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022
숨기고 또 숨겨, 케일의 빛 속에 숨어든 하얀 그림자가 되리라.
클로페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검을 치우라고 했을 텐데요.”
하!
황제 알트는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자신에게 검을 겨눈 채로, 여유롭게 제 주인과 대화를 나누는 백발 검사. 그의 행태는 너무나도 예의에 어긋나 있었다.
“감히!”
결국 알트는 검에 오러를 피워올렸다.
우웅-
아피토유 대륙 최고의 소드 마스터에게서 피어오르는 오러는 마치 화산과도 같았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이글거리며 끓어오르는 붉은 오러.
알트의 성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우우웅-
우우–
우우우-우웅–
총 세 소드 마스터의 오러가 조금의 물러남도 없이 피어오르며 점점 더 기세를 피워올리는 순간이었다.
“이런.”
케일이 손을 뻗었다.
“괜찮으십니까?”
세 검사 사이에 있던 국왕 대니스.
그가 가공할 기운들에 억눌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런 그의 어깨에 닿는 부드러운 손길.
“아-”
대니스는 탄성을 흘렸다.
저를 괴롭히던 모든 오러의 기세가 사라졌다.
“이제 괜찮습-”
괜찮다고 말하려던 대니스는 멈칫했다.
쿵!
“커헉!”
심복이 무릎을 꿇으며 비명과도 같은 신음을 토해냈다.
탕-!
그의 손을 떠난 검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크윽!”
그리고 황제는 검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만, 한 손으로는 제 무릎을 잡은 채 간신히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핏줄이 불거져있었으며, 온몸을 떨고 있었다.
어떻게든 심복처럼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듯, 간신히 버티고 있는 모양새였다.
‘!’
그 광경을 보던 국왕 대니스의 눈이 커졌다.
그때.
“검 내려.”
“네, 케일 님.”
케일의 말에 백발의 검사는 순순히 검을 내리며 오러를 거뒀다. 그는 다른 두 검사와 달리 평온해 보였다.
대니스는 입안이 바짝 말랐다.
‘전하. 케일 헤니투스 사령관은 드래곤을 가볍게 제압하였습니다.’
외무대신 베일리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은 대니스는 두 번째로 케일을 만났을 때 은근슬쩍 그에게 말을 높였다.
“전하. 제가 나서도 되겠습니까?”
그리고 케일이 예의 바르게 꺼낸 말에 대니스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네. 경이 하시오.”
대니스는 뒤로 물러섰다.
‘그의 기세는 가히 시스코마저 굴복하게 만들 정도로 엄청났습니다. 인간이 그런 기운을, 마치 신과 같았습니다.’
외무대신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저벅저벅.
케일은 대니스를 지나쳐 간신히 서 있는 알트의 앞에서 멈췄다.
알트는 여전히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다.
“크윽!”
주르륵.
하지만 결국 그의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아이구.”
케일이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그냥 받아들이면 될 일인데, 왜 억지로 버티려고 해요.”
그는 알트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하지만 알트는 반항할 수 없었다.
‘…드래곤급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10신 드래곤들급이다.
이놈의 기운은.
‘도대체 얼마나 강하면, 인간이 이런, 이런 기운을-’
말을 이어나갈 수 없는 알트에게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굴복하세요. 드래곤의 밑으로 기어들어 갈 때처럼.”
케일은 황제와 교황을 만날 때 조금 강하게 나갈 작정을 한 상태였다.
아피토유.
이 세계가 이렇게 초토화되는 데에 일조한 놈들에게 부드럽게 대할 이유는 없으니까.
시간도 없었고.
“…이익!”
케일의 말을 들은 황제의 눈동자에 불꽃이 일었다.
우우웅—
그의 검에서 오러가 피어올랐다.
들끓는 분노를 표현하듯 일렁이는 붉은 오러.
“호오.”
케일은 짧게 감탄했다.
“역시나 드래곤을 썩 안 좋아하나 봅니다?”
“!”
황제가 멈칫했다.
그는 표면적으로 드래곤의 열렬한 찬양자였으니까.
“드래곤이 인간 세상을 지배하는 게 싫죠?”
케일은 클로페를 통해 교황의 말을 전해 들었다.
