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318)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318화(318/353)
☆ 제318화 ☆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꽉 메웠다.
“루루.”
워낙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나타나서 그런가.
아니면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 건가?
간만에 본 시드는…….
너무.
‘잘생겼다…….’
늘 새로워. 짜릿해. 잘생긴 게 최고야!
“주인님?”
시드의 얼굴이야 매일 신문에 실리고 있었지만, 그깟 종이 쪼가리로 보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이곳의 사진은 무려 마법으로 찍는 건데 그게 최선입니까?
시드의 미모의 ‘n’조차 제대로 담지 못했잖아.
슬슬 신문에 움직이는 영상으로 사진이 실리는 마법이 나올 법도 한데.
그건 인류의 안구 평화와 복지에 지대한 발전을 가져올 거다.
그때, 시드의 얼굴이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 움직임에 빛이 그의 얼굴을 또 다르게 채색했다.
‘와, 얼굴 입체적인 것 좀 봐.’
콧대가 저렇게 높았나?
“왜 그래?”
어떻게 입술도 저렇게 우아하고 기품 있고 예쁘게 움직일 수 있지?
시드는 아무리 0.1 초 단위로 순간 캡처해도 절대 굴욕 같은 거 없을 거다.
일상이 화보라는 건 이럴 걸 말하는 걸까.
“루아티샤.”
단호한 울림과 함께 시드의 손이 내 손을 꽉 붙들었다.
“어, 어? 응.”
나는 흠칫하며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시드는 내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시드가 웃었다.
‘와…….’
또 감탄하며 바라보는데 잘생긴 미간에 살짝 금이 생긴다.
섹시하게.
시드가 고개가 기울었다.
노을에 젖은 금발이 그의 뺨 위에서 미끄러졌다.
기억은 미화된다는데 그건 다 거짓말이야.
‘시드는 기억보다도 훨씬 잘 생겼는걸.’
* * *
“어때?”
“쉿!”
자스민이 황급히 입가에 검지를 댔다.
티리엘은 입을 다문 채 자스민의 머리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노을이 모든 것을 물들인 마법 같은 시간.
환상과도 같은 홀 안에서 두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
티리엘의 뺨이 발그레하게 물들었다.
티리엘뿐만이 아니었다.
자스민은 숨을 죽인 채 얼굴을 붉히고 있었고 클라우디아마저 부채를 꽉 붙든 채 침을 꼴깍 삼키고 있었다.
그리고 눈 한 번 깜짝이지 않고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카멜리아는一.
“키스 갈겨.”
나직하게 읊조렸다.
‘키스 갈겨?’
자스민과 티리엘, 클라우디아의 시선이 동시에 카멜리아를 향했다.
귀족 영애인 그들로서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입에 착 붙는 것이…….
세 사람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키스 갈겨!’
어느새 그들 역시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외치고 있었다.
“……근데 루루는 계속 황태자 전하의 얼굴만 보는데?”
대화할 때 상대의 얼굴을 보는 거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드리한이 무어라 말하자 루아티샤는 몽롱하게 그의 얼굴만 바라봤다.
또다시 시드리한이 뭐라 말하는데도 루아티샤는 또다시 몽롱하게 그의 얼굴만 바라봤다.
시드리한이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는데도 루아티샤는 몽롱하게 그의 얼굴만 봤다.
오직 그의 얼굴만.
“……어째 깜짝 이벤트보다 얼굴에 훨씬 더 감격한 거 같은데?”
클라우디아가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드리한이 준비한 이벤트를 도와준 사람들로서 왠지 기분이 좀 찝찝하달까.
사실 이 건물도 포셰트 가의 별장이 아니라, 시드리한이 오늘을 위해 부지부터 선정해 새로 지은 건물이었다.
루아티샤가 엄청 좋아하길 바라면서 이벤트에 협력한 거고, 실제로도 루아티샤는 넋을 놓을 정도로 좋아하고 있긴 한데…….
“음.”
뭐지 이 애매한 기분.
‘그래, 이벤트가 실패한 것보다는 훨씬 낫지.’
낫긴 한데一.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시드리한 전하의 얼굴만 있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여기가 무슨 시장 바닥이었어도 넋을 놓았을 거 같은데?’
