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21
21. 일로 만난 사이 (1)
민준은 한가할 때 화투패로 점을 본다.
캐시가 볼 때마다 기겁을 하며, 노인네 같다고 제발 하지 말라고 말리지만 카드 보다 이쪽이 손에 익어서 편했다.
사실 패 위에 그려진 문양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것들에 마력으로 각기 다른 마킹을 해 두어 서로 공명하도록 유도했다. 이 상태로 패를 돌리는 행위는 일종의 제례(祭禮)에 가깝다. 지구로 오기 전, 어떤 종족의 황태자 호위 임무를 맡았을 때 시간을 죽이려고 배워 둔 이세계의 주술.
다만, 민준은 예언능력자가 아니며 점괘의 적중도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경험상 33%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준은 꾸준히 이 점복(占卜) 주술을 연습해 왔다. 제6감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중요한 순간에는 이상하게 잘 맞지 않는 그의 예감 말이다.
‘흐음.’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패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형태를 만들었다. 그 의미를 읽는다.
이 방식으로는 한 번에 세 개의 점괘가 도출되었다.
– 오늘의 날씨: 비가 없는 건조한 날씨가 이어짐. 기온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되나, 국지적인 방사능 폭풍 및 우라늄 낙진을 주의할 것.
– 오늘의 건강: 되도록 산란(産卵)은 피하는 것이 좋음.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부유섬의 습지로 향할 것.
– 오늘의 인연: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 못한 이와 재회할 가능성이 있음.
“······.”
이 주술의 문제가 있다면, 아무래도 이세계의 주민들이 만들었다 보니 해석할 때 안 맞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지구 환경이나 지구인의 생물학적 특성과는 상이한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시계를 흘깃 보았다. 마침 좋은 타이밍인 것을 알고 TV를 켰다.
아침 뉴스.
– 국제 연금술사 협회는 어제 열린 정기협의체에서 5~6월 황금 생산량을 하루 100톤씩 증산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7% 급락한 채로 장을 마감···.
관심 없는 뉴스를 흘려들으며 기다렸다. 몇 분 뒤, 그는 점괘와 대조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 네, 다음은 이은하 캐스터(forecaster)가 날씨 및 자연재해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일기예언관 이은하입니다. 오늘 서울 날씨부터 보시면, 오후 2시 33분부터 광진구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잔잔한 비가 내리겠습니다. 우산 꼭 챙기셔야겠네요.
– 이어서 재해 예언입니다. 오늘 오후 6시 25분 31초, 경상북도 예천시 정목1동 부근에서 진도 2.6의 지진이 발생합니다. 많은 분들은 진동을 못 느끼고 지나치실 수준인데요, 예민하신 분들은 혹시나 당황하지 않으시도록 미리 알람을 맞춰 놓으시면···.
당연히 방사능 폭풍과 낙진 소식은 없었다. 건조는 개뿔, 비까지 온단다.
예언능력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방법은 아직 위원회도 찾아내지 못했지만, 날씨처럼 시간이 지나면 공공재에 가까워지는 일부 정보는 거의 틀리는 일이 없다. 즉, 민준의 주술이 틀렸다.
또한, 그는 당연히 알을 낳을 수 없고 계획도 없기에 두번째 점괘도 틀렸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세 번째인데···.
‘예전에 알던 이와 오랜만에 재회한다고?’
대체 텀이 얼마나 길어야 ‘오랜만’이라는 단어로 수식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데.
부릉!
창 밖에서 스포츠카의 묵직한 엔진 소리가 들렸다. 캐시가 데리러 온 것이다. 민준은 화투패를 늘어 놓은 책상을 정리한 뒤 외출할 채비를 했다.
***
운전석에 앉은 캐시가 묻는다.
“오늘은 쇼핑만 하면 되는 거죠?”
“맞아.”
그녀가 엑셀을 밟자 엔진 파열음과 함께 민준의 몸이 뒤로 확 쏠렸다. 동시에 차체가 거친 야수처럼 앞으로 튕겨 나간다. 민준은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다.
“차 좀 살살 몰아!”
“억울하면 면허 따세요.”
핸들을 휙휙 돌리며 날카롭게 차선을 파고든다. 그러더니 생각이 닿은 듯 물었다.
