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132)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132화(132/353)
☆ 제132화 ☆
* * *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나는 미첼로인 영애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 딜루쿨룸 홀로 보냈다.
‘미첼로인 영애 없이 논의가 진행된다면 결국 이야기는 헛바퀴만 돌다가 끝날 거야.’
다른 귀족들은 정확한 상황을 모르니까 할 수 있는 말이 한정되어 있다.
심지어 미첼로인 후작 내외조차 어떤 일인지 알지 못하니 딸아이를 변호하기도 힘들거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봐왔던 황후는 그렇게 똑똑해 보이진 않았지만…….’
사자는 토끼를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하는 법.
홀 안의 상황이 황후에게 유리하지 않더라도 미첼로인 영애를 보내는 게 확실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모두의 앞에 나서야 하는 미첼로인 영애가 걱정됐다.
그런 기색을 눈치챘는지 미첼로인 영애가 내게 말했다.
“난 겁쟁이가 아니에요.”
“겁쟁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다만 상황이一.”
“괜찮아요. 나를 위해서 이렇게 고심하고 나서주는 여자 친구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엄청 든든해진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미첼로인 영애가 내 손을 꼬옥 잡았다.
‘살짝 설렜어.’
나는 피식 웃으면서 지난 알림을 띄웠다.
아까 황후의 궁인들이 미첼로인 영애를 끌고 가려고 하는 걸 내가 막아선 순간에 나타났던 알림창이었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공짜 떡은 글렀으니 일합시다!〉
독자님, 왜 막아서시는 거예요?
이 일은 독자님과 아무런 관련도 없습니다!
그냥 경쟁자인 미첼로인 영애와 황후가 치고받고 싸우는 걸 가만히 구경하고 있었으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었을 텐데.
굳이 나서는 독자님의 오지랖에 칭찬의 박수, 짝짝짝!
‘얘는 진짜…….’
비꼬는 데 굉장한 일가견이 있었다.
‘그럼 열네 살짜리 여자애가 내부 고발로 어떤 힘든 일을 겪을지 모르는데 거기서 가만히 있냐?!’
이딴 성격을 가지고 천사네 뭐네 사기 친 걸 생각하면 기가 막혔다.
좀 착한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가?
이렇게 된 이상 미첼로인 영애를 확실하게 도와주고 황후를 짓밟아 버리세요!
그렇게 되면 독자님의 오지랖이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되겠지요.
덤으로 미첼로인 후작가의 지원 역시 받게 될 것입니다.
지식의 보고라 불리는 미첼로인 후작가는 독자님께 큰 힘이 되겠지요!
– 조건: 미첼로인 영애가 황후의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 공개적으로 밝히기
– 보상: 7000캐시 뽑기권, 제국 내 영향력 증가
안 그래도 미첼로인 영애를 도울 생각이었다.
퀘스트가 와서 캐시까지 챙기면 개이득이긴 한데…….
‘이놈 말하는 게 짜증 나.’
특히 그 아래 줄줄이 쓰여 있는 추신이…….
〈추신〉
엮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놈과 얽혔을 때부터 생각했지만 독자님은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습니다!
발로 차버리고 싶다는 뜻……은 아닙니다. 절대로.
제 마음 알죠?
♥
“하…….”
다음에 만나면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한 대 때려야겠다.
[너무해! 제가 때릴 때가 어딨다구! 폭력 반대! 폭력 반대! 로판 독자는 당연히 평화를 사랑합니다!]‘닥쳐.’
[힝입니다.]나는 메시지창을 파리 쫓듯 훠이훠이 쫓아냈다.
‘황후가 협박한 사실을 완벽하게 밝히려면 증거가 있어야 해.’
그것도 지금 당장 찾아내야 한다.
시간이 지난다는 것은 증거를 인멸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뜻이니까.
당장 협박 증거를 찾는다는 게 말이 쉽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차라리 당사자라면 쉬울 텐데 내가 그 상황에 있었던 것도 아니니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단서도 없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통의 경우다.
‘나에게는 아렌트웰 제국이 인정해준 조세권이 있다는 말씀!’
세금 징수라고 쓰고 도둑질이라고 읽지만.
‘알게 뭐람!’
나는 혹시라도 누가 볼까 하는 생각에 레이디스룸으로 갔다.
‘능력 보관함 열어줘.’
그러자 내 눈앞에 하트 크리스탈이 보관되어 있는 창이 떠올랐다.
나는 그중에서 〈세금 폭탄을 맞아라!〉를 집어 들었다.
‘……이게 될까?’
막상 능력을 적용시키려니 그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소환하고 능력을 뽑는 건 확실히 아키투스가 있어야 가능했다.
책이 없는데 어떻게 소설을 소환해서 능력을 뽑겠는가.
‘이건 뽑았던 능력을 적용하는 거니까…….’
크리스탈이 알아서 책 있는 곳까지 날아가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안 되면 완전 주옥되는 거야.’
끙.