‘그냥 시장 바닥이 아니라 옆에서 애기가 엄마한테 떼쓰며 옷으로 바닥을 닦고 있었어도 반응이 똑같았을 거야.’
‘아예 팔까지 붙잡고 이것 좀 잡숴보라고 호객해도 마찬가지였을걸?’
네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뭘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가.’
오늘 하루만 해도 눈치 빠른 루아티샤가 알아챌까 봐 가슴이 얼마나 콩닥콩닥했던지.
루아티샤가 다른 곳을 볼 때 은밀하게 시선을 교환하는가 하면.
여기 너희 별장 아니냐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진땀을 빼며 수습을 했다.
그야말로 첩보 작전 버금가는 전략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드리한이 이들에게 이벤트를 도와달라고 말했을 때도 엄청난 용기를 냈다.
“저희도 루루가 기뻐하는 건 좋아요. 하지만 루루는 꾸준히 결혼 승낙을 하지 않고 있잖아요?”
“루루가 전하를 좋아하는 거야 저희도 잘 알지만, 결혼은 또 다른 문제예요.”
“만약 루루가 결혼을 원치 않는 거라면 절대 협력할 수 없어요.”
“그날 루루가 전하와의 결혼에 대해 조금이라도 싫어하는 기색을 내비치는 순간 우리는 그대로 루루 손잡고 이 별장을 나가버릴 거예요.”
황태자인 시드리한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들로서도 꽤 각오가 필요한 일이었다.
시드리한은 루아티샤 앞에서는 세상에 다시 없을 달콤한 사람처럼 굴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전혀 아니었다.
그나마 이들에게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부드럽게 대하는 편이었다.
오직 루아티샤의 친구라는 이유 때문에.
겉으로는 단호하게 말했으나 시드리한의 본색과 그가 가진 엄청난 권력을 잘 알고 있는지라 속으로는 엄청 떨었다.
그랬는데.
‘……우리 왜 그랬지?’
저렇게까지 시드리한의 얼굴에 집착하는 애가 결혼을 안 할 리가 없는데.
그때였다.
“잠깐.”
카멜리아가 입술에 검지를 대고 귀를 쫑긋 세웠다.
“왜?”
“방금 키스라는 말이 들린 거 같아.”
나머지 세 사람은 묘한 눈길로 카멜리아를 바라보았다.
‘얘도 참 특이하다니까.’
‘이런 부분까지도 솔직하다고 해야 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세 사람은 귀를 쫑긋 세우며 최대한 청력을 돋웠다.
키스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긴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시드리한이 루아티샤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키스하고 싶어. 해도 돼?”
“…….”
“키스하면 나랑 결혼하는 거야.”
또렷하게 들린 그 목소리에 네 사람을 입을 틀어막았다.
‘우와, 목소리랑 눈빛 장난 아니다.’
‘저런 말을 하는데 왜 나까지 설레지?’
정작 루아티샤는 별 반응이 없었다.
여전히 몽롱한 눈빛으로 시드리한의 얼굴만 바라볼 뿐.
시드리한이 고개를 살짝 그녀에게로 숙이는 순간이었다.
루아티샤가 시드리한을 제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길게 늘어트린 그녀의 머리카락이 물결치고一.
“……!”
두 사람의 입술이 부딪쳤다.
“어멋!”
“꺄아!”
티리엘과 자스민이 숨죽인 비명을 질렀다.
양손으로 눈을 가렸지만, 손가락 틈새가 활짝 벌어졌다.
“크흠!”
클라우디아는 헛기침을 하며 부채를 펼쳐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눈은 부채 위로 빠져나와 있었다.
카멜리아는 ‘그렇지!’ 하며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네 사람은 광대를 올린 채 시선을 교환했다.
‘어머, 어머.’
얼레리 꼴레리!
그런데.
“…….”
“…….”
올라갔던 광대가 조금씩,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끝나질 않아?!’
루아티샤의 새하얀 손가락이 시드의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들었다.
틈 하나 없이 바짝 밀착된 몸.
시드리한의 팔이 가느다란 허리를 휘감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입술은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
얼마나 지났을까?
루아티샤가 입술을 떼어냈다.
‘끄, 끝난 건가?’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루아티샤가 시드리한을 벽으로 확 밀쳐냈다.
그리고 다시 입술이 맞닿았다.
힘줄이 돋은 시드리한의 손이 옆에 있던 콘솔을 짚었다.
