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35)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35화(35/353)
☆제35화 ☆
[〈능력창〉이 하나 더 개방됩니다!]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두 개로 증가했습니다!] [뽑기에서 획득하는 캐시가 상향 보정됩니다!] [〈아프타네스〉와의 소통 채널이 확장됩니다!] [〈내 작품 목록〉 기능이 개방됩니다!] [앞으로는 구매한 소설을 언제든 다시 볼 수 있습니다!]‘와, 이거 엄청 좋은 거 아닌가?’
능력 이상한 거 뽑아도 다른 거 뽑으면 되고!
잘하면 좋은 능력을 두 개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뽑기에서 캐시를 더 많이 준다고도 하고!
‘거기다 내 작품 목록……. 그럼 예전에 소환했던 소설의 능력이 필요해지면 캐시 들이지 않고 불러낼 수 있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정말 최고다!
눈앞을 가득 채우던 빛이 겨울밤의 모닥불 위의 불티처럼 내 주변을 휘돌았다.
슈르륵, 흩날리던 빛이 다시 책에 깃들었다.
그리고.
“……모습이 바뀌었어.”
다시 본 아키투스는 모습이 달라져 있었다.
표지에는 두 개의 하트컷 크리스탈이 마치 모래시계처럼 이어져 있었다.
한쪽만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나머지 크리스탈은 투명했다.
이 투명한 크리스탈에 새 능력을 넣을 수 있다는 거겠지.
[특성 〈러시 앤 캐시〉]독자님!
독자님께서 이 세계에 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는 카르마가 인도한 운명.
인과율이 정한 한계선을 걸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자.
“……얘 또 폼 잡네.”
나는 삐딱하게 알림창을 바라봤다.
당연히 우연이 아니겠지.
내가 베댓 제일 많이 됐다고 뽑혀 온 거잖아!
거기에 무슨 우연이 있겠어!
랜덤 뽑기가 우연이지!
그러니 대비하십시오.
빛이 제 색을 잃고 어둠이 세상을 잠식할 그때를 준비하십시오.
그날이 오면 당신의 가족도, 당신이 사랑하는 자들도 모두 차디찬 삭풍 앞에 스러질 것입니다.
청컨대 잔혹한 겨울을 대비하십시오!
때가 오면 당신의 영향력을 세계에 펼쳐 목소리를 높이십시오!
당신이 움켜쥔 주먹을 치켜들 때, 함께하는 자들이 힘이 될 것입니다.
이제 독자님은 혼자가 아닙니다.
나는 멍하니 글자를 바라보았다.
‘이게 무슨 소리지?’
어둠이 다가온다? 그럼 뭐 세계 멸망 같은 걸까?
로맨스 판타지답게 드래곤이나 마족이 쳐들어온다거나.
함께하는 자들이 힘이 된다니 그럼 파티라도 꾸려야 하나.
마왕을 무찌르는 용사 일행처럼?
“…….”
애써 농담 같은 생각을 해봤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내 가족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다 스러질 거라니. 죽는다고……?’
안나, 낸시, 로라, 틸다.
아레스, 익시온.
그리고.
‘아빠.’
“읏…….”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저릿했다.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는 건 이런 거구나.’
이런 거였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독자님, 당신이 이곳에 태어난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독자님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당신이 보아온 그 수많은 삶들을 기억하세요.
당신의 적성이 맞는 이 특성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말이 끝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힘이 났다.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일.’
“너 지금 토 다니? 너 같이 학벌도 없는 애, 써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못하겠으면 언제든지 말해. 너 대신할 사람 많아.”
그때와 다르다.
여기엔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그렇다면 내가 생각해야 할 건 하나다.
‘내가 그 일을 원하는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세계 멸망 같은 비극은 예정되어 있다.
그 멸망을 막는 것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내 손으로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다면.
‘멋진 일이 아닐까.’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무것도 못한 채 무력하게 비극에 휩쓸리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전생에서도 나는 내 마음대로 살지 못했어.’