“그렇게 오래 살았으면서 운전면허 딸 시간도 없었어요? 뭐, 이것까지 다 연봉에 포함된 업무니까 개인기사로 부려먹어도 불만은 없지만···.”
속초에서 엘더 드래곤도 기사로 부려먹은 적이 있는 민준은 그 말을 들은 척도 안 했다. 하지만 캐시는 아직 이 화제를 마무리 짓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네? 이유가 뭐에요?”
민준은 처음 지구에 배치되었을 때 이곳에 이토록 오래 머물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또한 직전 세계에서 몰고 다녔던 이동수단에 익숙했던 그의 눈으로 보기에, 당시 자동차는 허접하기 짝이 없는 데다가 운전할 맛도 안 나는 시시한 기계장치였다.
그렇게 1년, 또 1년 흐르다 보니 지금까지 버티고 사는 것이다.
민준은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는 대신 대충 얼버무렸다. 늘 그래왔듯이.
“옛날부터 자동차 별로 안 좋아했어.”
“왜요? 차랑 얽힌 안 좋은 일이라도?”
“비밀이야.”
어설픈 거짓말을 시작하면 소소한 거짓말을 끊임없이 지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냥 입을 닫아버렸다. 그러자 캐시는 입을 삐죽거렸다.
“아무튼 옛날 이야기하는 거 엄청 싫어한다니까.”
“······.”
민준은 대답 없이, 오픈카의 넓은 시야를 통해 바깥 풍경을 응시한다.
“도착했어요.”
캐시가 몰던 재규어는 강남의 건물 앞에서 멈춰 섰다. 입구에는 정장을 입은 여성 두 명이 미리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
“요원님, 어서오십시오.”
그를 전담하는 직원들이다. 연습이라도 한 듯 두 사람은 동일한 속도와 각도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캐시가 발렛 요원에게 키를 넘기는 것을 기다렸다가, 민준은 그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선다. 건물 외벽에는 ‘마녀협동조합’이라는 양각 간판이 세련된 글씨체로 붙어 있었다.
“미리 언급 주신 아이템들은 이쪽에 준비해 두었습니다.”
VIP 전용 룸으로 들어서자 몇몇 상품을 따로 빼서 진열해 둔 것이 보였다. 에델리네스 건과 장태준 건까지 합해서 꽤나 괜찮은 보수를 받은 참이라 오늘은 돈을 좀 쓰러 나온 것이다.
민준은 물건을 하나씩 검수했다. 캐시가 흘깃 보더니 말했다.
“최상급 정령석에 석화곰팡이 발효액, 건조한 뇌(腦)슬라임··· 진흙 민달팽이 분비물에다가···. 어머? 저건 요정 나무 수액이네?”
그 면면을 쭉 보던 캐시가 금방 알아차렸다.
“뭔가, 기가 막힌 마법 시료라도 얻었나봐요?”
눈치는 빠르군.
지금 민준이 사려는 것들은 강력한 마법 재료를 뒷받침해 주는 촉매다.
“호오.”
캐시가 눈을 빛냈다. 저런 고급 촉매만 골라서 산다는 것은, 주재료가 될 물건 역시 심상치 않다는 뜻. 물론 그녀로서는 민준이 신선한 용혈을 몇 리터나 손에 넣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아, 뭐.”
또 대충 얼버무리면서 민준은 카드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30억원이 넘는 금액이 한 번에 결제되었다.
“손질을 좀 맡기고 싶은데요.”
민준은 값을 지불하고 나서야 의뢰 가능한, 그가 직접 하자니 귀찮은 공정을 추가로 맡겼다. 본래는 몇 천 만원 수준의 공임을 내야 하지만 직원은 언제나 그렇듯 추가 비용 없이 맡아 주겠다고 답했다.
“말씀 주신 공정은 한 시간 정도 소요될 것 같습니다. 라운지에서 기다리시겠습니까?”
“캐시 넌 먼저 가 있어. 난 화장실 좀 들렸다 갈 테니까.”
