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Baby Runs A Romance Fantasy With Cash RAW novel - Chapter (9)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9화(9/353)
☆ 제9화 ☆
5000캐시 뽑기권!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였다. 나는 화색이 돈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용할래!’
[5000캐시 뽑기권을 사용합니다.]알림과 함께 눈앞에 돌림판이 떴다. 돌림판에는 망할 악마가 찡긋하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저 사기꾼!’
당장 뭐라 따지고 싶었지만, 돌림판에 그려진 그림일 뿐이었다.
‘……설마 이 뽑기 확률도 사기 치는 거 아냐?’
순간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지만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부정 탈라. 좋은 생각만 하자.’
빙글빙글 돌아가는 돌림판을 보며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떤 책에서 그랬다.
강한 열망은 현실이 된다고.
‘5000캐시! 5000캐시! 5000캐시 터져라!’
[축하드립니다!]‘오!’
축하 멘트에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무리 악마라고 하지만 그렇게까지 나쁜一 응?’
[100캐시 당첨!]이어서 쓰여 있는 글귀에 나는 그대로 굳었다.
‘축하하긴 뭘 축하해! 나 놀리냐!’
100캐시라니! 1000캐시도 아니고 꼴랑 100캐시라니!!
뽑을 수 있는 캐시 중 가장 적은 금액 아닌가.
‘전생에서도 남들 천원, 이천 원, 오천 원 뽑을 때 나는 백 원만 뜨더니……. 여기서마저!’
대체 100원을 누구 코에 붙인단 말인가.
5000캐시 뽑기권보다 500캐시 보상이 훨씬 좋은 썩어빠진 현실!
나는 침대에 엎드려서 팔다리를 휘저었다. 으앙앙아!
[현재 보유하신 캐시는 1100캐시입니다.]마치 나를 놀리듯 눈앞에 알림이 들이밀어졌다.
‘하, 소설 소환은 못 하는 건가? 1100캐시로 소설을 소환하려고 해봤자 캐시가 부족하다는 소리나 들을 텐데.’
100캐시, 200캐시씩 뽑아서 짤짤이 언제 모은단 말야.
나는 심통 난 얼굴로 책표지를 툭 건들다가 앗, 하고 고개를 들었다.
‘맞다! 그러고 보니 확인하지 않은 알림이 있었지?’
그렇게 생각하자 내가 확인했던 부분부터 이어서 알림이 떴다.
[설득 대상 파에라톤 공작의 만족도가 최상이므로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지금 추가 보상을 받으시겠습니까?]‘응.’
추가 보상이 뭔진 모르겠지만 뽑기권이 아니라 그냥 캐시로 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별 기대는 되지 않았다.
나는 옆으로 대충 누운 채 알림창을 바라봤다.
[추가 보상 계산 중…계산 완료.] [추가 보상 〈소설 대여권〉이 지급됩니다.] [〈소설 대여권〉을 사용해 〈소설〉을 소환하시겠습니까? 소환일로부터 3일간 대여 가능합니다.]‘어?’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소설 대여권이라고 해서 푸시식했는데, 한 편이 아니라 전체를 대여할 수 있다고?
‘세상에! 5000캐시를 받는 것 보다 더 좋잖아!!’
공작님! 고마워요!
솔직히 이해할 순 없지만, 최상으로 만족해줘서 고마워요!
나는 공작님 집무실이 있는 방향을 향해 절했다.
‘자, 그러면…….’
나는 여전히 떠 있는 알림창을 응시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금수저지만 도망가겠습니다〉를 소환하려 했지만 망설여졌다.
‘캐시 모으는 게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은데…….’
이번에는 어떻게 추가 보상이 잘 나와서 다행이지만 다음엔 어떨지.
5000캐시 뽑기권이 한순간에 100캐시가 되는 기적을 맛본 뒤라 걱정됐다.
‘일단 아껴두자.’
언제 무슨 능력이 필요할지 모르니까 보험으로 남겨두는 게 좋을 듯했다.
그때,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재빨리 책을 이불 속에 숨겼다. 달라진 책을 보고 추궁 해오면 대답하기 힘드니까.
이윽고 문이 열리고 하녀 언니들이 들어왔다.
“죄송해요, 아가씨. 일어나셨는데 저희가 모두 자리를 비워서.”
“아니야!”
나는 고개를 젓고 냉큼 침대 위에서 뽈뽈 내려왔다.