삶이, 세상이 내게 갑질하는 것 같았다.
이번 생에선 금수저로 태어나 갑질 좀 피해보나 했더니만, 아무래도 세상이 또 내게 갑질할 모양이다.
이제는 싫다.
누군가가 내 삶을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겠다.
그게 사람이든, 마족이든, 드래곤이든, 뭐든 내 인생은 내 마음대로 살 것이다.
‘그러려면 힘이 필요해!’
타인을 짓밟는 것보다 나 자신을 지키는 데에 더 큰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 힘은一.’
나는 아키투스를 꽉 움켜쥐었다.
“퀘스트!”
[확인하지 않은 퀘스트가 있습니다.] [전부 확인하시겠습니까?]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내 앞에는 그간 새로 받은 퀘스트가 좌르륵 떴다.
나는 한 자도 빼먹지 않고 꼼꼼히 읽었다.
그중에는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고, 내가 알지 못하던 정보가 있기도 했다.
퀘스트를 성공할 방도가 생각나지 않는 것도 있었다.
퀘스트 거절 패널티는 하나도 없었다.
즉, 어려운 건 거절해도 상관없다는 소리.
하지만.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전부 수락!”
나는 확실하게 답했다.
퀘스트에 응하는 내 목소리가 이전과 다르게 느껴졌다.
내가 내 삶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느낌.
‘좋아.’
이게 이렇게 기분 좋은 거였구나.
그때, 알림이 울렸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강대한 힘은 평범함에서〉
독자님의 의지와 결단에 찬사를 보냅니다!
독자님, 힘을 기르십시오!
해서 그 무엇도 독자님의 삶을 거꾸러트리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러나 명심해야 합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일상을 지키는 것입니다.
일상을 지키고 그 안의 행복을 느끼는 것만큼 사람을 강인하게 만드는 것은 없습니다.
당신은 아직 네 살 어린아이.
즐겁게 노세요.
– 조건:
1. 파에라톤 공작에게 뽀뽀 하기
2. 익시온에게 어부바해달라고 하기
3. 아레스와 맛있는 거 먹기
– 보상: 1000캐시 뽑기권
“……뭐야.”
나는 괜히 코를 매만졌다.
악마 놈, 이런 퀘스트를 주다니.
‘……아까 연장 챙기지 말고 주먹만 들 걸 그랬나.’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이제 내 삶에 내가 갑질할 때다.
* * *
해질녘.
공작성 동편 날개의 소회의실.
“막내 아가씨가 온 후로 공작성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특히 각하께서 변하셨지. 무려 맘……라고 하실 정도니.”
“아아, 맘…… 말씀이군요.”
“대체 다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맘이라니?”
“……자네가 부럽군. 아직 그걸 알지 못하다니.”
“모르는 게 약일세. 한 번씩 떠오를 때마다 몸서리와 함께 식은땀이 날 정도니.”
대체 뭐길래 이렇게까지 두려워한단 말인가.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자라도 되는 건가?
“크흠, 흠,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각하께서 유달리 막내 공녀를 아낀다는 겁니다.”
“그야 예쁠 수밖에요. 타렌카 후작가에서 재산을 가져온 걸 보면 안 예쁠 수 있겠습니까?”
“객관적으로 막대한 재산임은 분명하나 파에라톤에서 놀랄 정도는 아니지.”
“그렇소. 다른 가문도 아니고 파에라톤에서 별장이나 마장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소.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사업을 가져왔는가 지요.”
사업을 가져오는 것을 판단하는 건 두 가지다.
얼마나 좋은 사업을 가져왔느냐.
혹은 가져온 사업을 얼마나 잘 굴리느냐.
“텅텅 빈 마나석 채굴 사업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쭉정이일 뿐이야.”
“어리긴 어리군요. 빈 마나석이 묻혀 있는 걸 알고서도 가져온 걸 보면.”
그건 사업을 할 수도 없다.
