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45)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45화(45/353)
☆ 제45화 ☆
* * *
아레스의 말 한 마디가 불러 온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그렇다면 요젠하임 백작을 축출하겠다는 건가?’
‘설마 원로원에 대한 선전포고?!’
‘그런데 막내 공녀님을 위해 나서주신 거야?’
‘그 아레스 도련님이?!’
그 말이 담고 있는 뜻도, 그 말을 한 사람도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놀란 사람이 아레스 본인이었다.
제가 한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一.’
아레스는 제 품에서 훌쩍이는 루아티샤를 토닥였다.
‘철회하고 싶지 않아.’
“울보 다 됐네, 내 동생.”
“나 울보 아냐. 무서웠단 말야. 삼촌이 생각나서.”
그 말에 아레스의 손이 멈칫했다.
이내 그는 루아티샤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그래, 그럼 씩씩하네. 잘 일렀어.”
“웅!”
아레스는 히히 웃는 루아티샤의 콧잔등을 톡 쳤다.
“아레스 공자님.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신중히 발언하십시오.”
“내가 주워 담을 말을 할 사람으로 보였다니. 백작도 늙은 건가.”
사르르 눈매를 휘는 아레스를 보고 요젠하임 백작이 턱수염을 부르르 떨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말 한마디를 안 지고!’
“아레스 공자님, 아무리 그러셔도 아무 증거도 없이 원로원을 공격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입니다.”
요젠하임 백작의 주변에 있던 원로들이 하나둘, 입을 열었다.
“설령 증거가 있더라도 최소한의 절차는 밟아주셔야지요. 오랫동안 파에라톤에 봉사한 가신들에 대한 예를 지켜주십시오.”
“원로원은 가주께서도 마음에 안 든다 하여 함부로 축출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일단 한 가지 확실히 하지. 요젠하임 백작은 원로원의 수장일 뿐. 그의 죄를 묻는 게 곧 원로원을 핍박하는 건 아니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장을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은 충분히一.”
“아니면 요젠하임 백작의 죄에 원로원 전체가 동참했다는 뜻인가?”
그 말에 입을 열던 원로들이 조용해졌다.
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던 원로가 입을 열었다. 루아티샤가 까칠 할아버지라고 불렀던 바로 그 원로였다.
“공자님의 말씀이 틀린 건 아니지.”
“칸도르 백작님!”
“그렇지 않나. 물론 절차를 거쳤다면야 좋았겠지만.”
칸도르 백작의 날카로운 눈매가 아레스를 향했다.
아레스는 안색 하나 바꾸지 않았고, 칸도르 백작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나는 요젠하임 백작의 죄를 함께 지고 갈 생각이 없네. 난 요젠하임 백작과 함께 뒷구멍으로 돈 받은 적도 없고. 자네들은 아닌가?”
“무, 무슨 말씀을. 당연히 저희도 상관없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우리가 나설 필요 없지. 공자님께서도 아까 말씀하시지 않았나. 요젠하임 백작 개인에 대한 의혹이라고. 그렇지 않습니까, 공자님.”
‘과연 칸도르 백작.’
아레스는 감탄했다.
칸도르 백작의 발언은 요젠하임 백작과 선을 긋는 것과 동시에, 아레스에게도 경고하는 것이다.
자신이 나서서 이렇게 정리를 했고, 앞선 발언도 있으니 원로원까지는 건들지 말라고.
아레스는 빙그레 웃었다.
“칸도르 백작이 들은 게 맞다. 분명 나는 그리 말했지.”
“그럼 우리가 관여할 일은 아닌 것 같군요.”
과연 원로들도 기세를 누그러트리며 뒤로 물러났다.
‘젠장, 저 칸도르 놈은 왜 끼어들어선!’
요젠하임 백작이 속으로 이를 갈았다.
원로원을 함께 끌고 들어가려 했는데 저 늙은이가 나서는 바람에 망했다.
하지만 여기서 밀릴 순 없다.
‘증거는 없어. 확실해.’