“배고프시죠? 곤히 주무셔서 식사 시간에 깨우지 않았어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배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응. 나 잠든 줄도 모르고 잤어.”
여기 와서 느는 건 잠뿐인 것 같아서 왠지 멋쩍었다. 뺨을 긁고 있으니 안나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피곤하실 만도 하죠.”
안나가 편을 들어주자 나는 당당해졌다.
맞아. 그럴만하다구! 오늘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극한의 퀘스트도 깨고 취조당하다 살아남기까지!
무엇보다 난 애기라구!
당당하게 배를 쑥 내민 나를 보고 하녀 언니들이 웃었다.
하지만 훈훈한 분위기도 잠시, 낸시의 입에서 폭탄 같은 말이 터져 나왔다.
“그래도 모두 깜짝 놀랐어요. 설마 각하의 무릎 위에서 세상 모르게 잠드실 줄이야.”
“어?”
나는 끼기긱거리는 고개를 돌려 낸시를 바라보았다.
“내, 내가 공, 아니, 아빠 무릎 위에서 잠들었다구?!”
“네. 어찌나 편히 주무시던지.”
“편히…… 잤다구?”
다른 사람도 아닌 그 공작의 무릎 위에서?
“처음엔 고개 끄덕끄덕하며 조시더니 나중에는 아예 각하 무릎 위에서 대자로 뻗어서 쿨쿨 주무시던걸요.”
와. 진짜 꿀잠 잤구나.
“모처럼 집무실에 훈훈함이 차올랐지요. 북부 설원보다도 차가운 곳이었는데.”
“모르긴 몰라도 모두 웃음 참느라 혼났을 거예요.”
아니, 목이 졸린 것처럼 꺽꺽거리던 아저씨들이 그랬을 거 같진 않은데.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
그 순간, 안 좋은 예감이 가슴을 스쳤다.
“그래서 안나가 나 여기로 데려온 거야?”
안나가 데려다준 거 맞지? 제발 그렇다고 해줘.
“아뇨. 각하께서 손수 아가씨를 안아 옮겨주셨어요.”
왜 안 좋은 예감은 빗나가질 않는 걸까.
“다음부턴 안나가 나 델꼬와 줘.”
“네?”
“아빠가 나 귀찮아하면 어떡해.”
귀찮은 애는 미움받는다.
“아가씨…….”
안나가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곤 결심한 듯 주저앉아 나와 눈을 맞췄다.
“각하께서 막내 아가씨를 귀찮아하실 리 없어요.”
“그래요. 오늘 재단사 부르시는 거 보셨죠? 저는 각하께서 먼저 재단사를 찾으시는 걸 난생처음 봤어요. 치수 재는 것도 귀찮아하셔서 집사님이 고민이신데.”
“각하께서는 막내 아가씨를 정말 귀애하고 계셔요.”
하녀 언니들이 저마다 날 위로했다. 다들 표정이 안나하고 똑같았다.
‘그런 표정을 지을 만한 말이 아니었는데.’
난 아빠의 사랑이 고파서 그런 게 아니니까.
괜히 나 때문에 마음 쓰게 한 것 같아서 미안했다.
“나는 정말로 괜찮아!”
부러 더 밝게 말하는데 어째서인지 언니들의 얼굴이 더 일그러졌다.
안나가 조심스레 내 손을 잡았다.
“각하께서는…… 많이 서투셔서 그래요.”
“아니, 나는 정말로一.”
“이해하기 힘드시겠죠. 저도 몇 년을 공작저에서 일하면서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보니 서투신 거 같아요.”
애매한 말이었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안나의 얼굴에는 점점 확신이 깃들었다. 꼭 이제 깨달은 사람처럼.
“저는 각하를 한 치의 틈도 없이 완벽한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타인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분이고, 타인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이해 못하는…….”
그건 완벽한 게 아니잖아.
입술이 달싹였지만 나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하지만 각하께서 막내 아가씨를 대하는 걸 보고 깨달았어요. 그저 서투실 뿐이라는 걸.”
“날 대하는 걸 보고?”
“네.”
“맞아요. 공작가에서 일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을 자꾸만 보게 되는걸요.”
“사실 이렇게 막내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제 모습도 낯설긴 해요.”
“공작가 분들은 모두 보통 사람과는 다르니까…….”
“보통 사람과는 달라?”
내 물음에 안나가 당황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를 줬다.
황급히 입을 다무는 하녀 언니들을 보고 나는 모르는 척 고개를 갸웃했다.
“왜? 뭐가 다른데?”
