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208)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208화(208/353)
☆ 제208화 ☆
황비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웃었다.
시드리한은 잠시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끝이 움찔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보랏빛 눈동자가 루아티샤를 향한다.
루아티샤가 자기 어깨를 감싸 안고는 토닥토닥했다. 그리고는 눈물을 닦는 시늉을 했다.
그래도 시드리한의 손은 움직일 줄을 몰랐다.
루아티샤가 재차 자신의 어깨를 토닥토닥하며 몸을 기울였다.
빤히 루아티샤를 바라보던 시드리한이 이내 손을 들어 어머니의 어깨를 매만졌다.
토닥, 토닥.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손길.
황비가 그런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눈물 젖은 눈으로 미소 지었다.
시드리한은 그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슥 돌렸다.
‘어색해하는구나, 시드.’
루아티샤는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그도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 차차 알아가며 익숙해질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루아티샤는 고개를 들었다.
밤사이 눈이 내린 덕인지 하늘은 한없이 맑았다.
‘아, 아빠 보고 싶다.’
오빠들이랑 할아버지도.
그때였다.
가족을 생각하며 그리움에 잠겨 있는 루아티샤의 눈에 보여서는 안 될 것들이 보였다.
‘……프리스? 그리고…… 산드라?’
의심은 곧 확신이 되었다.
루아티샤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미친. 왜 여기 있어?!’
저 둘이 있다는 건 WBD와 SSS까지 다와 있다는 뜻이다.
그들이 자신을 암중 호위하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一.
‘여긴 황궁이라고!’
황궁에 몰래 숨어들다니! 반역죄로 잡혀가고 싶은 건가?
루아티샤와 눈이 마주친 산드라와 프리스가 수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커다란 엑스표.
‘안 됨?’
그리고 갑자기 서로 손을 꼬옥 잡더니 이마를 맞댔다.
“……?”
두 사람은 그 상태로 고개를 돌려 루아티샤를 바라보았다.
‘왜 갑자기 염장질이래?’
루아티샤의 표정이 썩어들어 갔다.
물론 프리스와 산드라의 표정은 이미 썩어들어가 있었다.
그들은 질색하며 서로의 손을 놓았다.
‘아니, 그럴 거면 이마 키스는 왜 했대?’
루아티샤는 어이가 없었다.
‘근데 자세히 보면 산드라는 몰라도 프리스의 귓가는 좀 빨간 것이…….’
오호라.
루아티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남의 연애사만큼 흥미진진한 건 없다.
루아티샤는 프리스와 산드라를 척척 가리키곤 손으로 하트를 만들었다.
‘둘이 사귀어?’
놀리려고 한 건데 산드라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프리스는 아예 몸을 배배 꼬면서 좋아하고.
“……?”
뭐야, 프리스 기분 나빠.
루아티샤가 인상을 쓸 때였다.
“바람둥이.”
나지막한 음성이 귓가에 파고들었다.
고개를 드니 어느새 시드리한이 곁에 서서 그녀를 굽어보고 있었다.
“바, 바람둥이라니?”
“아무한테나 하트 줬잖아.”
“어?”
시드리한이 산드라와 프리스를 눈짓했다.
“그것도 동시에 두 명한테.”
불퉁한 시선.
루아티샤는 심통이 난 시드리한의 얼굴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얘, 진짜로 질투하는 건가?’
“아니, 그 하트는 그런 뜻이 아니라…….”
“하트가 그런 뜻이 아니면?”
“…….”
“나한테는 한 번도 그런 거 안 줬으면서.”
“…….”
얘 뭐지.
‘뭔데 귀엽지.’
마계에서 직진만 배운 건가?
루아티샤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내렸다.
그때, 황비가 물었다.
“루루, 저 두 사람은 누구니?”
“그, 그게…….”
지금 시드리한이 귀엽다면서 흐뭇해할 때가 아니었다.
루아티샤는 식은땀을 흘렸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아는 사람 맞지? 아니면 황궁에 침입자인데 당장一.”
“아, 아는 사람 맞아요!”
화들짝 놀란 루아티샤가 냉큼 대답했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황궁에 허락 없이 들어오는 건 큰일 날 일이야. 다른 사람이 봤다면 경을 쳤을 거란다.”
“네, 저도 알아요. 죄송해요.”
