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39)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39화(39/353)
☆ 제39화 ☆
“그때, 내가 안 좋은 걸 볼까 봐 눈 가려준 거지?”
파에라톤 공작이 유괴 사건의 진범인 알렌을 공격했을 때 아레스가 루아티샤의 눈을 가려주었었다.
“다 연기였어. 적을 속여 환심을 사는 것도 전략이지.”
“아니야. 아레스는 진심이었어.”
루아티샤가 아레스의 손을 떼어내며 몸을 일으켜 똑바로 그를 마주했다.
“연기든 뭐든 그때 아레스는 내가 험한 걸 보지 않길 바랐어.”
단호한 어조.
“그러니까 아레스는, 내가 유괴당하길 바라지 않았을 거야.”
곧은 시선.
“아레스는 내가 유괴당하도록 돕지 않았어.”
아레스는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내버려 두었지.”
그는 루아티샤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는 네가 유괴당하도록 그냥 방관했어.”
“정말?”
“…….”
“익시온이 발견했을 때, 나는 아직 공작성을 빠져나가기 전이었어.”
루아티샤의 자그마한 손이 아레스의 손을 살짝 붙잡았다.
“아레스, 익시온이 나를 찾아내지 못한 채 내가 그대로 공작성 밖으로 유괴되었다면.”
아레스는 그 자그마한 온기를 떨쳐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럴 수 없었다.
“그때도 내버려 뒀을 거야?”
“그래.”
대답은 빨랐다.
그리고 흔들림이 없었다.
“아니야.”
하지만 루아티샤는 여전히 단호한 태도로 고개를 저었다.
“아레스 거짓말하고 있어.”
아레스가 피식 입매를 비틀었다.
“왜, 내가 널 좋아하니까? 자꾸 그런 헛소리만 할 건가.”
“그런 게 아니야.”
루아티샤는 고개를 저었다.
“아레스는 가주가 되고 싶어 하니까. 공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날 구했겠지. 틀려?”
틀리다고 할 수 없었다.
그간 이 말랑한 푸딩처럼 무른 아이를 완전히 속여넘겼다고 생각했거늘.
본성을 들키고 난 뒤 그 짧은 시간 만에 루아티샤는 아레스를 전부 파악했다.
그런 주제에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온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부정하는 건, 거기다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건一.”
루아티샤가 씨익 웃었다.
그늘 한 점 없는 밝은 미소였다.
“내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니야?”
무표정하게 루아티샤를 바라보던 아레스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
“그래서, 나는 널 좋아하고 결국엔 널 구해줬을 거니까 죄가 없다?”
“아니?”
루아티샤가 무슨 소리냐는 듯 아레스를 바라봤다.
“아레스가 잘못했지.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 납치당하면서.”
“…….”
“나중은 늦어. 아레스는 내가 그런 일 겪는 걸 방관했어. 그러니까一.”
루아티샤가 배를 뽈록 내밀며 허리에 손을 얹었다.
“용서 안 해줄 거야!”
아레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나한테 용서받으려면 노력해!”
루아티샤가 흥, 하고 콧김을 뿜었다.
일렁이던 아레스의 눈동자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는 침묵을 지킨 채 무표정한 얼굴로 루아티샤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의 입술이 열렸을 때.
“그럼 열심히 노력해야겠네.”
그의 얼굴에는 무르익어 짓무른 과일처럼 달콤한 미소가 피어올라 있었다.
“내 사랑스러운 동생에게 용서받으려면.”
그 말을 남기고 아레스는 방을 나갔다.
루아티샤는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 미소는 반칙이잖아…….’
푹, 루아티샤는 침대 위로 쓰러졌다.
마지막에 보였던 아레스의 호감도.
[-444]‘올라간 건 좋은데 왜 하필 -444야?’
무슨 호감도 수치가 이래?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면 한다지.
그러면 죽을 사 세 번이면……?
‘으아아아……!’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루아티샤는 부르르 떨며 이불 속으로 숨었다.
* * *
나는 뾰뵤뵤뵤뵤 복도를 내달렸다.
“아가씨, 그렇게 뛰다 넘어지셔요!”
“안 넘어져!”
“아가씨! 천천히 걸으시면 이따 간식으로 퐁당 쇼콜라 드릴게요!”
앗.
뾰뵤뵤, 뾱뾱, 뾱, 뾱.
그럼 천천히 걸을까.
나는 얌전히 걸어서 아빠의 집무실에 들어갔다.
“아빠!”
“루루.”
나의 깜짝 방문에 아빠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
그래도 뾱뾱뾱 다가가자 자연스레 나를 달랑 안아 들었다.
아빠 앞에는 의사 선생님이 무릎을 꿇은 채 땅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이래서 당황하셨구나.’
나는 아빠의 빵 같은 가슴팍에 기댄 채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아빠, 의사 선생님 죽일 거예요?”
“이 자는 맡은 바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응당 그 책임을 져야 해.”
