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246)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246화(246/353)
☆ 제246화 ☆
루아티샤의 뺨이 잘 익은 체 리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이상하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시드리한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짝이며 청량하게 흘러가는 물소리.
쏴아아아, 바람이 울창한 나뭇잎을 흔들었다.
여름 햇살이 가제보 안으로 비스듬하게 고였다.
시드리한의 금발이 눈이 아릿할 정도로 찬란하게 빛났다.
두근, 두근, 두근.
긴장으로 목구멍이 바짝 조였다.
입을 벌리면 꼭 심장이 튀어 나올 것만 같아서.
그 순간, 시드리한의 고개가 살짝 움직였다.
그 조그만 차이로, 입술이 닿을 듯 가까워져一.
“……!”
루아티샤는 저도 모르게 몸을 홱 뒤로 물렸다.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가 귓가에 천둥처럼 울렸다.
“이, 이, 일단 그날 도움을 줘서 고마워. 폭발 사고 때문에 우리가 계획했던 건 접게 됐지만, 만약 시드가 아니었으면 군중들을 빼돌릴 생각도 못 했을 거야.”
웅얼웅얼.
대체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루아티샤는 차마 시드리한을 보지 못하고 괜히 테이블로 다가갔다.
괜히 보고서를 탁탁, 정리해보지만 손끝이 떨렸다.
‘바보! 멍청이!’
이대로 가제보 기둥에 이마를 박고 싶었다.
‘키스할 수 있었는데!’
나도 입술 있고 키스 잘할 수 있는데!
억울했다.
하기만 한다면 시드 놈 입술이 부르트고 날 보는 눈가 멍해지도록 끝내주는 불꽃 키스를 할 수 있는데!
‘그치만 너무 떨렸다구!’
인생 2회차, 연애 경험 0회차.
수많은 로판을 읽었지만 진짜 해본 거라고는 겨우 입술을 부딪치는 뽀뽀뿐.
실전으로 가기엔 넘어야 할 벽이 높았다.
루아티샤가 괜히 서류의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동안, 시드리한은 움직이지 않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답지 않게 조금 뾰로통한 표정에 입술이 삐죽 나왔다.
살짝 붉어진 뺨.
시드리한의 눈동자가 루아티샤의 귓등에 한참 머물렀다.
“…….”
부드러운 분홍빛 머리카락 사이로 반달처럼 보이는 귓등은 새빨개져 있었다.
시드리한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 번 깨진 환상은 쉽게 회복되지 않지. 즉위하자마자 군 중에게 외면당하고, 사실을 왜곡해서 남을 비난하는 성녀에게 누가 경애와 존경을 표하겠어.”
그 말에 루아티샤가 뒤를 돌아 시드리한을 바라보았다.
얼굴에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보다는 한결 안심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시드리한의 뱃속에서 심술이 솟아났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루아티샤는 밝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리리엘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지! 그뿐만이 아니야. 리리엘 주변의 사람들 사이에서도 슬슬 균열이 일어났을 거야.”
검은 황금의 가격 상승을 두고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리리엘에게 다가간 귀족들은 애초에 오랜 결속 관계가 아니었다.
리리엘이라는 새로운 구심점에 모여든 사람들일 뿐.
은연중 서로 성녀에게 잘 보이려고 경쟁하기도 했다.
“모여든 무리가 뭉치고 뭉쳐 단단해지기 전에 틈을 만들어놓은 거지!”
루아티샤가 활짝 웃었다.
이간책이라는 못된 계책을 사용한 걸 저렇게까지 뿌듯해하다니.
하지만 시드리한의 입꼬리는 오히려 슬쩍 올라갔다.
‘좀 귀여운데.’
하지만 심술을 가라앉지 않았다.
아니, 조금 전까지 그런 분위기였으면서 곧바로 저렇게 일에 집중하는 것을 보니 더 심보가 뒤틀렸다.
스윽, 시드리한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럼 전부 내 주인님이 원하는 대로 되셨나?”
“응? 응.”
루아티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시드리한에게서 묘한 압박감을 느꼈다.
루아티샤는 저도 모르게 살짝 뒤로 물러났지만, 테이블에 막혔다.
그 사이 시드리한은 루아티샤의 앞까지 바짝 다가왔다.
그가 한 손으로 루아티샤의 뒤에 있는 테이블을 짚었다.
자연스럽게 시드리한의 상체가 기울면서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
“주인님.”
“으, 응?”
“내 도움이 고맙다고 했지?”
“응…….”
대답은 하고 있지만 루아티샤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가, 가까워……!’
