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195)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195화(195/353)
☆ 제195화 ☆
“밀린 알림 확인할래.”
내가 한 달이나 정신을 못 차렸던 만큼 많은 알림이 쌓여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환수를 부화시켰습니다!] [레전더리 업적 〈환수의 엄마〉를 최초로 달성하셨습니다!] [독자님은 스스로 태어나는 환수를 부화시킨 최초의 존재입니다!]최초의 존재?
악트셰라켄이 환수가 태어나자마자 돌봐준 이를 잡아먹은 적도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아…….’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해가 되어버렸다.
‘애초에 환수 입장에서는 보살핌 받은 게 아니라 먹이가 알아서 돌아다닌 거였구나.’
나는 무심결에 환수를 바라보았다.
환수는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얼굴로 도롱도롱 색색 잠들어있었다.
‘우리 애는 절대 그럴 리 없어.’
이렇게 귀엽게 생겼는걸.
‘……식성이 보석이라 참 다행이야.’
[레전더리 업적 〈환수의 엄마〉를 달성한 당신에게 특전☆지금 바로 추가 보상의 즐거움을 맛보세요!] [업적 특전 효과로 영수계는 독자님께 적대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우방이 못 되더라도 절대 적이 되진 않을 겁니다!] [영수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 날 수 있다는 건 참 든든하죠!]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번에 느낀 건데 게이트 너머에서는 영수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적이 되지 않는다는 건 영수와 딜할 때 큰 도움이 될 거야.’
[환수의 탄생에 영수계가 독자님께 감탄합니다!] [영수계가 우호적인 시선으로 독자님을 바라봅니다!] [우호력이 높아지면 추가적인 지원이 가능해집니다!]환수의 탄생과 관련된 알림은 끝났지만 다른 알림이 줄줄이 이어졌다.
[마계의 땅에 발을 디뎠습니다!] [마계에서 살아 돌아왔습니다!] [레전더리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마계의 땅에 발을 디딘 자〉와 레전더리 업적 〈마계의 땅에서 돌아온 자〉를 동시 달성하셨습니다!] [레전더리 업적 〈마계의 땅에서 돌아온 자〉를 달성한 당신에게 특전☆지금 바로 추가 보상의 즐거움을 맛보세요!] [업적 효과로 독자님께 〈사기(邪氣) 내성〉이 부여됩니다!] [업적 동시 달성 특전으로〈사기 내성〉의 효과가 더 강해집니다!] [오류!] [독자님께는 미약하지만 〈파사의 힘〉이 흐르고 있으므로 이미 〈사기 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고 보니.’
악트셰라켄도 내게 파사의 힘이 흐르고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아리엘을 추궁했을 때 파사의 힘이 강제로 개방된 뒤로 그런 것 같은데.’
강제 개방이 끝나고 문이 다시 닫혔지만, 그때 만들어진 틈새로 힘이 새어 나와 졸졸 흐르는 느낌.
그때 크게 앓고 난 뒤 딱히 느껴지는 변화가 없었는데 이번에 뮤리엘과 싸우고 게이트 너머로 가면서 확실하게 느꼈다.
[특전 〈사기 내성〉이 〈파사의 기운〉 강화로 변경됩니다.]알림이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가슴 안쪽에서부터 작지만 힘찬 무언가가 맥동하며 흘러나왔다.
그 힘은 전신의 혈도를 따라 휘돌더니 이내 이마 정중앙으로 모여들었다.
피잉!
작은 소리와 함께 이마에서 빛이 반짝였다.
“……뭐지?”
이마를 문질렀지만 딱히 느껴지는 변화는 없었다.
[축하합니다!] [〈파사의 기운〉이 강화되었습니다!] [업적 〈마계의 땅에 발을 디딘 자〉와 레전더리 업적 〈마계의 땅에서 돌아온 자〉의 달성에 대해 각계가 반응합니다!] [마계에서 독자님께 흥미를 느낍니다.] [나름대로 우호적인 흥미입니다!] [천계에서 독자님을 경멸합니다.]“……?”
천계는 뭔데 경멸해?
어이가 없었다.
천계에 살면 천사 같은 거 아니야?
그럼 오히려 나한테 잘했다고 칭찬해줘야지!
그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내 전담 집사인 오르카가 들어왔다.
“아가씨, 아쉘타인 영애와 영식이 방문했습니다.”
“갑자기?”
“돌아가라고 전할까요?”
“아니, 아니야. 내가 부탁한 것 때문에 왔을 테니까.”