악마 놈이 오지랖 어쩌고 하면서 나를 탓한 이유가 있긴 있었다.
내 곁에 아키투스가 없으니 불확실한 변수가 많다.
‘다음부터는 아키투스를 항상 가지고 다니든가 해야지.’
보기에는 그냥 책이니까 들고 다녀도 문제없을 거다.
나는 하트 크리스탈을 한 번 꽉 쥐었다.
‘믿는다……!’
“능력 장착.”
[능력을 장착합니다.]내 손에서 하트 크리스탈이 날아올랐다.
‘오, 되나?!’
창가 쪽으로 포르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안도하는 순간.
[오류!] [범위 내에 〈아키투스〉를 찾을 수 없습니다.] [〈아키투스〉의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시도해一#*$^%!] [외부 개입 발생!]“……?!”
[코드 SD-49238] [아키투스와의 연#®^% 강제로 %&!(화합니다!] [워프 !%%^#®를 강제 생성 #$*’&&!] [#2)@& 조건을 %^(!)]창가에서 어쩔 줄 모르고 빙글빙글 배회하던 하트 크리스탈이 창문을 휙 통과해 빠르게 사라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메시지.
[능력을 장착 완료하였습니다.]나는 떠오르는 메시지창을 보고 가만히 굳어 있었다.
‘이게 대체…….’
그간 오류라고 하는 경우는 몇 번 봤지만 이런 식은 처음 본다.
이전의 오류는 소환한 소설과 여기 화폐 단위가 다르거나 호감도가 너무 높아서 측정할 수 없을 때 떴는데.
지금은 꼭 시스템 자체에 오류가 발생한 것 같았다.
‘꼭 외부에서 해킹한 것처럼……. 설마?!’
나는 문을 벌컥 열고 바깥의 동태를 살폈다.
‘……아무도 없는데.’
혹시 몰라서 레이디스룸 안도 샅샅이 뒤졌지만, 사람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어쨌든 오류 나서 실패가 뜬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성공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빨리 증거를 모아서 미첼로인 영애를 도와야 해.’
능력이 잘 장착되었으니 이제 황후의 측근에게 접근해서 세금 징수만 하면 된다.
‘여기서 뽑기를 잘해야 해.’
능력 〈세금 폭탄을 맞아라!〉를 쓸 수 있는 횟수는 한정되어 있다.
증거를 가지고 있을 만한 상대에게 써야지, 엄한 사람을 골랐다간 말짱 꽝이다.
‘생각해보자.’
아까 미첼로인 영애를 막으려고 했던 사람들은 아닐 거야.
얼굴이 공개적으로 과격한 행동을 할 때 부리는 사람은 뒤가 구린 짓을 시킬 때 적합하지 않다.
진짜로 중요한 일을 맡은 사람은一.
‘아마 지금쯤 신나게 증거를 인멸하고 있겠지.’
시간이 없다.
나는 재빨리 문을 박차고 나갔다.
* * *
“지금 여기서 무얼 하는 겁니까, 파에라톤 공녀!”
“아무리 공녀라 해도 허락도 없이 황후궁에 출입하는 것은 엄벌에 처할 일입니다.”
황후의 보좌 시녀들이 매서운 얼굴로 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쩝, 들켰네.
나는 주먹을 뺨에 착 붙이고 반짝반짝 울먹이는 눈으로 시녀 언니들을 올려다봤다.
“루루, 길을 잃었어요.”
“…….”
음, 반응이 미묘한데?
약한가?
“무떠오또요. 루루 아빠 차댜 두떼오. 히잉.”
“에구, 아빠 잃어버렸어? 애기가 무서웠구…… 헉!”
홀린 듯 대답하던 언니가 정신을 차리고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루아티샤 파에라톤, 무서운 아이……!”
음, 다 좋은데 언니.
방금 눈알이 비었었어요. 괜찮은 거예요, 그거?
난 그게 만화적 과정인 줄 알았지,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네.
다른 보좌 시녀들이 인상을 찌푸린 채 나를 윽박질렀다.
“허, 대체 어떻게 길을 잃으면 마차 타야 하는 거리까지 온단 말입니까!”
“어서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세요!”
쳇, 안 통하는군.
우리 가족들한테는 다 통했을 텐데.
하지만 볼일은 이미 다 끝났다.
‘가장 권한이 많아 보이는 사람을 찾았거든.’
[능력 〈세금 폭탄을 맞아라!〉를 발동합니다.] [대상 지정 완료…빅토르아 백작 부인] [빅토르아 백작 부인의 소득 추적을 시작함.]‘말투 왜 이래?’
이 능력은 설마 아직도 나를 5세 지능이라고 생각하고 있나…….
[미신고 소득이 존재함!] [불법 소득이 존재함!] [미신고 소득과 불법 소득에 세금이 추징되지 않았음!] [기신고 소득분에 대한 비용 신고에 오류가 있음!] [허위 신고로 세금을 줄인 것이 확인됨!] [허위 신고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음.]말투만 바꿨을 뿐 결과적으로 다섯 살 응애가 못 알아들을 말을 하는 것까지 여전했다.
