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04
103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검은 로브, 메리의 기계 같은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겨울까지 지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준다는 소리지. 다만 그렇게 지내는 곳은 네가 말하는 인간 세상,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나 도시는 아냐.”
여관 주인이 조용히 여관 문으로 다가가 그 문을 완전히 걸어 잠갔다. 걱정 가득한 눈동자가 검은 로브, 메리에게 닿아 있었다.
케일은 그런 여관 주인을 보다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진짜 하늘과 지상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지낼 수 있어.”
어둠의 숲이라 그렇지, 몬스터가 많아서 그렇지, 자연의 아름다움과 깨끗한 하늘은 결코 지하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과 웅장함이었다.
“…피해를 끼칠 순 없습니다.”
한참 만에 검은 로브 밖으로 흘러나온 메리의 답이었다.
피해라. 케일은 미소를 그렸다.
“네가 아직 나를 모르니 하는 말인 것 같은데.”
앉아서 올려다보니, 케일은 메리가 검은 후드를 쓰고 그 안에 또 다른 검은 복면을 끼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는 한 번도 눈동자를 보지 못한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절대 나한테 무리가 되는 일을 하지 않아.”
미쳤다고 교단들을 적으로 돌리는 일을 하겠나. 들키지 않고 잘할 상황이 되니, 나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6개월.”
메리는 1년을 돌아다닌다고 하였다.
케일은 그 말을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네가 그 6개월 동안 태양신 교단을 만나도 적어도 한 번 죽지 않고 도망칠 수 있게 도와주지.”
검은 후드가 들썩였다. 검은 로브 안의 메리가 놀라서 고개를 번쩍 든 듯싶었다.
“그게 가능합니까?”
여관 주인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70대의 노인. 케일은 숀에게 들었다. 이 여관 주인이 타샤가 떠난 후 메리의 가족을 자처한 장본인이라고.
“정말로, 가능합니까?”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노인을 보며 케일은 답했다.
“드래곤의 죽은 마나. 그걸 주마.”
하지만 그 말을 건네는 대상은 검은 로브 속 메리였다.
가진 힘이 마법사 로잘린급이라면.
태양신 신관들을 피해 다녀야 한다면.
더 강하게 만들면 될 일이었다.
론의 팔을 만들어줄 이에게 그 정도는 해야 자신의 기준에 맞았다.
“도련님.”
가만히 있던 론이 끼어들었다. 케일은 손을 들어 올렸다.
“가만히 있어.”
“하지만 도련님, 드래곤의 죽은 마나라니, 저는 이대로-”
“비크로스.”
케일은 론을 외면하며 아직까지 넋을 놓고 있는 놈의 이름을 불렀다. 멍하니 쳐다보는 비크로스에게 케일은 말했다.
“가서 레모네이드 내오라니까?”
“아-”
“얼른.”
“네.”
비크로스는 제 아버지의 시선을 외면하며 주방으로 달리듯 빨리 걸어갔다. 케일은 메리에게 자리를 권했다.
“아무 데나 앉아.”
누가 보면 이 여관 주인인 줄 알 정도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일단.”
검은 로브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팔을 만들어 드리고 생각하겠습니다.”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고개가 다른 방향으로 옮겨졌다. 론이 서 있는 방향이었다. 론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표정으로 서서 그 검은 후드의 시선을 받았다.
네비게이션처럼, 또렷하지만 감정 없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상당히 근력이 기묘하게 발달하였습니다. 오른팔과 신체 균형을 보아 왼팔도 비슷하게 사용한 사람 같습니다. 신경 써서 팔을 만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여러 번 착용을 하며 교정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습니다.”
“기간은 얼마?”
“…한두 달은 걸립니다.”
케일은 느긋하게 레모네이드를 한 모금 마셨다. 해변가 선베드에 누워 있는 것처럼 세상만사 걱정 없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는 툭 던지듯 결론을 내었다.
“그럼 지상 위, 네 숙소에서 하면 되겠군. 네 숙소에서 론이 일하거든.”
“혼란스럽고 어렵습니다.”
딱딱한 목소리가 다다다 흘러나왔다.