나는 세상모르고 잠들어있는 환수를 확인하고 말했다.
“음, 티룸으로 안내해줘. 내 방에 오면 난리 날 테니까.”
그 변태 쌍둥이들이 환수를 보고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내가 지켜줘야 해.’
과연 변태 쌍둥이들로부터 환수를 지키는 건지, 환수로부터 쌍둥이들을 지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 *
“공녀님!”
“공녀님!”
티룸으로 들어가자마자 의자에 앉아있던 쌍둥이들이 동시에 벌떡 일어났다.
“응, 오랜一.”
“꺄아아악!”
나를 바라본 아쉘타인 영애가 창백한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
“세상에, 얼굴이 반쪽이 됐네요.”
“아아, 우리 공녀님 젖살이…….”
“…….”
아니, 그렇게 세상 무너진 표정으로 절망하지 말아줄래.
“밥은 챙겨 드시고 있는 거예요? 반짝반짝 머리카락도 빛을 잃었어요.”
“아아, 아아……. 손톱이, 건강하던 손톱이…….”
“앗! 진짜 손톱 색이 누렇게 변했잖아요!”
“슬프긴 한데…… 이 기회에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의 샘플도 궁금하니 손톱 조금만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아, 그럼 머리카락 한 올도.”
“하아…….”
진짜 티룸에서 만나길 잘했어.
내 방에서 만났으면 어느 쪽이든 큰일 날 뻔했다.
“공녀님 맞춤형 비약을 만들어드릴게요. 빨리 건강해지실 수 있도록.”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둘 다 걱정해주는 건 고마워요. 하지만 밥도 잘 먹고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염려할 필요 없어요.”
“……잘 드신다니 다행이긴 한데.”
“그치만 전혀 잘 드신 얼굴이 아닌걸요. 입술 찢어졌어요.”
“잘 먹고 있어요.”
단호한 내 말에 둘 다 입을 다물었다.
진짜로 나는 삼시 세끼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있었다.
시드를 구하려면 어떻게든 힘을 내야 하니까.
‘슬픔에 잠겨 허송세월하지 않을 거야.’
내 감정에 소모하는 시간이 아까워.
“편지로 부탁한 일 때문에 온 거죠?”
“네…….”
쌍둥이들이 답지 않게 내 눈치를 보았다.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나 보네요.”
“그게, 차원의 게이트를 연다니. 물론 그게 연금술계의 오래된 연구 주제이긴 하죠. 하지만 갑자기 하려니…….”
“오래된 연구 주제라는 건 그 긴 시간 동안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물론 우리는 천재지만.”
“우리는 반드시 성공시킬 거지만.”
어차피 바로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제가 보내드린 자료는 다 분석한 거죠?”
“네.”
“곧 정보를 추가로 드릴 거예요. 그것까지 합치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실마리를 찾고 난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이겠지만.”
영수 악트셰라켄을 만나 게이트를 열 방도를 찾는 게 내 1순위 플랜이다.
하지만 그래도 굴은 여러 곳에 파두는 게 좋다.
기대하지 않고 파둔 굴에서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뛰어나올 수도 있으니까.
이 쌍둥이들의 수식어는 ‘연금술계의 이단아’.
워낙 기묘한 아이디어로 통통 튀는 사람들이니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성공시킬 수도 있다.
“뭐든 정보가 더 쌓이면 훨씬 도움이 될 거예요!”
“공녀님의 정보는 특히 신뢰성이 높으니까.”
나는 활짝 웃는 쌍둥이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연구를 포기한 것도 아니고. 그저 실마리를 찾지 못해 시간이 꽤 걸린다는 말을 하는 거라면 편지면 됐을 텐데.”
움찔.
쌍둥이들이 똑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공작저까지 찾아온 이유가 뭔가요?”
“…….”
“괜찮으니 용건을 말씀하세요.”
나를 바라보는 쌍둥이들의 표정이 이상했다.
“…….”
아, 설마 그건가?
그거라면 직접 올 법도 하지.
“머리카락이 정말 이번 연구에 필요하다면 드릴게요. 안 그래도 요즘 많이 빠지니까 아빠도 모를一.”
“공녀님은 진짜!”
“다른 데에선 눈치도 빠르면서!”
쌍둥이들이 벌떡 일어나서 역정을 냈다.
“걱정되어서 온 거잖아요, 걱정되어서!”
“연구 보고는 핑계고!”
어?
“갑자기 공녀님은 두문불출하지!”
“그러다가 게이트에 대한 정보를 보내면서 게이트를 여는 법을 연구해달라고 하지!”
