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42)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42화(42/353)
☆ 제42화 ☆
“소설 소환!”
[소환할 〈소설〉을 말씀해주십시오.]“〈찐 폭군을 보좌하게 되었다〉.”
[캐시를 사용해 소설 〈찐 폭군을 보좌하게 되었다〉를 소환합니다.] [특성 〈러시 앤 캐시〉를 사용해 〈소설〉 속 여주인공의 능력을 추출합니다.]파라라락一.
책이 빛나며 책장이 넘어가고 기존의 글자가 사라지고 새로운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떠오르는 네 개의 하트 컷 크리스탈.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이 다섯 개인데 하나를 쓰고 있는 상태라 네 개만 나온 듯했다.
“잘 뽑아야 해.”
이번에도 〈콜록콜록, 왈칵!〉 같은 거 뽑으면 망한다.
내게 남은 기회는 한 번!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곤 맨 오른쪽에 있는 크리스탈을 골랐다.
제발……!
[능력 〈세금 폭탄을 맞아라!〉를 선택하셨습니다.]‘세, 세금 폭탄?!’
뭔가 듣는 것만으로도 소시민의 가슴이 떨리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납세는 준법 시민의 의무!
능력의 이름만 봐선 이게 내가 원하는 게 맞나 아닌가 긴가민가했다.
[능력을 장착합니다.]내가 잡고 있던 보석이 파르르 날아올라 책 표지에 있는 크리스탈 중 투명한 쪽에 스며들었다.
이제는 두 크리스탈이 모두 붉게 물들었다.
[능력 〈세금 폭탄을 맞아라!〉]– 공감 글귀:
하, 시밤.
다른 빙의자들은 말만 폭군이지 백성들에겐 일 잘하는 성군인 황제를 만나서 알콩달콩 연애하던데.
나는 왜 이딴 찐 폭군의 보좌관으로 빙의해버린 걸까.
그것도 나라가 망하면 나 역시 죽는 역할로.
‘그래도 국고가 이렇게 텅텅 빌 필요까진 없잖아!’
돈이 있어야 나라를 굴리지!
백성의 고혈을 착복하는 탐관오리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내가 이 새끼들부터 일단 다 조진다.
〈찐 폭군을 보좌하게 되었다〉의 여주인공이 부들거리며 분노했던 구절입니다.
황제의 수족으로서, 나라와 목숨이 연동되는 마법에 걸린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폭군을 열심히 보좌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텅텅 빈 국고를 다시 채우기 위해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세금 포탈을 수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독자님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 능력 효과: 대면한 소득자의 소득을 추적해 과세 후, 징수할 수 있습니다.
– 사용 가능 횟수: 0/5
하, 저 짧은 구절만 봐도 그때의 재미가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작가님, 왜 80편만 쓰셨어요. 500편 써주시지.
울 여주 일만 하다 완결 나서 눈물 나네.
근데 난 네가 500편 동안 일만 하면 좋겠어.
“히힛!”
내 일이 아니면 된다, 내 일만 아니면!
그러고 보니 〈찐. 폭. 보〉의 여주는 정말 소처럼 일해서 좋은 능력이 많았다.
물론 내가 앞으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능력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역시 가성비 끝판왕!
‘거기다 내가 원하던 능력을 뽑았어!’
바로 여주의 자금 추적 능력.
“좋아, 좋아!”
뇌물을 받은 것도 소득이 생긴 것!
불법 소득도 소득이니 당연히 추적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과세해서 징수까지 할 수 있다니.
‘물론 세금 때리는 건 여기 법률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라는 물론 세계관도 다르니 당연히 세법도 다를 텐데.
‘거기다 세금 징수는 또 어떻게 하는 걸까.’
불법 소득자한테 세금 내라고 한다고 ‘예, 알겠습니다’하고 낼 리가 없잖아.
‘뭐, 그런 능력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써보면 알게 될 것이다.
‘다만 문제는 내가 소득자의 얼굴을 봐야 한다는 건데.’
〈찐. 폭. 보〉의 여주도 능력창에 쓰여 있는 것처럼 ‘대면한 소득자’의 소득만 추적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직급 있는 가신이 뇌물을 바칠 정도의 거물을 만날 기회가 있을까?’
적어도 장로급일 터.
저번처럼 대회의에 참석하면 가능할 거 같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아, 내게도 보좌단이 설치돼서 가문의 일에 참여하게 되면 편할 텐데.
‘그냥 아빠 집무실에 죽치고 있을까?’
하지만 이것도 언제 올지 모르잖아.
어쩌지?
* * *
“가문의 주요 인사들을 모두 만나고 싶은 거라면 곧 있을 신년 대연회를 노리면 돼.”
아레스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내 두 눈이 단번에 초롱초롱해졌다.
“오, 곧 새해니까 신년 연회 하는구나!”
로판 세상의 신년 대연회!
진짜 설레고 두근거린다!
‘타렌카 후작저에 있을 때 나는 신년 대연회는 참석도 못 했으니까.’
