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8)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8화(8/353)
☆ 제8화 ☆
‘어쩌지?’
이거 애기가 추론해냈다고 하기엔 좀 이상하지 않나?
“사, 삼촌이 그랬어요!”
나는 냉큼 소리쳤다.
“……타렌카 후작 말씀이십니까?”
“네! 삼촌이 아빠가 투자했다고 엄청엄청 좋은 옷 입은 아저씨한테 말하는 거 봤어요!”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때는 이 세계의 ‘투자’라는 단어를 알지 못해서 정확히 알아듣진 못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몇 번이나 반복되며 절로 깨닫게 되었다.
“삼촌이 아저씨한테 증거라면서 뭘 보여줬는데…….”
혹시 애기가 하는 말이라 못 믿거나 흘려들을까, 나는 재잘재잘 떠들었다.
어린애 말이라도 구체적이면 신뢰도가 높아지니까.
“증거?
“무지무지 이쁜 카드였어요! 엄청 새까만데 반짝반짝하고……. 아, 저렇게 생긴 거요!”
마침 보좌용 책상 위에 있는 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보좌 아저씨가 카드를 집었다.
“정말 타렌카 후작이 이걸 보여주며 그렇게 말했습니까?”
“네, 이거 맞아요!”
나는 보좌 아저씨가 내민 카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새까만 카드는 비쳐드는 빛에 따라 묘한 문양으로 반짝였고, 붉게 빛나는 약식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어디 보자. 발행자…… 파에라톤 공작가. 어?’
카드에 적혀 있는 글씨를 따라 읽던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이거, 수표 같은데?!’
아직 발행 전이라 금액은 안 적혀 있지만, 분명 공작가 명의의 수표였다.
‘그럼 공작이 타렌카 후작에게 돈을 줬다는 거야? 아니면 설마 위조 수표?’
내가 놀라는 사이 가신들 역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걸 투자 증거라고 하다니요!”
“미친 게 아니면 어찌 감히 그럴 수 있단 말이오!”
“광맥에서 진짜 마나석이 나오면 상관없겠지만 아니라면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예, 파에라톤 공작가가 사기에 가담한 게 아니냐는 말이 돌겠지요!”
집무실이 한순간에 시끌시끌하게 달아오른 데 반해, 파에라톤 공작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
조금 의아해서 나는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마자 공작과 눈이 딱 마주쳤다.
그는 턱을 괸 자세 그대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까 전부터 계속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공작의 붉은 눈동자가 어둡게 일렁거린다.
나는 고개도 돌리지 못한 채 목을 움츠렸다.
그의 입술이 열렸다.
“어쩌다 그런 말을 들었지?”
낮고 서늘한 질문.
그건 차라리 취조에 가까웠다.
어라, 취조?
‘헉!’
번뜩이며 스친 깨달음에 나는 숨을 들이켰다.
‘이건 흔히 나오는 폭군 아빠가 딸을 추궁하고 의심하는 상황인가?!’
내 로판 촉이 말한다. 이건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보통 로판 여주들은 이 상황을 잘 헤쳐 나가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여주가 아닌 자들은?
‘반드시 의심을 풀어야 해. 안 그러면一.’
여주가 빙의하기 전 원작 캐릭터.
혹은 회귀하기 전의 여주.
그들은 폭군의 의심에 잘 대처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댕강一
‘一목이 잘릴 거야……!’
소름이 쫘악 돋는다.
‘절대 오해받으면 안 돼. 내 결백을 증명해야 해! 이상한 애라고 의심받는 순간 죽는 거야!’
소설 속 잔혹하고 무자비한 폭군들.
호달달 몸이 떨렸다. 나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사, 삼촌이 아저씨 만나고 있을 때, 그때 저는 삼촌 구두를 닦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래서 들은 거예요.”
나는 타렌카 후작가에서 허드렛일만 했기에 드나드는 손님들은 전부 나를 노예로 알았다.
대다수의 고용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극소수의 최측근만 내가 파에라톤 공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구두를 닦다가 들으셨다고요……?”
어느 가신의 질문에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믿기지 않겠지. 그런 사기 행각을 굳이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저질렀다는 게.’
후작은 남들 앞에서 공작 영애인 내가 노예처럼 구르는 걸 보는 것을 즐겼다.