“아주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피해를 끼치면 안 되는데, 아주 강하니 피해가 가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아마 최한과 검은 용 라온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맞다! 역시 착한 아이는 똑똑하다! 내가 있으면 피해 가는 게 없다! 다 때려 부수면 된다!
라온의 말은 가벼이 흘려듣는 케일이었다. 원래 용은 과격했다.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러든가. 하지만 나는 며칠 뒤에 떠나. 그 전에 짐 싸서 와.”
케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는 그는 2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걸어갔다.
“아, 레모네이드는 마시고 가. 우리 주방장 솜씨는 알아야지. 앞으로 볼 사인데.”
메리는 그 말에도 아무 미동도 없이 케일을 쳐다봤다. 케일은 그런 그녀에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침실로 향했다. 그 뒤를 론이 따라붙었다.
“도련님.”
론은 드물게 인자한 척하는 미소를 짓지 않고 있었다.
“저자는 누구이고, 지금 이게 무슨-”
“론.”
케일은 자신의 방문 앞에 도착해 문고리를 돌렸다. 달칵, 작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케일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정도는 받아도 돼.”
케일은 자신의 등 뒤에 론을 끝까지 쳐다보지 않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한참 뒤에 케일은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작게 웃음을 흘렸다.
“도련님, 다과 내어 올까요?”
“어, 내와. 마실 것도.”
케일은 덧붙였다.
“레모네이드 말고.”
레모네이드는 지겨웠다.
***
카로 왕국 두보리 영지. 죽음의 땅과 맞닿아 있는 마을. 오늘도 사막으로 향하는 성문을 지키는 기사는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못했다.
“미친 새끼, 지가 나보다 3년 빨리 달았다고 겁나 부려먹네.”
기사 작위를 3년 일찍 딴 선배 기사. 이 마을의 유일한 두 기사 중 한 명인 선배 기사의 명 때문에 며칠째 새벽부터 오전까지 경비 근무를 맡고 있었다.
병사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며 신경질적인 기사를 모른 척했다. 일러바쳤다가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
‘돈도 다 지가 뺏어가 버리고.’
이래저래 성문을 지키며 얻을 수 있는 돈도, 선배 기사가 모조리 독식했다. 가끔씩 술 한잔 사주는데 이런 작은 마을에서 얻어먹는 술이 뭐 맛있겠나?
“며칠 전에는 금화 두 개나 다 차지하고. 개새끼. 그리 돈 받아 처먹다가 한 번 큰일 날-”
탁!
“아!”
기사는 제 머리로 떨어진 물체에 뒤통수를 매만졌다.
“아씨, 뭐야! 뭘 던진- 어?”
자신의 뒤통수에 치고 바닥으로 떨어진 물건. 아주 작고 동그란 것.
금화였다.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다. 기사는 잽싸게 금화를 쥐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늘을 봐도 보이는 것이 없었다.
‘뭐지?’
일단 기사는 금화를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병사들에게 눈치를 주었다. 입 다물란 눈빛이었다.
“결국 약속을 지키셨네요.”
케일은 마을 여관에 맡겨두었던 마차에 올라타며 다크엘프 타샤의 물음에 답했다.
“저번에 그 기사는 아니어서 아쉽네.”
‘내가 살아 돌아오면 자네에게 금화를 하나 더 주지.’
케일이 그렇게 말했던 기사는 아쉽게도 아침 성문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진작에 그냥 성벽을 뛰어넘을 걸 그랬어.”
“그랬으면, 저번에 그 영지민 두 명은 공자님이 못 구했겠죠?”
케일은 타샤의 말을 못 들은 척하였다. 계속 말을 거는 타샤가 영 귀찮은 그였다. 하지만 그런 그를 타샤는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시원하네.”
역시 마법으로 도배된 마차 안이 제일 편했다. 케일은 마차 안 좌석에 몸을 기대며 고개를 돌렸다. 검은 물체가 창문에 딱 달라붙어서 연신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파닥이는 검은 용이 있었다.
“신기하나?”
“네, 라온 님. 신기합니다. 여기가 제가 살았던 마을입니까?”
“그건 나도 모른다!”
“그렇습니까. 하지만 이런 마을은 처음 봅니다. 신기합니다.”
딱딱한 목소리에도 라온은 어깨를 쫙 펼쳤다.
