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22)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22화(22/353)
☆ 제22화 ☆
* * *
“풋……!”
“크흠, 어험!”
귀족 할부지들이 애써 웃음을 참았다.
“허허, 파에라톤 공작이 엄청난 재력가이긴 하지. 분명 타렌카 후작에게 큰 액수를 줬어.”
이스카밀 공작이 ‘울 아빠가 세계 최고!’라는 자랑을 하는 귀여운 애기를 보듯 친절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하지만 마나석 채굴 사업은 손이 많이 간단다. 워낙 까다로워서 광산주라고 해서 마음대로 채굴할 수 없지. 인가를 받아야 해.”
“인가받을 준비를 하는 데에도 돈, 인가받는 데에도 돈. 심지어 채굴할 때도 자격증을 딴 전문 기술자와 고가의 장비를 써야 하지.”
한 마디로 돈이 엄청나게 깨지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네, 알아요.”
나는 배를 쑥 내밀었다.
“근데 울 아빠가 그 돈 다 대줄 수 있잖아요?”
울 아빠는 다이아몬드 광산 있댔는걸!
“그건…… 그렇지.”
거 봐!
“마나가 꽉 차 있는 걸 알고 진짜루 삼촌한테 투자했으면 왜 돈을 조금 줬겠어요? 그냥 울 아빠가 홀랑 다 먹어버리지!”
뭐 물론 아무리 돈이 있고, 확실한 이득이 보장된다고 해도 다 투자하는 건 아니다.
자금 운용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게 돌아가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나는 할부지들이 그 점을 말하기 전에 냉큼 입을 놀렸다.
“나는 삼촌의 생각이 너무너무 궁금해요!”
화살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안 그래도 썩어있던 타렌카 후작의 얼굴이 더 썩었다.
“안전하게 쫌쫌따리로 돈 벌려면 여러 사람에게 투자받는 것도 나쁘지 않죠.”
“쫌쫌…… 뭐?”
“하지만 마나석 채굴 사업을요? 그렇게나 손 많이 간다면서?”
결국 타렌카 후작의 입장에서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인 사업이 돼버린다.
마나석 채굴 사업은 여러 이슈가 있는 만큼, ‘작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서 선택할 사업이 아니다.
“삼촌은 왜! 굳이! 지금! 급하게! 채굴 사업을 추진 중이에요?”
일부러 눈을 커다랗게 뜨며 순진하게 묻자 타렌카 후작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교육 수준에 우려를 표합니다.]응, 너보다 잘 배움.
“그리고 울 아빠 돈이 부족하다고 했었나요?”
나는 품에서 착, 하고 종이 뭉치를 꺼냈다.
“수, 수표책?”
그래.
수표를 발행했다는 자료가 파에라톤에 안 남아 있을 리가 없잖아.
“어디 한 번 지난 3년간 울 아빠가 삼촌한테 준 돈을 합쳐 볼까요?”
나는 방긋 웃었다.
델바트렌 공작이 내 손에서 수표책을 가져갔고, 몇 장 넘겨 보던 그의 표정이 확연히 굳었다.
“이래도 울 아빠가 준 돈이 부족해요?”
고개 갸웃.
눈 깜빡깜빡.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부모님 안부를 걱정합니다.]응, 울 아빠 완전 잘 계심.
“……지난 1년간 파에라톤에서 준 돈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다.”
“그렇구나아! 삼촌은 돈이 절대! 부족하지 않구나아! 오히려 넘치는구나아!”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신체 부위 일부에 외과적 수술을 하고 싶어 합니다.]응, 내 주둥이 꼬매고 싶다고?
저런, 어쩌지이?
“군데 이상하다아? 왜 하부지들한테 투자를 받으려구 해찌이?”
나는 더 나불거릴 건데!
“마나석 팔구 남은 돈 다 나눠주고 싶었나 보다아! 삼쫀은 머찐 자선 사업가야!”
나는 꺄르륵 웃으며 박수를 쳤다.
[타렌카 후작이 독자님의 생명 활동을 중단시키고자 하는 충동을 맹렬히 느낍니다.]아코! 무셔라!
“파에라톤이 투자했다는 말은 거짓이겠군.”
“채굴할 돈이 부족해서 우리에게 투자를 받아야 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파에라톤에서 준 돈을 쓰면 혼자 이득을 독식할 수 있었지.”
세 사람이 서로 무거운 시선을 교환했다.
“이 아이의 말대로 우리를 상대로 자선 사업을 펼친 게 아니냐면, 답은 하나군.”
나는 속으로 씨익 웃으며 천진한 척 손가락을 뺨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고 보니 올해 봄, 여름에 유난히 삼촌 집에 손님이 많았어요!”
“채굴과 관련된 인력이군.”
“그때 이미 마나석을 채굴했던 게야.”
“채굴한 마나석은 마나가 텅텅 비어 있었고.”
맞아, 맞아.
혼자 다 가질 생각으로 아빠가 준 양육비를 삥☆쳐서 마나석을 팠는데 다 쭉정이였던 거지.
있던 돈을 날렸으니 손해를 좀 메꾸고 싶지 않았겠어?
