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41)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41화(41/353)
☆ 제41화 ☆
“…….”
아레스는 말이 없는 나를 보더니 생긋, 미소 지었다.
여전히 설탕 과자로 만든 것같이 달콤해 보이는 미소였다.
“그래서, 결론은?”
“어, 그 감사자를 찾으면 돼. 내가 후작저에서 그 감사자를 봤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보지 못했거든.”
“그래서 내게 업무 일지를 요구한 거구나.”
“응, 지난 3년간 타렌카 후작저에 파견된 감사자 리스트를 확인하면 되니까.”
이 정도 행정력을 보유한 공작가라면 당연히 그 기록이 다 있을 테다.
“제대로 생각했네.”
아레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를 꺼냈다.
내가 요구한 감사자 리스트였다.
거 봐. 이거 가져온 거 보면 아레스는 배신자가 누군지 다 알아내고 왔다니까?
“좀 그냥 알려주지.”
나는 입술을 비죽이며 리스트를 살폈다.
다비드 알루아.
소르비 안테.
이 두 명이 조를 이뤄 반년에 한 번씩 감사자로 왔었다.
“이 두 사람이 내통자겠네.”
“그래?”
아레스의 물음에 나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 이들의 상급자도 잘못했어.”
“흐음?”
아레스는 모르는 척 물었지만 이미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기색이 배이기 시작했다.
자꾸 날 시험하는데, 이쪽에서도 조금 놀려볼까.
“외부 감사 나간 부하가 3년이나 제대로 일하지 않았어. 그런데 그걸 잡아내지도 못하고 오히려 계속 맡겼다니. 부하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당연히 잘못했지.”
아레스의 눈빛이 “그것뿐?”이라고 묻고 있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서히 그의 눈에 실망이 깃들기 시작했다.
나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것보다 더 큰 죄는 타렌카 후작과 내통했다는 거고.”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건 어디서 배웠을까.”
“글쎄, 아레스한테?”
눈을 가늘게 뜬 채 날 바라보던 아레스가 픽 웃었다.
“하지만 어째서 상급자도 배신자인 거지? 실사를 나간 건 이 둘 뿐이고, 상급자는 파에라톤령에만 있었어. 부하의 거짓 보고를 그대로 믿은 건 무능하다는 증거면 모를까, 배신의 증거가 되진 않아.”
“아레스, 날 너무 바보로 보는 거 아냐?”
떠보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이 리스트가 증거야. 삼 년간 실사 나가는 감사자가 바뀌지 않았잖아.”
“그게 증거라고?”
“내가 어떤 사업을 감사한다면 실태 나가는 감사자를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교체할 거야. 할 수 있다면 이중으로 확인도 할 거고.”
회사 다니면서 그랬다.
본사에서 내부 감사로 항상 같은 사람이 오니 감사라 쓰고 접대라 읽는 꼴만 됐다.
진짜로 감사가 이뤄지길 원한다면 연을 만들지 못하도록 사람을 바꿔야 한다.
“이건 품이 많이 드는 감사가 아니야. 그냥 날 만나서 내 상태가 어떤지만 보면 돼. 그런데도 둘이나 보낸 건 그런 이유잖아?”
감사 대상과 결탁하나 서로를 감시하라고.
“어린애도 생각할 수 있는 쉬운 문제야. 파에라톤 정도의 행정력을 갖췄으면 당연히 그런 체계가 잡혀 있겠지. 다른 곳에 나가는 감사자는 어때?”
“……비정기적으로 바뀌지. 정기적으로 바뀌면 인사 변동을 예측하고 또 결탁할 수 있으니.”
“그래. 근데 내가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사람만 3년째 바뀌지 않았다? 너무 구려. 구린내가 풀풀 난다구.”
아레스는 묘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잘 지낸다는 보고도 당연히 부실했겠지. 안 봐도 뻔해. 만나봤어야 보고에 덧붙일 살이라도 있는데 그조차도 없었으니까.”
“……너는 정말.”
“내가 바보가 아니라는 답이 됐어?”
“하.”
아레스가 웃었다.
항상 짓는 달콤한 미소와는 조금 다른 웃음이었다.
흥!
나는 당당하게 배를 쑥 내밀었다.
“그래서 상급자 이름이 뭐야?”
“아센 클라첸.”
나는 손가락을 척! 들었다.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진실은 언제나 하나!”
아레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뭐 어떤가.
이럴 땐 폼 좀 잡아줘야 한다.
“아센 클라첸, 다비드 알루아, 소르비 안테! 이 세 사람이 니콜라스 타렌카와 결탁한 배신자야!”
[퀘스트 〈청소는 깨끗이!(1)〉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캐시 뽑기권이 지급됩니다.] [파에라톤 공작가 내 영향력이 증가합니다.] [아레스가 독자님의 논리력에 감탄합니다!] [아레스가 독자님에게 강한 흥미를 느낍니다!] [축하합니다!] [아레스에 대한 독자님의 영향력이 증가합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호감도는 알아서 해결하세요, 독자님!]다 좋은데 뒤에 쓸데없는 알림이 붙은 거 같은데?