만약 있었다면 아까 증거 운운할 때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제가 공자님을 잘못 봤군요. 그래도 직계 자제분 중 가장 말이 통하는 분이라고 생각했건만.”
“저런. 젊은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모양이야. 일선에서 물러날 때가 됐나 보군.”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그 팽팽한 대립을 깬 건 소란을 전해 듣고 나온 파에라톤 공작이었다.
“무슨 일이지?”
요젠하임 백작은 파에라톤 공작의 얼굴을 보고 반색했다.
“각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아무런 절차도 거치지 않고, 그것도 증거도 없이 원로원의 수장을 치죄한 건 명백한 잘못이다.
제 자식이라고 해서 싸고도는 것 하나 없는 파에라톤 공작이니 이 일을 어떻게 판결할지 분명했다.
“아레스 공자께서 저를一.”
“흐엥, 아빠 루루 아파요.”
그때 아레스 품에 안겨 있던 막내 공녀가 파에라톤 공작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나쁜 할부지가 루루 아프게 해써.”
요젠하임 백작은 루아티샤를 비웃었다.
‘저게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멍청하긴. 상대는 파에라톤 공작이라고.’
저 막내 공녀가 공작에게 조금 어여쁨을 받는다고 듣기야 했다.
하지만 파에라톤 공작이 공적인 이야기 도중 허락 없이 끼어드는 것을 용납할 리 없다.
그런데.
“널 아프게 했다고.”
파에라톤 공작의 목소리가 음산했다.
천천히 루아티샤에게서 고개를 돌려 요젠하임 백작을 쳐다보는 시선이 섬뜩했다.
‘어? 이, 이게 아닌데?’
뒤늦게 요젠하임 백작이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지만 이미 늦었다.
“원로원의 수장이라는 작자가 공작가의 직계를 보필하긴커녕 오히려 아프게 하다니. 감히.”
“가, 각하…….”
“내가 그간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웠던 모양이야.”
뚜벅, 뚜벅.
파에라톤 공작의 발걸음 소리가 정적에 감싸인 연회장에 울렸다.
공작의 뒤에 있던 수석 보좌관, 에르켈 자작이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각하! 아무리 그래도 요젠하임 백작은 원로원의 수장입니다!”
“그게 뭐.”
자신을 슥 돌아보는 파에라톤 공작의 눈빛에 에르켈 자작이 핼쑥해졌다.
딸 아프다는 말 한마디에 눈 돌아간 것 좀 봐!
“파에라톤이 시골 영지 하나 가진 한미한 가문도 아니고, 왕국 하나보다도 큰 영토를 가지고 있는 대가문이지 않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가문 내에 질서가 있는데…….”
요젠하임 백작의 목을 쳐도 된다.
하지만 여기, 이 자리에서 제대로 된 절차나 이유 없이 치면 안 된다.
‘물론 각하께는 그 어떤 것보다 제대로 된 이유라는 건 알겠는데!’
아무튼 안 된다구요!
주변에서도 에르켈 자작을 도와 만류하기 시작했다.
“저어, 각하. 일단 아가씨께서 먼저 요젠하임 백작에게 돈을 떼먹었다며 뇌물 받았단 누명을 씌웠습니다.”
“어린아이를 거칠게 압박한 건 잘못이긴 하지만, 일단 때린 것도 아니고……. 백작도 해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워낙 당황해서 그런 거겠지요.”
“내 딸을 거칠게 압박했다고?”
파에라톤 공작의 시선이 더 날카로워졌다.
틀렸어…….
이 인간 듣고 싶은 거만 듣고 있잖아.
“우, 우선 아가씨 말씀을 들어 보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발 뭐라도 말해줘요!
아프다거나 쟤 죽이라는 말 빼고요!
지금 다른 사람 말은 뭐라 해도 안 들을 테니까!
에르켈 자작이 눈물 대신 땀을 흘리며 루아티샤를 바라봤다.
그 절절한 시선에 루아티샤가 고개를 끄덕여서 화답했다.
