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120)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120화(120/353)
☆ 제121화 ☆
흑풍의 부대장, 프리스는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감히 그 땀을 닦아내지도 못하고 부동의 자세를 취했다.
다섯 마리의 맹수가 자신을 뼈째로 찢어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지금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 황자가 아가씨의 머리칼을 만지진 못했습니다. 갑자기 돌풍이 불어서…….”
그 한마디에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았던 네 남자의 기세가 가라앉았다.
타렌카 후작이 흑풍을 치하했다.
“잘했다.”
프리스는 그 칭찬에 민망하고 송구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주군. 저 돌풍은 저희가 한 게 아닙니다.”
그들로서는 당연한 판단이었다.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남자를 막으라고는 했지만, 상대는 무려 황자였다.
억지로 껴안으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과잉 방어했다간 오히려 황자 쪽에서 반역죄를 물을 수도 있다.
“너희가 한 게 아니라고?”
프리스는 돌풍이 불었던 상황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설명했다.
“루루는?”
“아가씨께서는 아무 문제 없으십니다. 돌풍이 정확하게 황자만 휩쓸고 갔습니다.”
“그 돌풍이 황자만 노려서 움직임을 막고 물벼락까지 내렸다고?”
“그렇습니다.”
프리스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봐도 자연적으로 발생한 돌풍이 아니었다.
그에 대해 흑풍에서 조사했지만, 딱히 인위적인 힘을 감지하지 못했다.
‘이걸 대체 어찌 보고해야 할지…….’
그가 고심하는 순간이었다.
“역시 내 동생의 귀여움에는 자연재해조차 피해 가는군.”
예?
프리스는 상황도 잊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막내의 귀여움이라면 그럴 만하지.”
“뭐, 솜뭉치니까.”
아니, 납득하지 마.
파에라톤 공자들이 이상한 논리를 펼치는 가운데, 파에라톤 공작이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세상이 내 딸이 나와 평생 함께 살기를 응원하는 거다.”
“…….”
틀렸다.
이 가족은 틀렸어.
“흠, 일리가 없진 않아. 웬 썩을 것이 내 손녀딸의 머리를 만지려고 하면 자연으로서도 화가 났겠지.”
예? 주군?
주군마저 그러시면 어떻게 해요.
프리스는 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하지만 집무실에 있는 사람들 모두 동감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내가 비정상이었어?’
정상인이 비정상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때였다.
똑똑.
문이 열리며 빼꼼 루아티샤가 얼굴을 내밀었다.
“다들 여기서 뭐 해요?”
황궁에서 돌아온 루아티샤가 가족들을 찾아온 것이었다.
“잘 다녀왔니?”
“황궁은 어땠어?”
프리스는 아까까지만 해도 날카롭게 날을 세우던 파에라톤 공작 일가가 순식간에 봄볕처럼 녹아드는 것을 보고 기함했다.
심지어 자신의 주군마저 미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더 이상 삶에 기쁨은 없는 것처럼 사시던 분이었는데.
정작 그 시선을 받은 꼬마 아가씨는 미간을 찌푸린 채 뚫린 벽을 바라보았다.
“……왜 아빠 집무실 벽이 뚫려 있어요?”
루아티샤가 천천히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외출하고 돌아와서 누가 휴지를 물어뜯었냐고 강아지들을 추궁하는 것 같았다.
죄 없는 강아지들은 당당하게 시선을 마주쳤고, 죄지은 강아지는 꼬리를 만 채 고개를 돌렸다.
힐끔힐끔 주인의 눈치를 보는 것은 덤이었다.
“익시온…….”
“어, 어쩔 수 없었어! 벽이야 다시 고치면 되잖아!”
“멀쩡한 기물을 파괴하는 건 안 좋은 거라고 내가 전에 말했는데.”
“그, 그거야……. 그래도 사람을 부수진 않았잖아.”
예?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자로서, 프리스는 오들오들 떨며 익시온을 바라봤다.
‘그 말은 벽이 아니라 내 배 때지에 저렇게 구멍이 숭숭 뚫렸을 수도 있다는 겁니까?’
농담이겠지?
“그건…… 잘하긴 했지만, 그래도 벽을 부수는 건 잘못한 일이야.”
왠지 분위기가 농담이 아닌 듯했다.
루아티샤는 엄숙히 선언했다.