루아티샤의 손이 손가락을 덮으며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었다.
투두둑一.
그 서슬에 콘솔 위에 있던 크리스탈 장식들이 바닥으로 다 떨어져 내렸다.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던 티리엘이 중얼거렸다.
“우리가 도와준 이벤트이긴 한데……. 적당히 좀…….”
집에 돌아가면 남친이나 사귈까.
가을 타는 건가.
좀 외롭네.
흑.
* * *
후.
뺨이 홧홧했다.
두 손으로 뺨을 감싸 쥐자 정말 뜨거웠다.
‘나도 모르게 또 시드를 덮쳐 버렸네.’
예전에 멱살 잡고 키스했던 때도 그렇고 나는 항상 왜 그러는 걸까.
충동을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할 텐데.
나는 힐끔 시드를 바라보았다.
그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귀엽네.’
또 확 키스해버릴라!
당장 요 이쁜이의 손목을 잡아채려다가 멈칫했다.
‘이러면 안 돼. 자제하자.’
그리고 왠지 모르게 뭔가를 잊어버린 듯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대체 뭐지.
한참 골몰하다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이랑 숨바꼭질 중이었는데!’
애초에 여긴 시드와 함께 온 게 아니었다. 친구들이랑 놀러 온 곳이었지.
나도 모르게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크흠, 큼!’
나는 괜히 시드가 덮어준 숄을 여몄다.
“왜 그래?”
“아, 아니. 친구들이랑 숨바꼭질 중이었거든. 시간 좀 봐. 걱정하겠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지날 때까지 계속 숨어있진 않았겠지만.
“어서 애들한테 가 봐야一.”
홀 입구 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시드가 내 손을 잡았다.
“괜찮아. 안 가도.”
“응?”
“숨바꼭질하자고 한 것도 우리를 만나게 해주려고 한 거였으니까.”
그 말에 나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
시드의 미모와 키스에 넋이 나가서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一.
“오늘 모인 거, 네가 계획한 거야?”
“응.
“그럼 지금 내 친구들은一.”
설마.
술렁이는 불안이 내 가슴을 스쳤다.
내가 시드랑 키스하고 그러는 거 다 본 건 아니겠지?!
“알아서 자리를 피해줬겠지. 지켜보고 있을 이유가 있겠어?”
“아, 그러네.”
휴.
시드의 말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만약 내가 시드를 덮쳐서 키스한 걸 애들이 봤다면…….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녀!’
상상만으로도 쪽팔렸다.
시드가 피식 웃으며 자신의 옆자리를 쳤다.
나는 그와 어깨를 맞대고 나란히 앉았다.
유리 지붕으로 별빛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예쁘다…….”
멍하니 바라보는데 콕콕 찌르는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니 시드가 나를 보고 있었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빛보다도 아름다운 보랏빛 눈동자.
그가 은근한 어조로 내게 속삭였다.
“그래서, 우리 식은 언제 잡을까?”
“식?”
“역시 디비니타스 홀에서 올리는 게 좋겠지? 아니면 다른 곳이 좋아?”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말에 나는 입을 떡 벌렸다.
“내가 언제 너랑 결혼한댔어?”
무, 물론 나도 시드랑 결혼할 생각이긴 한데.
이렇게 다 뛰어넘고 할 소리인가?
“한다고 했잖아.”
단호한 음성이었다.
절대 무르지 못한다는 듯.
“내가? 언제?”
“아까.”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까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시드가 나를 바라보더니 웃으며 내게로 상체를 숙였다.
쪽.
보드라운 입술이 내 입술에 살짝 닿고 떨어진다.
“키스하면 나랑 결혼하는 거라고 했잖아.”
대체 언제?!
당황하는데 머릿속에서 어렴풋한 목소리가 울렸다.
“키스하고 싶어. 해도 돼?”
“…….”
“키스하면 나랑 결혼하는 거야.”
“……!”
깜짝 놀란 내 눈빛에 시드가 씨익 웃었다.
“이제 기억났어?”
“……아니.”
“루아티샤.”
시드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조금 상처받은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딴청을 피우며 말했다.
“음, 잘 기억 안 나는데 아까처럼 키스 한 번 더 해보면 제대로 기억날 거 같기도 하고.”
내 말에 시드가 웃었다.
이윽고 입술이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