“진짜 하늘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늠이 안 됩니다. 멋집니다.”
“기대해라. 밤하늘은 더 멋지다. 그리고 우리 집 가서 보면 더 멋지다. 내가 어둠의 숲도 구경시켜 준다.”
“고맙습니다, 라온 님.”
검은 로브 메리와 검은 용 라온이 대화 나누는 것을 보고 있던 케일은 고개를 돌렸다.
“…왜 그렇게 봐?”
타샤가 감동 어린 눈빛으로 케일을 보고 있었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눈빛에 케일은 고개를 돌리며 마차 문 밖을 향해 외쳤다.
“출발해!”
마차가 출발했다. 케일은 손목을 걷어 미친 신관 케이지 앞에 내보였다.
“케이지 씨.”
그의 부름에 옆에 앉아 있던 케이지가 조심스럽게 두 손을 뻗어 케일의 손목을 부드럽게 감쌌다. 그리고 그녀는 다정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죽음의 기운을 내려, 너를 죽이려는 적에게 죽음의 장막을 드리우리라. 영원한 어둠 속에서 헤맬 적이 네 앞을 막지 못하리라. 적들은 두 눈을 잃고, 두 다리를 잃으며, 소리와 빛을 잃어 평생 헤매이리라.”
살벌한 단어의 조합에 케일은 가만히 마차 창밖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서늘한 기운이 손목을 감쌌다. 정확히 말하면 그 기운은 팔찌로 향해 있었다.
“끝났어요.”
“케이지, 죽음의 축복은 원래 이렇습니까?”
케이지는 산뜻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럼요! 죽음의 신 축복이 죽음인데, 죽음이 다정할 리는 없잖아요?”
정답이었다.
케일은 왠지 모르게, 며칠 동안 이런 축복을 받은 팔찌가 저주의 물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왕세자에게는 보물이 될 것이기에 그 걱정을 접어두며 케이지에게 부탁했다.
“더 과격한 축복은 없습니까?”
“매일 더 강도를 높이려고요.”
“역시.”
역시 미친 신관.
케일은 안심했고 마차는 다시금 수도로 향했다.
***
“여기가 내 방인가?”
“네. 공자님은 오늘 여기서 묵으시면 됩니다.”
케일은 타샤의 과하게 고마움이 넘쳐흐르는 눈빛을 외면했다.
수도에 도착한 케일 일행은 저번에 묵었던 수도 근처 마을 여관에 다시금 묵게 되었다.
케일은 제 방의 문을 열었다.
달칵.
그리고,
쾅!
커다란 소리와 함께 문이 다시 닫혔다. 케일은 타샤를 쳐다봤다. 그녀가 씨익 웃어 보였다. 케일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문을 열었다.
그는 어기적어기적 질질 끄는 발걸음으로 방 안에 들어섰다. 뒤이어 타샤가 문을 닫았다. 그와 동시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방 여기 아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하.”
왕세자 알베르 크로스만은 미소를 그려 보였다.
아주 화려하게 만찬까지 펼쳐놓고 케일을 맞이했다.
“이리 마중을 나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내가 조금 급해서 말이야.”
급해?
케일은 왕세자를 쳐다봤고 알베르가 툭 던지듯 말했다.
“툰카가 위퍼 왕국의 총사령관 겸 대장군이 되었다더군.”
요 몇 달간 조용하던 툰카 일행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툰카가 그 직위에 올랐다는 것은 위퍼 왕가가 툰카의 손아귀에 들어왔음을 의미했다.
왕세자는 케일의 무심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망국의 지름길을 탔네요.”
알베르의 입꼬리가 비웃음을 그렸다.
“그렇지. 당장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지만.”
“저하가 마법사를 빼돌린 줄은 몰랐나 봅니다?”
“당연하지. 우리 왕국 사람들도 제대로 모르는데. 위퍼 왕국이 어떻게 알겠나?”
케일과 알베르의 시선이 부딪쳤다.
촤르륵, 툭. 팔찌가 케일의 손아귀에서 알베르의 손 위로 떨어졌다.
치이이익. 불에 물이 닿듯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알베르의 몸에서 피어올랐다.