그리고 민준은 화장실 세면대 앞에서 예상 못한 상대와 조우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트롤에게 시선을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지금 손을 씻는 것인지 박피를 하는 중인지 구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손을 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우 열렬하고도 주의 깊게··· 마치 자신을 학대하는 고행자 같은 자세로 빡빡 비누칠을 하는 중이었다.
‘저 정도면 거의 노동이라고 봐야할 것 같은데.’
트롤은 비싸 보이는 흰 와이셔츠를 팔꿈치까지 걷어붙이고 열심히 팔뚝에 물을 끼얹었다. 몇 번 헹군 다음엔, 외과수술을 집도하러 온 전문의 같은 자세로 두 팔을 접는다. 그대로 다른 것에 닿지 않게 조심하며 열풍기로 향했다. 고객을 위해 예쁘게 한 장씩 말아서 준비된 순면 핸드타월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결벽증이 있는 모양이군. 아니, 강박증인가?’
눈길이 머문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진 모양이다. 트롤이 고개를 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 민준이 속으로 ‘어라? 구면이던가?’라는 의문을 떠올린 순간.
상대를 식별한 것은 트롤 쪽이 더 빨랐다.
“어? 예민준 요원님 아니십니까?!”
역시 구면이군. 하지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저···. 누구시더라?”
“아, 저 전남규입니다!”
그제서야 머릿속에 이름과 얼굴, 만났던 장소와 나눴던 대화에 대한 퍼즐이 맞춰졌다.
“아, 그 변호사 양반!”
며칠 전 장태준의 유언장을 열람하러 갔을 때 문서 작성을 도운 변호사도 현장에 호출했다. 법률 절차상 필요한 부분이었다.
영문도 모르고 VIP 금고에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나타난 저 트롤 변호사는 장태준이 죽었다는 말에 동공이 풀렸고, 그의 정체가 외계인이었다는 말을 듣고는 다리마저 풀린 것 같았다. 덕분에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비틀거리는 트롤이라는 좀처럼 보기 힘든 구경을 하게 되었다.
정신적인 충격은 컸던 것으로 보이나, 전남규는 프로페셔널하게 요청받은 일을 해냈다. 그는 유언장 내용에 일체의 위조나 변동사항이 없음을 증언했다.
“아, 제가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명함도 못 드렸네요.”
“아뇨, 명함 주셨습니다.”
“아, 그랬나요?”
경황이 없긴 없었던 모양이다. 머쓱하게 웃더니 곧 표정이 바뀐다.
“저, 요원님. 혹시···.”
머뭇거리더니.
“아! 화장실 안에서 드릴 말씀은 아닙니다만.”
“그럼 나가서 하지요.”
문을 열고 나가자 마자 전남규는 다급해 보이는 얼굴로 묻는다.
“요원님은 이민국 전속이라고 하셨지요?”
“맞습니다.”
“그럼 개인이나 기업 의뢰는 전혀 받지 않으십니까?”
가끔 받는 질문이긴 한데, 이런 경우 민준의 대답은 일관된 편이다.
“죄송하지만 정말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관외(官外) 의뢰는 받지 않습니다.”
말이 좋아서 전속계약요원이지, 민준은 이민국의 의뢰를 거절할 권리가 있고 당장 여유가 있으면 다른 의뢰인이 맡긴 일도 착수가 가능하다. 그만큼 느슨한 계약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준이 적극적으로 관외 의뢰를 찾아 나서거나 잘 받는 편은 아니었다. 애초에 외계인과 엮인 사건이 발생할 경우, 어지간히 큰 건이면 이민국에서 직접 그에게 의뢰를 넣는다. 개인이 들고 오는 건은 잔챙이 중의 잔챙이이며 보수 측면에서도 매력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 무슨 생각이신지 압니다. 사실은, 제가 아니라 제 의뢰인께서 좀 고약한 상황에 빠지셔서···.”
그는 변호사 보다 훨씬 큰 돈을 움직일 수 있는 클라이언트의 존재를 암시했다. 하지만 민준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이런 의뢰는 품만 많이 들고 실속이 없기 마련.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제가 무리한 말씀을 드렸네요. 혹시라도··· 나중에 생각이 있으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민준은 확답을 하지 않은 채 말을 돌린다.
“그나저나, 조합에는 어쩐 일로?”