“응, 아빠, 저 할부지 나쁜 놈이야.”
예?
제 뜻은 그게 아니었는데요?
“나쁜 놈이라고?”
“웅, 뇌물 받았어.”
그 말이 불러온 파장은 아까와 비할 수 없었다.
“루아티샤 공녀!”
분노와 당혹감으로 얼굴이 새빨개진 요젠하임 백작이 소리를 질렀다.
“이제 어리다는 말로도, 잘 모른다는 말로도 넘어갈 수 없습니다! 이 일을 원로원에 올려 공식적으로 항의하겠습니다! 있을 수 없는 처사입니다!”
“시끄럽다, 백작.”
“각하!”
“루루,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겠지.”
“웅, 나 삼촌네 있을 때 봤던 사람 여깄어. 저 아저씨들이야.”
루아티샤가 가리킨 사람들이 움찔했다.
다비드 알루아와 소르비 안테.
둘 다 타렌카 후작저에 감시자 역할로 갔던 자들이었다.
파에라톤 공작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저 아저씨들이 삼촌이랑 하는 이야기 들었어.”
그 한마디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원로들도, 다른 가신들도 전부 루아티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삼촌이 처리는 잘하고 있냐고 물었어. 그러니까 저 아저씨들이 요젠하임 백작님이 뒤에 있으니 문제없다고, 들킬 걱정 말라구 했어.”
단순한 말이었지만, 내포하고 있는 뜻은 엄청났다.
모두가 그 의미에 경악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정적 가운데 파에라톤 공작의 목소리가 울렸다.
“호오.”
붉게 빛나는 눈동자가 요젠하임 백작을 향했다.
“그렇다는데?”
“그, 그, 그것이…….”
“타렌카 후작과 결탁해 허위 보고를 한 감사자들이 ‘백작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확실한 증언이군.”
“아, 아가씨께서 잘못 들은 게 분명합니다! 제가 그럴 리 없지 않습니까!”
“잘못 들은 이름이 하필 원로 원의 수장인 그대의 이름이라……. 그때 루아티샤는 가신들의 이름 하나 제대로 알지 못했을 텐데.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군.”
“모함입니다! 저는 저들로부터 뇌물도, 청탁도 받은 적 없습니다. 그러니 아가씨께서 들었다는 말이 모함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내 딸이, 아무런 연관도 없는 백작의 이름을 듣자마자 타렌카 후작과 엮으며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 모함했다?”
누가 들어도 황당한 말이었다.
“뭘 위해서?”
그러나 요젠하임 백작은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럼 정말로 끝이니까.
“아가씨께서는 성에 돌아오시자마자 사업을 시작하겠다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가문의 일에 대한 욕심이 크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저를 축출해一.”
“후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는 원로원의 수장을 제 편으로 끌어들이긴커녕 목을 치려 한다라.”
파에라톤 공작이 픽 웃었다.
“그래서 내 딸이 얻는 게 뭐가 있지?”
“그, 그건 본보기로…….”
“그리고 정말 그럴 작정이었다면 이리 허술하게 진행하지 않았겠지.”
“맞아! 오히려 할부지를 따로 찾아가서 압박한 다음 원로원을 내 맘대로 좌우했을 거야!”
루아티샤가 손을 붕붕 흔들며 끼어들었다.
응?
아가씨?
에르켈 자작 및 가신들은 황당한 얼굴로 루아티샤를 바라봤다.
“내가 글케 바보인지 알어? 차암나! 아까부터 모함이니 내 계략이니 하는데 진짜 계략이 뭔지 보여죠?”
알통을 보여주며 성질을 내던 루아티샤는 그제야 저를 향한 무수한 시선을 느꼈다.
앗차.
도로록 도로록, 눈을 굴리며 눈치를 보던 루아티샤가 양손을 두 뺨에 착 붙였다.
“루, 루루는 착해. 날개 없는 천사야. 할부지가 나쁜 놈이라서 나쁜 놈은 나쁘다구 한 곤데.”