“아휴, 다르긴요. 특별하다는 뜻이지요.”
“맞아요. 이런 대단한 가문이 흔하겠어요?”
어색하게 웃는 하녀 언니들을 보고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뭔가 있어. 역시 파에라톤 공작가는 평범한 공작가가 아니야.’
하지만 하녀 언니들은 내게 알려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하긴, 애기한테 너네 집안이 어쩌고저쩌고하고 떠드는 게 잘못된 거겠지.’
특히 그게 안 좋은 말이라면 더더욱.
곤란한 안색의 언니들을 보고 나는 말을 돌렸다.
“나 배고파!”
하녀 언니들이 안심한 듯 웃었다. 음식을 가지러 가는 낸시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흠, 공작가에 대해서 알아봐야겠어.’
아무래도 평범한 집안은 아닌 듯했다.
Chapter 3. 로판 독자는 고구마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타렌카 후작저, 대응접실.
“투, 투자를 회수하시겠다니요! 갑자기 그게 무슨……!”
타렌카 후작은 당황한 얼굴로 눈앞의 노인을 바라보았다.
“그 이유는 그대가 더 잘 알지 않는가.”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시겠지.”
발뺌에도 노인은 아무런 동요 없이 차갑게 코웃음 칠 뿐이었다.
타렌카 후작이 이를 악물었다.
“아무리 델바트렌 공작이라 해도 이리 일방적으로 투자를 파기할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똑똑히 인장을 찍지 않았습니까.”
“내가 그걸 모를 것 같나? 오늘 직접 찾아온 것은 선대 후작이신 자네 부친에 대한 예를 다하고자 함이야.”
말을 마친 델바트렌 공작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차 잘 마셨네.”
“고, 공작님!”
타렌카 후작이 델바트렌 공작을 붙잡았지만 소용없었다.
‘젠장.’
젠장, 젠장!
홀로 남은 타렌카 후작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거칠게 쓸었다.
“후, 후작님.”
그때 방문이 벌컥 열리며 부관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그, 스타르에서 거래를 중지하겠다 연락 왔습니一.”
챙그랑!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요란한 파열음이 울렸다.
유리잔을 집어던진 타렌카 후작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부관을 노려봤다.
“또…… 또! 막혔다고?!”
“예, 후작님.”
“스타르가 마지막 남은 거래처 아니었나?”
“예…….”
“빌어먹을!”
쾅!
후작이 두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을 때였다.
“후작님, 쉐로델 후작가에서 공식서한을 보내왔습니다.”
집사가 서류를 들고 응접실로 들어왔다.
“뭐라?!”
집사의 손에서 서류를 낚아채듯 받아든 후작이 빠르게 서한을 읽었다.
쉐로델 후작 역시 투자를 철회하겠다는 말이 적혀져 있었다. 합의가 불가능할 시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것 역시도.
파사삭.
타렌카 후작의 손아귀에서 서한이 엉망으로 구겨졌다.
거래처도 다 끊긴 판국에 투자자들마저 자금을 회수하려 하다니.
“갈리온 은행에 변통을 요청한 것은 어떻게 되었나?”
“……죄송합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건가! 내가 후작이 된 지도 벌써 5년 째야! 그런데……!”
이제 슬슬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그간 쌓은 인맥도 탄탄해졌다.
‘그런데 파에라톤 공작의 손짓 한 번에 이렇게 무너지다니……!’
까드득 이가 갈렸다.
파에라톤 공작이 와서 제 딸을 데리고 돌아간 뒤, 곧바로 타렌카 후작가의 자금줄이 막히기 시작했다.
‘제 핏줄도 아닌 년을 위해서 이렇게 움직일 줄이야!’
말도 안 된다.
‘아니, 아니지. 더러운 사생아 년을 위해서가 아니겠지.’
공작이 얼간이도 아니고 그년이 제 딸이 아닌 것을 모를 리 없다.
‘공작가의 자존심 문제일 뿐이다.’
어찌 됐든 그년은 파에라톤의 성을 달고 있다.
한데 그렇게 천대받는 것을 직접 봤으니 파에라톤의 명예를 위해서 보복하는 것이다.
‘하필이면 그날 그때 파에라톤 공작이 돌아올 줄이야.’
적어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 공작이 돌아올 리 없다고 생각했건만.
“저어, 아무래도 일단 사업체 몇 개를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유지하는 것도 벅찰 정도입니다. 거기다 마나석 채굴 사업도 보류하시는 게…….”