“그 정보를 보고 설마 우리가 아무것도 몰랐을까 봐요?”
“아무리 봐도 경험한 사람 입장에서 쓰인 정보인데!”
“사기(邪氣)라니! 그런 사술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도 경악스러운데 그걸로 게이트를 열 수 있다고요?”
“거기다 사기로 게이트를 열었을 때 패널티까지 자세히 기술되어 있고!”
“무려 공녀님 필체!”
“설마 우리가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죠.”
“그, 그게…….”
나는 진땀을 뻘뻘 흘렸다.
쌍둥이들에게서 엄청난 기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신체 일부를 달라고 조르던 때보다 지금이 더 무서운데…….’
“사람 속 타는데 공녀님 상태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 없이 정보만 보내고!”
“거기다 파에라톤 공작님과 공자님들은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무서운 분위기만 풀풀 풍기고!”
“황궁에서 공작님과 마주쳤다가 혼절하는 귀족들이 속출하고 있어요!”
“아니, 우리 아빠가 뭐 어떻다고 혼절까지 해.”
잘생겨서 혼절하면 모를까.
“와, 이 와중에도 공작님 편은 또 들어주시네.”
아쉘타인 영애가 입을 삐죽였다.
나는 힐끔 두 사람을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요?”
“……고맙습니다.”
“좋아요.”
쌍둥이들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몸 챙겨 가면서 하세요. 약도 잘 만드시는 분이 왜 본인 몸은 못 챙겨.”
“얼굴이 어쩜 이렇게까지 상해요? 눈가가 다 짓물렀네.”
“그 몸 관리 잘해요. 공녀님은 우리의 소중한一.”
아쉘타인 영식이 말을 멈추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一소중한 실험체니까.”
“그래, 그래.”
이제 저 실험체 소리가 무섭지도 않다.
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다.
“정보는 곧 보내 줄게요.”
“벌써 가라구요?”
아쉘타인 영애가 툴툴대면서도 일어났다.
“섭섭해 죽겠는데 더 있겠단 말도 못 하겠네. 쉬세요.”
날 찌부시킬 작정인지 쌍둥이들이 나를 양쪽에서 꽉 끌어안았다.
몸을 뗀 쌍둥이들이 악동처럼 웃었다.
‘……일부러 그런 거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고마워.”
물리치료기의 대성공으로 아셀타인 쌍둥이들의 주가는 하늘로 치솟았다.
워낙 괴짜들이라 자신이 재밌어 보이는 일만 하지만, 그래도 바쁠 게 분명했다.
그 와중에도 내 의뢰는 만사 제치고 매달리다니.
내 말에 쌍둥이들이 씨익 웃었다.
“고마우면 머리카락, 손톱, 피 한 방울 삼 종 세트를…….”
내가 말을 말자, 말을 말아!
* * *
다음 날 아침.
나는 서둘러 외출할 채비를 마친 뒤 로비로 내려갔다.
오늘은 아이젤 백작저로 갈 생각이었다.
‘끝맺어야 할 일이 남아있으니까.’
“루루.”
계단을 내려가는데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나는 평소와 달리 조금 긴장한 채 아빠를 바라보았다.
‘아이젤 백작저로 간다는 걸 알고 막으시면 어쩌지.’
그날, 나는 아이젤 백작 내외를 만나러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아빠가 막을 이유는 충분했다.
아빠는 경계하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말없이 팔을 벌렸다.
‘……아, 진짜.’
나는 달려가 아빠에게 안겼다. 아빠가 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왜 아빠가 죽을 거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아빠도 같이 가도 되겠니?”
나지막한 목소리.
아빠는 내게 어디로 가는 건지 묻지 않았다.
그저 같이 가자고만 하실 뿐.
“…….”
“같이 갔으면 좋겠구나.”
“…….”
“이제 아빠 혼자 널 기다리는 건…….”
아빠는 말은 거기에서 끊겼다.
아빠에게 꽉 안긴 채라 나는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다만 숨도 못 쉴 정도로 강하게 나를 끌어안은 손이 떨리고 있었다.
나는 입술을 꽉 깨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입장을 바꿔서 우리 가족 중 누군가에게 이런 일이 생겼으면 나는 아예 아이젤 백작과는 만나지도 못하게 했을 거다.
“같이 가요, 아빠.”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아빠는 나를 기다리는 게 기쁘다고 했다.
돌아와서 활짝 웃으면서 안겨들 때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고.
종알종알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떠는 게 듣기 좋다고 하셨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두려움이 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