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48)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48화(48/353)
☆ 제48화 ☆
[신원 확인 중…〈아프타네스〉의 계약자. 확인 완료.]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독자님의 영향력이 이 땅에 떨칩니다!] [세계가 독자님과 공명합니다!] [특성 〈러시 앤 캐시〉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현재 등급…E] [축하합니다!] [제한되었던 기능 일부가 개방됩니다!] [능력창이 하나 더 개방됩니다!]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세 개로 증가했습니다!] [〈아프타네스〉와의 소통 채널이 확장됩니다!] [능력 해제 제한이 풀립니다!] [이제 캐시를 사용해 장착된 능력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편당 결제가 가능해집니다!]“능력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그간 그놈의 〈콜록콜록, 왈칵!〉때문에 혈압 올랐던 게 몇 번이던가.
물론 능력 덕분에 바로 정상 혈압을 되찾았지만, 그래서 더 빡쳤다.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제 해제할 수 있다니!
“거기다가 편당 결제!”
그럼 이제 완결까지 한 번에 다 구매하지 않고, 한 편씩 사도 된다는 거야?
“대박!”
캐시를 엄청 아낄 수 있겠다!
여유가 되면 다시 읽고 싶었던 소설도 소환해서 하나씩 읽어도 되겠네!
로판을 읽는 건 내 삶의 낙이었는걸.
역시 사람은 성장해야 한다!
이번 레벨 업도 참으로 흡족한 결과였다.
‘소통 채널 확장만 빼면…….’
악마 놈이 자꾸 끼어들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골이 아팠다.
눈앞을 가득 채우던 빛이 사그라들며 자그마한 불티가 되어 내 주변을 휘돌았다.
슈르륵, 불티가 다시 아키투스에 깃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또 바뀌었네.”
아키투스의 표지가 변했다.
커다란 크리스탈 하트 안에 작은 크리스탈 하트가 있고, 그 위에 날개 달린 하트가 있는 모양새였다.
세 개의 하트 중 하나만이 투명했다.
[특성 〈러시 앤 캐시〉]독자님!
정말 빠르게 레벨 업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빠른 렙업!
빠른 공략!
이것이 K-종특!
“…….”
얘는 K-로판을 참고한 게 아니라 그냥 한국을 참고한 거 아냐?
이제 본격적으로 독자님의 영향력을 키울 때입니다!
퀘스트가 발생하는 모든 조건은 독자님의 행동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만약 독자님이 방안에 가만히 있기만 한다면 아무런 퀘스트도 도착하지 않을 겁니다.
퀘스트는 그저 독자님의 손에 들린 랜턴일 뿐입니다.
앞길을 조금 밝혀줄 순 있지만,
결코 대신 걸어가 주지 않지요.
독자님이 스스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이건 정말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내 행동에 따라 퀘스트가 더 오기도 하고 아예 안 오기도 한다니.
여태까지 계속 끊임없이 퀘스트가 오길래 그냥 오는 건 줄 알았다.
‘하긴, 돌이켜 보면 그것들도 다 내 행보와 관련이 있었어.’
로판 독자라면 응당 스스로 길을 개척해야 하는 법!
정해진 역할에 빙의한 여주들도 결국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내지 않았습니까?
이제 독자님의 차례입니다.
그리고 독자님이라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결국, 이제부터는 내가 스스로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네.”
튜토리얼은 끝난다는 걸까.
그렇다면 내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능력 장착 해제!”
[캐시를 사용해 장착한 능력을 해제합니다.] [해제하고 싶은 능력을 말씀해주십시오.]“〈콜록콜록, 왈칵!〉”
얼마가 들든 상관없다!
낄끼빠빠 못하고 피 뿜으며 쓰러지는 것부터 좀 해결하자!
나는 의지에 가득 차 알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패시브 능력은 해제할 수 없습니다.]“뭐……라고?”
이, 이럴 리 없어!
“장착 해제! 〈콜록콜록, 왈칵!〉”
[패시브 능력은 해제할 수 없습니다.]젠장!