“앞으로 일주일간 익시온한테 굿나잇 인사 안 할 거야.”
“……!”
쿠구궁.
익시온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격에 떨었다.
‘……저 벌이 먹힌다고?’
프리스는 황당했다.
무엇보다 다른 가족들이 아닌 척하면서도 움찔움찔 입꼬리를 올리는 것이, 분명 고소해하는 게 분명했다.
명문 중의 명문, 마기의 지배자인 파에라톤 공작가가 이렇게 유치할 줄이야……!
하지만 그들의 고소함과 기쁨도 잠시였다.
“다들 익시온을 안 말리고 뭐했어요?”
불똥이 자기들한테까지 튀자, 당당하게 꼬리를 흔들던 강아지들이 깨갱하기 시작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는 말리려고 했다.”
“저 녀석이 망아지처럼 날뛰는걸 누가 말려.”
함께 분노했으면서 다들 입술에 침도 안 바른 채 변명을 했다.
“아빠랑 오빠들한테도 일주일간 굿나잇 인사는 없어요.”
“그런……!”
“너무해!”
“……아빠는 굿나잇 인사 없으면 잠 못 잔다.”
“흥입니다.”
루아티샤가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다.
일주일이나 굿나잇 인사가 없다는 말에 네 남자가 절망에 빠졌다.
오직 타렌카 후작만이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
프리스는 이걸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이 코미디 같은 상황이 재밌다고 즐기면 되는 건지.
저 맹수들을 강아지 다루듯 굴리는 루아티샤 아가씨의 대단함에 두려움을 느껴야 할지.
아니면 파에라톤 공작가의 미래에 진지한 애도를 표해야 할지.
톡톡.
그때, 누군가가 프리스의 어깨를 두드렸다.
돌아보니 파에라톤 공작가의 가신이 그를 향해 다 이해한다는듯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소리 없이 입술만 움직여 속삭였다.
‘포기하면 편해.’
아아, 명언이었다.
“있지, 오늘 참 이상한 일이 있었어요.”
“이상한 일?”
“정원을 산책하는데 황자 전하게 내 머리칼에 붙은 꽃잎을 떼어주시려고 했거든요.”
“그거 개수작이야. 속으면 안 돼.”
“알아, 오빠들이 맨날 나한테 하잖아.”
“…….”
파에라톤 공자들의 입이 조개처럼 다물렸다.
“아무튼 그때 때마침 돌풍이 불어서 나랑 황자 전하를 떼어 놓더라구요?”
“정의를 아는 돌풍이네.”
아레스가 부드럽게 웃으며 하는 말에 루아티샤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 돌풍이 황자 전하를 거세게 밀치는 것은 물론이고 분수까지 끌어들여서 물벼락을 내리더라고. 참 신기하지요?”
“그게 바로 자연의 신비라는 거지.”
“황자랑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 대자연조차 반대하는 만남이라는 거잖아.”
“……그렇게 세게 불면서 또 나한테는 미풍처럼 살랑였어요. 자연적인 바람이 그럴 수 있나?”
“막내의 귀여움에 돌풍마저 굴복한 것이다.”
루아티샤는 싱긋 미소 지으며 오빠들을 바라보았다.
‘♬소리하지 마.’
“그래, 백번 양보해서 그건 다 우연이라고 쳐요. 그런데 황자 전하께서 나한테 손을 내미는 데 넘어질 뻔하더라구요? 돌부리 하나 없는 곳에서.”
“그 새끼가 너한테 손을 내밀었어?!”
익시온이 대번에 성을 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그게 중요하지 않으면 뭐가 중요해?”
“내 동생은 똑똑하지만 가끔 우선순위를 헷갈릴 때가 있어.”
“네 오빠들 말이 맞다.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손을 잡았나?”
오빠들과 외할아버지, 아빠까지 합세해서 묻는 질문에 순간 루아티샤는 압도당했다.
“……못 잡았죠. 넘어질 뻔했는데.”
가족들은 물론 집무실 안에 있던 가신들조차 휴우,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루아티샤가 허리에 손을 얹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식을 사람을 공격하면 안 돼.”
“이번 일은 우리가 모르는 일이야.”
“흐응.”
“진짜라니까?”
“이번엔 별일 없었지만 적당히들 해. 안 그러면…….”