그래서 저택에서 누군가를 만날 때 곧잘 나를 불렀다.
‘나는 아무 교육을 받지 못한 데다가 어리니까 들어봤자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겠지.’
“허! 타렌카 후작이 그랬다니……!”
“제가 알기로 파에라톤에서 최근 몇 년간 타렌카 후작에게 발행한 수표는 전부…….”
“예, 양육비입니다.”
그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양육비요?”
“예, 막내 아가씨의 양육비 말입니다.”
나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가, 황급히 외쳤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 양육비 같은 거 한 번도 못 들었어요!”
그러자 가신들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공작가에서 매달 천문학적인 금액을 보냈는데!”
“타렌카 후작이 말 안 했습니까? 정말로 각하께서 후작의 광산에 투자한 돈이라고一.”
“지, 진짜예요!”
너무 당혹스러워서 입술이 떨렸다.
“돈 없다구 해서 밥도 쪼끔 먹구 설거지랑 청소도 열심히 하구, 삼촌이 시키는 거 다 했어요. 그래서 삼촌이 재워주고 밥 준 거예요.”
내 말에 가신들이 아연해 하더니 더더욱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애기한테 저런 일을……? 도무지 믿기지 않는군.”
“타렌카 후작은 특히 딸바보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왜 믿지 않는 거야!
“삼촌이 매일매일 말했어요. 아빠가 돈도 안 주고 날 놓고 갔다구. 나는 ……버림받은 거라고…….”
말을 하다 보니 서글퍼졌다. 눈가가 흐려지려 해서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너는 부모에게서조차 버림받았다.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듣게 되고 난 다음에 들었던 첫 말이었다.
아마 내가 제대로 알아듣기 전부터 그런 말을 했겠지.
다시 태어난 뒤, 내 평생은 그런 세월이었다.
아무리 그랬더라도 내 입으로 내가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말하는 건…….
내가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말하는 건, 정말一.
“하지만 후작가에서 보고를 받았을 땐 분명……. 양육비 지출 내역도 꼬박꼬박 보내줬는데.”
“아니에요! 저 너무 조금밖에 일 못 한다구 밥도 두 끼만 줬는걸요. 일 다 못 끝내서 한 끼 먹은 적도 많아요. 아예 굶은 날도 있고…….”
자꾸만 그랬을 리 없다고 말하는 가신들이 답답했다.
나는 감히 공작을 마주 보지 못했다.
이게 정말 폭군 아빠한테 의심받는 상황이면 어쩌지?
‘아까 너무 어른처럼 말했어! 거기다 공작 말까지 잘랐잖아……!’
설마 애를 상대로 그런 의심을 하겠냐 싶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로판 세계라면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최대한 무해하게, 내 나이에 걸맞게 말해야 해.’
나는 두 손을 꼬옥 맞잡았다.
“삼촌이 자기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했어요. 매일매일 해님이 뜨기 전에 일어나서 달님이 제일 높은 지붕에 올 때까지 시키는 거 다 해도, 절대 못 갚는 빚이랬어요.”
나는 힐끔 공작을 바라보았다.
새빨간 눈동자가 그 어느 때보다 형형하게 빛나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씨.
눈물이 날 것 같다.
‘죽기 싫어…….’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데!
말 한 번 잘못해서!
“지, 진짜예요!”
나는 허둥지둥 내려가 공작의 구두를 소매로 닦기 시작했다. 구두에 감싸인 그의 발이 흠칫거렸다.
“이렇게, 이렇게 구두 닦고 있을 때 삼촌이, 흐윽, 아저씨한테 저 카드가 투자한 증거라구 말했어요. 다른 할아버지랑, 흡, 붉은 머리 아저씨한테도 그랬단 말이에요! 흐엉 진짠데에…….”
복받친 설움에 기어코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깜짝 놀라 남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푹 숙였다.
우는 아이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주변이 쥐죽은 듯 조용했다.
툭.
투둑.
까맣고 반질반질한 공작의 구두 위로 물방울이 번졌다.
턱 끝이 떨렸다. 옅은 흐느낌이라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손에 힘을 주었다.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애꿎은 구두만 벅벅 문질렀다. 그게 구명줄이라도 되듯.