달칵. 알베르는 팔찌를 자신의 손목에 채웠다.
“저하, 이 모습도 꽤 괜찮으신데요?”
다크엘프 쿼터로서의 알베르가 눈앞에 나타났다.
금발과 푸른 눈동자가 사라진 갈색 머리칼과 갈색 눈동자. 거기에 다른 이들보다 확연히 까만 피부. 쿼터임에도 다크엘프 특성이 뛰어나게 나타났다.
‘죽은 마나를 섭취해서겠지.’
인간보다는 다크엘프의 특성이 더 발달한 탓이리라.
“당연한 걸 왜 물어? 잘생기면 다 괜찮은 법이야.”
그렇긴 했다.
“죽음의 신 축복이라. 다행이네.”
왕세자는 팔찌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케일이 해준 선물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었다. 그는 그 힘을 느끼며 한 가지 정보를 건넸다.
“대장군 툰카가 위퍼 왕가의 후계자를 대신해서 제국에 간다더군.”
케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난장판이겠는데요.”
“동감이다.”
왕세자는 케일에게 물었다.
“영지에서 지낼 생각인가?”
“네. 그럴 생각입니다.”
그때였다. 케일의 귓가로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툰카 그 무식한 놈 하니까 생각났다! 씨앗에서 싹이 텄다!
마탑에서 챙겨왔던 씨앗에서 싹이 텄다고 한다.
“뭘 하려고?”
“농사 좀 지으면서 쉬려고요.”
인재도, 씨앗도, 돈도.
키워볼까 한다. 물론 자신은 시키기만 할 것이지만.
“그런 표정으로 농사짓는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을 것 같다만.”
왕세자 알베르는 케일의 꿍꿍이 가득한 표정에 영 찝찝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는 다시 금발과 푸른 눈으로 돌아와 케일과 작별했다. 바삐 제국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케일도 수도를 떠나 다시금 어둠의 숲 해리스 마을로 돌아왔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시골 생활을 만끽하고 있던 그는 새벽에 연락이 와 미처 받지 못했던 왕세자가 남겨둔 통신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너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닌 거야?
왕세자는 상당히 혼란스러워 보였다.
-툰카 대장군이 왜 너를 친구라고 하지? 네가 왜 정글의 영웅이지? 브렉 왕국 왕자 한 명도 제 누나, 로잘린을 찾으며 너에 대해서 묻고. 다들 은밀히 찾아와서 너에 대해 묻고 가더군.
-하, 환장하겠네.
케일은 아침부터 머리가 멍해, 다다다 쏟아지는 왕세자의 한탄을 흘려들었다. 그때, 론이 다가와 물 한 잔과 함께 전서들을 내밀었다.
“고래족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고래왕 후계자 위티라에게서 편지가 왔다.
이제 좀 시원해지려니, 북쪽에서 연락이 왔다.
“귀찮은데.”
케일의 중얼거림을 모른 척하며 론은 인자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백작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곧 축제 기간이니,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오는 것이 어떠하냐고요.”
갑자기 조용하던 침실에서 여러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축제?”
“축제라고 했는데?”
“축젠데!”
케일의 침실 구석에서 잠에 빠져 있던 라온과 온, 홍이 대번에 벌떡 일어나 달려왔다. 케일은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들을 무시하며 침대에 도로 누웠다.
“귀찮은데.”
그 순간 왕세자의 한숨 소리와 함께 흘러나온 한마디가 영상구에 남겨진 녹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하, 어쨌든 브렉 왕국 왕자와 함께 돌아간다. 그리고 태양신 교단의 교황이 죽었다.
“음?”
브렉 왕국 왕자야 로잘린에게 말하면 되고. 그 뒤에 이상한 내용이 있었는데?
-범인은 태양신 교단의 성자와 성녀 역할을 하는 쌍둥이라고 한다. 도주 중이라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다더군.
뭐라고?
-하, 난장판이네. 진짜.
뚝. 그 말과 함께 영상 통신구에 남겨진 음성은 끝이 났다.
케일과 론의 시선이 부딪쳤다.
“로잘린 씨에게 연락하고.”
케일은 진지하게 말했다.
“나머진 신경 끄자.”
“도련님, 갈수록 현명해지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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