“안 그러면?”
루아티샤는 주먹을 앙당그레 쥐고 힘차게 선언했다.
“나 진짜로 확 연애해버릴 거야!”
연애 선언을 하는 열 살 응애.
보통이라면 웃고서 넘어갈 일이었다.
‘그래그래, 해보렴.’하면서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일 상황.
원래 애기들의 소꿉장난 같은 연애는 자기들만 심각하지, 보는 어른들은 잇몸 마르도록 함박웃음을 짓는 것 아니던가.
하지만.
“안돼!”
비명 같은 절규가 익시온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다시 생각해보려무나, 아가. 이 나이 들고 생각해보니 연애가 꼭 필요한 건 아니더구나.”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 평생 가족들하고만 사는 게 더 좋대.”
아레스의 입에서 무려 ‘할아버지’소리가 나왔지만, 정작 본인조차 자각하지 못했다.
“잘 들어, 솜뭉치. 세상 남자들은 다 개새끼에 도둑놈이야.”
“오빠들도?”
“……우린 아니지.”
“그럼 남자들이 다 개새끼에 도둑놈이라는 것도 틀린 말이잖아.”
아, 그러네?
“우린…… 남자가 아니다.”
제온의 파격 선언에 루아티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언니들이었어?!”
정말 아무 말 대잔치였다.
“…….”
세 오빠들은 잠시 막냇동생을 바라보았다.
언니라는 말에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지만, 막둥이가 ‘온니, 온니’하며 병아리처럼 쫓아다닐 걸 생각하니…….
언니라는 말도 좀 색다른데……?
그런 생각이 잠시 뇌리를 스치는 게一.
‘헉, 위험했다!’
하마터면 정체성을 상실할 뻔했다.
“아무튼 안 돼! 연애는 절대 안 돼!”
“아빠랑 평생 살겠다고 했으면서.”
시끌시끌한 가족들의 말을 일축했다.
“그러게 왜 엄한 사람을 괴롭혀. 그러다 반역죄로 잡혀가면 어쩌려구! 암튼 한 번만 더 그러면 나 진짜루 아무 남자나 잡아서 연애할 거니까!”
루아티샤는 휙 뒤를 돌고는 아주 씩씩하고 당당한 걸음으로 집무실을 나섰다.
쾅, 문을 닫더니 이내 빼꼼 얼굴을 내민다.
“아참, 아빠 감기 드시면 안 되니까 집무실은 어서 옮기세요. 여름이어두 조심해야 해요.”
그러곤 쏙 사라지는 걸 보자니.
“미치겠군.”
파에라톤 공작이 머리를 쓸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아이가 다른 것도 아니고 연애를 협박거리로 가져오다니.
“진짜로 우리가 한 거 아닌데.”
“대체 누구지?”
“주변에 인기척은?”
“죄송합니다. 전혀 없었습니다.”
프리스가 고개를 숙였다.
진짜로 우연이거나, 아니면 엄청난 능력자의 소행인 게 분명했다.
이전이라면 잘했다며 뽀뽀를 해주고 싶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막둥이에게 엄한 오해를 사게 한 그놈을 당장이라도 족쳐도 부족했다.
“……어떤 놈인지 걸리면 뒈졌어.”
살벌한 분위기 가운데 플리스는 홀로 생각했다.
‘아, 퇴근하고 싶다.’
* * *
“남자는…… 쓰레기……. 믿을 수 없다……. 남자는…… 도둑 놈……”
“우음…….”
나는 뒤척거리며 눈을 떴다.
“일어나셨어요, 아가씨?”
안나가 밝게 웃으며 나를 맞아주었다.
“응, 좋은 아침.”
나는 몸을 일으키면서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세요?”
“아니, 일어나기 전에 귓가에서 뭔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는데…….”
무슨 말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안나가 푸근하게 웃었다.
“꿈꾸셨나 보네요.”
“그런가 봐.”
나는 기지개를 쭉쭉 펴 꿈을 털어내곤 침실을 나섰다.
오늘은 드디어 새벽 축제의 본선 개시일이다.
준비를 서둘러야 했기에 침실 밖에서 하녀 언니들이 전부 대기 중이었다.
그런데.
“로라, 뭐해?”
로라가 만지작거리고 있던 인형을 황급히 뒤로 숨겼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가씨.”