“우리 루루가 뭐가 죄송하니. 잘못한 건 저 사람들인데. 그래서, 대체 저들은 누구니?”
“그, 그게요…….”
울딸램호위부의 부대장과 내돈내손 네목내손 쁘티큐티프리티 울막내손녀딸램공주 TMI부의 부대장인데요.
‘이걸 어떻게 내 입으로 말하냐고!’
루아티샤가 답지 않게 우물쭈물하자 황비의 눈이 가늘어졌다.
“우리 루루가 워낙 잔정이 많아서 남을 감싸주려고 하는 건 알아. 하지만 이런 건 명명백백히 밝혀 벌해야 한단다.”
아니에요, 황비님.
진짜로 아는 사람 맞고, 내 일행인 것도 맞는데.
‘이걸 어떻게 말해!’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었다.
“감히 황궁에 허락도 받지 않고 발을 들이다니,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나와서 소속과 성명을 밝혀라!”
그렇게 외치는 황비의 몸에서 위엄과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왔다.
산드라와 프리스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수풀 사이에서 나와 황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황비 전하를 뵙습니다.”
“소속과 성명은?”
“……파에라톤 공작가의 울딸램호위부의 부대장, 산드라입니다.”
“울딸…… 뭐?’,
“……울딸램호위부입니다, 전하.”
“…….”
황비는 말이 없었다.
‘그야 그렇겠지. 나라도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못 해.’
루아티샤는 당장 땅을 파서라도 숨고 싶었다.
“저는 타렌카 후작가의 내돈내손 네목내손 쁘티큐티프리티 울막내손녀딸램공주 TMI 부의 부대장, 프리스입니다.”
“내돈내손 네목내손?”
“내 돈은 내 손녀 거, 네 목숨은 내 손녀 거의 준말입니다.”
“…….”
황비는 또다시 침묵에 잠겼다.
루아티샤는 지금이라도 삽을 찾아야 하나 고민했다.
이윽고 황비의 입술이 열렸다.
“……워.”
“예?”
“부러워.”
프리스와 산드라가 무례라는 것도 잊고 멍하니 황비를 올려다봤다.
루아티샤는 귀를 후볐다.
‘내가 잘못 들었나?’
“타렌카 후작의 작명 센스가 이다지도 좋았다니.”
……네?
“후우, 하기야. 원래도 수완 좋기로 유명한 사람이었지. 수완이 좋다는 것은 곧 센스가 좋다는 뜻.”
센스요? 그게요?
“……참으로 부럽구나. 하지만 내가 우리 루루의 스토…… 크흠, 암중 호위대를 만들면 특혜논란이 일겠지?”
황비가 아쉬워 죽겠다는 눈으로 루아티샤를 바라보았다.
루아티샤는 저도 모르게 다소 불경하고 불손한 눈으로 황비를 쳐다봤다.
‘황비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셨나? 아니면 아들을 만나 너무 기쁜 나머지 뇌에 자극되어서는 안 될 부분이 자극되었나?’
착잡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황비는 두 손을 마주 대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며 웃었다.
“아, 내 며늘아가가 되면 되겠구나. 가족에게 호위를 붙여주는 걸 가지고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
“탁월하신 생각입니다.”
가만히 있던 시드리한이 갑자기 한마디 거들었다.
황비의 얼굴이 활짝 폈다.
“그렇지? 후후, 역시 우리는 친모자 관계가 맞구나. 이렇게 잘 맞다니. 이름은 뭘로 하지.
타렌카 후작을 뛰어넘고 싶은데.”
두 사람이 가족의 정(?)을 나누고 있을 때였다.
산드라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 부분 말씀입니다만. 공작 각하의 특명이 있었습니다.”
“……?”
“결혼의 ‘ㄱ’만 나와도 이 목숨을 바쳐 방해하라고.”
“후작님께서는 아가씨를 들고 튀라고 했습니다.”
‘아…….’
루아티샤는 깨달았다.
‘아까 그 이마 키스가 염장질이 아니라 결혼을 뜻하는 거였구나.’
잠깐.
‘그럼 그거 때문에 황궁에 잠입까지 했던 거야? 반역죄로 잡혀가면 어쩌려구?’
물론 황비가 그럴 리는 없지만.
‘하, 머리가 아파.’
“우리 공녀님께서는 향후 백 년간 결혼 생각 없으십니다.”
