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78)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78화(78/353)
☆ 제79화 ☆
* * *
‘와, 진짜 대박이다.’
나는 상단의 회계 보고 입을 떡 벌렸다.
보고서를
‘석유니까 당연하지만, 석유니까 마땅하지만, 그래도……!’
와, 이래서 유전 잘 터지면 나라가 먹고 사는구나.
중동 어느 나라는 전국의 초등학생들에게 노트북을 사줬다고 하기도 했지.
‘아직 판매 초반인데도 이러면 그럴 만도 해.’
“주문량이 엄청난데? 생산량이 부족하겠어.”
“예, 생산을 늘릴까요? 여력은 됩니다.”
“아니. 물량은 지금 수준으로 유지해. 경쟁을 시키자. 이미 정치전이 시작되는 거 같으니까. 지켜보면 재밌을지도?”
나는 구매자 리스트를 톡 건드리며 말했다.
“다들 상단이나 검은 황금 채굴지를 엄청 궁금해할 텐데 기밀 유지는 잘 되고 있어?”
“예, 공녀님 말씀대로 점조직으로 운영해 직원들 간에도 정보를 차단한 게 유효했습니다. 꽤 많은 이들이 상단 직원들에게 접촉했더군요.”
“무역선이나 상행의 이동 경로도 중구난방인 것도 하이에나들을 꽤 헷갈리게 만들었고요.”
눈 가리기 용이지만 육로를 이용한 상행도 하고 있고 무역선도 굴리고 있다.
무역선 없이 타대륙과 무역한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대강 동선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이곳저곳 아무렇게나 들리며 신기한 거나 쓸모없어 보이는 것을 사 오라고 했다.
신기한 거는 당연히 로판스러운 뭔가가 있을지도 몰라서였고, 쓸모없어 보이는 건一.
‘그거야말로 진짜지!’
로판의 법칙이다.
버려진 땅을 파면 황금이 나오고 뽑아버리는 잡초에서 영약이 탄생하고!
‘나야 그걸 알고 있지만, 황후는 왜 이런 쓰레기만 사지?’
혹시 빙의하거나 회귀했나?
나처럼 환생이야?!
황후의 구매 목록을 유심히 살펴보던 나는 그 의심을 곧 접었다.
‘쓸모없는 것들 중에서도 정말 아무래도 좋을 쓰레기들만 골라서 샀네.’
“아아, 그거요.”
디에르 자작이 내가 들여다보고 있는 황후의 구매 목록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영업 사원이 사라고 권유하는 건 다 사고 있다나 봐요.”
“아니, 이런 걸 사라고 권유했다고?”
“말하는 족족 다 사길래 ‘설마 이것도 사겠어?’하면서 권유했는데 정말로 샀다고 하더라구요. 그 후로는 쓰레기 같은 것만 골라서 권유해서 목록이 이 지경인 거고요.”
“거참, 고객의 취향을 완벽히 파악했다고 해야 하나…….”
나는 조금 떨떠름하게 볼을 긁었다.
‘황후가 쓰레기 취향인가? 아니면 신종 돈지랄?’
뭐 어찌 됐든 나의 통장에는 좋은 일이었다.
나는 뿌듯하게 회계 보고서를 바라봤다.
“대금이 딱 일주일 후에 들어오네!”
이 많은 돈이 들어온다니.
진짜 성공했구나, 이번 생!
자수성가(?) 5세 석유 재벌이야!
‘어? 그런데…….’
“나 이 돈 어떻게 쓰지?”
이 돈 꺼내 쓰면 사람들이 어디서 갑자기 그런 돈이 생겼냐고 할 거 아냐.
마나석 사업은 망한 거나 다름없고, 내가 가문의 다른 사업을 인계받은 것도 아니고!
“쓰실 생각이셨습니까? 재투자하시거나 새로운 사업을 벌이실 줄…….”
“아니, 새로운 사업을 하더라도 굳이 이거처럼 정체를 숨겨 가면서 할 필요는 없잖아!”
안 그래도 월례 대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나를 ‘사업에는 젬병인 귀여운 공녀님’ 취급하는 가신들이 있어서 화나는데!
“이건 전략 자원 독점이라 황실이나 다른 가문에서 엄청나게 견제할 게 뻔해서 숨긴 거고! 기밀 유지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데!”
