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21)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21화(21/353)
☆ 제21화 ☆
[능력 〈어장관리가 아냐! 내겐 네 감정이 보이는 것뿐이라구!〉를 발동합니다.] [대상을 지정합니다…지정 완료. 타렌카 후작.] [세 시간 동안 타렌카 후작의 감정 상태 메시지가 표시됩니다.]알림과 동시에 타렌카 후작의 감정이 표시되었다.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언행에 경악하며 분노합니다.]하지만 그걸 굳이 보지 않아도 나는 그의 감정을 알 수 있었다.
표정만 봐도 충분했으니까.
“돈, 을 받으러 왔다고?”
“네, 내 돈이요.”
“너……!”
“일단 앉으시죠?”
나는 온실 안에 마련된 티테이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말을 끊는 것으로 모자라 허락도 없이 멋대로 앉는 행동에 후작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건방지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
큰소리에 가신 아저씨가 앞으로 나서려 해서 나는 서둘러 눈짓으로 막았다.
얜 내 먹이야!
더 이상 김빠진 사이다는 안 돼!
“내 돈 훔쳐간 놈한테 지켜야 할 예의는 없어요.”
“허, 내가 네 돈을 훔쳤다?”
“나를 양육하라고 준 양육비로 사리사욕만 채웠으니 내 돈을 훔친 게 맞죠.”
“은혜도 모르는 년이! 널 길바닥에 내버리지 않고 이때까지 키워줬거늘!”
타렌카 후작이 길길이 날뛰었다.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정신 상태가 온전한지 의심합니다. 독자님의 식사 메뉴를 궁금해합니다.]‘……별 쓸데없는 안내만 나오네.’
〈열.남.꼬〉의 여주처럼 후작의 생각을 그대로 읽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차하지 말걸.
‘일단 정보가 필요하니 조금 더 찔러볼까.’
“제 양육비로 마력석 광산과 채굴권 샀다면서요?”
“무슨 소리냐! 그건 파에라톤 공작이 내게 투자한 거야!”
“그럼 어쨌거나 파에라톤의 돈으로 샀다는 거네요?”
“크흠……!”
[타렌카 후작은 어린애에게 말렸다는 생각에 수치심을 느낍니다.]나는 씨익 미소 지으며 이어 말했다.
“이상한 일이네요. 후작님이 파에라톤에서 받은 돈은 내 양육비뿐이잖아요.”
“아니! 내가 받은 건 투자금이고 네 양육비 따윈 받은 적 없다!”
이상하다.
나는 소리치는 타렌카 후작을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타렌카 후작이 분노하는 동시에 안도합니다. 그는 한결 여유로운 상태입니다.]‘왜 안도하고 여유를 되찾은 거지?’
마치 가장 걱정했던 걸 들키지 않아 다행인 사람처럼一
‘아!’
번뜩 스치는 깨달음에 나는 목록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양육비.”
[타렌카 후작이 기쁨과 우월감을 느낍니다.]‘이건 아니고.’
“……말고 마나석 광산 말인데요.”
“흥, 어린 게 뭘 안다고 어른들 사업에 대해 떠드는 거냐.”
타렌카 후작은 거드름을 피우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하지만一.
[타렌카 후작이 불안해합니다.]‘빙고.’
그나저나 정말 예상치 못했다.
‘마나석 광산에 대해 숨길 게 뭐가 있지?’
파에라톤이 투자했다고 사기 친 게 걱정되면 양육비에 더 반응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쨌든 들쑤셔 보자.
“다른 귀족들에게 마나석 채굴 사업에 투자하라고 권유하면서 파에라톤의 이름을 팔았다던데. 저는 그게 좀 이상하더라구요.”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 채굴 사업에는 많은 돈이 들어가! 투자를 받는 건 당연해. 뭣도 모르는 어린애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래?
“근데 왜 그렇게 떠세요?”
타렌카 후작은 표정 관리를 잘하고 있었지만 내겐 소용없었다.