물방울을 아무리 닦아내도 새로운 물방울이 생겨서 사라지질 않았다.
그때, 머리 위로 낮고 짙은 목소리가 고요하게 떨어졌다.
“그만.”
등골이 시려지는 목소리였다. 나는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파에라톤 공작이 형용할 수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감히 누굴 추궁하는 거냐.”
그 말은 나를 향한 게 아니었다.
가신들을 향한 거였다.
순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공작이 제일 먼저 나를 추궁한 거 아니었나?
나한테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잖아.
“예? 저희는 추궁이 아니라 그저…….”
가신들의 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빛 한 점 들지 않을 정도로 새까맣고 짙은 기운이 집무실 안을 난폭하게, 그러나 한없이 고요하게 헤집고 있었다.
‘저게, 무슨…….’
봉인서를 감쌌던 검은 기운과 같았지만, 같지 않았다.
그때는 이렇게 압도당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털썩.
나도 모르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검은 기운이 사라졌다.
새파랗게 질린 채 호흡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고 굳어 있던 가신들이 겨우 숨을 토해냈다.
“더 말할 필요 없다.”
공작이 내게 말했다.
올려다보니 그가 내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내 멈칫하고는 다시 손을 물린다.
나도 모르게 그 손을 잡았다.
흠칫.
공작이 살짝 몸을 굳히더니 곧 단단한 손길로 나를 달랑 들어 올렸다. 그의 눈높이까지.
“쓸데없는 기억을 떠올렸군.”
공작이 낮게 혀를 찼다.
그 못마땅하다는 말이 어째서인지 싫은 기억은 떠올리지 말라는 말로 들렸다.
아마도, 공작은 처음부터 나를 추궁한 게 아니라一.
‘걱정……한 걸까.’
공작의 눈이 내 얼굴을 비껴 내 팔목으로 내려갔다.
잔뜩 구겨진 소매를 본 공작이 미간을 찌푸렸다.
“재단사를 불러라.”
모두가 의외의 명에 당황하는 사이, 수석 집사가 프로페셔널하게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각하.”
공작이 나를 제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고개를 드는데, 공작의 손이 내 머리를 눌렀다.
‘으아아, 그렇게 누르면 무겁다구요!’
쓰다듬는다기엔 무척 거칠고 투박한 손길이었다. 어린애인 내가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하지만 따뜻했다.
* * *
“우웅……”
나는 뒤척이며 눈을 떴다.
어라, 나 잠들었었나?
분명 공작의 집무실에 있었던 게 마지막 기억인데, 나는 내 방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그것도 이불까지 야무지게 덮고.
‘안나가 옮겨준 걸까?’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몸을 일으켰다.
평소 내가 일어나면 귀신처럼 알아채고 들어오던 하녀 언니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일이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기회다!’
나는 캐노피를 걷고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내 책!’
주변을 살펴보니 침대 옆 협탁에 봉인서가 얌전히 놓여 있었다.
나는 냉큼 책을 집어 들고 찬찬히 살펴봤다.
과연 파에라톤 공작가와 역사를 함께한 책.
고풍스럽고, 딱 봐도 예사 물건이 아니었다一라고 말하고 싶지만…….
‘낡아도 너무 낡았잖아!’
솔직히 그냥 쓰레기 같았다. 펼쳐보다가 낱장 떨어지겠다.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이런 건 빨리 봐줘야지.’
빠른 진행, 빠른 전개 운운하는 퀘스트창에서 뭐라 하긴 했지만, 나는 로판 독자다.
당연히 빠른 전개를 사랑한다.
나는 망설임 없이 책을 열었다.
그리고.
파아아앗一!
촤르륵 책장이 저절로 넘어가며 별빛이 쏟아져 나왔다.
“와…….”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왔다.
책에서부터 흐르는 은하수가 너울너울 펼쳐지며 나를 감쌌다.
어느새 불기 시작한 바람에 내 머리칼이 허공에서 흩날렸다. 별빛이 점점 더 떠오르며 낭랑해진다.
홀린 듯 손을 뻗어 별빛을 만지려는 순간一
화아악!
별에서 빛망울이 터져 나오며 세상을 하얗게 물들였다.
