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46)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46화(46/353)
☆ 제46화 ☆
‘지, 진짜 폭발한다고?!’
여기서?
신년 대연회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한가득이었다.
전투력 측정기도 아니고 호감도 측정기가 폭발하다니.
테러를 이렇게 어이없이 당할 줄이야.
[펑☆] [놀랐나요? 하지만 이것이 깜짝☆카메라] [독자님의 웃음까지 책임져주다니, 전 너무 착한 듯!]“…….”
진짜 한 대만 맞자, 따악 한 대만!
루아티샤는 솜뭉치 같은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다행히 메시지만 뜨고 실제 폭발이 일어나진 않았다.
대신 ‘펑☆’하는 문구와 함께 폭죽 같은 것이 터졌다.
아레스의 머리 위로 빛가루와 꽃잎이 떨어져 내렸다.
‘와…….’
짜증나는 장난이었지만, 반짝반짝한 빛과 꽃잎 사이에 있는 아레스의 모습은 참으로 안구에 이로웠다.
루아티샤는 괜히 아레스의 옷깃을 꽉 잡았다.
“아레스.”
“응.”
“나 이제 진짜 아레스 동생이야?”
아레스는 아무 말 없이 루아티샤를 내려다보았다.
호감도를 봤으면서도 괜히 불안해져서 루아티샤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래.”
아레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루아티샤 파에라톤, 내 동생.”
루아티샤가 그 말에 번쩍 고개를 들었다.
아레스는 실실 웃는 아이를 보다가 뺨을 쿡 찔렀다.
말캉말캉한 볼살.
하지만 더 말랑해진 것은 자신의 마음이었다.
이 아이에게 한없이 약해지고 물렁해진다.
“……가족이라는 게 이런 거였어.”
옅은 탄식처럼 나온 목소리에 아이가 눈을 반짝반짝하며 물었다.
“좋은 거지?”
그치? 좋잖아. 가족.
그렇게 묻는 시선이 조금은 얄미워서 아레스는 뚱한 얼굴로 동생의 코를 꼬집었다.
“아얏!”
“꽤나 성가시다고 생각하는데.”
“뭐어! 너무해!”
루아티샤가 팔을 붕붕 흔들며 항의했지만, 아레스는 무시했다.
보고 있으면 세상을 다 주고 싶어지는데.
무엇이든 들어주고 싶은데.
그게 성가시지 않으면 또 뭐가 성가시겠는가.
“치.”
입술을 삐죽이는 루아티샤 앞에 알림이 떠올랐다.
[퀘스트 〈집안을 먼저 다스려야(2)〉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으로 5000캐시 뽑기권이 지급됩니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파에라톤 공작가 내 영향력이 증가합니다.] [퀘스트 대상 아레스의 정신 상태가 대단히 안정되었습니다!] [아레스가 독자님의 무한한 신뢰와 용기에 감동합니다!] [아레스에 대한 영향력이 최대치입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중요!]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인물 중 한 명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특성을 레벨 업하실 수 있습니다!]메시지를 확인하는 루아티샤의 눈빛이 흔들렸다.
퀘스트 완료.
그 말은 정말로, 아레스가 루아티샤를 가족으로 인정했다는 뜻이다.
‘성가시다고 했으면서.’
“아레스도 아빠의 아들이긴 하구나.”
“당연한 소리를.”
“겉바속촉인 게 똑같아.”
“그게 뭐야.”
아빠도, 익시온도, 아레스도 다 다르지만 겉바속촉인 건 똑같다.
그게 재밌어서 루아티샤는 히히 웃었다.
물론 남매가 꽁냥꽁냥하는 동안 대연회장의 난리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기사들이 감사자들과 요젠하임 백작을 끌고 갔고, 아무리 그래도 원로원 수장의 대우를 해달라며 운운하던 사람들 역시 함께 끌려갔다.
곧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도저히 파티를 즐길 기분이 나지 않았다.
그들이 보기엔 그 가운데에서 굴하지 않고 아레스와 꽁냥거리는 루아티샤도 정말 파에라톤다웠다.
“뭐야, 분위기 왜 이래?”
대연회장 안으로 들어온 익시온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아레스의 품에 안겨있는 루아티샤를 보고 대번에 미간을 찌푸렸다.
“약골, 저 자식을 너무 믿지 말라니까?”
“네가 여긴 웬일이지? 항상 파티가 시작되면 빠져나가서 돌아오지 않던 놈이.”
“아아, 네 녀석 보러 온 게 아니니 신경 끄시지?”
익시온이 루아티샤의 머리를 꾹 누르듯 쓰다듬었다.
“난 솜뭉치 데리러 온 거야.”