“백 년 후에도 없으실 겁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산드라가 루아티샤를 착 안더니 그대로 튀었다.
“뭐, 무슨!”
“어차피 시드리한 황자님을 황궁까지 무사히 잘 데려다줬으니 더 엮일 일 없다는 후작님의 전언입니다.”
“어차피 공녀님도 가족분들을 보고 싶어 하시지 않았습니까. 집으로 돌아가시죠. 꿀 케이크 준비해 놨대요.”
“아니, 안 보고 싶어. 안 보고 싶어졌어.”
나 혼자 있을래!
그러나 루아티샤의 외침은 누구의 귀에도 닿지 않았다.
* * *
황후는 만면에 미소를 띤 채 부드러운 은여우 모피를 쓸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진상 받은 것들은 하나같이 제 마음에 들었다.
“흐음, 에스테반에게 노르텐 자작을 잘 봐달라고 말해야겠구나.”
그때, 측근 시녀 한 명이 다급하게 방으로 돌아왔다.
“황후 폐하, 일이 생겼습니다.”
“무슨 일인데 이리 경망스럽게 구는 게냐.”
기분 좋은 감상을 방해받은 탓에 황후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시드리한 황자가 돌아왔다고 합니다.”
“……!”
황후의 움직임이 우뚝 멎었다.
그녀는 그렇게 좋아하던 은여우 모피도 내던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게 무슨 소리냐! 시드리한 황자가 돌아왔다니?!”
노기 어린 황후의 음성에 측근 시녀들이 고개를 수그렸다.
“황제 폐하와 만나는 중이라고 합니다.”
“폐하와?”
황후가 이를 까드득 갈았다.
“이제 와서 그놈이 왜 튀어나오는 게냐! 애저녁에 진작 죽은 것 아니었더냐?!”
“……저희도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시녀들은 어쩔 줄 모르고 말을 흐렸다.
하지만 딱히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모든 이들이, 일반 백성들마저 실종된 시드리한 황자가 이미 죽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6년은 긴 세월이었다.
심지어 황제가 몇 차례나 대대적으로 수색령을 내렸는데도 찾지 못했다.
그 정도라면 시체라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못 찾은 걸 보면 알아보지 못할 만큼 훼손되었거나 시체마저 없앤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 정도로 엄중한 수색이었다.
“폐하, 고정하세요. 심화는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내가 진정하게 생겼느냐?!”
“황후 폐하의 말씀대로 이제 와서 돌아온 것이지 않습니까?”
황후의 시선이 측근 시녀에게로 향했다.
“이미 황태자는 에스테반 전하이십니다. 이제 와서 시드리한 황자가 튀어나와봤자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폐하. 이미 에스테반 전하께서는 책봉식을 마친 지 오래인 데다가 국정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미 책봉된 황태자를 폐위시키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제국이 근본 없는 나라도 아니고요.”
황후는 천천히 노기를 가라앉혔다.
“…….”
그녀가 자리에 앉자 측근 시녀가 재빨리 차를 밀어주었다.
“그래, 그렇지.”
황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테반이 황태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다.
그 모든 일을 이겨내고 결국엔 그 자리에 올랐다.
“버러지가 아무리 꿈틀거려 봤자 어차피 황태자는 내 아드님이야. 차기 황제의 자리 역시도.”
황후는 미소 지으며 차를 홀짝였다.
“너무 늦게 돌아왔구나, 시드리한. 이리 늦게 올 거였다면 차라리 6년 전에 죽는 게 나았을 것을.”
황후가 시녀들을 향해 말했다.
“황자가 돌아온 기쁜 날이다. 황후로서 내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시드리한의 궁에 선물을 보내라.”
그 말에 측근 시녀들이 웃음을 지었다.
“알겠습니다, 폐하. 성심껏 골라 보내지요.”
* * *
“수르아! 단장이 돌아왔어!”
“응, 잘됐네.”
“껄껄껄! 잘 됐지! 잘 되고말고!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 수가 있나!”
바렌이 나를 꽉 끌어안더니 빙글빙글 돌았다.
‘음, 놀이기구를 타는 거 같은데.’
워낙 몸체가 크고 튼튼하다 보니 안전벨트를 한 것보다도 더 안정감이 있었다.
“지금…… 뭐 하는 거지?”
등골을 얼릴 듯 서늘한 음성이 방안에 내리깔렸다.