‘흠, 빛바랜 금발인 걸 보면 내 인형은 아닌 것 같은데.’
스토커 기질이 있는 로라는 가끔씩 내 인형을 만들곤 했다.
‘마음에 드는 남자라도 생겼나? 모르는 척해줘야겠다.’
바늘을 들고 있는 걸 보니 남자 인형에 옷이라도 만들어주던 모양이었다.
“틸다는 왜 칼을 쥐고 있어?”
“심장 뽑는 연습 중이에요.”
“난 심장 필요 없다니까?”
“아가씨 드리려고 연습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심장을 뽑을 놈이 생…… 아니, 아무튼 뽑아서 아가씨 드릴 것 아니니 걱정 마세요.”
나한테 주지 않는다면 다행이긴 한데.
“사람 심장을 뽑는 건 나쁜 일이야.”
“그럼요.”
틸다가 방긋 웃었다.
얼핏 ‘사람 새끼가 아니니까…….’하고 중얼거리는 게 들린 것 같은데.
고개를 돌리는데 낸시가 살금 살금 삽을 숨기는 게 보였다.
“낸시는 삽 들고 뭐해?”
“아, 좀 이따 땅 좀 파려구요.”
“땅을 왜?”
낸시가 대답 없이 수줍게 웃었다.
‘아, 맞다.’
낸시는 남편 순장 옹호자였지.
어디 남편 삼고 싶은 총각이 생겼나 보다.
‘다들 봄이네.’
“욕실 물은 준비되었어요. 어서 오세요.”
“응!”
나는 언니들의 도움을 받아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 * *
황궁 외궁의 딜루쿨룸홀 앞.
마차가 멈춰서자 아빠가 나를 달랑 안아 들고 내렸다.
“배웅 감사해요. 잘 다녀올게요!”
“…….”
“아빠?”
내려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아빠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다가 ‘아!’했다.
쪽.
아빠 뺨에 뽀뽀하자 아빠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루루는 루루가 세상에서 젤루 좋아하는 아빠랑 평생 살 생각이니까 너무 걱정 마세요.”
“……그래.”
그제야 아빠가 천천히 나를 땅에 내려놓으셨다.
손을 붕붕 흔들고 딜루쿨룸 홀의 계단을 오르는데…….
‘어라?’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심지어 멀리서 라파엘과 눈 마주쳤는데도 날 못 본 척하는 게 아닌가.
홀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라파엘이 아는 척을 했다.
“뭐야?”
“공작 각하께서 너한테 접근하는 남자는 전부 파에라톤의 적으로 간주하신댔어. 각하께서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데 누가 너랑 아는 척을 하겠어.”
“그런 거 다 농담이지. 그리고 안 그러기로 나랑 약속했어.”
“허어, 농담 한 번만 더 하면 전쟁 나겠다.”
라파엘이 엄살을 피우며 부르르 떨었다.
“난 그런 것보다 네가 본선에 올라온 게 더 놀라워. 하루가 멀다 하고 땡땡이치던 놈이 어떻게 통과했지?”
“그게 다 내 실력이지.”
라파엘이 가슴을 피며 콧대를 세웠다.
“으, 재수 없어.”
“괜찮아. 너도 한 재수 없음 하니까.”
“야!”
우리는 마주 보고 킥킥 웃었다.
그때였다.
“다음 주에 본선 진출자들을 위한 파티가 열리는 건 모두 알고 계시겠지요? 오늘은 그 파트너를 구하는 날입니다. 본디 참가자들이 다 모이고 파트너를 정하는 게 맞겠지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구하는 법.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체시아 백작이 빙긋 웃으며 단상에서 물러났다.
“그럼 지금부터 파트너 선정을 해도 된다는 건가?”
홀을 둘러보자 본선 진출자들이 서로 힐끔거리며 눈치를 보는 게 보였다.
‘파트너라……. 누구랑 하지.’
유력한 우승 후보인 영식이랑 하는 게 좋을 텐데.
“뭐해?”
“응?”
옆을 보니 라파엘이 퉁명스러운 얼굴로 내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뭐야?”
“너 딱히 파트너할 사람 없잖아. 내가 해주겠다는 건데.”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라파엘을 바라봤다.
“영광으로 알아.”
라파엘 정도면 나쁘지 않겠지.
그의 손을 잡으려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