“뭐, 웬만한 정도의 돈이라면 그냥 아가씨 내탕금에서 썼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다가 누군가 낌새를 눈치채서 내탕금 조사하면 내탕금 게이트가 열리는 거야.”
사라지지 않은 내탕금!
파에라톤 공녀의 화수분 같은 돈의 출처는 어디인가!
“그러다가 재수 없으면 검은 황금에 대해 알려지는 거지.”
“확실히. 누가 감히 아가씨 내탕금 내역을 뜯어 보겠냐 싶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요.”
“예, 원로원의 수장이었던 요젠하임 백작부터가 딴생각 중이었지 않습니까? 다른 자들이라고 그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요.”
“돈세탁을 해줄 위장용 사업이 필요하겠어.”
어디 보자.
영화에서는 보통 세탁소나 자동차 정비소를 이용하던데?
아니면 호텔!
손님이 거의 없는 호텔을 매일 예약이 꽉 찬 것처럼 장부를 조작해서 돈의 출처를 세탁한다거나.
‘흐음, 나는 딱히 그럴 필요는 없지.’
“정했다.”
내 말에 칸도르 백작과 디에르 자작이 고개를 들었다.
“나 사업 하나 하려는데, 낄 사람?”
“아가씨께서 하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함께할 것입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기대되는군요. 또 어떤 묘수를 내놓으실지. 무슨 사업을 하실 겁니까?”
나는 기합이 뽝 들어간 두 사람을 보며 씨익 웃었다.
“치킨집.”
“…… 예?”
난 무려 5년 동안 치킨집 알바생이었거든.
그것도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그냥 동네 치킨집.
일단 들어 봐봐.
* * *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닭을 먹인다.
한국인이 이세계에 가면?
닭을 먹인다.
나는 복작복작 코촌 치킨 앞을 채운 사람들을 바라봤다.
닭모양 간판 아래로 현수막이 펄럭였다.
오늘은 대망의 치킨집 오픈 날이다.
해서 이벤트로 무려 공짜 치킨을 준비했다.
‘나는 만수르…… 아니, 아기 만수르니까 이 정도로 통 크게 쏠 수 있다고!’
아직 이들은 치킨의 참맛을 모를 테니 이보다 더 큰 홍보 효과가 없으리라.
치킨을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계기는 돈세탁이지만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한국인은 언제나 치킨에 진심이라구!
거기다 파리 날리는 가게의 장부를 조작해서 출처를 세탁하면 걸릴 위험이 큰걸.
“오셨습니까, 공녀님.”
피안크가 다크써클이 턱끝까지 내려앉은 얼굴로 인사를 했다.
이번 치킨 사업은 공식적인 사업이기에 나의 핑크, 그린, 옐로우가 많이 애써줬다.
“응, 다들 고생이네.”
“정말이요. 공녀님께서 이 고생을 알아주신다면 기쁠 것 같은데.”
“그륀드, 공녀님께 무슨 말버릇이야. 공녀님, 이 녀석은 신경 쓰지 마세요. 엄살 부리는 거니까요.”
나는 하하 웃었다.
“사람들 반응은 어때?”
“그게……. 그냥 튀긴 닭이니까요. 물론 공짜니까 좋아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딱히 기대하는 반응은 아닙니다. 호기심이 크지요. 공녀님이 쏜다고 하시니.”
“그거 잘됐네.”
“네?”
나는 세 사람을 보며 씨익 웃었다.
“그러고 보니 너희도 치킨 못 먹어봤지? 일이 바빠서 시식할 시간도 없었잖아.”
가게 오픈과 식자재 조달, 인력 선별까지 몇 주 내에 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정이었다.
“그간 얼마나 고생했는데, 한 번 맛이라도 봐야지.”
나는 세 사람을 끌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안에선 셰프들이 깨끗한 기름에 치킨을 튀기고 있었다.
맛을 맞춘다고 몇 주째 치킨을 먹었는데도 여전히 군침이 도는 모양새였다.
갓 튀겨낸 황금빛 치킨을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다. 거기에 고소한 땅콩 가루까지.
아, 맥주 땡겨.
‘오픈일을 맞추느라 못 했지만 자리를 잡으면 간장 치킨도 시도해 볼까?’