바렌은 빙글빙글 돌던 자세로 우뚝 굳어버렸다.
“바렌.”
바렌은 마치 버튼이 눌린 것처럼 나를 끌어안고 있던 손을 놓았다.
“으악!”
이 위에서 이렇게 놔버리면 어떡해!
내가 기겁하는데 부드러운 바람이 나를 감쌌다.
“바렌, 수르아 씨가 다칠 뻔하지 않았습니까.”
“미, 미안, 수르아!”
“괜찮아. 고마워, 네미스.”
“별말씀을.”
네미스가 온화하게 웃다가 헉, 했다.
그의 시선이 묘하게 내게서 빗겨나가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에첸이 두둥실 떠있는 내 아래에서 양손을 펼쳐 든 채 서 있었다.
그걸 확인하는 순간, 나를 감싸고 있던 바람이 사라졌다.
낙하하는 나를 에첸이 자연스럽게 받아냈다.
“내가 없는 동안 아주 친해졌나 보네?”
비뚜름한 미소.
하지만 분위기를 읽지 못한 바렌이 껄껄껄 호탕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단장이 없었던 지난 시간 동안 수르아가 우리 길드를 이끈 거나 다름없었으니. 이제는 우리 식구나 마찬가지지 않겠소!”
“흐음.”
‘아니, 바렌은 커다란 덩치와 달리 눈치 빠르지 않았어? 갑자기 눈치를 어디다 팔아먹은 거야.’
당황하는데 에첸이 나를 더 꽉 끌어안았다.
탄탄한 가슴팍에 내 뺨이 닿았다.
‘우와, 엄청 좋은 향기가 나.’
나도 모르게 킁킁거리는데 불현듯 방안이 지나치게 조용한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드니 시드리한이 목까지 새빨개진 채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쿵쿵쿵!
맞닿은 뺨에서 심장 뛰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렸다.
“예에, 뭐. 우리가 자리를 비껴줄깝쇼?”
“두 분 다 성인이고 고생 끝에 재회한 상황이니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래도 때와 장소는 가리시는 게…….”
“야, 불붙은 남녀가 그게 되냐? 넌 애인도 있으면서 그걸 몰라? 우리가 자리를 비켜줘야지.”
“아, 내가 눈치가 없었군요.”
아니, 그런 거 아니라고!
진짜 그냥 에첸한테서 좋은 향기가 나서…….
‘응? 생각해보니 좀 변태 같잖아?’
나는 서둘러 말을 돌렸다.
“에첸이 돌아온 기념으로, 너희에게 할 말이 있어.”
“……진지한 이야기인 거 같은데, 그 상태로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네미스의 지적에 나는 그제야 아직도 에첸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으아!”
내가 놀라서 내려오려고 하자 에첸이 “가만히.” 하고 속삭이더니 나를 살며시 내려주었다.
발부터 조심스레 땅에 닿도록, 비틀거리지 않게.
바닥에 내려서고 나니 묘하게 조용했다.
“왜 그렇게 봐?”
“아, 아니, 뭐, 그게.”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 중요한 얘기가 있다고요?”
허둥지둥하는 두 사람의 얼굴이 새빨갰다.
나는 미심쩍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입을 열었다.
* * *
며칠 후, 황제궁.
나는 품 안에 있는 영상석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는 허리를 곧게 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시종이 안에 고했다.
“폐하, 파에라톤 공녀가 왔습니다.”
“어서 들라 해라.”
굳게 닫혀 있는 문이 열리고, 황제의 방이라기엔 다소 아담한 방이 나왔다.
그러나 방의 작은 규모와는 다르게 온갖 귀물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곳은 황제가 친밀하게 생각하는 사람만 맞는 내실이었다.
황제와 함께 있던 궁내부장관 체시아 백작이 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오오, 어서 오거라. 루아티샤 우리 사이에 그런 예는 되었으니 앉으렴.”
나는 미소 지으며 황제의 앞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래, 짐에게 할 말이 있다고?”
“예, 폐하.”
“내 사랑스러운 종달새가 오늘은 또 어떤 소식을 물고 왔을까.”
황제의 눈동자는 기대로 가득했다.
‘저런, 어쩌지. 오늘은 폐하가 좋아할 소식이 아닌데.’
황궁에 파란을 몰고 올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