등급이 올라가고 나서 메시지에 사족이 늘어난 듯한 건 나의 착각인가?
그러고 보니 ‘소통 채널이 확장된다’고 했지?
설마 그래서 이러나?
필요 없어! 사기꾼 악마와의 소통 따위!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청소는 깨끗이!(2)〉
독자님을 괴롭힌 방조자들을 완벽하게 잡아내셨습니다!
아동 학대자들에겐 사이다의 맛을!
이것이 바로 훌륭한 로판 독자!
하지만 아직입니다.
이들은 독자님의 양육비를 착복해 주머니를 불렸지요.
마음껏 플렉스하고도 남는 돈이었을 겁니다.
이렇게 뒤가 구린 자들이 돈이 넘쳐날 때 무엇을 할까요?
그렇습니다!
뇌물입니다!
보이는 때를 벗겨냈을 뿐, 아직 청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속에 핀 곰팡이까지 싹 다 제거해주세요!
– 조건: 배신자들의 뒷배 색출
– 보상: 10000캐시 뽑기권, 파에라톤 공작가 내 영향력 증가
10000캐시 뽑기권?!
물론 뽑기권이니까 100캐시로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등급이 올라가며 뽑기에서 획득하는 캐시가 상향 보정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꿀꺽.
침이 넘어갔다.
[좋습니다, 그 탐욕! 로판 독자라면 응당 모든 것을 가질 때까지 만족해선 안 됩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아니, 로판 독자랑 탐욕이랑 무슨 상관이야.
얘 갈수록 아무 말이나 지껄이네.
그때였다.
짝짝짝짝!
박수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아레스가 웃고 있었다.
“박수라도 쳐야 할 거 같은 기세라서.”
아니, 그건 진실을 밝혀내는 탐정들을 따라 하다 보니.
조금 머쓱했다.
“그러면 이 셋을 어떻게 할 셈이야?”
원래는 당장 가서 때찌때찌 맴매할 생각이었지만.
“가만히 놔둘 거야.”
“그냥 놔둔다고?”
“응, 얘네를 봐준 뒷배를 잡아낼 때까지.”
예상치 못한 말이었는지 아레스가 나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큰 고기를 잡으려면 미끼가 필요한 법이니까.”
“과연.”
아레스의 입가에 진득한 미소가 걸렸다.
“그거 참 마음에 드는 말이네.”
아레스가 툭툭 팔걸이를 두드렸다.
“설마 뒷배까지 생각할 줄은 몰랐는데.”
중얼거리는 그의 곁으로 호감도가 오르락내리락하길 반복했다.
복잡한 생각을 하며 애써 나를 밀어내고 있을 게 뻔하다.
‘저러다 다시 -666까지 가는 거 아냐?’
나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왜, 탐나?”
아레스가 무슨 소리냐는 듯 쳐다봐서 나는 양 주먹을 뺨에 착 붙였다.
“루루가 너무 귀여우니까 탐낼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아무리 루루를 탐내도 소용없어!”
“…….”
“루루는 아레스의 경쟁자니까! 아레스의 수하가 될 수 없어.”
아레스의 표정이 참으로 볼만 했다.
어쨌거나 오르락내리락하던 호감도는 멈췄다.
그것도 꽤 오른 상태에서.
[-281]“진짜 알다가도 모르겠어, 넌.”
“당연하지! 루루는 양파니까.”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아레스를 향해 나는 눈을 찡긋해 보였다.
“까도 까도 끝이 없거든.”
“…….”
아니, 그렇게까지 정색할 건 없잖아…….
나름대로 분위기를 풀어보자고 한 건데.
나도 상처받는다고.
“너는 왜 나를 의심 안 해?”
“응?”
“지금 도와주고 있으니 의심하지 않는다는 헛소리는 하지 마.”
아레스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며 이어 말했다.
“도와주는 척하며 네가 날의 심하지 못하도록 유도 중일 수도 있으니까. 그 생각도 못할 정도로 네가 멍청해 보이지도 않고.”
“그러니까 아레스가 배신자들의 뒷배일 수 있다고?”
“난 이미 네가 유괴당하는 걸 방관했어.”
“진짜로 공작성 밖으로 나가면 구해줄 생각이었지만 말이야.”
“그건 모르는 거지. 일어나지 않은 일을 단언하지 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아레스를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치만, 아니잖아?”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아레스의 방식이 아닌 걸.”
아레스는 무언가 말할 듯 입을 열었다가 도로 닫았다.
짧은 침묵 후, 그가 물었다.
“……네가 어떻게 알아?”
“그야 당연히 알지?”
아레스는 나를 빤히 보더니 입매를 올렸다.
“너 같은 애는 처음 봐.”
“칭찬으로 들을게.”
대답은 없었지만 나는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침묵은 긍정이니까!