‘그래서 이런 계획을 세운 거야.’
채굴한 마나석이 텅텅 비었다고 해도 그땐 모든 것이 끝난 후.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거니까 말이야.’
여기 이 세 사람은 손해를 옴팡 뒤집어썼겠지.
어쩌면 파에라톤도 후작의 사기에 가담했다고 공범이라고 몰렸을지도.
아니, 타렌카 후작이라면 분명 그리했을 거다.
“엣헴!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진실은 언제나 하나!”
나는 검지를 펼쳐 척! 삼촌을 가리켰다.
“그럼 삼촌! 돌려주시겠어요?”
검지 말고 다른 손가락도 쫘악 펼쳐 자랑스레 손바닥을 내보였다.
“☆땅 친 울 아빠 돈!”
* * *
“어머나? 무슨 소리예요, 삼촌!”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외쳤다.
“진짜로 마나석 광산 소유권이랑 채굴권만 주시려구요?”
“네 년이 요구한 게 그 두 가지 아니냐!”
“우웅, 루루는 삼촌 체면 생각해서 그냥 그것만 말한 건데!”
타렌카 후작이 빡쳐할수록 나는 고개를 기울이고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가증을 떨었다.
“진짜루 그것만 돌려주신다구요? 진짜? 정말? 정말루?”
[타렌카 후작이 자신의 주먹과 독자님의 안면이 충돌하길 희망합니다.]반응 좋고!
“어른이 애기 돈 ☆땅 쳤으면 더 얹어줄 생각을 해야지!”
나는 뿌우, 뿌우 입술을 내밀었다.
“삥☆ 친 거 다 돌려주는 것도 아니고 따악 내가 이야기한 것만 주다니!”
내가 봐도 난 정말 얄밉다.
“에이, 그냥 떠본 거죠? 그쵸? 그쵸? 삼촌이 아무리 염치가 없어두 이렇게 체면까지 없진 않을 거야!”
어쩌면 타렌카 후작이 화병으로 드러누울 수 있지 않을까?
[타렌카 후작이 극심한 현기증으로 3초간 감정 활동을 중단합니다.]응, 그렇게.
나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한 이 기분!
“네 년이 이러고서도 무사할 것 같냐?”
“응! 완전!”
활짝 웃으면서 외쳤다.
실제로 지금 여기서 타렌카 후작이 내게 위해를 가할 순 없는걸!
“허…….”
화낼 기력조차 소진한 타렌카 후작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 그래. 젠장, 그냥 원하는 거나 말하고 꺼져.”
“그럼 사양 않고.”
나는 심호흡한 후 다다다 원하는 재산 목록을 말했다.
“마나석 채굴에 그렇게 많은 인력과 장비가 들어간다면서요? 그거 이미 다 계약해놓으셨죠? 그리고 휴양지에 별장 사셨잖아요. 여름에 클라티에랑 휴양지 갔다 왔다고 저한테 엄청 자랑하셨던 거. 그리고 난 로판 세상에 오면 항상 승마를 하고 싶었거든요. 마장 가지고 있는 걸로 아는데 그거랑, 또…….”
그렇게 오 분 넘게 나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분을 못 이긴 타렌카 후작의 고함은 덤이었다.
‘본인이 원하는 거 말하라고 해놓고 왜 신경질이람?’
“흥, 흐으흥 흐응♪”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눈누난나 후작의 집무실을 나섰다.
당연히 두툼한 서류 뭉치를 손에 꼬옥 쥐고서.
‘난 부자다! 아싸!’
복도로 나오니 알림창이 나타났다.
[퀘스트 〈복수는 나의 손으로!(1)〉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캐시 뽑기권이 지급됩니다.] [파에라톤 공작가 내 독자님의 영향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연계 퀘스트〈내 재산은 멈추지 않아!(1)〉가 도착했습니다.] [조건 외 재산을 대량으로 회수하셨습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델바트렌 공작이 독자님의 행동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스카밀 공작이 독자님에게 감탄하며 감사를 표합니다!] [쉐로델 후작이 독자님의 논리력에 놀라움을 느낍니다!] [중앙 고위 귀족 다수에게서 감탄을 이끌어냈습니다!] [세 사람은 오늘 일과 독자님을 기억할 것입니다!]‘오, 좋아 좋아!’ 참으로 흐뭇한 알림이었다.
히죽히죽 웃고 있을 때였다.
[퀘스트가 종료되었으므로 페널티가 다시 적용됩니다.]……네?
아니, 이렇게 갑자기?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내 이성…….
“공녀.”
그때,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돌아 보니 공작, 후작 할부지들이 서 있었다.
“루아티샤예요!”
나 이름 있다!
나는 당당하게 밝혔다.
“루아티샤라고 하는구나.”
이스카밀 할부지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가 지어줬어요!”
“공작부인께서 지어주셨다니, 좋겠구나.”
“그리구 네 살이에요.”
나는 척, 손가락 네 개를 펼쳐 보이며 자랑했다.
“네 살? 아까의 그 영리함은 네 살이라고 하기엔…….”
“파에라톤은 또 대단한 후계자 후보를 배출했군.”
