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16
115화.
용.
라온 말고 또 다른 용.
케일은 굳이 또 다른 용을 보고 싶지 않았다.
판타지 소설을 보면 으레 그렇듯 오랜 세월을 산 용은 조력자로, 혹은 열쇠를 쥔 인물로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영웅의 탄생’에서 용은 성격 파탄자일 뿐이었다.
‘이곳의 용들은 지독하게 이기적인 놈들밖에 없다고 했는데.’
라온이 독특한 경우였다. 케일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에 빠져들었다.
-나만큼 위대한 용은 당연히 이 세상에 없겠지만, 궁금하다! 다 같은 종족이 있는데, 나만 없다.
나만 없다.
그 말에 케일이 살짝 멈칫했다.
-물론 너 같은 약한 인간도 너뿐이라서 괜찮다. 내가 옆에 있어준다!
하아.
케일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는 두 손으로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분명 원했던 목표대로, 계획대로 흘러가는데. 왜 이렇게 뜻하지 않게 엮이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일까. 용과 주인공인 최한을 옆에 둔 탓일까?
라온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또 아프나?
하, 진짜.
케일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엘프 족장에게 물었다.
“그 위치를 알 수 있겠습니까?”
-아싸!
케일의 말에 족장이 반색하며 미소를 그렸다. 그녀는 꼭 좋아하는 스타들이 서로를 만나는 것을 볼 생각으로 두근거리는 팬 같아 보였다.
손을 내린 케일은 그 미소를 보며 입안이 찝찝해져 왔다.
“성격 좋은 용입니까?”
“고귀하신 분들의 성격을 제가 감히 어찌 말하겠습니까. 모든 분들이 다 위대하고 존귀하시지요.”
괜히 물어봤다. 용 덕후들에게 물어볼 일이 아니었다.
“성룡입니까?”
“고룡이시지요. 그리고 다행히도 사교적인 분이십니다.”
-늙은 용이구나!
족장의 말에 라온이 추임새를 넣었다. 반면 케일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이기적인 용이 사교적이어봤자지.’
그래도 케일은 조금 안심했다. 족장의 말은 적어도 그 골드 드래곤이 라온에게 호감을 보일 것이라는 소리였으니까.
-나 라온 미르의 위대함을 증명하겠다!
안심하던 케일은 라온의 반응에 한숨을 삼켰다. 저리 어벙한 용이 과연 고룡 앞에서 제대로 버틸까? 슬그머니 걱정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 걱정은 빼꼼 고개를 내밀다가 사라졌다.
엘프 족장 카나리아가 흐린 미소를 띠며 씁쓸하게 말했다.
“다만 고룡이신지라, 체력적으로 힘들어하셔서 걱정입니다. 다른 드래곤 님을 뵈면 기뻐서 기력을 조금이라도 회복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행이다. 체력이 많이 약하단다.
케일의 걱정이 조금 줄어들었다. 만약 라온과 골드 드래곤이 싸우는 상황이 나타나더라도 어찌어찌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다.
‘정 안되면 튀어버리면 되겠지.’
최한에다가 바리바리 데리고 가면 라온이 꿀릴 일은 없을 것이다. 케일은 어떻게 하면 고룡을 ‘고룡 따위’라고 칭할 수 있는 전력을 데리고 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족장 카나리아는 그 주름진 눈가에 화사한 웃음을 매달았다.
“두 드래곤께서 만나신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일 것 같아요.”
아름답긴. 피 튀길까 봐 걱정인 케일이었다. 하지만 곧 더 걱정스러운 상황이 그를 덮쳤다. 인자한 미소를 짓는 족장에게 수호 전사가 살짝 눈짓을 했다.
그 시선에 족장 카나리아는 살짝 안색을 굳히며 케일과 시선을 마주했다.
“공자님, 그런데 말입니다.”
참으로 불길함을 느끼게 만드는 단어의 조합이었다. 케일은 괜히 빵을 집어 들어 식사를 다시 시작했다.
“그 검사를 한번 만나 봐 주실 수 있을까요?”
이놈의 엘프들. 케일은 빵을 씹어 삼키며 엘프에 대한 욕도 함께 집어삼켰다.