“어쨌거나 뒷배를 잡아야 하는데 이 셋이 자주 만나는 윗분 없어? 적어도 상급자인 아센 클라첸은 접촉했을 거 같은데.”
“딱히 눈에 띄는 접촉은 없었어. 평범한 수준이었지.”
나한테 오기 전에 이미 배신자를 알아냈던 만큼 그 부분도 조사해 보았던 모양이다.
“보고 라인은?”
“여기서 끝이야. 감사자를 선정하는 권한은 전부 아센 클라첸에게 있었어.”
흠, 그렇다면 내 생활에 대한 보고가 어떻게 위로 올라갔는지 파봤자 알 수 있는 건 없다는 뜻이다.
아마 이들이 줄을 댄 뒷배는 실무자가 아니라 저 위에 있는 권력자일 테니까.
“으으음, 그럼 오늘 당장 알아낼 수 있는 건 없네.”
역시 뒷배는 조무래기들처럼 서류만 보고 딱 찾아낼 수는 없다.
미끼를 활용할 수밖에 없겠는데 어떻게 활용한담?
“그러고 보니 내 동생, 좋아하는 게 있다면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조, 좋아하는 거?”
“응, 빵 말이야.”
……일절만 해라. 제발 일절만!
이 얘기 왜 또 나와!
하나도 재미없거든?!
“아빵이랑 오빵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다던데.”
아레스는 무서운 사람이다.
무려 아빵과 오빵을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발음하다니.
“그래서.”
아레스가 테이블에 팔꿈치를 얹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한층 거리가 가까워지며 반듯한 이마 위로 흑발이 가볍게 흔들렸다.
“그 오빵은 어느 쪽 오빵이야?”
부드러운 아레스의 눈매가 꿀처럼 달콤하게 휘었다.
아주 유혹적인 눈웃음이었다.
역시 요망한 불여우 경국지색!
* * *
요망한 불여우 경국지색을 상대하는 건 정말 엄청난 심력을 필요로 했다.
네 살 응애인 나는 아레스가 나가자마자 곯아떨어져 아침까지 자버렸다.
그리고 어제 못 먹은 저녁까지 합해서 야무지게 아침을 먹은 지금!
나는 눈을 반짝 빛냈다.
“흥, 베일에 싸인 흑막 뒷배 따위, 로판 독자님한테 걸리면 단번에 밝혀진다는 말씀이야!”
나에겐 수천 권의 로판이 함께한다!
서류를 봐서 밝힐 수 없다면 능력을 사용하면 될 일!
비바 판타지 능력!
치트키 최고다!
나는 아키투스의 표지를 쓰다듬었다.
“클라이막스를 읽던 중이라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내 작품 목록’에서 또 소환할 수 있으니까.”
[캐시를 사용해 새로운 〈소설〉을 소환하시겠습니까?]“응.”
[소환할 〈소설〉을 말씀해주십시오.]망설임 따윈 없다!
나는 일찌감치 소환할 소설을 생각해놨다.
“후후, 역시 그거면 충분하지. 〈남편은 됐고, 돈이나 벌렵니다〉!”
이 소설의 여주는 〈제왕안〉의 소유자다.
무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부 볼 수 있는 능력!
처음에는 능력이 완전하지 않아서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지만, 개화 후에는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단 말씀!
이 능력이면 배신자들의 과거를 봐서 누구에게 뇌물을 상납했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후 미래에 대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알림창을 바라봤다.
그런데.
[캐시가 부족합니다.]“헐?”
나는 보유 캐시를 확인했다.
– 보유 캐시: 25, 600캐시, 3000캐시 뽑기권(x2), 2000캐시 뽑기권, 1000캐시 뽑기권
“아니, 뭔 소설이 이렇게 비싸?!”
장편 앞에서 25, 600캐시는 너무나 초라한 액수였다.
“이거 전편 소장했는데, 내가 그렇게 돈을 많이 썼나?”
그래도 후회 없다. 이 소설은 빵 맛집이었으니까.
여주인공이 잠결에 남주 가슴이 따끈따끈 갓구워낸 빵인 줄 알고 조물조물거렸었다.
남주는 파렴치한 보듯 여주를 봤고.
그 후 여주를 보면 가슴을 가리던 남주가 어느새 스스로 단추를 하나 더 푸는 게 내 취향이었다.
“역시 빵이 중요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빵과 오빵 때문에 상처받았던 마음이 흉에 달린 큰 빵을 생각하고 치유됐다.
“제왕안은 다음에 소환해야겠다.”
다른 소설을 생각해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
“이왕이면 최대한 짧은 게 좋겠는데.”
소설 보다가 댓글로 이대로 끝내지 말고 계속 써달라고 울부짖은 게 몇 번이었던가.
외전만 300편 써달라던 내가 짧은 소설이 뭐 있나 찾고 있으니 아이러니였다.
한참 생각하다 보니 딱 맞는 게 떠올랐다.
‘그래, 그거면 완벽해!’
무엇보다 80편 완결이었다.
그야말로 가성비 끝판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