그땐 정신없이 바쁜 부엌에서 심부름을 도왔었다. 밥도 제대로 주지 않아 손님들이 남긴 음식을 허겁지겁 입에 밀어 넣으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구!’
“연회장 엄청 예쁘게 꾸미겠지? 어떻게 꾸밀까! 그리고 사람들도 멋지게 잔뜩 차려입고 오고! 서로 우아하게 이러어케! 인사도 하고! 부채도 살랑살랑!”
나는 치맛자락을 잡고 핑그르르 돌며 인사한 후 손부채를 부쳤다.
상상만으로도 눈 호강이다!
“그렇게 기대돼?”
“응, 당연하지!”
웃으며 묻는 아레스에게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잔뜩 꾸민 연회장이랑 차려입은 사람들. 거기에 또 어떤 게 기대될까, 내 동생은.”
“그리고, 그리고 그 고상하고 우아한 태도 가운데 오가는 은밀한 사교계의 기싸움!”
“……응?”
“그곳은 또 하나의 전장! 혀에 칼을 숨기고 서로를 찌르는 냉혹한 세계! 그것이 바로 사교계의 정치!”
“…….”
“누가 더 우위에서 있는가!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때로는 위엄 있게! 때로는 유치하게라도!”
“…….”
“그러나 그 싸움에조차 낄 수 없는 사람들은 그 기싸움을 지켜보며 어느 쪽에 붙어야 할지 치열한 계산을 하겠지!”
응, 응!
너무나 멋진 대연회야……!
“……누가 내 동생에게 그런 걸 가르쳤을까.”
수천 권의 로판이 나의 스승이다!
나는 눈을 번쩍 빛냈다.
“앗, 그리고 맛있는 음식도 잔뜩 있겠지? 케이크랑 초콜릿이랑 푸딩이랑!”
정치 싸움에 참전하던 여주들도 있었지만, 식도락 삼매경에 빠진 여주들도 많았다.
여주들은 평소에도 맛있는 거 많이 먹던데, 그만큼 연회 음식은 더 맛있다는 거겠지?
“혹시 초코 분수도 있을까?”
신기한 생물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아레스가 결국 피식 웃었다.
“초콜릿 분수는 여태 없었지만.”
그가 내 뺨을 톡 쳤다.
“내 동생이 원하는 걸 보니 꼭 만들라고 해야겠네.”
“와아!”
나는 두 팔을 번쩍 들고 아레스를 꽉 끌어안았다.
“아레스 멋져!”
나를 내려다보는 아레스의 얼굴에 설핏 미소가 깃들었다.
겨울이 아니라 봄이 온 것만 같은 미소였다.
어쩌면.
어쩌면 아레스와 나 사이에도 꽁꽁 언 얼음이 서서히 녹아 따스한 봄이 오기 시작한 게 아닐까.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아레스가 정색했다.
순식간에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치.
또 밀어내는구나.
루루의 귀여움에 반항하는 것은 의미 없는 짓이거늘!
나는 흥, 콧김을 뿜으며 약해지는 마음을 애써 단단히 다졌다.
[-203]그래도 많이 나아졌어!
“아무튼 그럼 신년 대연회에는 가신들이 다 참석하는 거야?”
“못 움직일 정도로 아픈 게 아닌 이상 거의 참석하지. 오히려 월간 대회의 보다 참석률이 높아.”
“그래?”
“일선에서 물러나 월간 회의에는 잘 참석 안 하는 원로들까지 오거든.”
“와! 잘됐다!”
그렇다면 빠짐없이 대면해서 소득을 추적할 수 있을 터!
“자, 그럼 이제 말해 줄래?”
“응?”
아레스가 나를 들어 소파에 앉히곤 내 옆에 앉았다.
“가문의 주요 인사를 볼 수 있는 때를 물어본 이유.”
“그거야, 나는 이제야 겨우 공작성에 돌아왔으니까. 인사하면 서로 좋을 거 같아서 그런 거지.”
“배신자들의 뒷배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레스가 나를 빤히 보며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아레스, 눈치 너무 빨라.”
뭐, 나도 아레스가 당연히 눈치챌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레스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더니 턱을 괴었다.
“이상하네. 왜 만나고 싶어 할까. 얼굴을 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게 아닌데.”
뜨끔!
진짜 눈치 빠르잖아?
나는 조개처럼 입을 다물었다.
“몇 마디 이야기를 해서 캐낼 수도 없고.”
흐음, 아레스가 의심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마에 ‘나 뇌물 받았다’라고 써 붙이고 다니는 게 아니니까.”
“어, 어어. 그치! 누가 그런 걸 이마에 써 붙이고 다녀!”
물론 나에겐 보인다.
“벼, 변태두 아니구!”
그 변태의 모습이!
“흐응一.”
비록 내 눈에는 이마에 ‘까꿍! 나 탈세범이지롱!’ 비슷하게 써 붙인 게 보이지만.
어쨌든 본인이 붙인 건 아니지 않은가.
삐질삐질.