“뭐?”
“一꼭.”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말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초조해합니다.]“一뭐 감추는 게 있는 사람처럼. 불쌍하게.”
타렌카 후작의 눈동자에 파문이 일었다.
나는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바뀌는 안내창을 바라보았다.
그만큼 후작이 동요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일단 제대로 흔들었고.’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가만히 지켜봤다만 정말 못 들어주겠군.”
애써 태연한 척하는데 감정 상태가 말이 아닌데요.
“생각해보니 정말 이상하네요. 계산이 안 맞아요.”
마나석.
흔히 소설 속에 나오는 것처럼 마나가 차 있는 광석이다.
하지만 이곳만의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그게 뭐냐면一.
‘속이 텅텅 빈 마나석이 나온다는 거지.’
기껏 돈과 시간과 인력을 들여 마나석을 팠는데 마나가 아예 없는 깡통이 나온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엔 채굴한 마나석 전부 마나가 가득했다.
하지만 300여 년 전부터 텅텅 빈 마나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점점 빈도가 늘어나 최근 들어서는 마나가 차 있는 경우보다 텅텅 빈 게 더 많다고 한다.
자연히 마나석의 가격은 올라갔다.
그야말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이다.
‘투자를 많이 받아서 위험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쓸 수도 있겠지.’
하지만 굳이?
다른 것도 아니고 마나석 채굴 사업에?
‘아……!’
그 순간 깨달음이 머리를 스쳤다.
‘그래, 그런 거였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고 보니 지난 봄부터 여름까지 저택을 찾아오는 사람이 유난히 많았네요.”
“나는 타렌카 후작이다. 손님이야 항상 많지.”
타렌카 후작이 코웃음 치며 오만하게 턱을 까딱였다.
하지만 나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내게는 훤히 보였으니까.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말에 경악합니다. 그는 현실 부정 중입니다.]그때였다.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집사가 들어왔다.
그가 무어라 귓속말을 하자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렌카 후작이 기대감에 들뜹니다. 미약한 불안이 생기지만 곧 부정합니다.]“나는 네 쓸데없는 이야기를 들어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그만 돌아가거라!”
그 말만 남긴 채 그는 대답도 듣지 않고 온실을 나갔다.
‘기대와 불안?’
집사의 귓속말에 나타났던 감정을 떠올리며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대체 무슨 일이지?”
아니, 근데 이렇게 나가버리면 나는 어떻게 해?
‘내 퀘스트는! 실패하면 완전 애기 된다구!’
퀘스트 수락 혜택으로 패널티가 사라져 완벽히 이성적인 사고를 유지하는 지금, 이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 더 실감 났다.
내 이성, 한 번 잃었다가 되찾으니까 더 소중한 거 있지.
‘없는 사람에게 광산이랑 채굴권을 받아낼 수도 없고……. 그냥 서류 훔쳐버려?!’
“다른 귀족들이 와 있나 봅니다.”
가신 아저씨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그게 들렸어? 나보다 멀리 있었으면서?
“결정을 마치고 후작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가자!”
나는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쪼르르 달려갔다.
“아마 마나석 광산 투자자들일 거야! 그렇다면 대응접실에 모셨겠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따라가시게요? 아가씨, 후작의 앞에서一.”
“아저씨!”
나는 가신 아저씨를 휙 돌아봤다.
아빠가 절대 나를 혼자 타렌카 후작저에 보내지 않으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달고 온 사람이었다.
“나 말리지 마! 마차 안에서 내가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상관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나한테 대가까지 받았으면서!”
“아가씨 머리를 마음껏 쓰다듬었지요.”
“그래, 그러니까 약속을 지켜. 이건 기브 앤 테이크라구!”
“하지만 다른 귀족들 앞에서 가만히 있기로 약속하진 않았지요.”
이 아저씨가 정말!
“뺨.”
그가 툭 내뱉었다.