루아티샤와 눈이 마주치자 익시온이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잘 있었어?”
“응!”
익시온이 픽 웃으며 루아티샤의 머리를 마구마구 헝클어트렸다.
“으아아! 그만해!”
익시온이 바둥바둥거리는 루아티샤의 팔을 잡는 순간,
“아야!”
아픈 비명이 튀어나왔다.
익시온은 그대로 굳었다.
아레스 역시 심각한 얼굴로 루아티샤의 소매를 휙 걷었다.
아이의 여린 살에는 푸르스름한 멍이 잡히기 시작하고 있었다.
‘설마 아까 잡힌 것 때문인가?’
고작 그런 걸로 이렇게 멍이 든다고?
아레스의 눈이 흔들렸다.
“팔이, 왜 이래?”
익시온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루아티샤는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이, 이러다 정말 큰일 날지도 몰라!’
“익시온!”
루아티샤가 익시온을 향해 양팔을 활짝 벌렸다.
“보구 싶었어!”
안아달라는 듯 팔을 붕붕 흔든다.
“익시온 없어서 루루 넘넘 슬퍼써!”
익시온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 내가 그런 거에 넘어갈 것처럼 보여?”
움찔.
안 통하나?
루아티샤가 익시온의 눈치를 보는 때였다.
“넘어가 줘야지.”
익시온이 루아티샤를 달랑 안아들었다.
‘휴, 다행이다.’
루아티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뭐, 감히 내 솜뭉치를 이렇게 만든 놈은 나중에 알아내면 되니까.’
안타깝게도 그녀는 잔혹한 웃음을 짓는 익시온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왜 이렇게 기분이 더럽지?’
아레스는 자신의 빈 팔을 내려다보았다.
익시온이 날뛰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인데.
아직 그는 처음 겪는 감정에 적응하지 못했다.
* * *
그렇게 신년 대연회는 우여곡절 끝에 파했다.
예상시간보다 훨씬 더 이른 시간이었다.
“아까워.”
루아티샤는 자신이 두 개 먹는 게 전부였던 초코 분수를 바라보며 시무룩해졌다.
아직 꼬치도 저렇게 많은데!
그냥 치워버리려나?
“더 먹으면 되지.”
어느새 다가온 파에라톤 공작이 딸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도 돼요?”
파에라톤 공작은 대답 대신 즐비한 꼬치를 가리켰다.
“뭐가 좋지?”
“바나나요!”
파에라톤 공작이 바나나를 초코 분수에 담갔다. 뿐만 아니라 색색이 스파클링을 잔뜩 뿌려 주기까지 했다.
‘음, 심각한 얼굴로 바나나 꼬치를 들고 초코 분수에 퐁당하는 공작님이라…….’
에르켈 자작은 이걸 웃어야 할지 무서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저런 모습인데도 여전히 위엄 넘친다는 점에서 무서움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아빠가 만들어 주니까 더 맛있어요!”
루아티샤가 활짝 웃었다.
파에라톤 공작이 옅게 미소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익시온은?”
“어?”
갑작스러운 루아티샤의 물음에 익시온이 당황했다.
“익시온은 뭐가 좋아?”
그다지 관심 없는데.
그러면서도 익시온은 꼬치를 살폈다.
마시멜로.”
폭신폭신해 보이는 게 솜뭉치 약골이랑 닮았다.
“아빠!”
루아티샤가 파에라톤 공작의 옷자락을 흔들었다.
“마시멜로래요! 만들어주세요!”
“……?”
응?
아냐. 그거 아냐.
“토끼 모양 마시멜로로! 익시온은 토끼 닮았으니까!”
루아티샤가 주먹을 불끈 쥔 채 외쳤다.
“…….”
잠깐의 정적.
“푸훗!”
아레스가 기어코 웃음을 터트렸고.
“크흠.”
파에라톤 공작은 아닌 척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의 입가가 잘게 떨리고 있었다.
“내, 내가 어디가 토끼를 닮았다고!”
완전히 새빨개진 익시온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닮았어!”
그러나 루아티샤는 단호했다.
“아빠, 토끼요!”
파에라톤 공작이 또다시 위엄을 발휘하며 초코 꼬치 제작 공정에 들어갔다.
익시온은 제 앞에 내밀어진 초코 토끼 마시멜로를 바라보았다.
뀨.
토끼가 외치는 듯했다.
“…….”
“…….”
두 부자는 침묵 속에서 뀨뀨 증정식을 치렀다.
“아레스는?”
“아, 나는 별로.”
아레스가 싱긋 웃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각하가 정성껏 퐁당한 초코 꼬치 따위 받고 싶지 않아…….