이 엘프들은 뭐 주는 것도 없이 부탁만 주야장천 한다. 아무리 케일 자신이 됐다고 했어도, 뭐라도 들고 와서 내밀며 부탁하는 게 염치 아니겠는가.
‘영웅의 탄생 때도 그렇고. 은근히 이 족장이 최한을 많이 부려먹었단 말이지.’
케일이 보기에 족장 카나리아는 너구리와 같았다. 물질적인 욕심은 인간의 탐욕이라고 하면서 보상은 안 주고, 부탁은 엄청나게 해댔다.
당연히 케일은 그런 카나리아에게 휘둘릴 생각이 없다.
케일은 일부러 뚱한 얼굴로 카나리아를 쳐다봤다.
“왜 만나야 합니까?”
카나리아는 케일의 서늘한 목소리만큼이나 무표정한 얼굴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인간에게 이렇게까지 조심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용이 곁에서 수호하는 자다. 지금도 위대한 용께서 지켜보고 계실 터.
“그 검사를 아무리 취조해도 아무 말이 없어요. 공자께선 그들의 정체를 모른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이번이 세 번째시니 조금이라도 더 그자에게서 정보를 알아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카나리아는 자신을 빤히 응시하며 빵을 씹어 먹는 케일을 볼 수 있었다. 참 우아하게 빵을 먹던 이 귀족은 빵을 모두 삼킨 후, 그녀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그녀와 비슷한 미소였다.
“모두를 위해 이 부탁까지만 들어드리죠.”
카나리아의 표정이 묘해졌다. 하지만 케일은 그 표정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으며, 다른 이들을 보고서 말을 이었다.
“펜드릭, 그렇지 않아? 모두 잘살기 위해 서로서로 도와야지. 되는 역량 안에서.”
“맞습니다, 공자님.”
“그래. 물질을 떠나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아주 멋진 일이지. 수호 전사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갑작스러운 케일의 물음에 수호 전사는 흠칫하면서도 곧 자세를 바로하며 성실히 답했다.
“크흠, 그렇습니다. 마음의 가치를 아는 인간, 크흠, 공자님을 처음 뵙는군요. 역시 드래곤 님의 가호를 받으실 만한 분이십니다.”
“그렇죠. 수호 전사님 말대로 마음에는 마음으로 보답을 해야만 합니다.”
부드러운 어조와 달리 케일의 단어 선택에는 강제성을 뜻하는 것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다정한 미소에 두 엘프는 좋은 뜻만 알아들으며 미소로 답했다. 펜드릭이 힘차게 답했다.
“맞습니다! 물건으로는 결코 메꿀 수 없는 것이 마음에는 있지요!”
케일이 듣고 싶었던 반응을 보이는 펜드릭이었다.
‘그럼, 그럼. 그러니 다음에 너희들은 온 마음을 쏟아 나를 도와야 할 거야.’
케일은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 대신 족장을 보며 그녀보다 더 인자한 미소를 그렸다.
풀떼기밖에 없는 엘프 마을에서 케일이 건질 것은 그들의 노동력뿐이었다. 덤으로 정령까지. 다크 엘프와는 다른 방식으로 강한 엘프들을 도왔는데, 이왕 도운 김에 써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다가 엘프 마을은 로운 왕국과 브렉 왕국 그 사이로 위치도 좋았다.
-인간, 왜 왕세자 만날 때 미소 짓나? 쟤들 뭐 잘못했나?
라온의 말에 케일은 답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바로 가보죠.”
케일과 족장의 시선이 얽혔다.
“도울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빨리빨리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족장의 표정이 묘해졌다. 눈앞의 귀족 인간이 꼭 그녀에게 자신의 말을 따르라는 압박을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압박의 정체도 느낌이 왔다.
‘특이한 고대의 힘이네.’
알 수 없는 고대의 힘이 족장 카나리아를 압박했다. 그녀는 새삼스레 케일이 신기했다.
다시없을 운에, 특이한 고대의 힘에, 더불어.
‘그 화술도 교묘하고.’
카나리아는 케일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펜드릭과 수호 전사가 케일을 쳐다보는 눈빛에서 호감을 읽을 수 있었다. 아마 곧 다른 엘프들도 이렇게 될 터.