이래서야 패널티랑 뭐가 다르냐고!
나는 베개를 무릎으로 찍으며 능력창을 불렀다.
〈콜록콜록, 왈칵!〉
– 능력 효과: 사랑받을수록 몸에서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며 각혈합니다.
– 발동 횟수: 2/3
“그, 그래도 이제 한 번 남았어. 한 번만 더 피 토하면 끝이야.”
나는 애써 스스로를 다독였다.
어쨌거나 기한 없이 함께인 패널티보다야 훨씬 낫다.
저번에 대연회장에서 이성을 놨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하다.
중간에 이성 챙겨서 망정이지.
“뭐, 그래도 덕분에 배신자와 뒷배를 일소에 소탕할 수 있었으니까.”
내가 계속 이성을 챙기고 있었다면 아레스와 상의해 증거를 만들고 이러쿵저러쿵 쿵짝 하느라 더 오래 걸렸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꼭 나쁘지만은 않은데?’
헉, 아냐 아냐.
이게 바로 스톡홀름 증후군인가.
“어쨌거나 레벨 업도 했으니 이제 다음 단계는…….”
위험하다는 남자애는 언제 만날지도 모르니 미리 피할 수 없고.
“그럼 마나석 사업을 추진해야지.”
이걸 잘 활용하면 〈집안을 먼저 다스려야(3)〉도 클리어할 수 있지 않을까?
동시 클리어!
멋진 울림이다.
‘하지만 가신이면 모를까, 봉신에게까지 인정받으려면 사업하나 성공시키는 걸로는 힘들 거 같은데.’
으음.
으으으음!
나는 한참 끙끙 고민하다가 눈을 반짝 떴다.
‘아, 그걸 활용하면?’
계획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부딪쳐 봐야겠다!
그때,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들어와.”
문이 열리고 안나가 날 보고 웃었다.
“벌써 간식 시간이야?”
낮잠을 자던 중이었기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간식은 아직이에요.”
“그럼?”
“각하께서 부르십니다.”
아빠가?
* * *
파에라톤 공작은 집무실에서 나와 루아티샤의 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딸아이를 불렀으니 가만히 기다리면 될 것이나 몸이 먼저 움직였다.
이러다 마주치면 막내딸을 보는 시간이 더 늘어나지 않겠는가.
단 1초라 할지라도 소중했다.
“아빠!”
아니나 다를까, 회랑 끝에서 그를 발견한 아이가 환한 얼굴이 되었다.
도도도 달려오는 조그마한 딸 아이를 보니 저절로 손이 마중 가려 했다.
하지만 파에라톤 공작은 필사의 인내심으로 꾹 참았다.
발치까지 온 아이는 고개를 갸웃갸웃하더니 양팔로 공작의 다리를 감아 찰싹 매달렸다.
“아빠?”
그러며 올려다보는 똘망똘망한 얼굴.
‘……위험했군. 하마터면 성을 날려버릴 뻔했다.’
과연 세계를 정복할 파괴력을 가진 귀여움이다.
파에라톤 공작은 그 귀여움에 굴복해 무심코 아이에게 손을 뻗으려다 멈칫했다.
루아티샤는 멈칫한 손을 보고 다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양팔을 벌렸다.
“아빠, 안아주세요.”
안 그래도 뼈를 깎는 인내심으로 참고 있던 차였다.
파에라톤 공작은 당장 딸아이를 번쩍 안아 들었다.
‘잘 안아주실 거면서 왜 가만히 계셨지? 딱히 싫은 눈치는 아닌데.’
루아티샤는 아빠의 빵가슴에 찰싹 달라붙으며 고민했다.
대흉근이 워낙 잘 발달된 덕에 이렇게 안기면 굉장히 포근하고 안정적이었다.
그때 파에라톤 공작이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내 딸은 나만 보면 안기고 싶어 하는군.”
혼잣말이라기엔 다소 큰 목소리로.
‘……왜 그걸 가신들을 보며 말하지요?’