“그 집은 이제 그만 해먹을 때도 됐건만.”
쯧, 혀를 찬 쉐로델 할부지가 내게 물었다.
“한 가지 수수께끼가 남았더구나. 파에라톤 공작이 왜 그런 막대한 돈을 타렌카 후작에게 주었는지 말이야.”
“웅! 그 수수께끼! 나는 답 알아요!”
할부지들이 아주아주 궁금하단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왜 이 당연한 걸 모르지?’
하지만 막상 말하려니 부끄러웠다.
나는 손을 꼼지락거리다가 발꿈치를 살짝 들었다.
손 하나를 입가에 대고 소곤소곤.
“그건 아빠가 나를 사랑해서 그래요……!”
할부지들이 다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더 창피해졌다.
“비, 비밀은 아닌데, 그냥…….”
“그래, 이런 딸이 있으면 끔뻑 죽겠군. 똘똘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픽, 웃은 이스카밀 공작 할부지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히히. 나두 아빠가 세상에서 젤루 좋아요!”
“……까까 줄까? 할부지 집에 맛난 까까 있는데.”
“아니, 델바트렌 공작. 어울리지 않게 왜 그러시오. 애를 귀여워하다니.”
“이 아이가 우리에게 몇억이나 되는 손해를 막아주었는데 당연히 귀엽지. 아주 복덩이야.”
“허어, 그 때문만은 아닌 것 같소만?”
티격태격하는 할아버지들을 구경하는데 가신 아저씨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이틈에 그냥 돌아가시지요. 더 늦으면 각하께서 걱정하실 겁니다.”
아, 맞다!
아빠가 초콜릿 케이크랑 기다린다고 했는데!
“할부지들 안녕! 나 쪼꼬 케이크 먹으러 가야 돼!”
내가 손을 흔들자 할부지들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델바트렌 할부지는 뭔가 어색한지 중간에 손을 내리고 제 손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나는 인사도 잘하는 착한 어림이!
“흐응, 흐으흥~ 쪼꼬! 쪼꼬 케이크!”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가신 아저씨랑 타렌카 후작가를 나섰다.
* * *
“왜 그러시오, 쉐로델 후작.”
“아니, 저 아이를 어디서 본 것 같아서 말입니다.”
“대체 어디서? 파에라톤 공녀는 여태 베일에 휩싸여 있지 않았나. 저런 아이를 봤다면 잊진 못할 거 같은데.”
쉐로델 후작은 잠시 침묵했다.
왜 이 집에서 일하던 아이가 생각났을까.
타렌카 후작과 눈도 못 마주치고 벌벌 떨며 겁에 질려 있던 아이.
“아니,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그럴 리는 없지요. 완전히 다른데.”
가만히 쉐로델 후작의 말을 듣고 있던 이스카밀 공작이 슬쩍 미소 지었다.
“아이란 참으로 놀라운 회복력을 가지고 있지.”
“예?”
“약하다고 하지만 사실 어른보다 강해.”
“…….”
“어떤 토양에 심느냐에 따라서 놀랄 정도로 다르게 성장하는 나무처럼.”
잠자코 이스카밀 공작의 말을 듣고 있던 델바트렌 공작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건 그 씨앗이 무궁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세 사람의 시선이 한 곳을 향했다.
그 시선 끝에서 파에라톤의 마차가 후작가의 정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어떻게 자랄지 기대되는군.”
* * *
“아가씨.”
“우리 약속한 게 있지 않았습니까.”
가신 아저씨가 아주아주 진지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약속? 나랑 약속했어?”
그랬던 적이 있었나?
“정말 너무하십니다, 아가씨!”
가신 아저씨가 완전 울상이 되어서 외쳤다.
근데 왜 나한테 너무하다구 하지?
“나 착한 아이야. 나쁜 아이 아냐.”
“……그건 그러시죠.”
“그지?”
“하지만 약속은 지키셔야 합니다! 그 씹어먹어도 부족할 후작 놈의 망언에도 꾹 참았습니다! 오직 아가씨를 생각하며!”
“움? 근데 무슨 약속?”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자 그가 무너져내렸다.
“너, 너무 하십니다. 제가 얼마나 후작 놈 면상에 주먹을 꽂고 싶었는데……. 그걸 다 참고, 흑, 아가씨…….”
가신 아저씨가 세상 무너진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아찌, 울지 마.”
토닥토닥.
“흡, 아가씨…….”
“근데 주먹은 꽂을 수 이써? 아저씨 문과라며.”
“정말 너무하십니다!”
알았어. 그만 놀릴게. 미안.
‘재밌어서 나두 어쩔 수 없었다구.’
애기들이 원래 어른 놀리는 거 재밌어하잖아.
나도 지금은 반쯤 네 살 응애라서 그래. 아찌가 이해해.
“에구구, 눈물범벅에 못 생겨 졌네.”
나는 슥삭슥삭 가신 아저씨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자, 코 흥 해!”
“아니, 그건 좀…….”
“흥!”
나는 가신 아저씨의 코를 붙잡았다.
그 순간이었다.
“……내 딸과 아주 좋아 보이는군.”
타오르는 겁화보다도 더 버석한 음성이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