[얘 나쁜 놈.]이거까지 포함해서 한결같은 능력일세, 허허.
하지만 웃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대답 못 하는 걸 보니 떳떳하지 못한 이유가 있군요.”
“애초에 황후 폐하의 허락 없이 이곳에 들어온 것부터 잘못입니다.”
“움, 구롬 잘모태쪄요. 루루는 이만 돌아가께요.”
“이익! 제대로 말하세요! 누구 놀리나!”
“놀리는고 아닌뒈. 루루는 귀척하는 곤데. 이럼 다들 좀 봐주길래.”
언니들이 뒷목을 잡았다.
음, 놀리는 건 그만하자.
근데 아까 눈알 비웠던 언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왜 귀여워 죽겠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걸까?
‘저런 측근을 곁에 둬도 괜찮은 거야?’
하긴, 디에르 아저씨를 곁에 두고 있는 내가 할 생각은 아니었다.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것도 여기까지입니다. 황궁에서는 황실의 법도에 따라 처리해야죠. 공녀를 모셔라!”
빅토르아 백작 부인의 명령에 근위병들이 날 포박하려고 했다.
“내 몸에 손대면 우리 아빠랑 오빠들이랑 할아버지가 이 궁을 날려버릴 텐데요?”
“……공녀께 손대지 말고 정중히 모셔라. 황후께서 오실 때까지 이곳에 잡아두도록.”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소리치지 않는 걸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남들이 생각하기에도 우리 가족이 그래 보이나. 왜 이 협박이 계속 먹히는 건데…….
근위병들이 나를 둘러쌌다.
나는 사람으로 만든 벽에 갇힌 형세가 됐다.
‘빅토르아 부인은 내가 왜 이곳에 온 줄 눈치챘나 보네.’
혹시라도 내가 증거를 발견했을까 봐 잡아두는 것이다.
또각또각.
빅토르아 부인이 아주 느긋한 걸음걸이로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여기서 가만히 기다리다가 증거도 없이 감히 제국의 황후를 모함한 죄로 미첼로인 영애가 잡혀가면 공녀도 같이 죗값을 치르면 됩니다.”
그녀의 얼굴에 승리자의 미소가 드리웠다.
“아주 잘 됐어요. 안 그래도 폐하께 공녀가 눈엣가시였는데 이렇게 알아서 와주니 이번 일에 엮기도 편하겠군요.”
“아하, 미첼로인 영애가 황후를 모함하도록 내가 사주했다?”
“내 마음에 아주 쏙 드는 시나리오인데 공녀 생각은 어떤가요?”
“음, 저라면 그렇게 하지 않겠어요. 나한테 이러면 정말 재미없어져요.”
이건 진심이었다.
왜냐하면.
[세금을 계산함…계산 완료.] [징수할 거임?] [오류!] [화폐가 다름!] [돈 대신 현물 자산으로 대체함!] [세금 가치에 상응하는 현물 자산 리스트 작성 중…작성 완료.]내 눈앞에는 그간 빅토르아 백작 부인이 받았던 뇌물과 증거 자료를 포함해서, 황후의 측근으로서 저지른 범죄에 대한 자료까지 다 떠 있거든.
이거 터트리면 바로 게이트 열린다?
하지만 빅토르아 부인은 내 진심 어린 충고를 들을 생각이 없는 듯했다.
“흥, 맹랑한 꼬맹이. 네가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아직 어른을 상대하기엔 한참 이르단다?”
빅토르아 부인이 검지로 내 이마를 툭, 밀며 말했다.
“어디서 되도 않는 협박을一 아아악!”
빅토르아 부인이 갑자기 내 이마를 밀었던 손가락을 부여잡으며 주저앉았다.
뭐지?
“자르지 않은 걸 고맙게 생각해. 잘라버리면 내 파트너에게 피가 튈까 봐 참은 거니까.”
뒤편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나를 둘러싸고 있던 근위병들이 일시에 쓰러졌다.
“시드?!”
나와 눈이 마주치자 시드가 싱긋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였다.
“여긴 어떻게…….”
“무슨 일입니까!”
빅토르아 부인의 비명 소리에 다른 곳에 있던 근위병들이 달려왔다.
근위병들은 황자의 모습에 다소 당황한 듯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곳도 아니고 에스테반 황자의 모친인 황후의 궁.
근위병들은 언제라도 검을 뽑을 수 있도록 태세를 정비했다.
시드가 나를 보호하듯 내 곁에 바짝 붙으며 섰다.
“아까 공녀께서 중요한 것을 한 마디 빼먹으셨는데.”
그가 근위병들을 보며 짙게 미소 지었다.
“공녀께 손을 안 대도 내가 다 쓸어버릴 거거든.”
놀라서 바라보는데 시드가 내게 고개를 숙였다.
“그쵸, 주인님?”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
숨결 탓인지 귓가가 간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