잠시 멍하니 파에라톤 공작을 바라보던 가신들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막내 아가씨께서 각하를 정말 좋아하시나 봅니다!”
“부럽습니다! 제 딸아이는 옆에 가도 아는 척도 안 하는데!”
“얼마나 각하를 좋아하면 이리 안아 달라 떼를 쓰겠습니까!”
‘……떼까진 아니었는데.’
루아티샤가 입을 비죽였지만,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뭐, 이만큼?”
파에라톤 공작이 검지와 엄지를 살짝 벌렸다.
아주 살짝, 콩알 한쪽이 들어갈 만큼.
“그, 그만큼이요?”
가신들이 당혹해서 파에라톤 공작의 눈치를 봤다.
대체 왜 저런 말씀을 하신단 말인가.
‘여기서 잘못 입을 놀렸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가신들의 머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맹렬히 돌아갔다.
그리고 인간의 강렬한 의지는 한계를 깨트리는 법.
그들의 강렬한 (살려는) 의지가 뇌의 한계를 넘어 정답을 내놓았다.
‘아! 이건 혹시 기출 변형?!’
깨달은 가신들이 재빨리 외쳤다.
“설마 그럴 리 없습니다! 저리 안정적으로 각하 가슴에 달라붙어 계신데!”
“고작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하게 안겨 있을 리 없잖습니까!”
“아이들은 솔직합니다! 아가씨의 행동을 보면 각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요!”
가신들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열변을 토하고 난 뒤에야 파에라톤 공작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세상에서 이만큼 뺀 정도로 좋아한다더군.”
파에라톤 공작이 여전히 콩알 한쪽만큼 벌린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
아, 예.
참 좋으시겠습니다?
기분이 좋아 보이셔서 다행이긴 한데 왜 이렇게 배알이 꼴릴까.
“아빠, 왜 부르셨어요?”
“보여줄 게 있다.”
파에라톤 공작은 딸아이를 안아 든 채 걸음을 옮겼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 가주의 집무실을 지나쳐서 왼쪽으로 돌면 나오는 방.
‘어? 여긴 가주의 서재 아닌가?’
직계들조차 출입 못 하는, 오직 가주만이 출입할 수 있는 공작의 전용 서재.
그곳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一.
“어? 아빠?”
가주의 서재라기엔 너무나 조그마한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꼭 내 키에 맞춘 것 같은…….’
거기에 가득한 책장 대신 소파와 테이블이 있었다.
벽면에 서가가 있긴 했지만 가주의 서재라 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였다.
‘이건 아무리 봐도 집무실 인테리어잖아?!’
그리고 집무용 책상을 이 조그마한 것을 보니 이 집무실의 주인은一.
“마음에 드나?”
파에라톤 공작이 루아티샤에게 물었다.
“지, 진짜로 내 집무실이에요?”
“그래.”
“하, 하지만 여긴 가주의 서재잖아요! 나도, 오빠들도 못 들어오는 곳!”
그 말에 아빠가 미간을 찌푸렸다.
“내 성의 내 방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지?”
“그건 그렇……지 않아요!”
하마터면 고개를 끄덕일 뻔했네.
“여기가 무슨 여염집도 아니고! 공작성이라구요, 공작성! 전통과 법도와 규칙이 있잖아요!”
그 말에 뒤에 있던 가신들이 감격의 눈물을 떨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저리 이치에 합당한 말을 하시다니. 아직 파에라톤의 미래는 밝도다.
맞는 말을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 눈물이 다 나오네…….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
파에라톤 공작이 방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무표정하지만 어딘지 시무룩해 보이는 모습에 루아티샤는 아차 했다.
“그, 그렇진 않아요. 하지만 제가 이 방을 써도 되는 걸지…….”
내게 과분한 거 아닐까.
가신들이 아니꼽게 보는 거 아닐까.
아빠가 나 때문에 무리한 거 아니실까.
“너는 그래도 돼.”
그 말에 루아티샤가 고개를 들어 파에라톤 공작을 바라보았다.
“너는 내 딸이니까.”
“……응.”