시드리한에게서 좋은 향기가 났다.
끌어안은 것도 아닌데 뜨거운 그의 체열이 느껴졌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단단한 가슴과 넓은 어깨.
옷 틈 사이로 보이는 깊은 쇄골.
남자다운 목과 턱은 뚜렷하게 도드라져 있었다.
루아티샤는 차마 입술을 보지 못하고 시선을 휙 올렸다.
‘아…….’
자신을 바라보는 시드리한의 눈동자가 꼭…….
그가 속삭였다.
“그럼 상 받을래.”
시드리한이 몸을 숙였다.
결 좋은 금발이 사라락 미끄러지고, 마주친 눈동자가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입술.
“……!”
루아티샤는 저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제 입술을 가렸다.
‘바보!’
그리고 곧바로 후회했다.
대체 왜 가린단 말인가!
하지만 후회해봐야 이미 늦었다.
아까도, 지금도 절대 싫은 게 아닌데.
마음 같아서는 오히려 자신이 시드리한을 덮쳐서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하고 싶은데.
‘그치만 너무 떨리고 부끄러운걸.’
혹시 시드가 내가 아무것도 하기 싫어한다고 오해하면 어쩌지.
입술을 가린 손을 떼지도, 그렇다고 시드리한을 밀어내지도 못한 채 루아티샤는 전전긍긍하며 힐끔힐끔 시드리한을 올려다봤다.
시드리한은 몸을 물리지 않은 채 그 상태 그대로 루아티샤를 내려다보았다.
빨개진 콧잔등을 본 그의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그의 눈매가 살짝 휘더니 완전히 감겼다.
다음 순간.
손등 위로 화인처럼 뜨거운 입술이 내려앉았다.
“……!”
루아티샤의 눈동자가 크게 벌어졌다.
손바닥에는 제 입술이, 손등에는 시드리한의 입술이.
그녀의 손을 사이에 두고 두 입술이 맞닿았다.
발끝이 짜릿했다.
초점이 맞지 않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시드리한의 감은 속눈썹이 보였다.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천천히 움직였다.
눈꺼풀 사이로 시드리한의 눈동자가 드러났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시선을 맞춘 채 가만히 입술을 맞대고 있었다.
아주 찰나 같기도 했고 영원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천천히, 시드리한이 상체를 들었다.
완전히 몸을 든 그가 한 걸음 더 물러날 때까지도 루아티샤는 입술을 가린 자세 그대로 가만히 서 있었다.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겨우 손등일 뿐인데.
마치 손등이 입술이라도 된 것처럼, 꼭.
시드리한의 손끝이 루아티샤의 손등을 툭, 건드렸다.
루아티샤의 손가락이 움찔, 하며 굽어들었다.
“빨개졌어.”
시드리한의 얼굴에 조금 짓궂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더 말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루아티샤는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스르륵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다 풀렸다.
이미 전에 뽀뽀도 해봤는데.
어째서인지 직접 입술이 닿았을 때보다 더 가슴이 떨렸다.
루아티샤는 괜히 제 입술을 매만지며 시드리한의 뒤통수를 노려봤다.
‘저, 저 요망한……!’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흔들어 놓고 쏙 빠져나가는 것 좀 봐라.
‘모태 솔로 맞아?’
참고 자료(?)가 많은 나보다 어째 밀당을 훨씬 잘하는 것 같다.
“…….”
루아티샤는 입술에서 손을 떼곤 가만히 제 손등을 바라보았다.
시드리한의 입술이 닿은 곳이 어디인지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루아티샤는 어딘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 부분만 불에 타오르는 듯 유독 뜨거웠으니까.
한참 제 손등을 바라보던 루아티샤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입술이 정확하게 시드리한의 입술이 닿았던 곳에 내려앉았다.
Chapter 35. 이 남자가 내 남자다!
“루루, 어서 오거라.”
“일은 힘들지 않았니?”
“네, 다녀왔어요.”
멍하니 중얼거리고 그대로 자신들을 지나치는 루아티샤를 보고 파에라톤 공작과 타렌카 후작은 서로 마주 봤다.
‘뭐지?’
루아티샤는 어딘지 붕 뜬 태도로 로비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오늘 루루는 수로 사업 때문에 실무자를 만난다고 하지 않았나? 표정이 이상한데. 감이 안 좋아.”
감이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어쩐지 기분이 더러웠다.
웬 놈팽이에게 소중한 보물을 도둑맞을 것 같은…….
파에라톤 공작이 루아티샤를 따라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이었다.
타렌카 후작이 그를 붙잡았다.