“이번엔 뺨입니다. 따악 한 번만! 쓰담쓰담하게 해주세요.”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봤다.
솔직히 못 미더웠다.
“이번엔 선지급이 아냐. 후지 급이야. 아까도 후작이 말하는데 끼어들려구 했지!”
“결국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까. 저 잘했잖아요.”
“그러니까 후지급이야. 날 방해하지 않으면 이따 쓰담쓰담하게 해줄게.”
“……혹시 도움이 되면 추가 지급 있습니까?”
“물론.”
“콜입니다.”
“콜!”
깔끔해졌다.
나는 당차게 걸음을 옮겼다. 대응접실이 어딨는지는 당연히 알고 있다.
“그리고 아가씨.”
“또 왜!”
“아까 하려던 이야기 말입니다만.”
“그냥 말하지 마.”
“후작 앞에서 멋있었다고요. 예사 아이와 다르시더군요.”
뜨끔.
나는 힐끔 가신 아저씨의 눈치를 봤다.
내가 생각해도 네 살 응애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아씨, 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역시 파에라톤의 핏줄이십니다!”
“어?”
“셋째 도련님이 두 살 때 마물을 때려잡았을 때보다 더 설렜습니다.”
뭐? 두 살 응애가 마물을 때려잡아?
근데 아저씨…… 설렜다고?
“솔직히 저는 문과라, 무력보다는 뛰어난 언변에 더 설레거든요.”
아, 예.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네 살이라곤 절대 생각할 수 없는 그 말솜씨! 아가씨가 파에라톤이 아니었으면 환생자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하! 환생자라니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만! 하하하!”
“어, 어어. 그치. 환생자라니 그런 게 어딨어! 내가 파에라톤이니까 그런 거지! 파에라톤에게 이 정도는 당연하다구!”
“역시 파에라톤이 최고라니까요! 솔직히 아가씨한테 〈마기〉가 없어서 실망…… 아니, 아쉬웠는데. 파에라톤의 피는 어디 가질 않는군요!”
“그럼, 그럼!”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넌지시 물었다.
“근데 아저씨 이름이 뭐야?”
“오오, 제가 마음에 드셨습니까?”
아니, 피해가려구.
앞구르기 하면서 봐도 정상이 아닌걸.
* * *
“와인은 맛이 좋으셨습니까?”
“후작이 많이 신경 쓴 만큼.”
그 대답에 타렌카 후작이 미소 지었다.
“길게 이야기를 끌 필요는 없겠지요. 결정을 마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에 델바트렌 공작과 이스카밀 공작 그리고 쉐로델 후작이 시선을 교환했다.
“말보다는 역시 확실한 증거가 신뢰할 만하지.”
“그 말씀은?”
“투자금 회수를 철회하겠소.”
그 선언에 타렌카 후작의 입가에 숨길 수 없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됐다!
이걸로 모든 게 끝났다!
그 순간이었다.
“글쎄요.”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후작의 기쁨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문간에서 있는 자그마한 아이를 본 세 귀족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너는?”
“안녕하세요. 파에라톤의 딸, 루아티샤가 귀한 분들께 인사 드립니다.”
“오오, 파에라톤의 막내 공녀 아닌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공녀님이군. 파에라톤의 핏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루아티샤가 생긋 웃으며 대응 접실 안으로 들어왔다.
“이게 무슨 무례냐! 아무리 심심하다고 해도 어른들의 대화에 끼어드는 게 아니다!”
당황하느라 타이밍을 놓친 타렌카 후작이 서둘러 루아티샤를 꾸짖고 귀족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제 질녀의 무례를 용서 해주십시오.”
“아니, 딱히 무례는 아니네. 솔직히 파에라톤의 막내 공녀를 궁금해하지 않는 이가 있는가?”
“그런데 무슨 소리지?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니.”
“파에라톤 공작이 시킨 것이겠지요! 어린애마저 이용하다니!”