재밌는 인간이었다. 엘프들의 호감을 사서 무엇 하려고 이러는 것일까. 그녀는 궁금했지만 계속해서 케일의 곁에 있을 수는 없었다.
“저는 복구 현장에 가야 해서, 펜드릭이 안내해 드릴 겁니다.”
“그렇군요.”
케일은 펜드릭과 시선이 부딪쳤다.
“가볼까?”
“네.”
펜드릭이 앞장서며 문을 열었고 케일과 대기하고 있던 케일의 일행이 그를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곧 케일의 걸음이 멈췄다.
“아.”
“왜 그러십니까?”
의아해하는 일행에게 케일은 마법 주머니를 뒤지며 말했다.
“다 복면 써.”
마법 주머니에서 밥 먹는다고 벗어두었던 복면이 나왔다. 일행은 한숨을 내쉬며 복면을 꺼내 썼다. 그러고 나서 케일은 그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렸다.
펜드릭은 멍하니 그 광경을 보다가 지시 내용에 멈칫했지만 곧 케일의 말에 걸음을 옮겼다.
“다시 가지.”
“네, 네.”
케일은 다시 안내를 시작하는 펜드릭을 따라 족장 집 뒤편으로 향했다. 엘프 마을과 케일이 눈을 떴던 꽃밭, 그 사이에 있는 족장 집에서 나온 케일은 엘프 마을과는 반대 반향으로 움직였다.
곧이어 거대한 바위가 나타났고, 그 바위 아래에 위치한 지하실에 들어선 케일의 표정은 미묘해졌다.
책 ‘영웅의 탄생’에서도 언급한 적이 없는 장소.
케일은 처음 취조에 대해서 듣고서, 그저 엘프들이 어딘가에 비밀 단체 검사를 가두고 간단한 취조를 하는 줄 알았다.
‘있는 것들이 더 한다더니.’
케일의 앞에 피로 물들여진 삭막한 지하실. 지하 감옥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장소가 펼쳐졌다.
그는 엘프들이 고문을 할 줄은 몰랐다. 케일은 다시 한번 고정관념은 쓸데없다는 생각을 하며, 펜드릭에게 턱짓했다.
“이래놓고 대화가 되겠나?”
“그게.”
펜드릭은 입맛을 다시며 지하 감옥 앞에 대기하고 있던 엘프들과 어색한 미소를 그렸다.
지하실에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피범벅이 된 사람이 기이하게 뒤틀린 다리 형태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그 중년 검사였다.
‘최한이 하반신을 베었다지?’
케일은 고문 도구를 손에 쥐고 있는 엘프를 힐끗 보고는 쪼그리고 앉으며 중얼거렸다.
“엘프나 인간이나 똑같네.”
펜드릭은 그 말에 흠칫했다. 탐욕이 없고 그저 모두를 살리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 그런 이가 내뱉는 서늘한 말이 왠지 모르게 날카로웠다.
“펜드릭, 다른 엘프들을 내보낼 수 있나? 자네는 있고 말이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는데.”
“네. 알겠습니다.”
펜드릭의 눈짓에 감옥 안에 있던 엘프들이 문 밖으로 나갔다. 그 와중에도 케일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피에 절은 남자를 관찰했다.
테이머, 마창사와 함께 있던 자. 중년의 검사로 꽤 괜찮은 실력자 같았다.
“이름은 아나?”
“그게, 아무 말이 없어서요.”
펜드릭이 우물쭈물 답했다. 케일은 힐러이면서도 지하 감옥에 태연히 서 있는 펜드릭이 희한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중년 검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이었다.
“크흐흐.”
가만히 있던 중년 검사에게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가래가 많이 낀 듯한 걸걸한 목소리였다. 그런 그를 보며 케일은 무심히 말했다.
“자는 척 안 해서 좋군.”
그때 비크로스가 입을 열었다.
“벨버드입니다.”
중년 검사, 벨버드의 웃음소리가 순간 끊겼다.
케일은 비크로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가 흠칫했다. 어느새 새하얀 장갑을 꺼내 낀 비크로스는 얇고 날카로운 단도를 들고 있었다. 그 모습에 케일이 당황하여 쳐다봤으나, 비크로스는 그 눈빛을 다르게 해석하고 답했다.