“…….”
“…….”
아이고, 이 아가씨야.
에르켈 자작은 이마를 짚었고 아레스는 푸하하, 웃음 터트렸다.
그리고 파에라톤 공작은 날카로웠던 게 언제였냐는 듯 딸아이의 머리를 푹 눌렀다.
“과연 일리 있는 말이군. 내 딸이 천사가 아닐 리 없지.”
저기요, 그건 좀…….
날개 없는 천사 루아티샤의 힘으로 인해 기적이 생겨났다.
대연회장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된 것이다.
우리 공작님이 미쳤나 봐…….
* * *
평화로웠던 신년 대연회는 한순간에 난리가 났다.
그야말로 축출의 장.
“신고식 한 번 화려하게 하네, 내 동생은.”
아레스의 중얼거림에 루아티샤가 아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하필이면 이 중요한 시점에 패널티가 크리티컬로 터져 버릴 게 뭐람.
원래는 계획대로 조용히 누가 뒷배인지만 알아내고 끝낼 생각이었는데.
‘아빠가 왔을 때 딱 이성을 챙겨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아레스도 꽤 난감했을 거다.
“아레스…….”
“응?”
저를 내려다보는 아레스의 얼굴에 어떤 짜증이나 불쾌감도 없어서, 루아티샤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미안. 많이 당황했지. 미안해. 나도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아레스는 축 처져서 시무룩한 아이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기죽을 필요 없는데.’
덕분에 가문을 좀 먹던 것들을 일망타진하게 되지 않았는가.
요젠하임 백작은 가문 내에서도 커다란 세를 가지고 있는 봉신이었고, 때문에 웬만한 일로는 축출하기 힘들었다.
문득 아레스는 이상함을 깨달았다.
루아티샤는 합의했던 계획을 엉망으로 망가트렸고, 그 탓에 아레스는 곤경에 처할 뻔했다.
무엇보다 아레스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혐오한다.
그런데 그런 것은 다 제쳐두고 있지 않은가.
‘거기다 결과적으로 잘되지 않았냐며 애가 속상해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다니.’
세상에.
“그래도, 그래도 아레스가 내 편 들어줘서一. 아레스는 짜증 날지도 모르지만, 그래두.”
품 안에서 아이가 자그마한 손을 꼼지락대며 어물어물 말하더니 결심한 듯 아레스를 휙 올려다보았다.
“나 정말 기뻤어!”
환한 미소가 루아티샤의 얼굴에 드리웠다.
그늘 한 점 없는, 감정이 그대로 비치는 미소.
아레스의 눈이 흔들렸다.
이 아이는 너무나.
미지근한 물에 몸이 절로 늘어지는 것처럼.
빗물이 풀밭에 스며드는 것처럼.
그렇게.
“아레스는 다른 형제들보다 루아티샤를 가장 많이 경계할 거다.”
“여태까지 상대해본 적 없는 적이거든.”
“어떤 것을 이르시는지…….”
“자신을 약하게 만드는 적.”
자신을 무력화시키는 적. 무엇이든 다 주게 만드는 적.
그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그 어떤 것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드는 적.
그 어떤 상대보다도 치명적이다.
그리고 그 어떤 존재보다도 자신을一.
천천히, 아레스의 입술이 올라갔다.
이윽고 그의 얼굴에 온전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감정이 그대로 다 내비치는 미소였다.
一행복하게 해준다.
아레스의 얼굴을 본 루아티샤가 저도 모르게 입을 헤벌렸다.
아레스의 웃는 얼굴은 많이 봤다.
‘하지만 이런 얼굴은 처음 봐.’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간질간질해지는 미소였다.
루아티샤 역시 따라 미소 짓는 순간,
[1] [934] [5892]호감도가 미친 듯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83431] [99999] [오류!] [호감도를 측정할 수 없습니다!] [호감도 수치가 너무 높습니다!] [호감도 측정기 과부하!] [폭발합니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