황제를 만난다는 그에게 교황과 주교 혼스가 전한 내용.
‘황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열렬한 드래곤 추종자 같지만, 그는 욕심이 많습니다. 드래곤의 지배를 받는 걸 싫어하죠. 언젠가는 모든 것을 자신이 가지려고 할 겁니다. 지금은 일단 용 혼혈의 군력부터 빼앗는 것을 생각하겠지만요.’
케일은 태연하게 말했다.
“10신 드래곤. 그중 두 마리를 우리가 잡았습니다. 아, 참고로. 하르 왕국 힘도 아니고, 교단의 힘도 아닙니다. 오로지 우리의 힘이죠.”
“!”
“그리고 곧 3성 중 하나가 무너질 겁니다.”
“……!”
황제의 동공이 흔들렸다.
“우리는 교황 밑에 있는 게 아닙니다. 교황과는 아직 같은 편이 아니란 소리죠.”
이는 사실이었다. 주교 혼스는 케일과 한편이 되었지만, 그것이 교황을 비롯한 다른 주교까지 포함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곧 황제 뒤를 이어 교황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봐야 아는 일이다.
황제 알트가 입을 열었다.
“무슨-”
대화 흐름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눈앞의 남자가 하는 말을 믿기가 어려웠으며, 더불어-
‘우리’는 누구를 지칭하는 건가?
그의 ‘우리’는 누구지?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처지고 싶나요?”
“……!”
어느 때보다도 황제의 동공이 흔들렸다.
“격변기를 기억하시죠? 그때가 또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
“세계는 원합니다. 제게 말했죠.”
케일은 솔직하게 말했다.
“이 세계는 다시 재정립될 것이라고. 인간이 마나를 다루고 오러를 다루던 그때로 돌아갈 것이라고.”
“……!”
“한 달. 곧 머지않았습니다.”
물론 그사이에 드래곤 로드 레어에 잠입하고 드래곤 로드를 상대해야겠지만.
어쨌든 한 달 안으로 할 일이니까, 세계의 재정립이 이루어질 날은 머지않았다.
케일은 살짝 앞뒤를 바꿔서 말했고.
황제는 입을 벌린 채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케일은 두 손을 내밀었다.
“제 손은 두 개죠.”
황제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그가 겨우 입을 열었다.
“…교단과 나를 모두 잡겠다는 건가?”
그는 추측하고 있었다.
교단과 하르 왕국이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하르 왕국이 아니라, 눈앞의 이자와 교황의 관계라면?’
케일은 그저 웃어 보이며 황제를 바라봤다.
그의 생각은 뻔하리라.
황제는 교황과 황제. 그 두 가지를 떠올리며 케일의 양손을 보고 있을 터.
‘틀렸어.’
케일은 어느 곳과도 손을 잡을 생각이 없다.
그의 손은 동료들의 손을 잡기에도 모자랐다.
교단과 황가. 이들은 그저 하나의 거래 관계로 둘 뿐.
‘착각은 자유지.’
케일은 웃으며 말했다.
“자, 황제 폐하.”
그의 기운이 더 커져갔다.
챙그랑-!
결국 황제는 검을 손에서 놓았다.
“커헉!”
쿵.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어야 했다.
‘조금 전의 힘이 다가 아니라고? 한계가, 어느 정도인 거지?’
그의 귓가로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삽시간에 가공할 기세가 사라지고, 고개를 든 황제에게 웃고 있는 케일 헤니투스가 담겼다.
케일은 어제 드래곤 르타오를 만났을 때처럼, 제 아우라에 무릎을 꿇었다가 올려다보는 황제 알트를 보며 생각했다.
‘다르네.’
르타오는 자신을 동아줄 보듯이 바라봤다.
하지만 황제는 달랐다.
“…자네, 인간이 맞나?”
황제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는 순간, 케일은 웃었다.
“네. 인간이 맞습니다.”
황제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이 기세를 안 믿을 수가 없군.”
교황에, 하르 왕국, 어쩌면 더 많은 아군을 지닌 저 인간.
“자네라면, 로드를 잡을지도 모르겠군.”
그는 환하게 웃었다.
“인간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그는 아주 기쁘다는 듯, 진리를 발견한 수학자처럼 웃어 보였다.
하지만 케일은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알아챘다.