고개를 주억거리는 루아티샤를 보고 뒤에서 있던 에르켈 자작이 미소 지었다.
“걱정 마십시오, 막내 아가씨. 아가씨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이 방이 가장 좋다고 결정하셨고 가신들도 전부 동의했습니다.”
“아, 그랬구나.”
“……왜 저 녀석 말에 더 안심하는 거지?”
루아티샤는 아빠의 중얼거림을 못 들은 척했다.
‘확실히, 내 유괴 사건도 있고, 얼마 전에 대대적인 숙청도 있었으니.’
파에라톤 공작이 귀환한 이래 가장 군기가 바짝 잡혀 있는 때일 터다.
그 상황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직계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명분까지 있는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무엇보다 아빠가 얼마나 고심해서 위치를 선정했는지 느껴졌다.
업무동에는 외부 인사들이 많이 드나드니까.
확실히 공작의 집무실 바로 옆보다 안전한 방은 없으리라.
“구경해도 돼요?”
“네 방이다. 얼마든지.”
루아티샤는 뽈뽈뽈 집무실 안을 돌아다녔다.
괜히 책상도 쓸어보고, 명패……는 없었지만.
‘유아용이 아니야.’
책상과 의자의 크기만 작을 뿐, 디자인은 확실히 ‘집무용’이었다.
혼자 일하는 게 아니니 집무실의 분위기는 매우 중요했다.
누가 소꿉놀이처럼 생긴 방에서 진지하게 보고하고 명을 받들겠는가.
“고마워요, 아빠. 진짜 마음에 들어요.”
“그래.”
파에라톤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면 다 됐다는 듯이.
짧은 대답이었지만 마음은 충분히 느껴졌다.
루아티샤는 다다다 아빠에게 달려가 와락 안겼다.
“다 좋지만, 아빠 집무실이랑 가까운 게 제일 좋아요!”
파에라톤 공작이 활짝 웃는 딸아이를 빤히 바라보더니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응? 왠지 아빠 뺨이 가까워졌는데?’
루아티샤가 슬쩍 몸을 물렸지만 뺨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가까워졌다.
‘……? 설마?’
루아티샤는 고민하다 아빠의 뺨에 쪽, 하고 뽀뽀했다.
아빠의 입꼬리가 만족스레 올 라가는 걸 보니 정답인 듯했다.
가신들이 “대단하십니다!”, “역시 막내 공녀님은 아빠바라기!” 라고 외쳐서 부끄러워졌지만.
‘이게 무슨 사장님 나이스샷도 아니고.’
“곧 있으면 네 보좌단이 올 거다.”
“아빠는 같이 안 보세요?”
“그래, 네 보좌단이니까.”
첫 만남에 파에라톤 공작과 함께 본다면 ‘공작이 딸을 맡긴다’라는 인상이 남을 터였다.
그 뜻을 짐작한 루아티샤는 가슴이 찡해졌다.
‘물론 내가 보통 아이들과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나한텐 마기도 없고 특출나다고 증명할 수단도 없는데.’
그럼에도.
‘나를 온전히 파에라톤의 직계로, 마기가 없는 오빠들과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대우해 주시는구나.’
루아티샤는 히히 웃었다.
좋았다.
* * *
나는 보좌단을 맞을 준비를 했다.
‘무릇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의자에 앉아 등을 돌렸다. 바퀴는 없지만 돌아가는 의자라서 다행이다.
커다란 창에서부터 햇살이 내리비췄다. 그 아래 기가 막히는 조경.
이것이 바로 진짜 캐슬 뷰.
‘음, 성공한 CEO 같군.’
똑똑.
노크 소리에 나는 점잖게 말했다.
“들어와.”
문이 열리고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내 집무 책상 앞에 시립하는 기척을 느끼며 나는 속으로 다섯을 셌다.
좋아.
나는 빙글 의자를 돌렸다.
“어서 와, 내 집무실에.”
멋진 CEO 미소를 지은 채 앞으로 나와 함께 일할 보좌단을 바라보는데.
응?
아저씨가 거기서 왜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