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118)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118화(118/353)
☆ 제119화 ☆
나는 황자가 내민 손 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에스테반이 미소 짓는다. 새벽 축제에서 화제가 되었던 그 미소였다.
“어머나,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지 않나요?”
황후가 호들갑을 떨자 황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새벽 축제에서 보니 루아티샤는 인기가 참 많더군요.”
“후후, 우리 에스테반 황자도 인기가 참 많으니 선남선녀가 잘 만났네요.”
“어머나, 정원 한 번 같이 구경하는 걸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요즘 아이들은 부담을 느껴요.”
“어미로서 들뜬 마음에 그만 주책을 부렸나 봅니다. 그런데 황비께서는 파에라톤 공녀가 누구와 연을 맺든 아무 상관도 없는 것 아닌가요? 왜 그렇게까지 날카롭게 반응하시는지. 슬하에 아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황후의 말에 황비의 얼굴이 미미하게 굳었다.
자식을 잃은 그녀에게는 참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만하시게들. 귀여운 손님을 초대한 좋은 날에 언성을 높여 서야 되겠는가.”
황제가 중재했다.
‘둘 다에게 말하고 있지만 황후가 황비에게 한 방 먹인 상황에서 나서네.’
아까 아펠리아 이야기로 황후가 곤란할 때는 가만히 있더니.
흠, 황제는 아닌 척하면서도 현재 황비에게 손을 들어주고 있구나.
볼 반응은 충분히 봤다.
“그럼 다녀올게요.”
나는 에스테반 황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정원으로 나갔다.
* * *
여름 햇볕은 여전히 따갑게 내리쬐고 있었다.
“덥지?”
“조금요.”
“분수 앞으로 가면 조금 나올 거야.”
정원 한가운데 있는 분수는 청동과 금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주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솟아난 물살이 오후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영롱하게 반짝거렸다.
가만히 분수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리니 에스테반이 미소 지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이거 설마 전형적인 데이트 코스?
우린 연인이라기보단 부모님 의지로 선봐서 억지로 만난 남녀처럼 어색했지만.
나는 에스테반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이걸로 괜찮아요, 전하.”
청회색 눈동자가 의아하게 나를 본다.
“황자 전하께서도 억지로 저와 붙이려는 상황이 불편하지 않으세요?”
“공녀는 불편하다는 말로 들리는군.”
나는 부정하지 않고 미소 지었다.
에스테반은 그런 내 얼굴을 훑더니 피식 웃었다.
조금 전까지 짓곤 했던 미소와는 다른 느낌의 웃음이었다.
“전에 내 이름을 알려주었을 텐데.”
“제가 어찌 감히 황자 전하의 존함을 쉽게 입에 올리겠습니까.”
“그래? 다들 허락만 떨어지면 쉽게 올리고 싶어 하던데.”
에스테반이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직 어린 애가 왜 이렇게 느물거려?
“그럼 그런 영애들에게 허락하시면 되겠네요.”
나는 새침하게 말했다.
재수 없지?
맞아. 나 한 마디도 안 지는 재수 없는 애니까 이제 좀 떨어지렴.
그런데 에스테반은 화를 내긴커녕 오히려 내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성큼 가까워진 거리에 놀란 찰나, 그가 내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뭐, 뭐야?’
당황해서 뒤로 물러나려는 순간이었다.
휘이익!
갑자기 날카로운 돌풍이 휘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