“전투 중에 마창사가 그렇게 부르더군요. 테이머 호위 역할을 했던 자 같습니다. 테이머와 이름이 비슷했던 자로, 언제든 죽어도 되는 그런 부품 취급 같지만요.”
“크흐흐, 흐!”
검사는 비크로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웃기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는 웃기만 할 뿐 입을 열지 않았다. 땅을 쳐다보던 검사 벨버드에게 케일의 목소리가 내려앉았다.
“아무 말 안 할 것인가?”
하지만 케일의 예상과 달리 벨버드는 말했다.
“도대체.”
천천히 벨버드는 고개를 들었다. 엘프들 따위는 알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놈들은 궁금했다. 여전히 자신들을 농락하듯 조잡한 복장과 복면이 거슬렸다.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지? 누구길래 우릴!”
벨버드는 이가 갈렸다.
이런 실력자들은 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더 억울했고, 죽더라도 정체를 알고 싶었다. 하지만 고개를 든 벨버드는 복면 사이로 웃는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붉은 벼락을 내리고는 쓰러졌던 이. 무리의 대장으로 추정되는 자.
그자가 나직이 한 글자를 내뱉었다.
“암.”
벨버드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그는 시선을 다시 아래로 돌리기 위해 고개를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머리카락을 잡는 손아귀가 있었다.
당연히 케일은 아니었다. 비크로스의 흰 장갑에 검사 벨버드의 머리칼에 묻은 피가 번져갔다. 비크로스의 손아귀에 머리칼이 사로잡힌 벨버드의 눈동자는 케일을 볼 수밖에 없었다.
미처 벨버드가 눈을 감기 전, 케일은 조곤조곤 물었다.
“동대륙은 부족했나 봐?”
케일은 당황한 듯한 벨버드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
“태양신.”
하지만 케일은 계속해서 제 할 말을 했다. 궁금했던 것들을 이참에 모두 묻기로 하였다.
“로운, 늑대족, 인어, 제국. 인어는 해상로겠지. 로운과 제국은 왜 노린 것일까?”
케일은 동대륙 언급 때부터 심하게 반응하는 벨버드와 시선을 마주했다.
벨버드는 그 시선에 살짝 눈가를 찡그렸다. 암과 동대륙. 그 외의 모든 일들을 알고 있는 저자가 누구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그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눈동자에 체념이 스쳐 지나가고, 동시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흐흐, 내가 그런 걸 말할 것 같은가?”
벨버드는 혀를 움직였다. 입안 깊숙한 곳에서 맴도는 쌉싸름한 맛. 이걸 터뜨리는 순간, 자신의 심장은 멈출 것이다. 결국 부품으로 자신은 죽게 된다. 벨버드는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는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케일을 도발했다. 그리고 입안의 작은 구슬을 깨물고자 하였다.
“나는 절대 말하지 않, 커헉!”
중년 검사 벨버드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는 복면 사이로 유쾌하게 접히는 눈꼬리를 볼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이 통할 줄 알았다면 날 너무 쉽게 본 건데?”
냐아아옹.
붉은 고양이가 슬금슬금 은신을 풀고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케일의 일행 중에는 당연히 온과 홍도 있었다. 비크로스에게 머리채가 잡혀 땅을 볼 수 없었던 벨버드의 아래쪽에는 안개가 휘감겨 있었다.
마비 독이었다.
“커헉. 컥!”
몸을 부들부들 떠는 벨버드의 입안으로 흰 장갑이 들어갔고, 그 장갑은 작은 구슬을 꺼냈다. 케일의 귓가로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거 마법 장치다! 내가 분석한다!
케일은 비크로스가 흰 장갑을 털며 작은 구슬을 보관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는 마비 독으로 정신을 잃어가는 벨버드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런 흔한 패턴엔 당하지 않는다고.”
적의 일원을 포섭했지만 그 적이 입안의 독이나 장치로 갑자기 죽어버려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하는 주인공의 안타까운 이야기.
아쉽게도 케일은 주인공이 아니라서 그런 안타까운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던 벨버드가 결국 정신을 잃는 것을 보고는 일어섰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펜드릭에게 부드러이 말했다.
“모두의 생명은 귀한 것이니까. 죽기 전에 구해서 참 다행이야, 그렇지 않나?”
펜드릭은 순간 답할 말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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