른 공격대]의 찰슨은 부들부들 덜리는 손으로 간신히 창을 움켜잡았다.
‘살아남은 사람이…….’
뒤를 돌아보자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을 따르던 대원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보이는 건 붉은 웅덩이.
핏물 위로 재가 바람을 타고 흩어지고 있었다.
전멸이었다.
“말도 안 돼. 이게 무슨…….”
7층까지 공략한 자신의 공격대가 한순간에 전멸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크아아아아―――!!!!”
찰슨은 창을 고쳐 쥐고서 미친 듯이 흑룡을 향해 달려갔다.
[강철 도약을 사용합니다.]콰직―!!
그의 창이 흑룡의 다리를 찔렀다.
까드드드득……!!
드릴처럼 회전하는 창이 무서운 굉음을 터뜨리며 용의 비늘을 뚫고 박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벤시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와그작―!!
흑룡은 거침없이 그를 집어 삼켰다.
“도망쳐……!!!”
“으아아아아―――!!!”
공격대의 몰살을 지켜보던 토른 바흐의 시민들은 결국 패닉에 빠졌다.
“끄응…….”
소란스러운 마을 한편에 쓰러져 있던 콜슨은 정신을 차린 듯 눈을 떴다.
지끈거리는 두통에 괴로운 듯 그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콰앙―!! 콰가가강―――!!!
“오우씨!! 이게 뭐야?!”
그리고 눈앞에 광경을 본 순간 너무 놀라 몰려오던 두통마저 싹 잊어버렸다.
“드, 드, 드래곤?”
마치 왜 저게 여기에 있냐는 듯 그는 멍한 얼굴로 주위를 훑었다.
“이봐!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정신이 드십니까? 어서 피하셔야 합니다!!”
그의 주위에 서 있던 창세단원이 다급히 콜슨을 끌며 소리쳤다.
“피하고 자시고 일단 어떻게 된 일인지나 말해봐!”
“그게, 토른 바흐에 몬스터 웨이브 중에 흑룡이 나타났습니다. 공격대들이 참가했는데 지금 모두 몰살당했고요!”
단원은 콜슨을 향해 외쳤다.
“다들 도망치는 상황입니다. 서두르시죠.”
“미친…….”
콜슨은 다급히 우진을 찾았다.
그리고 전멸한 공격대 앞에 흑룡과 대치하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는 황당함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저 미친 새끼는 또 왜 저기에 있는 거야?’
‘아까운 목숨을 내다 버릴 순 없어.’
그는 빠득―! 이를 갈고는 도망치는 행렬 속으로 몸을 숨겼다.
콰가가강……!!
그때였다.
광장을 지나가는 찰나, 금이 가고 약해진 건물들이 여기저기에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꺄악―!!!”
대피하던 시민들이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리며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앙―――!!!”
썰물처럼 휩쓸려 가던 행렬 속에 가족을 잃은 듯한 아이가 광장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쩌적……! 쩌저저적……!!
그리고 아이의 옆에 금이 간 건물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엄마…… 엄마……!!”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지나가는 콜슨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씨발……! 저리 꺼져!!”
그 순간 당황한 콜슨은 자신에게 매달리는 아이를 거칠게 발로 차버렸다.
“으아아앙……!”
바닥에 쓰러진 아이는 그대로 엎어져 울기 시작했다.
콰가가강―――!!!
금이 가기 시작하던 건물이 그 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저, 저기……!!”
그와 함께 도망치던 창세단원이 그 광경에 당황한 듯 콜슨을 바라봤지만,
“NPC 하나 가지고 생난리는!! 뒈지기 싫으면 닥치고 달려!!!”
오히려 콜슨이 화를 내더니 그의 뒷덜미를 잡아당기며 달리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앙―――!!!
건물이 부서지며 잔해가 아이를 집어삼켰다.
“……안 돼!!”
그 순간, 누군가 무너진 잔해 속으로 뛰어들었다.
콜슨은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레몬빛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저년…… 그 새끼와 함께 있던 엘프잖아?’
콰가가강―――!!!
“받아요!!”
무너진 건물 사이로 루엔은 아슬아슬하게 꺼낸 아리를 바깥으로 던졌다.
와르르륵……!!
“크윽!!”
그러고서 있는 힘껏 몸을 던졌지만 결국 그녀의 한쪽 다리가 건물의 잔해에 깔리고 말았다.
“이거…… 아직 내게 운이 따르나 본데.”
루엔이 던진 아이를 받아 든 건 다름 아닌 콜슨이었다.
“아악……!!”
저벅― 저벅―.
그는 받아든 아이를 대충 던져 버리고는 쓰러져 있는 루엔을 향해 걸어갔다.
“아주 영웅 납셨군. 재수 없는 주인 따라 너도 네가 대단한 줄 아나 보지?”
“당신은…….”
콜슨을 본 순간 루엔은 다리를 빼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무너진 잔해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가까이 오지 마. 마스터께서 쓰러진 당신을 구해준 것 모르지? 마스터의 은혜가 아니었음 당신은 죽은 목숨이라고!”
“죽은 목숨? 이미 그 새끼가 날 한 번 죽였는데 은혜는 무슨 개뿔…….”
그는 루엔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크윽?!”
“그리고 어차피 우린 죽어도 부활하면 그만이야. 하지만 네 목숨은 어떨지 궁금한데? 과연 저 새끼가 어떻게 나올까?”
스릉―.
그러고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을 잡았다.
“내 은혜에 감사하라고. 다리 하나 정돈 잘라도 죽지 않으니까.”
콜슨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