채굴하는 순간 적자가 날 테고, 그 적자를 메꿀 방법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마나가 없는 마나석은 쓰레기나 다름없는데 누가 사겠는가?
“그럼에도 막내 아가씨가 예쁨 받는 걸 보면 네 살짜리가 그런 성과를 냈다는 게 중요한 거겠죠.”
“막내 공녀는 후계 수업도 받지 않았으니 그 점도 크겠지.”
“그러고 보니 벌써부터 막내 아가씨의 보좌단이 되겠다고 지원하는 이들이 있다지요?”
“디에르 자작도 지원했다더군.”
“디에르 자작이라니……. 천재 중의 천재 아닙니까? 비록 좀 정신이 온전치 않지만.”
“그래, 능력 하나로 자작위까지 따낸 인사니 그가 천재가 아니면 누가 천재겠는가? 비록 정신이 좀 나갔지만.”
“흠…….”
회의실에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마기를 타고 나지 못해서 후계 구도에는 별 영향을 못 미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그림이 이상해졌군요.”
“지금 당장 뭐 어떻게 될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린 싹을 밟는 게 나중의 수고를 더는 일이지요.”
“아무래도 막내 아가씨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 않습니까? 그 점을 이용해보는 건 어떨지…….”
“어찌 생각하십니까?”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상석에 앉은 자를 향했다.
* * *
“후후, 보십시오! 우리 아가씨께서 제게 그려주신 그림입니다!”
“어머, 우리 아가씨께서는 화관을 쓰고 있는 절 그려주셨답니다!”
“제게도 이 그림을……! 울 아가씨는 그림도 잘 그리세요!”
고용인들이 각자 종이 쪼가리를 펄럭이며 하하호호 웃었다.
파에라톤 공작의 보좌, 에르켈 자작이 눈을 비볐다.
‘뭐지? 전에도 본 장면인데?’
공작저의 사람이 공작성의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 아주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막내 아가씨께서 벌써 성의 고용인들을 휘어잡으신 건가?!’
제도의 공작저 때보다 훨씬 빠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음험하게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별거 아닌 것 갖고 호들갑이군.”
파에라톤 공작은 울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 내어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고용인들이 깜짝 놀라 자세를 바로 하며 허리를 숙였다.
다만.
공작님 언사에서 조금 넘어갈 수 없는 게 있었는데.
“화, 황공하오나 각하, 별거 아니라니요. 무슨 말씀이신지.”
공작성 고용인들과 달리, 어느새 간이 배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낸시가 한 마디 올렸다.
“기껏해야 종이 쪼가리 위에 선이 교차되어 있는 거다. 딱히 의미 둘 거 없지.”
그 말에 옆에서 낸시를 말리던 다른 고용인들이 움찔했다.
“막내 아가씨께서 그린 그림에 의미가 없다니, 너무나 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 쪼꼬만 손으로 열심히 저를 생각하면서 그려주신 겁니다. 궁정화가의 작품보다도 가치가 있어요.”
고용인들의 말이 계속될수록 파에라톤 공작의 얼굴에서 온기가 사라졌다.
곁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보좌관, 에르켈 자작이 식은땀을 흘렸다.
‘모두 닥쳐! 각하께선 아직도 아가씨의 그림을 못 받으셔서 그러는 거라고!’
하지만 그의 마음속 외침을 듣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 아가씨가 그려주신 소중한 그림을 모욕당했다는 생각에 눈에 뵈는 게 없었으니까.
고용인들은 본의 아니게 계속해서 파에라톤 공작의 염장을 박박 긁었다.
‘이, 이상은 안 돼. 곧 회의하셔야 하는데 각하께서 폭발하신다. 어떻게든……!”
그때, 에르켈 자작의 눈에 구원자가 들어왔다.
오빠인 익시온의 손을 잡고 뽀짝뽀짝 걷는 사랑스러운 아이.
폭탄 진정제다!
“아가씨!”