아레스의 시선이 따끔따끔하다.
‘아니, 일단 누군지 알아낸 다음에 그럴싸한 논증을 만들려고 했는데.’
이래서야 어쩔 수 없다.
아효, 한숨을 내쉬고 아레스에게 진지하게 시선을 맞췄다.
“아레스는 내 협력자니까.”
“한시적이지만.”
아씨, 진짜.
“그래, 아레스는 한시적 협력자이자 내 오빠니까 알려줄게.”
아레스의 눈빛 역시 진지해졌다.
나는 큼큼, 헛기침을 한 후에 소리를 낮춰 입을 열었다.
“사실…… 나는 말이야.”
말을 끊고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물론 방안엔 아레스와 나 단 둘뿐이었다.
하지만 대비해서 나쁠 것 없지!
내가 손으로 동굴을 만들자 아레스가 신중한 얼굴로 귀를 가져다 댔다.
나는 아레스의 귓가에 속닥속닥 말했다.
“나는…… 관심법을 쓸 수 있어!”
“뭐?”
아레스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는 당당히 배를 쑥 내밀었다.
흥이다, 요 녀석아!
궁금하긴 했나 보지!
한시적 협력자에 -184의 오빠면서?!
누구야,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아레스는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뭐 알려주지 않아도 좋아. 뭔가 알아낼 방법이 있다는 거지?”
“응. 근데 직접 얼굴을 봐야 해.”
조금 전에 실컷 놀렸으니 나는 진지하게 아레스를 바라봤다.
“애기 눈은 진실의 눈이야. 때 묻지 않은 아가의 눈에는 하늘의 기운이 흘러.”
“아, 그러셔.”
반응이 재미없어졌다, 쳇.
“루루처럼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애기 눈에는 나쁘고 부정하고 사특한 게 다 보여!”
눈을 깜빡깜빡하자 아레스가 픽 웃었다.
“나는 몰라봤으면서.”
“제대로 봤지! 아레스는 나한테 나쁜 사람 아냐. 날 좋아하니까!”
활짝 웃으며 아레스를 바라보자 그가 도톰하게 올라온 내 볼살을 살짝 꼬집었다.
어?
이 반응. 뭔가 발전한 거 아닌가?
“그럼, 지금 나는 어느 쪽이야?”
아레스가 내 쪽으로 얼굴을 기울였다.
콩, 이마가 맞닿았다.
“착한 쪽일까, 아니면一.”
아주 가까이서 보는 아레스의 눈동자는 빨려 들어갈 것처럼 아득하게 아름다웠다.
나른하게 휜 살짝 쳐진 눈매.
매끈한 호선을 그리는 붉은 입술.
“一나쁜 쪽일까.”
속삭이는 목소리.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
푸우, 숨을 내뱉고 나서야 나는 그간 호흡도 멈추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나쁜 쪽. 나쁜 쪽이야.”
“내가 나빠 보여?”
아레스가 눈썹을 늘어트리며 아련하게 날 바라보았다.
그 누가 지금 그의 모습을 보고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뚝심 있는 로판 독자.
미인의 압박에도 의견을 철회하지 않았다.
“시, 심장에 나빠…….”
이런 미인계는 정말 나쁘다.
미모가 너무 대단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박력이 있구나.
“가슴이 콩닥콩닥한다구.”
“저런.”
아레스가 피식 웃었다.
“역시 우리가 남매긴 하구나. 그 점은 닮았네.”
“응?”
그게 무슨 뜻이야?
하지만 아레스는 내 의문에 대답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
“어쨌거나 얼굴을 보면 뇌물 수수한 걸 바로 알 수 있다는 거지?”
“응, 이번에는.”
“뭐 좋아. 솔직히 얼굴만 보고 뇌물을 받은 걸 아는 게 믿기진 않지만.”
아레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협력하기로 했으니까.”
“응!”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는 차근히 신년 대연회의 계획을 세웠다.
“초코 분수랑 또 뭐가 좋아?”
“K-치킨.”
“케이치킨?”
뭐, 사실 계획이랄 것도 없었다.
그날은 나의 첫 대연회를 즐겁게 즐기면 된다.
알아챈 뒷배에 대해선 이후 아레스와 상의한 뒤 신중히 접근하는 것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와 처음으로 맞게 되는 새해.
내 나이를 알고 맞게 되는 새해.
너무너무 기대된다!
* * *
“자아, 다 됐어요, 아가씨.”
“편한지 걸어 보실래요? 옳지, 돌아보시고.”
내가 뽀짝뽀짝 걷다 핑그르르 돌자 “하아아아아一” 하는 신음 소리가 언니들에게서 터져 나왔다.
낸시는 진짜로 쓰러지고 안나는 눈물을 왈칵 터트렸다.
뭐, 그 정도야 정상이었다.
로라는 내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고, 틸다는 또 심장을 뽑겠다고 조용히 칼을 쥐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루아티샤 파에라톤.
오늘로 막 5세.
내가 봐도 귀염뽀짝 말랑콩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