“죽일 거예요?”
초롱초롱.
나의 눈빛 공격에 아빠가 주춤했다.
“난 진짜 괜찮아요! 건강해요!”
알통을 만들어 보이곤 의사 아저씨한테 눈짓했다.
“마, 맞습니다! 검진 결과, 아가씨께서는 오히려 쓰러지기 전보다 훨씬 더 건강해지셨습니다!”
아빠의 눈썹이 휙 들렸다.
“진짜예요. 쓰러지기 전에는 손발이 차가웠는걸.”
아빠가 내 두 손을 한 손으로 꼭 쥐곤 입술로 열을 쟀다.
슬쩍 내리뜬 눈꺼풀 아래로 뻗은 속눈썹이 길었다.
우와…….
누구 아빠길래 이렇게 잘 생겼지?
“따뜻하군.”
“응!”
“피를 토하는 게 곧 탁기를 배출해내는 거라니.”
아빠가 옅게 한숨을 쉬시더니 검지로 내 이마를 톡, 쳤다.
“너무 걱정시키지 마라.”
“아빠…….”
아빠의 잘생긴 얼굴이 까칠했다.
물론 그래도 잘생겼다.
오히려 예민한 분위기가 더해진 탓인지 평소보다 더 위험하고 퇴폐적인 매력이 풍겼다.
하지만 잘생긴 미남을 앞에 두고도 나는 마냥 좋지 않았다.
‘나 많이 걱정하셨구나.’
찌잉, 가슴이 울렸다.
“아빠, 나 먹고 싶은 빵이 있어요.”
그 말에 아빠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먹고 싶은 빵이 있다고?”
“아가씨께서 드시고 싶은 빵이 있으시다! 당장 조리부에 알려라!”
“어쩌면 유명 디저트 가게 빵일지도 몰라요! 더 팔리기 전에 우선 전국의 빵을 모두 사들이죠!”
아니, 이 성 고용인들 왜 이래…….
말려 봐요, 아빠.
내 시선을 받은 아빠가 오만하게 고개를 까딱였다.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다. 전부 긁어.”
“예!”
아, 아니. 이게 아닌데.
난 아빠 힘내라고 회심의 드립을 준비한 것뿐인데.
내 동공, 떨고 있니?
“그래, 먹고 싶은 빵이 뭐지?”
일단 전국의 빵을 다 사 오라고 명령해놓고 이제 와서 질문을?
떨떠름했지만 어쨌거나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날 곳도 없었다.
그래, 뭐든 빵으로 만든 산에서 질식해서 죽는 것보단 낫잖아.
나는 후우웁, 숨을 들이마셨다.
“세상에서 루루가 젤루 좋아하는 빵이에요!”
활짝 웃으며 아빠를 향해 뿅뿅 사랑의 총을 쐈다.
“아빵!”
“…….”
“…….”
드넓은 집무실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모두가 움직임조차 멈춘 채 나를 바라봤다.
정적.
정색.
이, 이건 좀 아니었나?
내가 너무 나갔어?
미안.
어리광을 좀 떨어봤어야 수위 조절을 하지.
그 순간.
쿠구구궁!
아빠의 주변으로 검은 마기가 치솟았다. 이렇게 화려하게 치솟는 건 처음 본다.
“내 딸이, 내 딸이…….”
아빠가 눈을 희번덕이며 고용인들을 죽일 듯 노려봤다
“들었나!”
“들었습니다!”
고용인들이 흥분한 얼굴로 고개를 마구마구 끄덕였다.
척, 아빠가 손을 내밀자 공작 성의 수석 집사인 헤드윅이 공손히 책을 건넸다.
보석과 금장식으로 꾸며진 게 딱 봐도 심상치 않은 책이었다.
슈르륵一.
아빠의 마기가 책의 금박을 따라 스며들었다.
한가운데의 보석이 검게 물들고 나서야 책이 열렸다.
‘무슨 책이길래 이렇게까지?’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비서(秘書)인가?
아니면 오직 가주만이 볼 수 있는 치부책?
뭔진 몰라도 분명 엄청난 책일 것이다!
나는 고개를 쭉 뻗었다.
이윽고 펼쳐진 책의 맨 앞장의 제목이 보였다.
♡루루 육아일기♡
“…….”
예?
뭔 일기요?
* * *
쪽팔림은 한순간이나 사람의 목숨은 영원…… 음, 암튼 소중하다.
어쨌거나 의사 선생님은 아빠의 손에서 무사히 생존했다.
“아효.”
나는 다리를 툭툭 두들기며 소파에 앉았다.
“무슨 네 살이 이렇게 바빠!”
사람도 구해야지, 배신자도 찾아내야지, 인정도 받아야 하지, 사업도 해야 하지.
“아, 그러고 보니 나 익시온 퀘스트 완료하면서 추가 보상받지 않았나?”
그러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지금 추가 보상을 받으시겠습니까?]“응!”
