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Live the Drama King RAW novel -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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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 대선배를 만나다
흔히들 입봉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방송 작가, 혹은 PD가 처음으로 보조 역할이 아닌 주역으로 한 작품을 맡게 되었다는 뜻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대개 오랜 기간의 고된 보조 작가, 혹은 조연출 경험을 거쳐야 가능하다.
말할 것도 없이 본인에게 있어서는 무척 기쁜 일이다. 하늘을 날아갈 것 같다는 표현도 결코 과장은 아니겠지.
처음으로 제작자의 입장에 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꺼져가던, 애초에 이 바닥에 들어오기로 결심한 그날의 열정을 떠올린다.
노력하지 않는 이들은 없다.
때로 그런 노력과 열정에 재능과 운이 더해지면 놀라운 수작이 태어나기도 한다. 그렇게 인정받는 사람들은 더욱 높이 올라갈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러지 못하고 잊혀진다.
이런저런 변명거리야 있다만은, 결국에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항상 생각해왔다.
“막장 드라마를 만들고 싶습니다.”
“······.”
귀신이 침묵했다. 제 귀를 의심하는 모습이다.
그는 한참을 저어하다가 입을 열었다.
[음, 저기. 내가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나?]“하셨습니다.”
[내 이름이 뭐라고 했지?]“김철.”
내가 말했다.
“칸, 베를린, 베니스의 3대 영화제를 모두 석권하신 예술영화의 거장이시지요.”
[음, 귀가 뚫려있긴 했구나.]“그럼요. 개인적으로도 선배님의 팬입니다. 작품도 전부 소장하고 있고 급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셨을 때는 슬퍼서 목구멍에 밥도 제대로 못 넘겼습니다. 이렇게 사후에나마 만나뵙게 되니 정말 기쁩니다.”
[어··· 오냐. 좋아해줘서 고맙다. 고맙긴 한데.]귀신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니까··· 응. 다시 한 번 물으마. 그래서 내가 필요한 일이 뭐라고?]“궁극의 막장 드라마를 만들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