‘케일 님, 교황의 말로는 알트의 원동력은 질투라더군요.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 상대를 짓밟아야만 할 정도로요.’
이를 몰랐다면 알아채지 못했을 감정.
황제는 케일을 질투하고 있었다.
‘교황의 말로는, 황제는 자신을 볼 때마다 환하게 웃는다고 합니다. 그는 질투할수록, 죽이고 싶을수록 웃는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죽인 자 앞에서 제일 환하게 웃는다더군요.’
‘그러니 믿을 수가 없는 자라고 합니다.’
케일은 마주 웃어 보였다.
“그렇죠. 기회가 왔죠.”
우리에게.
케일의 품 안에 금빛 팽이채가 있었다.
케일은 황궁, 이 회담장 안으로 들어오기 전, 바람 정령들에게 부탁했다.
‘황제가 어디에 무슨 연락을 넣고, 뭔 짓을 하는지 모조리 알려줘.’
교황을 만나도 똑같이 할 생각이었다.
‘이 자식들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아마 교황도 케일을 믿지 않으리라.
지금 눈앞의 황제처럼 말이다.
-인간아! 이 황제, 그 모고르 황태자였던 아딘처럼 웃는다! 뭔가 구리다!
케일이 믿는 건, 동료들뿐이었다.
특히 이 난장판에, 서로 뒤통수치려는 놈들이 득실대는 아피토유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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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장. 네 힘으로 그게 가능하다고 보나?
케일은 지배하는 아우라를 거뒀다.
그제야 황제 알트는 주변의 온기를 느꼈다.
‘아니지.’
온기를 느낀 것이 아니라, 저 인간의 기운에 억눌려 공포에 짓눌려있던 제 몸이 이제야 제대로 된 신체 반응을 하는 것일 터.
‘빌어먹을.’
용 다음에는 이제 인간 새끼 중에 이런 놈이 튀어나온다고?
적발 남자의 손을 잡기는 했으나, 정상적으로 사고가 진행되기 시작하자 황제 알트는 다른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도 용이 위에 있으면 인간 중에는 내가 최고잖아?’
그런데 저 적발 놈이, 용 위에 있는 인간이 되면?
그러면 나는 뭐가 되지?
평생 그 밑에 있어야 하지 않나?
‘이럴 바에는, 차라리 저놈을 드래곤 로드에게 알려서 그의 신뢰를 더 얻고 대륙 전체를 손에 쥐는 편이-’
생각을 이어가던 알트는 멈칫했다.
저를 빤히 바라보는 케일이 있었으니까.
싱긋.
웃어 보인 케일은 알트에게 말했다.
“자리에 앉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제야 알트는 아직도 자신이 무릎을 꿇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일은 그런 그의 옷을 손수 털어주며 테이블의 의자까지 뒤로 빼주었다.
황제 알트는 케일의 손을 잡았을 때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고맙군.”
툭.
케일은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알트는 멈칫했으나, 표정은 여전히 케일을 향한 호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빤하지.’
케일은 이런 놈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행동할지 빤히 보였다.
조금만 틈을 주면, 자신의 이득에 따라 움직일 놈.
본인의 이득이 가장 중요한 놈.
때문에 케일은 그의 어깨 위에 손을 여전히 올려둔 채 그에게 나직이 말했다.
“전 떠날 사람입니다.”
“……!”
황제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의 눈이 커졌다.
“폐하의 위치쯤 되면, 사냥꾼 가문에 대해서 아실 겁니다.”
툭툭. 그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렸다.
긴장하지 말라는 듯.
“신이 되고 싶어하는 드래곤. 그들을 몰락시키기 위해 신께서 저를 보내셨지요. 전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저는 제 고향으로 돌아갈 겁니다.”
“…….”
황제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케일은 그에게서 시선을 떼고 왕 대니스를 바라봤다.
“그렇죠, 전하?”
“맞습니다.”
황제는 어느새 제 맞은편에 대니스 국왕이 앉아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큼 그는 케일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신이, 자그마치 신이 보낸 인간이 저놈이고, 저놈은 원래 세상으로 돌아간다고?’
그 말이 만약 진실이라면-
알트의 귓가로 케일의 속삭이듯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제가 한 말의 의미를 황제 폐하께서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 대니스는 황제를 보며 말했다.