그 강렬함을 견디지 못하고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움켜쥐고 있는 책이 끊임없이 흔들리며 계속해서 책장이 넘어간다.
파라락, 파라락一 결국엔 마지막 페이지까지.
탁.
책이 덮이는 것과 동시에 빛과 바람이 사라졌다.
나는 조심스레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고 내 앞에는…….
“이, 이게…….”
아까의 낡은 책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반짝반짝하게 빛나는 책이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손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가죽과 책 모서리를 보호하는 금 장식.
표지에 박혀 있는 반짝이는 별조각과 섬세한 하트컷으로 연마된 보석.
마치 탈각이라도 한 듯 그 낡아 부스러질 것 같았던 책이 완전히 변했다.
소환 매개체니, 봉인서니, 초대 파에라톤 공작의 지보니 하더니 정말 심상치 않은 책이었다.
‘……망가진 것도 아니고 깨끗해진 것뿐인데 괜찮겠지?’
나는 차가운 공작의 얼굴을 떠올리며 찔끔했다.
‘에잇! 이미 벌어진 것. 나중에 생각하자!’
대체 이 안엔 무슨 내용이 적혀 있을까.
금지된 마법이나 신의 힘을 빌리는 법?
봉인서랬으니까 악마를 봉인하는 내용일 수도 있겠다.
‘……설마 악마 소환하는 법은 아니겠지.’
나는 표지를 쓸어보다가 침을 꿀꺽 삼키고 책을 열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새하얀 백지를 보며 차오르는 실망감에 나는 왈칵 얼굴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그 순간 알림이 떠올랐다.
[〈소환매개체〉의 봉인이 해제되었습니다.] [특성 〈러시 앤 캐시〉의 사용 제한이 풀립니다.]알림과 동시에 특성창이 떠올랐다.
예전에 봤던 사용 불가 표시와 주의 항목이 사라져있었다.
‘와! 이제 사용할 수 있구나! 내 능력! 드디어!’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착한 독자의 길(1)〉
축하합니다, 독자님
독자님! 드디어 〈소환 매개체: 책〉을 손에 넣으셨군요!
독자의 본분을 지켜 앞으로 열심히 책을 읽기 바랍니다.
독자는 책을 읽기에 비로소 독자인 것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독자는 나쁜 독자입니다.
착한 독자가 되십시오.
– 조건: 캐시를 사용해 소설을 소환하고 능력을 추출해 사용하자.
– 보상: 1000캐시
‘오, 웬일로 내가 원하는 퀘스트를 주지?’
물론 쓰여 있는 말은 여전히 재수 없지만.
‘어쨌든 수락.’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움, 그런데 어떻게 소환하는 거지? 나와라, 소환되어라 얍 얍?! 아니면 좀 더 판타지스러운…….”
나는 눈을 도로록 굴리다가
큼큼 헛기침했다.
‘조금 창피하긴 하지만 아무도 없으니까.’
나는 굳건히 닫힌 문을 확인하고는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마치 마법사 여주라도 빙의한 것처럼 영창을 시작했다.
“차가운 사이다의 피를 가진 자여, 바라노니 지금 내 앞에 나타나 고구마를 무찌를 힘一.”
[소환할 〈소설〉을 말씀해주십시오.]마치 내 말을 가로막듯 알림이 떠올랐다.
어, 왜 글자에서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지? 날 되게 한심해하는 거 같은…….
‘쪽팔려.’
나는 새빨갛게 익은 뺨을 꾹 감싸며 이어서 뜨는 알림을 확인했다.
[현재 〈러시 앤 캐시〉등급으로 소환 가능한 것은 독자님이 읽은 로맨스 판타지 소설입니다.]“음, 그렇다면……! 〈금수저지만 도망가겠습니다〉.”
그 여주 언니의 조련 스킬을 얻어서 이 공작가를 먹어주지!
이 스킬 하나면 언제 죽을까, 내쫓길까 떨던 나는 더 이상 없다!
난 자신만만하게 앞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캐시가 부족합니다.]따흑.
왠지 어디선가 많이 본 익숙한 알림이 떴다.
‘여기서도 캐시가 부족하다니……!’
절망한 내 앞에 새로운 알림이 떴다.
[현재 1000캐시와 5000캐시 뽑기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5000캐시 뽑기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