부관이 조심스레 말했다.
“채굴을 미루면 다른 투자자들도 더 빠져나갈 거다! 안 그래도 거물들이 빠져나가서 동요할 텐데!”
소리치던 후작이 멈칫했다.
이렇게 한순간에 마나석 채굴 사업에 투자한 거물들이 다 빠져나가는 게 과연 우연일까?
거기다 ‘이유는 본인이 더 잘 알 거’라는 델바트렌 공작의 반응까지.
‘파에라톤 공작이 투자했다는 거짓말이 들킨 거다!’
하지만 그럴 리 없다.
극소수의 거물들에게만 비밀리에 파에라톤 공작이 투자했다 말했다.
양육비 수표를 이용해 증거까지 보여줬으니 그들은 철석같이 자신의 말을 믿었다.
철저히 함구를 요했고, 그들 역시 제 배당금이 늘어나길 원하니 그 사실을 다른 이에게 알리지 않았다.
‘대체 어디서 새어나갔지?’
아무리 되짚어봐도 새어나갈 구석이 없었다.
‘제길, 내가 가문의 재산을 다 쓸 수만 있었어도……!’
타렌카의 특수한 상황 탓에 후작에게는 가문의 재산을 융통할 권한이 없었다.
후작이 거칠게 얼굴을 쓸어내리곤 외쳤다.
“모두 잘 들어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 절대 아버지 귀에 들어가면 안 된다!”
그의 아버지인 선대 후작이 영지에 틀어박혀 칩거하고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약 이번 일을 알게 된다면 돈이 부족한 걸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젠장, 어떻게든 수습해야…….’
그는 고개를 번쩍 들고 외쳤다.
“티에, 티에를 불러와라!”
“알겠습니다.”
집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클라티에가 들어왔다.
어수선한 후작가의 분위기와 다르게, 언제나처럼 밝고 해맑은 미소를 띠고서.
“아빠!”
천사 같은 아이가 후작을 향해 달려왔다.
“오, 그래. 내 딸. 네 사촌이 보고 싶진 않니?”
“네?”
“파에라톤 공작저에 가서 어찌 지내나 좀 살펴보려무나.”
“응? 내가 왜요?”
클라티에가 고개를 갸웃했다. 본다고 해도 자신이 아니라 그 애가 와야 하는 것 아닌가.
“좀 모자라도 네 사촌 아니니. 너와는 자매처럼 큰 거나 다름없는데.”
“자매라뇨. 걔랑 저랑요?”
클라티에의 고운 미간이 찌푸려졌다.
“말이 그렇다는 거다, 말이. 그리고 자매라 해도 다 같은 건 아니지 않느냐.”
“치.”
클라티에가 입술을 삐죽였다.
가장 행복해야 할 자신의 생일파티가 그 애 때문에 한순간에 엉망이 되었다.
파티를 망친 범인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모지리라니,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났다.
“꼭 봐야 한다면 걔가 날 보러와야죠!”
내가 왜 그런 애를 먼저 신경 써야 해? 먼저 만나러 가는 사람이 지는 거다.
그 애는 날 떠받들어주는 존재지, 내가 신경 써줄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지 말고 한 번 가보거라. 우리 티에랑 함께 지내다 떨어져서 힘들지 않겠니.”
“그치만!”
“당연히 걔가 오는 게 맞지만, 오고 싶어도 올 수 없겠지. 파에라톤 공작이 그 애의 부탁을 들어주겠느냐.”
“흐응一.”
살살 달래는 타렌카 후작의 말에 클라티에가 생각에 잠겼다.
‘하긴, 걔는 또 얼마나 내가 보고 싶겠어.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애인데.’
모두에게 미움받는 아이.
‘그런 아이에게 유일하게 잘 대해준 사람이 나뿐이니까.’
“어쩔 수 없네요. 제가 먼저 가주는 수밖에.”
클라티에는 자신의 상냥하고 배려심 많은 결정에 탄복했다.
나는 어디까지 착한 걸까?
“그래! 역시 내 딸이구나.”
후작이 클라티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당부했다.
“그 애가 어떻게 지내는지 한번 잘 살펴보렴. 공작가 분위기가 어떤지도 좀 보고.”
“알았어요. 후후, 내가 가면 깜짝 놀라겠죠?”
어찌 살고 있나 자신이 친히 살펴주는 건데.
‘내가 왕림해주면 아주 황송해 하겠지.’
클라티에가 천사처럼 생긋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