“인간끼리의 싸움은, 새 판에서 하시죠.”
황제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하, 하하-”
그의 입에서 웃음이 절로 흘러나왔다. 이는 진심이 담긴 웃음이었다.
‘신이 되고 싶어하는 드래곤이 신이 보낸 자를 이길 수 있을까?’
저자의 뒷배는 신이라 이 말이지.
그리고 저놈은 돌아간다고?
그렇게 된다면-
그의 머릿속으로 계산이 서기 시작했다.
드래곤이 무너진 세상을 생각해보았다.
‘수인족들은 완전히 힘을 잃었다.’
엘프나 드워프들은 원래 인간사에 끼어들지 않았고. 숫자는 여전히 인간이 많다.
그리고 소수의 마법사와 소드 마스터들.
그들은 격변기 후, 교단 및 황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드래곤이 무너지면 교단의 힘도 줄어들 터.
그렇다면 그사이에 황궁에서 그 강자들까지 끌어들인다면-
‘제국이-’
그리고 내가-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
그의 눈동자에 얼핏 환희가 치솟았다가 사라졌다.
케일은 그런 황제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무슨 생각을 할지 뻔하네.’
드래곤의 빈자리를 자신이 가질 생각이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게 잘될지는 모르겠다.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갈 테니까.’
기존의 권력자들이 힘을 유지하겠지만, 글쎄, 수많은 기회가 세상에 다시 나타날 것이고 이를 거머쥔 이들이 새 힘을 가질 것이다.
케일의 시선이 대니스에게로 향했다.
황제와 시선을 마주하고 있는 젊은 왕.
‘수발을 들 이가 필요하지 않소?’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외무대신에게 들었소. 백여 명가량의 인원을 데리고 왔다고. 성을 청소할 이나 관리할 이가 필요하지 않소?’
‘…첩자라도 둘 생각입니까?’
‘아니오.’
대니스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신의 동료인 마법사들이나 검사들의 잔심부름을 하고 수발을 들 이를 제공하겠소.’
케일은 그 의도를 알아채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에 기분이 나쁠 법도 하건만, 대니스는 당당하지만 정중하게 요청했다.
‘또한 그대와 그대의 동료들이 쓰는 모든 비용적인 부담은 우리가 처리하겠소.’
‘수발들러 오는 이들은 이론 마법사와 예비 검사, 종자들입니까?’
‘그렇소.’
케일은 그에게 로잘린, 론과 연락을 나눌 방법을 알려주었다.
‘기회를 잘 잡으시길 바랍니다.’
‘고맙소.’
격변기 이후 200여 년이 흘렀다.
드래곤과 수인족, 엘프, 드워프들은 다르겠지만, 인간들은 몇 대의 시간이 흐른, 꽤 긴 세월이었다.
때문에 그들의 마법과 검술은 상당 부분 퇴보했을 확률이 높았고, 대니스는 이를 극복할 기회로 케일의 동료들을 발견한 것일 터.
‘나쁘지 않아.’
권력을 탐하는 것도 아니고, 일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잘한 뒤처리를 다 맡아주며 조금씩 곁눈질로 배우려는 이들을 내칠 이는 케일 동료 중에는 없을 것이다.
‘되려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겠지.’
케일은 회담 테이블에서 한두 걸음 물러났다.
‘웬만하면 하르 왕국이 커졌으면 좋겠는데.’
수인족에 우호적이고, 신성 제국을 견제할 힘을 지닌 왕국.
지금은 망국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신성 제국과 교단, 드래곤들의 침략에서 버텨냈다는 거 아냐?’
가만히 생각할수록 대단한 나라였다.
그리고 그 정도는 되어야 저 황제를 이겨먹을 수 있겠지.
물론 케일이 제국까지 정리하고 떠날 수도 있었다.
‘굳이?’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줄 이유는 케일에게 없었다.
보라 피 사냥꾼 처리.
세계 재정립.
이 정도가 케일이 해줄 수 있는 최대의 호의였고. 이만큼만 해도 사실 엄청난 것이었다.
‘음.’
케일은 요즘 들어 문득 한 번씩 그런 생각을 했다.
‘나 좀 너무 너그러워진 거 아냐?’
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