[추가 보상 계산 중…계산 완료.] [〈에르메스 HERMES 짹〉이 지급 되었습니다.]에르메스……?
내가 아는 그 에르메스?
여기서도 명품이 있는 거야? 근데 왜 빽이 아니라 짹이지? 어쨌거나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욕망에 화답하듯 새로운 창이 열렸다.
저번에 〈행운의 물약〉이 들어 있던 바로 그 창이었다.
창 안에는 에르메스 빽……이 아니라, 아주 쪼꼬만 짹짹이가 그려져 있었다.
‘아니, 오목눈이 귀엽긴 한데. 얘가 왜……?’
뭔가 내 예상과 다른 게 나올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오목눈이 그림을 향해 손을 뻗었고 따스하고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순간, 밝은 빛과 함께 포르르 찌약이가 날아올랐다.
통통한 몸통.
한껏 펼쳐진 찌꼼한 날개.
그보다 더 쪼꼬만 발톱.
“와…….”
진짜 짹이었구나.
에르메스 빽이 아니었구나. 그렇구나.
아니, 아쉽지 않아.
귀여운 짹짹이인걸?
흑흑.
〈에르메스HERMES 짹)
독자님! 귀한 전령 정령을 얻으셨군요!
신들의 전령, 헤르메스의 이름을 부여받은 유능한 짹짹이 전령입니다!
“……뭐야.”
설명에는 제대로 헤르메스라고 표기해놓고 왜 이름은 에르메스야?
나 놀린 거야?
작다고 얕보지 마세요!
이 짹짹이는 신화 속 헤르메스처럼 땅속과 지상을 마음대로 오가며 심지어 명계의 통행조차 자유롭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든! 심지어 스틱스강 너머에 있더라도! 편지를 전해줄 수 있는 충실한 전령 정령입니다!
그야말로 명품 짹, 전령 정령!
– 한마디: “대가를 주고 부려먹어라 짹! 나는 자본주의의 전령이다 짹!”
*독자님의 영향력이 낮아 〈에르메스 짹〉의 능력이 제한되었습니다.
“와아! 진짜 멋진 짹짹이다!”
나는 찌약이를 소중히 손에 보듬었다.
에르메스 빽 따위!
나는 처음부터 갖고 싶지 않았다!
요즘 누가 빽을 사? 짹이 최고야!
“동물 친구라니, 너무 멋지다!”
동심의 세계, 꺄르륵!
“귀여워라! 사랑스러워!”
나는 조그마한 새의 머리에 뺨을 부볐다.
오목눈이가 발로 내 뺨을 팍팍 밀어냈다.
“난 아직 너를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인간!”
“쿠키 먹을래? 정령도 쿠키 먹나?”
“넌 나의 친구다 짹!”
아주 본인 의사가 확실한 새였다.
얘는 신화 속 이름을 부여받았다면서 왜 자본주의에 찌들었담?
‘나도 그런데.’
우리 잘 맞을 거 같아.
‘그런데 능력이 제한된 상태에서도 저승까지 편지를 보낼 수 있다니.’
능력이 제한되지 않으면 대체 뭐가 가능한 걸까?
“우리 친하게 지내자, 에르메스 짹!”
“……빽이 아니라고 나를 홀대하더니.”
오목눈이가 나를 흘기며 조그마한 새발로 테이블을 탁, 쳤다.
그걸 알고 있었나?!
“아니야! 네가 훨씬 좋아! 빽 보다는 짹이지!”
검정깨 같은 에르메스의 눈에는 불신의 기색이 가득했다.
“많이 먹어, 찌약아.”
나는 에르메스 짹이 먹기 편하도록 쿠키를 잘게 쪼개주었다.
“넌 좋은 인간이구나 짹!”
얘도 참…….
……나랑 닮았네.
나는 부리로 쿠키를 쪼아먹는 에르메스 짹을 구경하며 상태 창을 열었다.
루아티샤 L 파에라톤 – 아프타네스의 계약자
특성 〈러시 앤 캐시〉
특성 등급 E
소환 중인 소설 〈시한부 악녀는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
추출 중인 능력 1/5
적용 중인 능력 〈콜록콜록, 왈칵!〉 2/3
패널티 〈김빠진 사이다〉
진행 중인 퀘스트 1. 〈내 재산은 멈추지 않아!(1)〉, 2. 〈집안을 먼저 다스려야(1)〉, 3. 〈청소는깨끗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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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캐시 25600캐시 / 3000캐시 뽑기권,
2000캐시 뽑기권, 1000캐시 뽑기권
보유 아이템 〈에르메스HERMES / 짹〉
이제 퀘스트도 세 개 남았다.
‘마나석 채굴 사업은 보좌단이 있어야 가능하니 일단 이건 보류.’
배신자를 찾아내는 건 아레스랑 협력하기로 했고.
‘그럼 아레스에게 가문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것만 남은 건데.’
어라?
이거 조금 이상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