“아, 저는 3층에 볼 일이 있어서요.”
마녀협동조합에서는 마법 공증(公證) 업무도 하고 있다. 결심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직감했는지 트롤은 꾸벅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졌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민준은 문득 생각했다.
‘잠깐, 설마 세 번째 점괘가 맞아 떨어진 건가?’
하지만 저 트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고작 며칠 전이다. 오랜만에 재회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에이, 아니겠지.’
***
그와 헤어진 민준은 캐시와 함께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공정이 끝난 아이템을 들고 1층 로비로 나왔다.
대기실에서 내내 침묵을 지켰던 캐시는 함께 걷다가 느닷없이 묻는다.
“혹시 뭐, 옛날에 어마어마하게 큰 죄를 저질러서 신분세탁을 한 건 아니죠?”
뜨끔했다.
하지만 태연한 표정을 가장하며 물었다.
“그럴 사람으로 보여?”
“······왠지 둘 중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살면서 한 번도 죄 지은 적 없이 결백하거나, 그 누구도 상상 못할 큰 사고를 쳤거나. 모 아니면 도일 거 같다는 생각.”
촉이 꽤 좋은 걸?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민준은 정말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외계언어를 흘깃 읽었다.
-근무지: 지구 (차원#22-189, 극오지 4급)
-고용형태: 노동교화형 판결에 의거한 형벌성 간접고용
※ 해당 수형자에게 제한적 기억소거가 적용 중입니다.
민준은 ‘노동교화’라는 단어에 어폐가 있다고 항상 생각한다. 이 시스템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와 닮은 부분이 있다. 기억하지도 못하는 전생의 죄 때문에 현생에서 고통을 겪어야 하는 굴레.
그가 수형생활을 시작하기 전의 삶이란, 기억을 완전히 도려냈다는 점에서 전생과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스스로의 잘못을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교화가 가능한가? 그저, 이유도 모른 채로 괴로움에 몸부림칠 뿐이 아닌가? 영문 없이 당하는 사고와 같은 생(生) 속에서 어떤 깨달음과 발전이 가능한 걸까?
민준은 잡생각을 가라앉히며 물었다.
“오늘 따라 왜 이렇게 궁금한 것이 많아?”
캐시는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하더니, 이내 뭔가 결심한 것처럼 말했다.
“그럼, 한 가지만 말해 줄 수 있어요?”
고용주 신상에 대해 너무 캐묻는다는 느낌이 들 법도 했지만, 친구로서는 이 정도 쯤이야 불쾌하지 않았다.
“뭔데?”
그녀는 망설이던 질문을 입에 담는다.
“혹시··· 알고 보니 옛날에 여자였다거나 그런 건 아니죠?”
민준은 정색하며 욕을 했다.
“아니,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이건 확실히 불쾌했다.
“아니, 너무 철저하게 감추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꺼내지도 마.”
“정말 아니죠? 아니어야 해요. 그것만은 안 돼요. 다른 것은 다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어도 성별이 바뀌는 것만큼은···. 그건 정말 제 마지노선 밖이라고요.”
“네 마지노선이 뭔지 굳이 설명 안 해줘도 돼!”
그렇게 둘이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조합 정문이 열리며 새로운 손님이 들어섰다. 머리가 하얗게 센 남성과 그를 부축하여 함께 걷는 중년 여인이었다.
캐시에게 호통을 치던 민준이 고개를 돌리다가 늙은 남자와 시선을 마주쳤다. 민준은 다시 자연스레 눈길을 흘렸지만 노인은 계속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는 사람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바로 튀어나오는 이름이 없다.
그 사이 노인의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 듯한 경악과 반가움이 교차했다. 나이 먹지 않는 몸으로 오래 살다 보니 민준이 가끔씩 마주하게 되는 표정이다. 옛 인연들의 반응이 보통 저렇다. ‘나를 알긴 아는 것 같은데···.’ 기억을 더듬는 도중 노인의 입이 먼저 열렸다.
“호··· 혹시, 예민준 선생님?”
“네, 맞습니다만?”
그러자 노인의 얼굴이 화색으로 가득 물들었다.
해맑게 웃으며, 그가 민준을 향해 외쳤다.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