타렌카 후작이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다 되었는데 여기서 망칠 순 없다.
“파이라톤의 아이들은 그 나이대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여러분도 아시지 않습니까!”
“와아! 역시 삼촌도 우리 가문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루아티샤가 활짝 웃으며 배꼽 인사를 했다.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은 타렌카 후작을 보고 아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삼촌, 왜 그렇게 흥분하세요?”
“뭐?”
“아빠가 시켰든 아니든 그렇게 흥분할 일은 아니잖아요. 삼촌 말대로 어린애 말인데.”
루아티샤가 커다란 눈을 순진하게 깜빡였다.
“아빠가 그렇게 화내는 건 찔려서 그러는 거래요.”
타렌카 후작은 잠시 말을 골랐다.
다 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끼어드는 바람에 너무 동요해버렸다.
‘이제라도 침착해야 해.’
저 노친네들의 시선이 바뀌었다.
“친구 사이를 이간질하는 건 나쁜 거다. 아이를 교육할 땐 엄해야지. 네가 삿된 말로 여기 계신 공작님과 후작님의 혜안을 어지럽히면一.”
“응? 델바트렌 공작님, 이스카밀 공작님 그리고 쉐로델 후작님께선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라구 들었어요.”
갸웃갸웃 머리를 움직이며 하는 말에 세 사람의 입가가 느슨해졌다.
“내 말에 어지럽지 않아요. 어린애 말이 허무맹랑하다구 웃어넘기실 분들이에요.”
루아티샤가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파라이바빛 눈동자가 낮게 빛났다.
“또, 아무리 어린애 말이라고 해도 일리가 있으면 귀담아들으실 분들이지요.”
그 말에 세 귀족이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
“후, 후후.”
“이거 파에라톤은 파에라톤이군.”
“그래, 그래서 꼬마 공녀님께선 어떤 일리 있는 말을 해주실 텐가.”
“삼촌은 아빠가 마나석 광산에 투자했다고 했어요.”
“그래, 그랬지. 네 아빠는 그런 적 없다고 했고.”
“저는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렌카 후작이 수표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 루아티샤가 양육비 운운할 리도 없고, 설령 말한다 해도 증거가 없다.
“그런데 삼촌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
“파에라톤이 투자했다는 건 마나석에 마나가 있을 거라는 보증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루아티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채굴해봤자 텅텅 빈 마나석이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런데 파에라톤이 투자한 채굴 사업에는 반드시 마나가 가득 찬 마나석이 나왔다.
100퍼센트의 승률.
사람들은 생각했다.
파에라톤은 채굴하기 전에 마나가 차 있는지, 비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정체불명의 힘인 〈마기〉를 쓰는 가문 아닌가.
그걸 이용해서 확인하는 게 분명하다.
“참 이상한 일이네요.”
“뭐가 이상하지?”
“그렇담 울 아빠가 투자했으니까 마나석에 마나가 가득 차 있는 거잖아요?”
“그렇지.”
“그럼 채굴만 하면 돈벼락이 내려오겠죠? 그런데 왜 공작님이랑 후작님한테 투자를 받아요?”
루아티샤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빠랑만 나누면 되는데 공작님이랑 후작님한테도 돈을 엄청 나눠줘야 하잖아요.”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인 사업이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 되어버린다.
왜 굳이 이득을 포기하겠는가.
“역시 이래서 어린애는 안 된다니까. 넌 모르겠지만, 마나석 채굴 사업에는 막대한 자금이 든단다.”
타렌카 후작의 말에 이스카밀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어린데 그 정도까지 생각한 것도 대단한 거란다. 하지만 타렌카 후작의 말이 맞다. 돈이 부족하면 투자를 받을 수밖에 없지.”
‘그래, 당연한 말이지.’
루아티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있는 귀족들이 바보도 아니고 이런 생각을 안 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울 아빠 돈 ☆땅친 걸론 부족해요?”
“뭐, 뭔땅?”
“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