K-로판을 참고한 세계답게 필요한 소스와 향신료는 거의 다 구할 수 있었다.
일단 제국 내의 향신료부터가 말도 안 되게 다양했다.
제국 내에서 동쪽과 서쪽의 시차가 무려 다섯 시간이나 차이 나니 당연했다.
거기다 무역선을 굴리고 있는 덕분에 갖가지 향신료를 쉽게 들여올 수도 있었고.
세계를 창조하면서 K-로판을 참고했다고 할 땐 신이 미쳤냐고 생각했는데.
덕분에 양념치킨을 먹을 수 있게 되다니.
“매운 양념에 닭을 재운 건 많이 봤지만 이런 식은 처음 보네요.”
“일단은 그냥 튀긴 거부터 먹어봐.”
내 말에 세 사람이 포크를 들었다.
몇 주간 매달렸던 일의 성패를 좌우할 음식이니 꽤 진지한 태도였다.
하지만 딱히 기대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치킨이 입에 들어가고 한 입 깨무는 순간,
바삭一!
“어?”
“이거?”
“……놀랍습니다.”
손이 빨라졌다. 그릔드는 아예 포크를 놓고 손으로 뜯어먹기 시작했다.
“양념치킨도 먹어봐.”
“이건 무슨 양념이죠?”
아까와 달리 기대감으로 가득한 목소리였다.
“대충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양념일까?”
“그거 기대되는군요.”
그리고 양념치킨을 먹은 세 사람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이번에는 감상도 없었다.
그냥 계속 아구아구 먹기만 했다.
‘하긴, 그동안 철야로 밤낮없이 일하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을 테니까.’
치느님은 위대하시다.
치멘.
* * *
[치느님은 위대하십니다!] [신문물이 보여주는 맛에 영지민들이 감동합니다!] [파에라톤령의 복지 지수가 올라갑니다!]음, 그렇지, 그렇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고로 나는 피자냐 치킨이냐 하는 종교 전쟁에서 치킨교의 이단 심문관을 맡고 있었다.
이단 피자교를 멸절시켜라!
[치킨 이전의 삶과 치킨 이후의 삶은 전혀 다릅니다!] [파에라톤 공녀로서 영지민의 생활의 질을 현격히 높였습니다!] [〈코촌 치킨 본점〉이 토템화됩니다!]응?
토템화?
아무리 내가 치킨교라지만 이건…….
[현시간 부로 〈코촌 치킨 본점〉은 토템으로써 작용합니다!] [토템〈코촌 치킨 본점〉이 설치된 영지에는 영지민의 복지 지수와 영주 일가에 대한 충성심이 대폭 상승합니다!] [파에라톤령 곳곳에서 공녀님에 대한 명성이 울려 퍼집니다!] [치느님을 전파해주신 우리 공녀님 만세!] [우리 공녀님은 치킨교의 성녀시다!]“…….”
아니, 내가 아무리 치킨을 좋아해도 치킨교의 성녀따윈 되고 싶지 않아…….
[파에라톤 공작가 내 영향력이 대폭 상승했습니다.] [이벤트 발생!] [축하합니다!] [파에라톤령과 공작가 내 독자님의 영향력이 최대치입니다!] [공작령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됩니다!] [영지민들은 무조건적으로 독자님을 지지하고 사랑하며 연대할 것입니다!] [공작령은 완전히 독자님의 손아귀에 있습니다!] [손아귀의 위기는 바로 알 수 있는 법!] [이제 영지에 닥치는 위기를 일정 확률로 미리 알 수 있습니다!]어?
이게 바로 치킨이 쏘아 올린 작은 공?
나는 그냥 돈세탁할 사업이 필요했고.
그냥 내가 먹고 싶어서 치킨집을 선택했고.
치킨에 진심이기에 맛있는 치킨을 만들어 화려하게 오픈했고.
그랬더니 뭐?
영지에 닥치는 위기를 확률적이나마 미리 알 수 있다고?
‘예지 능력이잖아, 이거!’
말도 안 돼!
이게 이렇게 나오는 거였어?
누가 치킨집 차렸다고 예지 능력을 얻어!
[돌발 퀘스트 발생!]〈구해주세요, 독자님!〉
독자님! 큰일입니다!