루아티샤는 눈물까지 흘릴 기세로 자신을 반기는 에르켈 자작을 보고 흠칫했다.
“루루.”
파에라톤 공작의 부름에 루아티샤가 도도도 그에게 달려갔다.
단번에 루아티샤를 품에 안아 든 그가 오만한 표정으로 고용인들을 내려다봤다.
“그러고 보니 내 딸과 나는 서로의 손바닥에 맹세를 새겨 나눠 가졌다.”
“예?”
“도장에 싸인까지 했으니 절대 무를 수 없지.”
고용인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가씨와 맹세?!’
‘절대 번복할 수 없는, 서로의 손바닥에 새기는 맹세라…….’
기사나 마법사의 충성 맹세처럼 특별한 맹세인가?
‘나, 나도 하고 싶어! 아가씨한테 충성 맹세!’
고용인들이 애타는 눈으로 루아티샤를 바라봤다.
파에라톤 공작의 어깨는 으쓱했고, 루아티샤의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아니, 맹세는 무슨 맹세. 그냥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한 건데…….’
하지만 도저히 진실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부러움에 가득 찬 시선을 받으며 파에라톤 공작은 보란 듯이 루아티샤의 뺨을 꼬집었다.
“그럼 난 회의실로 가봐야겠군.”
그 말만 남기고 파에라톤 공작이 유유히 자리를 떴다.
남아 있는 고용인들이 시무룩하게 침묵한 가운데, 익시온이 어이가 없다는 듯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솜뭉치는 나랑 산책 가기로 했는데?”
저대로 들고 가면 어떡해!
* * *
대회의장 안.
가신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파에라톤 공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회의는 한 달에 한 번 있는 대회의로, 올해의 마지막 월간 회의이기도 했다.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회의이니 그 중요도만큼이나 분위기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파에라톤 공작이 부재했던 지난 3년간, 공작성 내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호랑이가 없는 굴에선 여우가 우두머리 행세를 하기 마련이고, 그 기간이 오래되면 여우는 제가 호랑이인 줄 착각한다.
다시 호랑이가 돌아왔을 때, 자리를 내주기 싫은 것은 당연한 일.
심지어 파에라톤 공작가는 한 나라만큼이나 넓은 땅을 지녔고, 따라서 거대한 행정조직을 가지고 있다.
여우도 여럿.
아직 새끼인 호랑이를 따르는 늑대 무리도 여럿.
그때그때 대세에 편승하는 박쥐들과 남이 떨구는 고기를 노리는 하이에나까지.
그들 모두 각자의 생각으로 오늘 대회의에서 어떤 살코기를 가져갈지 머리를 팽팽 굴리며 서로를 경계 중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대회의장의 문이 열렸다.
뒷문이 아니라 앞문을 통과할 수 있는 자는 단 한 사람, 공작가의 가주뿐이다.
모든 가신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이 주인에게 예를 갖추려는 순간이었다.
‘저, 저건…….’
‘막내 공녀?!’
그들의 눈에 파에라톤 공작에게 달랑 들린 꼬마 아가씨가 들어왔다.
아니, 그간 집무실에 들이는 건 그러려니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대회의에?
“가, 각하.”
결국, 보다 못한 윈체른 자작이 입을 열었다.
“다른 회의도 아니고 대회의 입니다! 가문의 일과 아무 상관 없는 아가씨께서 참석하기엔…….”
“내 딸이 가문의 일과 상관없다라.”
파에라톤 공작의 느긋한 목소리가 윈체른 자작의 말을 잘랐다.
“자작은 그리 생각하나?”
“소, 송구합니다. 다만 아가씨께서 연치가 어리시고, 아직 맡으신 일도 없는지라…….”
“자작 입에서 악취가 나는군.”
파에라톤 공작이 미간을 슬쩍 찌푸리며 제 딸의 코를 덮었다.
윈체른 자작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 악취라니요!”
“치카는 하긴 하는 건가?”
예?
무슨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