“가서 캐물어봤자 오히려 더 경계할 걸세. 이럴 땐 차라리 모르는 척 내버려 두고 뒷공작을 벌여야 해.”
파에라톤 공작이 미간을 찌푸렸다.
“내 딸은 내게 경계 같은 거 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할 거야.”
타렌카 후작이 단호하게 답해서 파에라톤 공작은 일단 걸음을 멈췄다.
다른 이의 말이라면 듣지 않았겠지만, 타렌카 후작은 조금 달랐다.
“어떻게 아십니까?”
“……나도 알고 싶지 않았네. 어느 놈팡이가 내 딸을 채가기 전까지는 말이야.”
“…….”
타렌카 후작의 소중한 딸을 채간 놈팡이는 조용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 * *
“마마!”
방문을 열자마자 니케가 내게 안겨들었다.
나는 니케를 끌어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침실로 들어갔다.
니케가 내 품에서 쏙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
“마마, 기분 좋아?”
“응?”
“마마 주변에 꽃이 떠다녀.”
꽃?
내 주위를 둘러봤지만, 당연하게도 꽃이 떠다니진 않는다.
“엄청 기분 좋아. 붕 뜨고, 두근두근. 우음, 근데 좀 아쉬워하네?”
갸웃갸웃.
니케가 커다란 눈을 순진하게 깜빡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그야 제온을 괴롭힌 못된 사람을 혼내줘서 기분이 좋은 거지.”
“우웅? 아닌데에. 그날이랑은 또 다른걸? 지금은 좀 더……. 응? 마마 얼굴 빨개.”
“더, 더워서 그래!”
나는 얼른 니케를 내려놓았다.
더 같이 있다간 우리 순진한 아가가 절대 알아서는 안 될 것까지 알아버릴 것 같았다.
“엄마는 씻고 올게. 니케는 에르메스 짹이랑 놀고 있어.”
“니케는 그 형아 싫은데.”
나는 니케의 궁둥이를 토닥토닥해줬다.
“엄마가 이따 놀아줄게.”
“응, 알았어. 꼭이야! 니케는 마마 말 잘 들어. 착해.”
나는 피식 웃으며 니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니케는 안 착해도 괜찮아. 어떤 모습이든 엄마의 사랑스러운 아가인걸.”
니케는 갸르릉거리며 내 손에 뺨을 문지른 후 침실 밖으로 나갔다.
나는 문이 닫히고도 한참 동정을 살핀 후, 아키투스를 꺼냈다.
‘드디어 때가 왔어.’
두근거렸다.
나는 우선 밀린 알림부터 확인했다.
[퀘스트 〈어중간한 사이다는 사이다가 아닙니다!〉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5000캐시 뽑기권이 지급됩니다.] [퀘스트 〈꼭 짱이 되어야지!(3)〉를 완료했습니다.] [안수르 상단주라는 것이 밝혀 지며 독자님의 영향력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상리에 밝은 귀족과 사업가, 각 계층의 명사들이 독자님께 관심을 갖습니다!] [치수 사업을 함께하고 싶어 하는 기업체와 귀족들이 독자님께 환심을 사려 합니다!] [제국 내 독자님의 영향력이 상승합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보상으로 3000캐시 뽑기권이 지급됩니다.]‘좋아.’
〈어중간한 사이다는 사이다가 아닙니다!〉도 추가 보상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리리엘까지 잡지 못한 데다가 오히려 리리엘이 공식적인 성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서 못 받았나 보다.
‘생각해보면 퀘스트 완료된 것만 해도 다행이지.’
걱정했는데 일단 성공 조건은 완수했으니 완료된 모양이었다.
‘그럼 내가 보유한 캐시가 몇 이지?’
– 보유 중인 캐시: 0캐시
다시 확인해도 슬픈 숫자였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지!’
3000캐시 뽑기권x3, 5000캐시 뽑기권x2
거기다 아직 추가 보상도 까지 않았다.
‘이 정도면 되겠지?’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캐시 뽑기권 전부 다 돌릴래.”
[3000캐시 뽑기권을 돌립니다.] [축하합니다!] [100캐시 당첨!]“…….”
장난하냐!
이렇게 오랜만에 돌리는 건데 어떻게 100캐시가 뜰 수 있어!
캐시 뽑기 확률 보정은 또 어디 갔는데!
나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나 15금 소설 소환해야 한다고!’
참고해서 키스…… 아, 아니!
그 소설의 능력이 필요해!
내가 절대 키스하는 거 배우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암튼 어쨌든 능력이 필요하다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