“초코 싫어?”
루아티샤는 자기가 거절당한 양 울상을 지었다.
“와, 너무하네. 루루, 이놈은 싫대. 네가 권하는 건 싫은가 봐. 네가 싫은 거나 마찬가지지.”
나만 당할 수 없지!
옆에서 익시온이 이때다, 하고 거들었다.
“지, 진짜야?”
울망울망.
“……나도 하나 줘.”
결국, 아레스는 항복했고 루아티샤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레스는 양 모양이야!”
“양?”
“닮았어.”
그 말에 아레스가 고개를 기울였다.
“머리카락이 곱슬이라 그런가?”
“아니, 순한 듯 보이지만 성질 더러운 게.”
딱 자른 말이었다.
“푸핫!”
익시온이 참지 않고 비웃음을 터트렸고, 파에라톤 공작의 시선은 또 먼 곳을 배회했다.
뀨.
초코 샤워를 한 양이 외쳤다.
그리고 또 반복된 침묵 속 뀨뀨 증정식.
“…….”
“…….”
루아티샤는 토끼, 양 뀨뀨 꼬치를 든 두 오빠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빠는 루루가 만들어一.”
“각하, 제가!”
“제가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익시온과 아레스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격렬하게 외쳤다.
절대, 절대로 혼자만 빠져나가게 둘 수 없다!
격렬한 동지애가 그들의 눈에서 타올랐다.
“아빠 인기 많다!”
루아티샤가 방긋 웃으며 한발 물러났다.
‘오빠들도 퐁당 해보고 싶었구나. 하여간 아직 어리다니까!’
“각하께선 뭐가 어울려?”
“다람쥐? 곰돌이?”
“병아리는 어때?”
아레스와 익시온의 두 눈은 뭔지 모를 광기에 젖어있었다.
루아티샤는 엄숙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빠는 아기 고양이야.”
“…….”
“…….”
침묵이 내려앉았다.
엄청난 파괴력이었다.
그 후, 익시온은 참지 않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고 아레스는 웅크려 어깨를 떨었다.
파에라톤 공작은 차마 왜냐고 묻지 못했다.
그 엄청난 파장 후에도 익시온과 아레스는 잊지 않고 초코 꼬치를 제작했다.
파에라톤 공작의 양손에서 아기 고양이가 뀨뀨 하며 울었다.
“…….”
손에 폭신폭신한 마시멜로 동물 칭구칭구를 든 채, 세 남자는 어쩐지 지쳐버렸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단 말인가.
하지만 히히 웃고 있는 루아티샤를 보니 슬그머니 미소가 옮겨붙었다.
이상한 기분.
대연회장의 정중앙 천장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밤하늘의 별빛이 그들에게 내리비췄다.
나란히 앉은 채 루아티샤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은 뜨지 않았고 세상에는
소금을 흩뿌린 것 같은 별빛만이 가득했다.
‘아…….’
문득 지금 이 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가족들과 함께 새해를 맞다니.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기적 같아서.
“나 매년 새해 맞는 게 싫었어.”
전생에서는 자꾸 나이만 차는데 미래는 여전히 막막해서.
현생에서는 또 일 년이 지났는데 나는 여전히 버림받았다는 것만 실감 나서.
새해가 밝으면 한 해의 다짐을 한다는데 나는 이 일 년을 또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모르겠어서.
하지만.
“아빠랑 오빠들이 있어서 지금은 너무 행복해.”
배 속이 따끈따끈하다.
미래에 위험이 기다리고 있댔지만, 언제나 그랬는걸.
이제 가족들이 있으니까 분명 즐거운 일도 함께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래.”
세 남자의 얼굴에 어느새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수많은 날짜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이 날이, 무척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앞으로의 모든 날들이 그럴 것이다.
Chapter 10. 굴러라, 재산재산!
햇빛이 반짝반짝 비치는 숲.
그리고 그 앞의 샘.
그 광경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전보다 더 커졌어.’
이전에는 옹달샘처럼 아기자기한 샘이었다면 지금은 적어도 연못 정도는 되었다.
나는 샘 앞에 다가가 쪼그려 앉았다.
반짝이는 수면에 내 얼굴이 비쳤다.
‘이거 손 뻗으면 또 그 악마랑 만나는 건가.’
내가 연못을 향해 손을 뻗는 순간,
“다시 만났네요.”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
내 어깨를 감싸는 단단한 팔.
물에 비친 내 얼굴 옆으로 빛을 한데 모은 것처럼 찬란한 머리칼을 가진 소년이 보였다.
수면을 통해 서로의 시선이 얽혔다.
나와 눈을 마주친 채 소년이 생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