역병입니다, 역병!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시작된 역병으로 인해 온 제국이 몸살을 앓게 될 겁니다.
파에라톤령도 피해 갈 순 없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검게 변해 죽고, 가족을 잃고, 터전을 잃을 것입니다.
다행히 독자님께서 제때 치킨을…… 아니, 영향력을 최대치로 키워서 영지의 위기를 예지해냈습니다!
복지 지수가 상승해 모처럼 삶에 만족하고 있는 영지민들을 이 검은 죽음의 병으로부터 구제해 주세요!
– 조건: 흑사병 유행으로부터 파에라톤령 지키기
– 보상: 50000캐시 뽑기권, 제국 내 영향력 증가, 황제의 하사품
‘역병이라니. 이렇게 갑자기?’
아니, 갑자기가 아니지.
역병이든 홍수든 산불이든 재해는 항상 갑자기 일어났다.
‘괜찮아. 어차피 전염병이 돈다면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방역에 유리해.’
그렇기에 수많은 회귀 및 빙의 여주들이 역병을 막아내지 않았던가.
거기다 흑사병.
애매한 병이 아니라 워낙 유명해 나도 잘 아는 병이었다.
흑사병은 완전히 정복한 구시대의 병이라고 하지만, 현대 지구에서도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
‘어쨌든 전염병, 그중에서도 흑사병을 정복한 여주가 있으니까! 능력을 잘 소환만 하면 돼.’
확실히 이건 호재였다.
나중에 흑사병이 유행하고 뒤늦게 능력을 소환해서 역병을 진압했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테니까.
‘그래, 좋게 생각하자.’
사람들도 구제할 수 있고 황궁이나 다른 귀족들에게 확실하게 빚을 지어둘 수 있다.
악마 녀석이 나보고 대비하라고 했던 미래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금력과 병력을 보유한 권력자와의 관계는 언제나 도움이 되는 법!’
분명 이 일은 미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바로 아빠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 * *
집무실 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가신들은 물론, 아레스와 익시온까지.
‘으음, 사람 많으면 좀 그런 데.’
하지만 언제 흑사병이 퍼질지 모르잖아.
‘그렇담 작은 건 신경 쓰지말고 빨리빨리 움직여야 해.’
“루루, 무슨 일이지?”
아빠의 부름에 나는 뾰뵤뵤뵤 달려가 아빠에게 양손을 쭉 뻗었다.
“아빠아, 루루가 꿈을 꿨는데 사람들이 다 검게 변해서 죽었어요.”
내가 울먹이며 말하자 가신들이 웃었다.
“공녀님께서 안 좋은 꿈을 꾸셨나 봅니다.”
“하하, 안 좋은 꿈을 꿨다고 바로 각하를 찾아오다니. 부럽습니다.”
“그냥 나를 자주 찾더군.”
아빠가 눈썹을 까딱하더니 나를 안아서 무릎 위에 앉혔다.
“아빠, 사람들이 검게 죽는 병이 있대요. 너무 무서워요.”
“흑사병 말이군.”
“하하, 아무래도 흑사병에 대해 배우시고 무서워서 그런 꿈을 꾸셨나 봅니다.”
“걱정할 것 없어, 내 동생. 앞으로는 그런 꿈 꾸지 말고 내 꿈을 꾸렴.”
“내가 지켜준다고 했잖아, 약골. 뭘 그렇게 울상이야.”
아니, 이게 아닌데…….
“그, 그치만 위생 관리 같은 걸 철저히 해야 한댔어요. 그래야 그런 무서운 꿈 같은 일 안 일어난대요.”
“하하, 파에라톤령은 다른 영지에 비해 월등하리만치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 영지에서 그런 전염병이 발생할 일 없으니 걱정 마세요.”
우리 영지가 아니라 딴 데에서 일어난다구!
전국적으로 퍼지면 위생 관리를 평소처럼 하는 걸론 막기 힘들어!
안 되겠다.
‘후우, 이것만은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다.
나는 배에 힘을 주었다.
두 주먹을 앙당그레 쥐고 양 뺨에 착 붙였다.
그리고 그 유명한 주문을 영창했다.
“루루 꿍꼬또! 기싱 꿍꼬또! 무떠오또!”
기싱 무찔로 주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